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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판결이 남긴 질문...사법의 시간은 누구를 위해 흐르는가
하나은행 채용 비리 사건으로 기소됐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하나의 법률적 결론에 그치지 않는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확정됐지만 사건의 핵심이었던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결과적으로 함 회장을 수년간 따라다녔던 가장 무거운 사법 리스크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판결문을 덮는 순간, 또 다른 질문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든다. 과연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는가 하는 물음이다. 사건의 출발은 2015~2016년이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의 점수 조작과 성별 차별 의혹이 수사로 이어졌고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 판단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함영주라는 개인은 물론 하나금융이라는 조직 전체는 ‘사법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을 안은 채 경영을 이어가야 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법정 안에서는 분명히 작동한다. 그러나 시장과 여론, 조직 내부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최고경영자가 형사 재판의 당사자가 되는 순간, 그 재판의 결론과 무관하게 기업의 전략과 의사결정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법 절차가 길어질수록 그 부담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누적된다. 대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항소심의 판단 방식이다. 1심은 채용 담당자들의 일관된 진술과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함 회장이 합격권 밖 지원자를 합격시키도록 위력을 행사하거나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새로운 증거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판단을 뒤집어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를 두고 “합리적인 사정 변경 없이 1심의 판단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한 사건의 결론을 바로잡는 차원을 넘어 형사재판에서 증거 판단과 심증 형성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다시 확인한 판결이다.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은 분명하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1심의 사실인정을 뒤집으려면 그 판단이 논리와 경험칙에 명백히 반하거나 중대한 오류가 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상급심은 판단의 수정자가 아니라 또 하나의 추정자가 될 위험에 놓인다. 이 과정이 길어질수록 사건은 법정 밖에서도 계속 살아 움직이고 사회 전체의 피로도는 누적된다. 물론 이번 판결이 모든 혐의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은 2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는 당시 금융권 전반에 퍼져 있던 성별 채용 관행에 대해 사법부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돼 왔던 차별 구조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는 선언에 가깝다. 다만 이 지점에서도 질문은 남는다. 구조적 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특정 개인의 형사 책임을 어디까지 묻는가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1심은 관행적 구조 속에서 개인의 직접적 개입과 책임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대법원 역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증명 부족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왜 수년간 형사 재판의 궤도를 벗어나지 못했는가. 사법의 시간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고대 로마의 법언인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은 피해자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피고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무죄든 유죄든, 결론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그 자체로 이미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기업 경영에서 불확실성은 가장 비싼 비용이다. 투자와 인사, 중장기 전략은 모두 ‘혹시 모를 사법 리스크’를 전제로 조정되고 그 부담은 결국 시장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된다. 해외 사례는 다른 선택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연방 검찰은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연루된 형사 사건에서 기소 단계부터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한다. 유죄 입증 가능성이 충분히 높지 않다면 형사 기소 대신 민사 제재나 행정 처분으로 방향을 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무리한 기소가 사법 신뢰와 시장 안정성을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는 경험적 학습의 결과다. 일본 역시 최근 기업 범죄에서 개인의 형사 책임을 묻는 기준을 한층 엄격히 하고 있다. 명확한 지시와 공모, 이익 귀속이 입증되지 않으면 조직 책임과 개인 책임을 구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에 비춰보면 우리 사법 시스템은 여전히 “일단 법정으로 가져가자”는 관성이 강해 보인다.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 충분히 걸러질 수 있었던 사안이, 재판이라는 긴 터널로 진입하면서 사회적 비용을 키운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법부의 판단뿐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의 판단 역시 함께 성찰돼야 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사회가 혼란에 빠질 때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정명’을 들었다. 이름과 역할이 바로 서야 질서가 회복된다는 뜻이다. 사법 시스템도 다르지 않다. 수사는 수사답게, 기소는 기소답게, 재판은 재판답게 작동해야 한다. 어느 한 단계가 자기 역할을 넘어서면 그 부담은 개인과 사회 전체로 전가된다. 함영주 회장은 이번 판결로 사법적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모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사회적 에너지는 이미 지나간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하나의 결론으로만 남기지 않는 것이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어디에서 판단이 지연됐는지, 그리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묻지 않는다면 다음 사법 리스크는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사법의 권위는 엄정함에서 나오지만 신뢰는 속도와 일관성에서 완성된다. 이번 판결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의미는 유·무죄의 경계선이 아니라, 사법의 시간이 과연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2026-01-30 10: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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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정의는 왜 사라졌나
[편집자 주] 형사사법 제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법조 현장에서 오랫동안 반복돼 온 관행과 판단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제도의 변화는 눈에 띄지만, 그 제도가 실제로 작동해 온 과정과 그 영향이 충분히 돌아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 연재는 개별 제도나 입법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검찰·법원·변호사로 이어지는 법조 시스템 전반에서 축적돼 온 현실을 차분히 따라가고자 한다. 사법 절차가 현장에서 어떻게 체감돼 왔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 제도 변화를 이해하는 데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코노믹데일리] 형사 절차에서 구속은 예외로 설정돼 있다. 헌법은 신체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역시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뚜렷한 경우에만 구속을 허용하고 있다. 재판을 받기 전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취지다. 현실의 수사는 이 원칙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사건은 판결이 아니라 구속으로 시작됐고, 수사는 그 이후에 전개됐다. 구속이 예외가 아니라 출발점처럼 작동하는 장면은 오랜 시간 반복돼 왔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관행의 대표적 사례로 이른바 ‘별건구속’을 지목해 왔다. 본래 수사 대상인 핵심 혐의로는 당장 구속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상대적으로 입증이 쉬운 다른 혐의를 적용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후 구속 상태를 유지한 채 수사는 본래 의심하던 사건으로 옮겨간다. 검찰은 별건구속이라는 표현 자체에 선을 그어왔다. 구속은 언제나 개별 범죄 혐의에 근거해 이뤄진 것이며, 수사의 편의를 위해 신병을 확보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 역시 영장 단계에서는 구속된 혐의 자체에 상당한 이유와 필요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 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구속이 본래 사건과는 다른 수사를 염두에 두고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형사소송법이 예정한 구속은 특정 사건의 수사를 위한 수단이다. 구속은 그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범위 안에서만 허용된다. 이와 달리 별도의 사건을 염두에 두고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식은 적법절차 원칙과 무죄 추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누적돼 왔다. 별건구속이 법률상 명시적으로 허용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는 합법과 위법의 경계라기보다 오랜 관행의 문제로 다뤄져 왔다. 구속이 신병 확보의 문제라면, 기획수사는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의 문제에 가깝다. 검찰의 일반적 수사권은 상당 부분 경찰로 넘어갔고, 국회는 최근 검찰청을 폐지한 뒤 기소 기능과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각각 기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제도는 바뀌는 길로 들어섰지만 부패·경제 범죄 등 일부 중대 사건에서는 여전히 강제 수사가 집중돼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건 수는 줄었지만 선택된 사건 하나하나의 무게는 더 커졌다는 시각이다. 이 과정에서 기획수사의 성격도 달라졌다.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수사 인력과 자원이 집중되면서 수사는 장기화되는 흐름을 보인다. 초기 단계에서 설정된 문제의식이 이후 절차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은 빠르게 축적되지만, 다른 방향의 자료가 충분히 검토되는지에 대해서는 법조계 안팎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구속이 가져오는 영향은 수사실에 머물지 않는다. 직장은 유지되기 어렵고, 가족의 일상은 흔들린다. 혐의가 알려지면서 사회적 평판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상이 남는다. 이후 무죄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이미 흘러간 시간과 손실은 되돌릴 수 없다. 구속 자체가 사실상의 형벌처럼 작동해 왔다는 평가가 반복되는 이유다. 수사 과정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방식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피의사실 공표는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구속 사실과 혐의 내용이 동시에 전해지는 사례는 적지 않았다. 여론의 판단이 먼저 형성되고, 법원의 결론은 그 뒤에 도달하는 모습이 이어져 왔다. 무죄 판결 이후에도 초기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다. 국회가 검찰청 폐지와 기능 분리를 선택한 배경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누적돼 있다. 권한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오랜 수사 관행이 사법 신뢰를 잠식해 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도는 바뀌는 길로 들어섰다. 다만 구속을 둘러싼 관행과 그에 따른 책임의 문제까지 함께 정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답이 정해지지 않았다. 수사는 진실을 향한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구속은 그 출발선에 놓여 있었다. 제도 개편 이후에도 이 질문이 유효한 이유다.
2026-01-29 10: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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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화로 외형 키운 YK, 로펌 시장에서의 또 다른 선택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로펌 시장에서 성장 경로는 더 이상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대형 종합 로펌의 확장 방식과 달리, 특정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외형을 키우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법무법인 YK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형사와 송무를 중심으로 존재감을 넓혀 온 로펌으로 거론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YK는 설립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인력과 사무소 수를 빠르게 늘려 왔다. 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전문성을 앞세워 전국 단위로 사무소를 확장했고, 최근에는 매출과 변호사 수 기준으로 중견 로펌을 넘어 상위권 로펌군으로 분류하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외형 확대와 함께 성장의 성격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뒤따른다. SWOT 관점에서 YK의 현재 위치를 나눠 본다. ◆ Strengths | 전문 분야 집중과 실무 경험의 축적 YK의 강점은 형사 사건을 중심으로 한 전문성 축적에서 출발한다. 설립 초기부터 성범죄, 경제범죄, 기업형사 등 세부 영역별 대응에 역량을 쏟아 왔고, 전직 검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 합류하면서 수사와 재판 단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쌓여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사건 수행 과정에서도 이러한 성격이 드러난다.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한 형사사건에서 과실 비율과 책임 범위를 다툰 끝에 실형 선고를 피하고 집행유예 판결로 이어진 사례가 대표적으로 언급된다.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도 사실관계와 증거 관계를 중심으로 변론이 진행돼 징역형을 면한 사례가 공개된 바 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수사 단계에서 사건이 마무리된 사례도 있다. 이와 함께 YK는 전국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사건 접근성을 높여 왔다. 사건 수임 이후 지역별 대응이 분산되지 않도록 내부 협업을 강화하는 방식도 병행돼 왔다. 형사 중심의 실무 경험과 조직 확장이 맞물리면서 외형 성장의 배경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 Weaknesses | 형사 중심 이미지와 확장 과정의 부담 반면 약점으로는 전문 분야 집중 전략이 갖는 한계가 함께 거론된다. 형사 사건에서 쌓은 인지도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형사 로펌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을 경우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 자문이나 대형 거래, 국제 분쟁 분야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대형 로펌과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형 확대 속도가 빨랐던 만큼 내부 관리와 대외 인식이 같은 속도로 정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사건 수와 인력이 늘어날수록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과 대응이 로펌 전체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형사 사건의 특성상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언급된다. 성과가 알려질수록 평가 역시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환경에서 내부 기준 관리의 중요성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다. ◆ Opportunities | 반복되는 형사·송무 수요의 확대 기회 요인으로는 형사와 송무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법률 수요가 꼽힌다. 기업형사, 중대재해, 노동 관련 형사 책임 문제는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꾸준히 발생하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개인 영역에서도 성범죄, 명예훼손, 스토킹 등 형사 사건에 대한 법률 대응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YK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형사 중심 역량을 유지하면서 기업 관련 송무와 자문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횡령·배임 사건에서 수사 단계 불기소 처분으로 이어진 사례나 사기 사건에서 대규모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는 기업 관련 형사 영역에서도 일정한 경험이 축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형사 사건 대응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사전 리스크 점검과 자문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여지도 거론된다. 분쟁 이후 대응에 그치지 않고, 형사 책임 가능성을 미리 점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기회 요인으로 언급된다. ◆ Threats | 경쟁 심화와 이미지 고착 가능성 위협 요인으로는 경쟁 환경 변화가 꼽힌다. 대형 로펌들이 형사 및 기업형사 분야의 인력을 보강하며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형사 전문성을 내세운 로펌 간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차별화 요소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이미지 고착 문제다. 형사 분야에서의 성과가 알려질수록 그 인상이 강화되는 반면, 기업 자문이나 국제 업무 등 다른 영역에서의 시도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을 수 있다. 외형 확대와 함께 로펌의 판단과 역할에 대한 외부의 기대 수준이 달라지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종합 | 선택과 집중 이후의 과제 법무법인 YK는 형사와 송무를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빠르게 외형을 키운 로펌으로 평가된다. 전문 분야에서 축적된 실무 경험과 전국 단위 확장은 시장에서 일정한 존재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동시에 이러한 성장 방식이 앞으로도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형사 전문성을 다른 영역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외형 확대 속도에 맞춰 내부 기준과 운영 방식을 어떻게 다듬어 갈 것인지는 향후 YK를 바라보는 주요 관전 요소로 남아 있다. YK의 행보는 전문 로펌의 성장 모델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사례로 읽힌다.
2026-01-22 08: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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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중형에 드러난 법원 판단… 윤석열 내란 1심 향방
[이코노믹데일리]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법부가 처음으로 ‘내란’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중형이 선고되면서, 계엄 선포의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 책임이 어디까지 인정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1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직 국무총리가 형사재판에서 선고와 동시에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형량 그 자체보다 사건의 성격 규정에 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이 “형법 제87조가 규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이 12·3 비상계엄을 사법적으로 ‘내란’으로 판단한 첫 사례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와 동시에 공개된 포고령에 대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의회 민주주의, 영장주의, 언론·출판의 자유 등 헌법 질서를 소멸시키려는 목적에서 발령됐다”며 국헌 문란의 목적을 인정했다. 군 병력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하고 출입을 통제한 행위에 대해서도 “다수인이 결합해 위력을 행사한 폭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2·3 계엄의 성격에 대해서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에 의해 위로부터 실행된 내란”으로 규정하며 “친위 쿠데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계엄이 짧은 시간 안에 종료되고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민과 일부 정치인, 위법한 지시에 저항한 군인과 경찰의 대응 때문”이라며 “내란 성립이나 형을 정하는 데 고려할 사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에 대해서는 국정의 2인자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불법 계엄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방기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은닉하고, 계엄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폐기했으며,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점을 중형 사유로 들었다. 특검의 구형량은 징역 15년이었으나 재판부는 이를 상회하는 형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특검이 처음 적용한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로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내란죄는 우두머리, 중요임무종사, 부화수행으로 역할별 구성요건이 정해진 필요적 공범 범죄로 일반적인 방조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한 전 총리는 방조범이 아닌 내란 중요임무종사 정범으로 처벌됐다. 한 전 총리에 대한 유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계엄 선포의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 책임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을 형법 제87조의 내란으로 규정하고, 그 성립 요건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한 법원의 시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재판부의 판단을 그대로 놓고 보면,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세 갈래 판단 가능성 위에 놓여 있다. 먼저 내란 우두머리에 대해 예정된 법정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원칙적 형이다. 재판부가 12·3 계엄을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규정한 판단을 그대로 대입할 경우, 계엄 선포의 직접 주체에 대해서도 이 형의 범위가 문제 된다. 특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배경 역시 여기에 있다. 다음은 법정형 범위 안에서 양형을 달리하는 판단이다.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계엄이 단기간에 종료된 점이 양형 단계에서 어떻게 반영될지가 쟁점이 된다. 다만 한 전 총리 판결에서 재판부는 계엄이 조기에 종료된 사정을 내란 가담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판단이 유지될 경우, 유기징역을 선택하더라도 장기간 실형이 문제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쟁점은 내란 우두머리로서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이 통치행위의 범주에 속하고, 군과 경찰의 폭동 실행에 대해 직접적인 지휘·통제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종사를 인정한 이번 판결은, 계엄 선포의 직접 주체인 대통령의 책임을 그보다 좁게 설정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판단 방식은 과거 판례에서도 반복돼 왔다. 1979년 12·12 군사반란과 1980년 5·17 비상계엄 확대 조치에 대해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내란 혐의를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국헌 문란의 목적과 군을 동원한 폭동 여부를 판단의 중심에 두었다. 이번 한 전 총리 판결 역시 포고령의 목적과 국회·중앙선관위 점거 등 군·경 동원 행위를 판단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기일은 2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이 재판은 한 전 총리 판결에서 드러난 법원의 판단 기준이 계엄 선포의 최종 결정권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가르는 절차가 된다.
2026-01-21 17: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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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징역 23년 선고 후 법정구속
[이코노믹데일리] 헌정 질서를 흔든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법부가 사건의 성격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당시 국정 최고 책임자 중 한 명이었던 국무총리의 형사 책임을 정면으로 판단했다. 비상 상황에서의 절차 관여가 어디까지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둘러싼 판단이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위증 혐의를 인정해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구속 필요성에 대한 별도 심문을 거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12·3 내란’으로 명명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 일련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 역시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한 전 총리의 법적 지위와 역할에 대한 평가였다. 한 전 총리는 당초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는 내란죄의 법적 성격을 문제 삼았다. 내란죄는 우두머리, 중요임무 종사, 부화수행 등 역할에 따라 구성요건이 나뉘는 필요적 공범 범죄로, 일반적인 방조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특검팀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선택적으로 병합해 판단해 달라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허용했고, 최종적으로 한 전 총리를 방조범이 아닌 중요임무종사 정범으로 판단했다. 이 법리 판단이 형량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무총리의 헌법적 책무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래 이러한 의무를 외면하고 그 일원으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유린됐던 과거로 회귀해 독재 정치의 수렁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며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허위공문서 작성과 위증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해제 이후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작성된 사후 선포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비상계엄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시도로 판단됐다. 또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위증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 사후적으로 자신의 안위를 도모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이를 상회하는 형을 선고했다. 법정구속 결정 역시 범죄의 중대성에 더해 증거인멸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내란죄의 구성요건과 공범 성립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가 비상 상황에서 취한 행위가 내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사건 재판에서도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총리 측은 항소를 예고했다. 항소심에서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인정 여부와 양형의 적정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비상 상황을 이유로 한 권한 행사라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의 한계를 넘을 경우 형사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사례로 남게 됐다.
2026-01-21 15: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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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성장 이어온 바른, 로펌 시장에서의 현재 좌표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로펌 시장에서 외형 성장은 주목받는 지표지만, 일정 수준에 이른 이후에는 성장의 속도보다 유지 방식과 업무 성격이 더 자주 거론된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외형 확대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온 로펌으로 분류된다. 시장에서는 바른의 위치를 상위 로펌과 중견 로펌 사이에서 형성된 하나의 좌표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바른의 현재를 SWOT 관점에서 나눠 보면, 눈에 띄는 확장보다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해 왔는지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 Strengths │ 송무 중심의 안정적 업무 체계 바른의 강점으로는 송무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업무 체계가 먼저 언급된다. 민사·형사·행정 전반에서 재판 대응 경험이 축적돼 있고, 특정 개인보다는 팀 단위로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이 자리 잡아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구조는 개별 파트너 이동에 따른 수임 변동성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바른의 성장 배경을 설명할 때 업계에서는 2000년대 후반 이후 공공·금융·기업 관련 송무 수요가 확대되던 시기와의 맞물림을 함께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이명박 정부 시기를 전후해 대형 국책사업, 공공기관 관련 분쟁, 금융권 소송이 늘어나던 환경에서 바른의 송무 중심 체계가 시장 수요와 부합했다는 평가다. 이는 특정 정권과의 친소관계라기보다, 당시 법률 시장의 수요 구조와 로펌의 업무 성격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설명된다. 기업 자문과 금융 관련 분쟁에서도 반복적인 수임 흐름이 유지돼 왔다. 대형 거래보다는 중대형 분쟁과 자문을 꾸준히 수행해 온 점이 바른의 업무 성격을 설명하는 요소로 언급된다. 화려한 사건보다 안정적인 사건 관리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이어진다. ◆ Weaknesses │ 브랜드 상징성과 확장성의 한계 반면 약점으로는 브랜드 상징성과 외연 확장의 한계가 거론된다. 바른은 분야별 역량은 고르게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연상되는 대표 분야나 상징적 사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는 로펌의 실제 역량과는 별개로, 외부 인식 형성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로 분류된다. 또한 성장 배경이 비교적 분명한 만큼, 특정 시기의 송무 중심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는 점도 일부에서는 언급된다. 이후 자문과 국제 업무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왔지만, 시장의 인식 변화 속도가 내부 변화 속도를 충분히 따라왔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나뉜다. ◆ Opportunities │ 반복되는 분쟁·자문 수요의 지속 외부 환경에서는 분쟁과 규제 자문 수요의 반복성이 기회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융 분쟁, 기업 형사, 노동·인사, 공공기관 관련 소송은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꾸준히 발생하는 영역으로 분류된다. 이는 바른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송무·자문 경험과 맞닿아 있는 분야다. 중대재해와 노동 분야 역시 사후 대응보다 사전 점검과 체계 정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송무 경험을 바탕으로 규제 대응과 분쟁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로펌에 대한 수요는 일정 수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hreats │ 중견 상위 로펌 간 경쟁 심화 위협 요인으로는 중견 상위 로펌 간 경쟁 심화가 꼽힌다. 대형 로펌과의 직접 경쟁보다는 유사한 규모와 성격을 가진 로펌들 사이에서 핵심 수임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존재감과 외부 인식이 수임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인재 시장에서도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안정적인 근무 환경은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대형 사건이나 국제 업무 경험을 중시하는 인재에게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요소는 중장기적으로 조직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거론된다. ◆종합 │ 안정 성장의 배경과 그 이후의 과제 바른은 송무 중심의 체계와 팀 단위 사건 관리 방식을 바탕으로 특정 시기의 법률 수요 확대 국면에서 체급을 키운 로펌으로 평가돼 왔다. 이후에도 급격한 외형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업무 흐름을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성장 방식 자체가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로펌 시장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면서, 과거에 형성된 이미지와 현재의 업무 확장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혀갈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바른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정 규모에 도달한 중견 상위 로펌 전반이 공통으로 마주한 과제로 받아들여진다.
2026-01-21 07: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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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개인이 짓지만 대가는 국민이 치른다
국가가 무너질 때는 전차가 아니라 말과 명령이 먼저 무너진다. 헌정 질서를 지탱하는 것은 군홧발이 아니라 절차이고,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절제이며, 정권의 승리가 아니라 법치의 자존심이다. 그 자존심을 가장 높은 자리에서 먼저 훼손한 사람이 있다면 그 죄는 형법 조문을 넘어 역사에 남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고 ‘역사의 죄인’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감정의 욕설이 아니라 국민 공동체가 공유해온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의 언어로 내리는 엄정한 정치적·도덕적 평가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판단한 것은 단순한 물리적 충돌이나 우발적 저항이 아니었다. 공권력의 집행을 힘으로 가로막고, 국가 시스템을 사유화하려 한 행위가 법치에 남긴 구조적 상처였다. 이 한 건만으로도 결론은 충분하다.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던 사람이 ‘법의 집행’을 정면에서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제도를 자신의 방패로 삼는 순간 법치국가의 근간은 흔들린다. 그것은 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공동체가 합의해온 규범과 신뢰의 질서를 붕괴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 죄의 무게가 다르다. 더 큰 문제는 이 첫 선고가 ‘예고편’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내달 19일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해당 사건은 이미 결심을 마쳤고 특검은 사형을 구형한 것으로 보도됐다. 사법 절차의 결과와 무관하게 이 사안이 헌정 질서에 던진 충격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판결문이 나오기 전까지 법률적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역사적 책임의 영역은 다르다. 민주주의에서 지도자는 ‘법정 유죄’ 이전에도 ‘공적 신뢰’에 의해 심판받는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 헌정의 뿌리를 흔들었다는 의혹만으로도 지도자는 이미 공동체 앞에 씻기 어려운 책임을 진다. 윤 전 대통령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정치적 판단 착오나 국정 운영 실패의 문제가 아니다. 권력이 통제 장치를 무력화하고 절차를 무시하는 순간 국가는 ‘법의 국가’가 아니라 ‘사람의 국가’로 전락한다. 법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를 묶어두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그 권력자가 법을 비틀고 제도를 우회하며 국가 장치를 사병처럼 다루려 했다면, 그때부터 역사적 죄는 시작된다. 지도자의 일탈은 개인의 타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공무원 사회를 왜곡하고 수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으며 결국 국민 사이에 공유된 규칙 자체를 붕괴시킨다. “어차피 힘 있는 사람은 빠져나간다”는 냉소가 확산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내부에서부터 무너진다. 이 사태가 남긴 상처는 개인의 명예나 정치적 진영의 승패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오랫동안 쌓아온 ‘상식의 국가’라는 토대 자체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한 산업국가이자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권력이 절차를 경시하고 물리력과 지시로 제도를 눌러버리는 순간 우리는 가장 낡은 개발도상국적 권력 습성의 어둠으로 되돌아간다. 그 후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다”고 합리화하는 순간 더 큰 재앙은 예외 없이 반복된다. 역사는 늘 그렇게 경고해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첫째, 재판은 재판대로 끝까지 원칙주의를 지켜야 한다. 여론의 속도나 정치적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법률과 증거, 절차에 의해 결론을 내리는 것 자체가 헌정의 복원이다. 둘째,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진영 논리로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편이면 괜찮고 상대편이면 악”이라는 언어는 민주주의를 다시 찢는다. 법치를 지키는 일은 어느 편의 승리가 아니라 공동체가 존속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윤석열을 ‘역사의 죄인’이라 부르는 것은 특정 인물을 저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시는 권력이 헌정 위에 서지 못하도록 분명한 선을 긋기 위해서다. 우리는 법을, 절차를, 상식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오늘의 교훈이자 내일의 안전장치다. 죄는 개인이 짓지만, 그 대가는 언제나 국민이 치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묻고 반드시 기록하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정의 판결이 어떤 결론에 이르든 역사 앞에서의 책임은 이미 시작됐다.
2026-01-18 15: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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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원칙·상식의 법대 위에서, 윤석열은 '역사의 죄인'이다
국가가 무너질 때는 전차가 아니라 말과 명령이 먼저 무너진다. 헌정 질서를 지탱하는 것은 군홧발이 아니라 절차이고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절제이며, 정권의 승리가 아니라 법치의 자존심이다. 그 자존심을 가장 높은 자리에서 먼저 훼손한 사람이 있다면 그 책임은 형법 조문을 넘어 역사에 남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고 ‘역사의 죄인’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감정의 욕설이 아니다. 국민 공동체가 오랫동안 공유해 온 기본과 원칙, 상식의 언어로 내리는 정치적·도덕적 평가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판단한 것은 단순한 충돌이 아니었다. 공권력의 집행을 물리력으로 가로막고 국가 시스템을 개인의 방패처럼 사유화하려 한 행위가 법치에 남긴 상처였다. 이 한 건만으로도 결론은 충분하다.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던 사람이 법의 집행을 정면으로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제도를 자신의 방어막으로 삼는 순간 법치국가의 근간은 흔들린다. 그것은 개인의 범죄를 넘어 공동체의 규범을 무너뜨리는 행위다. 그래서 그 죄는 무겁다. 더 큰 문제는 이 첫 선고가 ‘예고편’에 가깝다는 점이다. 내달 19일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이미 결심 공판은 마무리됐고 특검은 사형을 구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우리는 판결문이 나오기 전까지 법률적으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역사적 책임의 영역은 다르다. 민주주의에서 지도자는 ‘법정 유죄’ 이전에도 ‘공적 신뢰’에 의해 심판받는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 헌정의 뿌리를 흔들었다는 의혹만으로도 지도자는 공동체 앞에 무거운 책임을 진다. 윤 전 대통령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정치적 실책이 아니다. 권력이 통제 장치를 무력화하고 절차를 무시하는 순간, 국가는 ‘법의 국가’에서 ‘사람의 국가’로 전락한다. 법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를 묶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그 권력자가 법을 비틀고 제도를 우회하며 국가 장치를 사병처럼 다뤘다면 그때부터 역사적 책임은 시작된다. 지도자의 일탈은 개인의 타락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공무원 사회를 왜곡하고 수사·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갉아먹으며 결국 국민 사이의 공동 규칙을 파괴한다. “어차피 힘 있는 사람은 빠져나간다”는 냉소가 확산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내부에서부터 붕괴한다. 이 사태가 남긴 상처는 개인의 명예나 진영의 승패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오랫동안 쌓아온 ‘상식의 국가’라는 토대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한 산업국가이자 민주주의 국가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권력이 절차를 경시하고 물리력과 지시로 제도를 눌러버리는 순간 우리는 개발도상국적 권력 습성의 가장 낡은 어둠으로 되돌아간다. 그 후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럴 수도 있다”고 합리화하는 순간 더 큰 재앙이 찾아온다. 역사는 늘 그렇게 경고해 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재판은 재판대로 원칙주의에 따라 끝까지 가야 한다. 여론의 속도나 정치적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법률과 증거, 절차에 의해 결론을 내리는 것 자체가 헌정의 복원이다. 둘째,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진영 사건으로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편이면 괜찮고, 상대편이면 악”이라는 언어는 민주주의를 다시 찢는다. 법치를 지키는 일은 어느 편의 승리가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 조건이다. 윤석열을 ‘역사의 죄인’이라 부르는 이유는 특정 인물을 저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다시는 권력이 헌정 위에 서지 못하도록 못을 박기 위해서다. 우리는 법을 지켜야 하고, 절차를 존중해야 하며 상식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오늘의 교훈이자 내일의 안전장치다. 죄는 개인이 짓지만 대가는 국민이 치른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묻고 반드시 기록하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정의 판결이 어떤 결론에 이르든, 역사 앞에서의 책임은 이미 시작됐다.
2026-01-17 20: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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