검색결과 총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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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삼성 이재용 회장 아들이 던지는 메시지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은 익숙하다. 그러나 이 표현이 힘을 갖는 순간은 대체로 특정 인물이 사회적 책임의 중심에 놓일 때다. 특히 대기업 오너 일가와 그 후계 세대가 공적 관심의 장으로 호출될 때 이 용어는 다시 전면으로 소환된다. 삼성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기업인 만큼, 그 미래를 이을 세대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요구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 오너 일가의 다음 세대는 단지 한 가문의 사적 구성원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경제·사회적 영향력의 세대적 계승자’라는 위치에 있다. 이들이 어떤 가치관을 기반으로 성장하느냐는 기업의 경영권 승계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 구조와 미래 지향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한 화두가 된다. 오늘날 세계적 기업들은 후계자의 윤리성과 공공적 태도를 기업의 경쟁력과 동일선상에서 바라본다. 경영권을 승계받는 것이 곧 사회적 자원과 공적 책임을 함께 물려받는 일이라는 인식이 강화된 결과다. ESG 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미 시대적 과제가 되었고, 대기업은 더 이상 ‘사적 소유물’이라는 인식 하에 머물기 어렵다. 사회와 공존해야 하는 거대 기업일수록 그 후계자는 공공적 지위를 가진 인물로 평가되며 그만큼 높은 기준이 적용된다. 삼성처럼 다수의 임직원과 협력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은 전략적 결정 하나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의 후계자가 어떤 태도와 철학을 갖추는가는 자연스레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 투명성과 윤리성, 공정성에 대한 의식이 기업 문화와 지배 구조에 어떤 방식으로 투영될지를 사회는 지켜보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아들 이지호 씨가 지난달 해군 통역장교로 정식 임관한 것이 주목되는 이유다. 나아가 임관식 당시 공개된 그의 좌우명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 당시 전광판 화면이 올라 왔는데 전광판에는 이 씨의 사진과 함께 "고통 없이 인간은 진화하지 못한다, 그러니 즐겨라"라는 좌우명이 소개됐다. 해당 전광판 사진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은 "왜 입대를 선택했는지 알 것 같다" "좌우명이 심상치 않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핵심은 특권을 포기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특권의 기원을 성찰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능동적으로 감당하라는 요청이다. 재벌 3·4세에게 던져지는 사회의 질문은 단순하다. 과연 그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자원의 무게를 인식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무게만큼의 책무를 다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개인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기업의 지배 구조, 사회적 제도, 내부 문화 역시 함께 변화해야 한다. 그러나 한 사회의 신뢰는 언제나 상징적 인물의 태도에서 크게 흔들리고, 종종 그들의 선택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그렇기에 삼성 후계 세대가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는 한국 기업문화의 성숙도와 직결된 문제로도 읽힌다. 이미 한국 사회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보내던 시대를 지나왔다. 사회적 권한이 클수록 그만큼 더 높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대다. 이는 위계적 부담이라기보다, 공적 관계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증명할 기회로 이해될 수도 있다. 상속이라는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시대적 요구가 존재하며, 그 요구를 충족하는 태도가 곧 새로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습일 것이다. 재벌 후계 세대가 이 흐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시킬 때, 우리는 대기업과 사회가 한층 성숙한 형태로 공존하는 길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이미 과거의 귀족적 의무를 넘어섰다. 그것은 오늘날 한국 사회가 영향력 있는 이들에게 기대하는 가장 현대적인 책임이자, 공동체의 품격을 결정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2025-12-10 09: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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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 이글스 한국시리즈 준우승 격려...'오렌지색 아이폰 선물'
[이코노믹데일리]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한화이글스의 2025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축하하며 올 시즌 끝까지 투혼을 보여준 선수단과 스태프 등 총 60명에게 이글스의 상징색인 오렌지 색 휴대전화를 선물했다. 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준우승 직후였던 지난달 31일 김 회장은 “세상에서 가장 뜨겁게 응원해주신 여러분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 사랑 가슴에 품고 다시 날아오르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준비했다. 이어 4일엔 선수단에게 선물과 함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단의 열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축하 메시지에 이어 “준우승을 하기까지 흘린 땀방울이 내일의 우승을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화이글스의 더 높은 비상을 기대한다”고 격려의 뜻도 전했다. 이번 선물은 김 회장이 한화그룹과 한화이글스를 상징하는 오렌지 색에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한화만의 팀워크’라는 의미를 담아 준비한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며 7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는 쾌거를 이뤘다. 채은성 한화 이글스 주장은 “회장님께서 선수단에 보여주신 애정과 지원 덕분에 선수들 경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비록 올해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선수단이 철저히 준비해 내년 시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이글스의 팬이자 구단주로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선수단과 기쁨을 나눴다. 올해 시즌도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격려 선물을 전달했으며 김경문 감독의 KBO리그 통산 1000승 달성에 축하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가을야구 기간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벤트들을 마련했다. 가을야구 기간에 준비한 ‘가을 담요’, ‘올림픽대로 광고’, ‘오렌지 색 우비 응원’, ‘전광판 응원’, ‘불꽃 공연’ 등은 화제를 모았다. 올해 한화이글스는 KBO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남겼다. 연간 62회 홈구장 매진 신기록, 홈 123만 관중 돌파, 홈 좌석 점유율 1위, 홈 관중 증가율 1위, 한 시즌 두 차례의 10연승 이상 기록, 선발투수 개막 17연승 신기록 등을 기록했다.
2025-11-05 16: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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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상반기 3조8000억원 부실채권 매각…건전성 제고 총력 外
[이코노믹데일리] 새마을금고, 상반기 3조8000억원 부실채권 매각…건전성 제고 총력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 건전성 제고 노력에 총력을 다하면서도, 건전성 관리로 서민금융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평가 기준에 따라 대상 사업장에 대해 보수적이고 엄격한 평가를 진행해 왔다. 자산건전성 재분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경공매 및 재구조화를 통해 부실사업장을 정리하는 등 부동산PF 연착륙 방안을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총 3조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해 잠재적 불안요인을 상당 부분 정리하고 연체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이뤄진 약 2조원 수준의 매각 대비 90% 증가한 규모다. 또한 사업성 평가에 따른 위험관리 및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새마을금고는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 손실에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인 MCI대부 뿐만 아니라 캠코, 유암코, 자산유동화 방식 등 신규 부실채권 매각채널을 발굴해 연체관리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달 초 공식 출범한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MG AMCO)'를 통해 하반기에는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해 건전성 관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10월부터 개인형IRP 퇴직금 5000만원 이상 수수료 면제 하나은행은 비대면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가입하고 퇴직금을 5000만원 이상 입금한 고객 대상으로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은 장기투자 성격을 가진 퇴직연금 제도의 특성을 고려해 고객의 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수수료 면제 혜택은 하나은행에 개인형IRP를 보유한 고객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에 보유 중인 퇴직금을 하나은행으로 이전하는 고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기존에 대면으로 개인형IRP에 가입한 고객도 하나원큐를 통해 비대면 계좌로 전환 신청 시 동일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급여를 받는 근로자의 개인형IRP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도 전액 면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재해 근로자가 퇴직연금 자산을 안정적인 연금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는 등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6년 연속 '지역재투자 평가' 최우수…"지역 균형발전 기여" NH농협은행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2025년도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결과'에서 6년 연속으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고 28일 밝혔다. '지역재투자 평가'는 금융회사의 지역사회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지역 내 자금공급,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지원, 금융인프라 현황, 지역 금융지원 전략 등 다양한 지표를 평가해 그 결과를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 금고 선정기준 등에 활용한다. 농협은행은 농업·농촌과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063개 점포 중 670개를 비수도권에 운영하면서 지역의 금융접근성 향상과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지원, 서민금융 지원 등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우리금융, 2025년 APEC 정상회의 공식 후원…K-금융 알린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7일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2025년 APEC 정상회의(APEC 2025 KOREA)' 공식 홍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김지준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기획실장과 이정섭 우리금융 브랜드부문장을 비롯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APEC 2025 KOREA'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홍보 협력을 다짐했다. 이번 MOU를 통해 우리금융은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함께 국내외 홍보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본사 디지털 전광판과 전국 우리은행 지점의 디지털포스터, 인천공항 및 서울 도심의 옥외 광고판을 활용해 'APEC 2025 KOREA'의 성공 개최를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2025-08-28 10: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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銀, 외환 영업 경쟁 '점입가경'…원조 '하나' 위협할 차세대 은행은?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은행들이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 중 하나로 '외환(FX)' 영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인 딜링룸 중심 운영 체계에 더해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춘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 구축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과 함께 최근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결제 수요 확대 등 외환시장의 성장 여지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외환 부문에서 오랜 기간 선두 자리를 지켜온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도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하나은행은 외국환 거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비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은행권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 2020년에 비대면으로 실시간 거래와 환율 조회 등이 가능한 '하나 FX 트레이딩 시스템'을 내놨던 하나은행은 올해 3월 영국에서 글로벌 버전의 외환거래 플랫폼도 출시했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거래량을 더 늘리고 유럽연합과 아시아 시장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한 해외 현지 서비스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프라인 영업에도 적극적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24시간 운영하는 딜링룸을 연 데 이어 딜링룸 오픈 반년 만인 10월엔 트레이딩 기능의 집중화와 신속한 거래를 위해 기존 조직을 확대 개편하기도 했으며, 영국과 싱가포르에서도 글로벌 자금 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타 시중은행들도 외환거래 플랫폼 고도화뿐 아니라, 글로벌 트레이딩 환경 최적화를 위한 협업 확대 등 속속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서울 중구 회현 본점에 위치한 딜링룸에 글로벌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대형 금융 전광판과 티커보드를 설치하고 근무 공간 재배치 및 직원 휴게 라운지 신설로 직원들의 근무 환경 또한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출시한 외환 전자거래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환율로 외환 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출입기업의 환리스크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영국 런던에 FX Desk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엔 '런던트레이딩센터'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4시간 글로벌 외환 거래 체계와 현지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NH농협은행도 이달 초 농협은행의 기존 '인터넷FX딜링HTS'에 비해 상품·서비스 기능이 제고된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을 내놨다. 다수의 중개사를 활용해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호가를 제공하고 환전과 현물환 외의 선물환, FX스왑 등 외환부문 파생상품 거래도 지원한다. 상품에 따라 주문 가능시간도 새벽 2시까지 확대했다. KB국민은행은 2023년에 종합 외환매매 플랫폼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해 9월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버전도 새롭게 내놓은 바 있다. 해당 플랫폼은 환전, 현물·선물환, 스왑 등 다양한 FX 상품을 제공하며 글로벌 연동도 가능하다. 아울러 지난 3월엔 해외 외국환 업무 취급기관(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RFI) 대행계약을 맺은 대만계 유안타은행의 첫 FX 거래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기업 고객 대상으로 운영 중인 외환 전자거래 플랫폼을 기존의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기반에서 웹 기반으로도 개발 중이다. 고객 비대면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고, 거래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번 외환 영업 경쟁은 단기적인 수익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은행들의 수익 구조 다변화 전략과도 직결된다. 금리 인하 기조 속 예대마진 축소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외환·자산운용·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시장 다변화와 비대면 수요 확대에 따라 (은행들이) 플랫폼 경쟁력과 네트워크를 얼마나 빠르게 강화하느냐에 향후 시장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과 웹 기반 채널의 사용성이 경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08-14 0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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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디스플레이 '왕좌의 대결'…"같은 듯 달랐다"
[이코노믹데일리] 미래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어갈 '2025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Display 2025)'가 지난 9일 사흘간의 화려한 여정의 막을 내렸다. 올해로 24회를 맞는 K-디스플레이는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과 제품을 볼 수 있는 국제인증 전시회로, 각사의 첨단 디스플레이들과 관람객들의 열기로 가득 찬 행사가 됐다. 이번 전시회 주인공은 단연 삼성과 LG였다. 전시장 중앙에 삼성과 LG의 대형 부스가 양쪽에서 서로를 마주 보며 자리했다. 거대한 LED 전광판과 몰입형 체험존, 초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스크린은 이곳이 '기술의 심장'임을 말해주는 듯 했다. 양사는 초대형 OLED를 중심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험을 겨냥한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디스플레이’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선 한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서로 각기 다른 전시 전략을 통해 뚜렷한 차이를 부각해 향후 양사의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 향방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확장현실(XR), 게이밍, 차량용, 프리미엄 TV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각기 다른 OLED 전략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기술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었다. 삼성, 정밀·견고·확장성의 미학 먼저 방문한 삼성디스플레이 부스 정면에는 'OLED 혁신과 함께 여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슬로건이 빛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XR(확장현실) 기기를 활용한 OLEDoS(OLED on Silicon) 기술이었다. 초미세 픽셀로 콘텐츠를 보다 또렷하게 구현하는 이 기술은 마치 렌즈를 통해 본 별빛처럼 또렷하고 빛나는 세밀함이 있었다. 특히 XR 기기에 활용되는 1.3형 4000PPI(인치당 픽셀 수) 해상도, 1만 니트(밝기 단위)의 화이트 OLEDoS(실리콘 기판 위에 구현한 유기발광다이오드)와, 1.4형 5000PPI RGB OLEDoS, 1.3형 4200PPI RGB OLEDoS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춘 몰입형 체험존을 통해 생생하게 공개됐다. 여기에 초미세 렌즈 배열인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기술까지 적용해 시야각과 휘도가 크게 개선됐다. 웨어러블 분야에서는 6000 니트 밝기의 마이크로 LED 워치용 디스플레이가 최초 공개됐다. 지난번 가전·정보기술(IT)박람회(CES 2025)에서 선보인 4000 니트 제품 대비 50% 밝아졌으며 자유롭게 휘어지는 플렉시블 구조와 저전력 특성이 강조됐다. 삼성 부스의 또 다른 인기 공간은 'OLED 갤러리'였다. 관람객은 고해상도 카메라로 현대미술 작가 '바심 마그디나'·'마크 데니스'의 작품을 접목한 AI 셀피(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은 사진)를 찍고 QD-OLED(퀀텀닷과 OLED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 화면에 표현된 선명한 색감과 세심한 픽셀은 실제 회화 작품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관람객의 얼굴이 QD-OLED 화면 속 작품으로 재탄생 하는 순간 사람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직접 AI 셀피를 촬영해본 관람객 A씨(여·20대)는 "평소 좋아하던 작품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 기술력이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하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LG, 시각적 감동과 속도의 융합 LG디스플레이 부스는 기술과 감성을 주제로 한 시각적 여정을 제공했다. OLED 헤리티지존에서는 2009년 15인치 OLED 시제품부터 최신 4세대 프라이머리 RGB(빨강·초록·파랑) 탠덤 구조까지 15년간의 기술 진화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부스 중앙에는 올해 최초 공개된 83인치 4세대 OLED 패널이 자리잡고 있어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RGB 삼원색을 독립층으로 쌓은 구조로 기존 OLED 대비 화질·색재현에서 획기적인 개선을 이뤘다. 또한 540Hz QHD OLED 모니터는 화면 주사율을 동적으로 조절하는 DFR기술로 최대 720Hz까지 가능해 게이머는 물론 기술 지향적인 관람객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자동차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콘셉트카를 활용한 체험존이 마련됐다. △57인치 필러투필러 LCD(액정표시장치) △32.6인치 슬라이더블 OLED △47.8인치 프라이버시 LCD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조그 다이얼 등 현실감 넘치는 디스플레이에는 미래형 차량 인터페이스가 그대로 구현돼 있었다. 체험을 마친 한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 관람객은 "미래에 나올 차를 미리 타본 것 같아 신기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글로벌 시장 판도와 전망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점유율 42.2%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중국 BOE(13.2%)와 Visionox(7.3%)가 잇고 있다. OLED TV 시장에서는 북미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45.2%(판매량 기준)로 LG(42%)를 추월했으나 유럽에서는 LG가 56.4%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OLED 시장은 2025년 약471억 달러(약 63조5850억원)에서 2032년 1210억 달러(약 163조3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OLED TV 출하량은 2028년 9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OLED 모니터 패널 출하량도 2025년 340만대로 전년 대비 6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길을 걷지만 같은 목적을 향해가다···'기술의 교차점' 이번 전시는 단순히 신제품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미래 디스플레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다. 삼성은 LEAD 무편광판 OLED와 MONTFLEX 폴더블 등 전략 기술을 앞세워 '정밀·견고·글로벌 확장성'을 내세우며 기술 진화와 시장 확장성을 드러냈고 LG는 4세대 초대형·초고주사율 패널과 OLED 헤리티지를 통해 '밝기·속도·형태'를 강조한 기술 리더십을 선보였다. 또한 삼성은 색감을 강렬하게 극대화해 감각을 자극하는 반면 LG는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사실적인 묘사로 힘을 발휘했다. 전시회는 단순한 제품 나열을 넘어 두 기업 기술이 어떻게 미래 삶을 바꿀지 보여주는 무대였다. 전시장을 찾은 업계 관계자들은 "XR·게이밍·모빌리티 분야에서 OLED의 적용 범위가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기술 방향이 다르지만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디스플레이의 시장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다. 누가 더 우월한 지를 논하기보다 두 길 모두 미래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삼성은 XR과 내구성에서 LG는 시각적 압도와 속도에서 독보적 입지를 지켰다. 기술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빛날 때 관람객은 더 넓은 미래를 마주한다. 이번 K-디스플레이 2025는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글로벌 리더십을 재확인하는 계기이자 XR·게이밍·모빌리티로 확장되는 OLED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2025-08-11 16: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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