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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빈집 급증에 '특별조치법' 개정…공공관리 확대·세제 혜택으로 대응
[이코노믹데일리] 일본 전역에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며 방치된 빈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관리되지 않는 빈집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자연재해 시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HUG주택도시금융연구원 송기백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개정하고, 종합적인 정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자체에 빈집 실태 조사 권한을 부여해 지역 내 위험 빈집을 선별하고 있다.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소유자에게 ‘지도’와 ‘권고’를 통해 개선을 요청하고, 불응 시에는 ‘명령’을 내려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최종적으로는 빈집을 철거하거나 행정 대집행에 나설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소유자가 불명확한 부동산에 대해서도 대응이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으면 지자체 개입이 어려웠지만, 최근 법령 정비를 통해 공공관리 절차가 명확해졌고, 위험 빈집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가 가능해졌다. 재정 지원도 강화됐다. 지자체가 빈집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고, 철거나 리노베이션 비용에 대해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고정자산세 감면 혜택을 적용해 자발적인 정비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빈집을 지역 활성화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단순 철거를 넘어, 커뮤니티 시설, 청년 주택, 관광 거점 등으로 용도를 바꾸는 방식이다. 이는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국토교통성 관계자는 “빈집 문제는 단순히 도시 미관이나 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존속과 직결된 과제”라며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고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기백 연구위원은 “한국 역시 고령화와 지방소멸이 가속화되며 유사한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 사례를 참고해 법제도 정비와 적극적인 정책적 개입, 지역 재생 자산으로서의 활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5-03 15: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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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추경 1조1352억원 확정…SOC 중심 건설 경기 반등 예고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국토교통부 소관 추가경정예산이 정부안 대비 약 8000억원 증액된 1조1352억원으로 확정됐다. 산불 피해와 항공안전 인프라 강화 외에도, 건설경기 조기 회복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대폭 확대되며 추경 전체 규모를 끌어올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이 의결됐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의 올해 총 예산은 기존 58조2000억원에서 59조30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건설경기 반등을 뒷받침할 SOC 예산이 대폭 반영되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국내 건설업계에 반전의 기회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가장 눈에 띄는 예산 항목은 건설경기 회복과 민생지원을 위한 8129억원 규모의 재정 투입이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 공급에 4888억원, 도로 및 철도 등 인프라 구축과 유지보수에 3234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주택 부문에서는 신축매입임대 3388억원, 공공지원 민간임대 1500억원이 포함돼 공공주택 수요 대응에 집중하는 한편, SOC 예산은 도로 931억원, 철도 2303억원으로 나뉘어 직접적인 인프라 확충을 뒷받침한다. 국토부는 이러한 조치가 하반기 공공 발주 확대와 맞물려 중소·중견 건설사의 수주 기회 확대, 고용 유지, 지역경제 활성화 등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3월 발생한 영남권 산불 피해에 대한 주거 지원 예산으로 1844억원이 책정됐다. 이 중 244억원은 재해주택 복구자금으로, 연 1.5%의 저리 융자가 주택도시기금으로 제공된다. 또한 1520억원 규모의 신축매입임대주택 1000가구를 조성해 이재민의 장기적 주거 안정성을 도모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단순 피해 복구가 아닌 공공 주거 인프라 기반의 재난 대응 체계로 전환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안전 강화 예산도 289억원이 반영됐다. 이는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를 계기로 추진되는 항공 인프라 개편 계획의 일환이다. 정부는 조류탐지 레이더 6곳, 활주로 이탈방지시스템(EMAS) 4곳, 방위각시설 개선 6곳 등 공항 시설을 대폭 보강하고, 조류 대응 드론을 신규 개발해 항행 안전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도시 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선제 대응도 이번 추경에 포함됐다. 지자체의 지반탐사 지원 예산 44억원과 지하공간통합지도 고도화에 12억원이 배정됐다. 국토안전관리원이 재원이 부족한 지자체를 대신해 탐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며, 연약지반 정보, 지반침하 이력 등을 분석해 실질적인 위험도 관리 체계 구축에 나선다. 국토부는 “이번 추경은 단기적인 경기 대응을 넘어, 국민의 안전과 주거 안정, 생활SOC 개선 등 실질적 민생 지원을 위한 구조적 접근에 중점을 뒀다”며 “추경 예산의 신속한 집행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2025-05-02 09: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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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26조원 규모 체코 원전 사업 최종 수주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총 사업비 약 26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6년 만의 대규모 원전 수출 성과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현지 시간 지난달 30일 각료회의를 열어 두코바니 지역 신규 원전 건설 예산을 승인했으며, 오는 7일 한수원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은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 간에 체코 프라하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서명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수원은 현재 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 체코 두코바니 원전 단지 내에 1,200MW(메가와트)급 원전 2기(5·6호기)를 추가로 건설하게 된다. 또한, 향후 체코 정부가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3·4호기) 추가 건설을 확정할 경우, 한수원은 이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체코 정부가 이번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 지분의 80%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약 4천억 코루나(약 26조2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대출 형태로 우선 지원하고, 발주사인 EDUⅡ가 원전 완공 후 30년에 걸쳐 상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당초 1기 증설 계획에서 2기로 늘어나면서 발주사의 재정 부담 문제가 최종 계약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했으나, 정부의 지원 약속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수원은 2022년 시작된 이번 수주전에서 가격 경쟁력과 약속된 공사 기간 준수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미국의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 등 세계적인 경쟁사들을 제치고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올해 3월 최종 계약을 목표로 했으나,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 및 경쟁사들의 이의 제기로 인해 계약 체결이 지연됐다. 하지만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1월 분쟁 중단에 합의하고, 체코 반독점청(UOHS)이 EDF의 이의 제기를 최종 기각함에 따라 계약 체결의 마지막 장애물이 제거됐다. 새롭게 건설될 두코바니 5·6호기는 2036년경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체코는 화력발전 비중을 줄이고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총 4기의 원전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수원을 중심으로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등 한국전력 그룹 계열사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국내 민간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참고 자료를 통해 "체코 정부가 신규원전 건설 사업의 계약 체결 일자를 5월 7일로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양국은 계약 체결식 개최 계획 등을 협의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체결식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2025-05-01 07: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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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 1조1000억원 규모 개발사업 PF대출 약정 체결
[이코노믹데일리]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이 대규모 LNG 저장시설 개발을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금융(PF)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은 이날 문정동 BS한양타워에서 신한은행을 비롯한 10개 금융기관과 동북아LNG허브터미널 개발사업을 위한 PF대출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출에는 지역활성화펀드와 중소기업은행 등이 대주단으로 참여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지역활성화 특례PF보증을 통해 상환 안정성을 확보해 높은 대주단 참여율을 기록했다. 이번 사업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산업은행 등이 조성한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선정사업 중 최대 규모로, 최초로 PF대출 약정까지 체결된 사례로 의미가 크다. 동북아LNG허브터미널 개발사업은 BS한양, GS에너지, 전라남도, 여수시가 출자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전남 여수시 묘도 일대에 약 1조4000억원을 투자해 20만kl급 LNG 저장탱크 3기와 배후시설을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공사는 오는 2027년 말 1·2호기의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2028년 말 3호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은 2029년 3월 종합 준공될 예정이다. 터미널이 완공되면 연간 300만톤의 대규모 LNG 공급이 가능해진다. 여수국가산업단지 인근의 다수 에너지 기업들이 주요 수요처로 예상되며, LNG 수요 확대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 관계자는 “LNG 복합발전, 집단에너지사업, LNG 벙커링사업 등 다양한 수요처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물류, 금융, LNG 트레이딩 등 LNG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 중심지를 구축해 LNG 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2025-04-28 15: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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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보증 한도 소진에 자본금 확충 추진…정부, 도로공사 지분 현물 출자 검토
[이코노믹데일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년 연속 적자에 이어 보증 한도가 바닥난 상황에서 30조원 규모의 추가 보증을 앞두고 증자에 나선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한국도로공사 지분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자본 확충에 나설 전망이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HUG의 유상증자 규모와 방식에 대해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공사가 정부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정부는 이에 상응하는 한국도로공사 보유 지분을 출자금으로 납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기재부 측은 "아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출자 규모와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의 최대주주는 국토부로 지난해 말 기준 79.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UG도 도로공사 지분 8.14%를 보유 중이다. 이번 현물 출자는 국토부가 보유한 도로공사 지분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HUG의 보증 여력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HUG는 관련 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최대 90배까지 보증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HUG의 자본금은 4조9409억3500만원으로, 이의 90배는 444조6841억5000만원이다. 그러나 총보증액은 618조3161억원에 달해 보증 한도 초과가 임박한 상황이다. 공사 측은 "추가 보증 여력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보증 가능 잔고가 사실상 소진됐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HUG의 공적보증을 30조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F 대출, 재건축·재개발, 지방 미분양 주택 등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보증이 추가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현금과 현물을 포함해 총 5조4739억원을 공사에 출자했다. 지난해에는 현금 7000억원과 함께 도로공사 지분 4조원어치를 출자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악화와 PF 부실, 전세보증 사고 증가로 공사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HUG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조5198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2022년에는 4087억원, 2023년에는 3조85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증자의 필요성에 대해 부처 간 이견은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국무회의를 거쳐 증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90배까지 허용된 보증 배수는 2027년 4월부터 70배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도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04-25 14: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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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서 짓고 현장서 조립…정부, 모듈러 주택 '연 3000가구'로 확대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와 인력난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모듈러 공법’을 건설산업의 새로운 해법으로 본격 육성한다. 현장 인력을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특히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가 추진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세종시에 조성된 모듈러 통합공공임대주택 현장을 공개하며, 내년부터 매년 3000가구 규모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기존 공급 물량인 연 1000가구 대비 세 배 많은 수치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 융자 지원에 모듈러 주택을 위한 인센티브를 추가하고, 에너지 절감과 연계한 금융 프로그램도 마련 중이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 구조물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전통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평균 20~30% 줄일 수 있으며, 현장 투입 인력이 감소해 안전사고 위험도 낮아진다. 자재 및 시공 품질의 표준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실업급여 수급자 중 건설업 종사자가 가장 많았고, 고용보험 가입자도 20개월 연속 줄고 있다. 정부는 모듈러 기술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중심의 산업 전환과 새로운 고용 생태계 형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 모듈러 기술은 아직 중저층 건물에 한정돼 있고, 해외처럼 고층화가 가능한 기술은 부족하다. 초기 공사비가 기존 공법보다 높은 점, 대량 생산 체계가 미비해 단가 절감이 어렵다는 점도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또한 기존 현장 중심의 일용직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인력 재배치와 스마트 건설 전환이 병행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축소보다 전환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기업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전용 연구시설을 확보하고 자체 기술 개발에 나섰고, 삼성전자·LG전자 등도 스마트홈 시스템과 연계한 소형 모듈러 주택 상용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듈러는 단기 수요 대응이 아닌 중장기 산업 혁신 전략”이라며 “기술, 제도, 시장 측면에서 초기 공공 주도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모듈러 주택의 공사 기간을 50%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공공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시범사업과 제도 정비를 병행해 확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25-04-22 10: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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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연체율 '20년 만의 최고'…금융권 위기감 고조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초 국내 금융 시장에서는 신용카드 대출(카드론)의 연체율이 급격히 증가하며 금융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시중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3.5%까지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의 평균 연체율이 3.1%로 이는 2004년 신용카드 대란 당시 연체율인 4.1% 이후 2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인데, 그보다 더 악화된 상태다. 카드론은 흔히 '급전 창구'라고 불린다. 주로 중저신용자들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쉽게 접근하는 대출 수단으로,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편의성과 접근성 뒤에는 상당한 위험성이 숨어 있다. 높은 금리로 인해 이용자들이 재정적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연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드론의 문제점은 무엇보다 높은 이자율에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카드론의 평균 금리는 15.29%로, 금융 시장의 다른 대출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신용 점수가 낮을수록 이 부담은 더욱 커진다. 특히 신용 점수가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의 경우 이자율이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가까운 19.32%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더 큰 부채의 굴레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카드론 연체율 급등은 단지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연체율의 상승은 카드사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 높은 이자율은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지만, 동시에 연체율이 올라가면 이는 곧 부실채권의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며, 이는 수익성 악화와 함께 전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최근 경제 상황과 맞물려 더욱 가중된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과 생활비 증가로 인해 생활이 빠듯해진 중저신용자들이 긴급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카드론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결국 연체율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하는 것이다. 카드사들과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적으로 카드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과 부채 관리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카드론을 적절히 이용하고 무리한 부채를 지지 않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과 캠페인이 요구된다. 동시에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보다 낮은 이율의 상품을 제공하거나, 상환 능력 평가 기준을 강화하여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보다 실질적인 금융 지원 정책을 시행하여, 이들이 고금리 대출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카드사의 수익 구조 개편도 논의돼야 한다. 현재의 높은 금리에 의존한 카드론 수익 모델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요구된다. 단기적으로 높은 이익을 낼 수는 있지만, 연체율 상승과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카드론의 연체율 상승은 우리 사회에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금융기관과 정책 당국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높은 연체율은 개별 소비자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체의 건강성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5-04-21 05: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