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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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이사들이 뽑는 새 CEO…KT 지배구조 개편의 '불편한 아이러니'
[이코노믹데일리]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출 레이스에 돌입한 KT가 이사회 재편 작업에도 동시에 착수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에 대한 후임 물색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KT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CEO와 이사회 절반이 동시에 교체되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하지만 정작 차기 CEO를 선출하는 주체가 곧 교체될, 혹은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던 현 이사회라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정당성'을 둘러싼 잡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KT는 19일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공고'를 내고 오는 26일까지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는다고 밝혔다. 추천 자격은 19일 기준 KT 주식을 1주 이상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 주어진다. 모집 분야는 미래기술, ESG, 회계, 경영 등 4개 분야다. 이번 공고는 현재 재임 중인 사외이사 8명 중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사회 의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등 4명의 후임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다. 나머지 4명(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은 이미 지난 3월 재선임되어 2028년까지 임기를 확보한 상태다. KT는 공고를 통해 "주주 여러분께서는 KT의 지속성장과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추천하여 주시기 바란다"며 "특정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회사 및 주주의 이익을 위해 공정하게 직무를 행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 '떠날 이사'가 '새 선장' 뽑는 모순…정당성 확보 가능한가 문제는 시점과 주체다. 현재 KT는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로 차기 CEO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16일 마감된 공모에는 사내외 인사 총 33명이 지원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 33명의 후보군을 심사하고 최종 1인을 낙점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현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후보추천위원회(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쥐고 있다. 여기서 구조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CEO 선임의 키를 쥐고 있는 사외이사 중 절반인 4명이 내년 3월이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실상 '시한부' 신분이기 때문이다. 곧 교체될 이사들이 향후 3년 이상 KT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현 이사회의 구성 자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여전하다. 현재 사외이사 8명 중 7명은 지난 2023년 이른바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전임 이사회가 붕괴된 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인사들이다. 당시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으로 꾸려졌지만 실제로는 여권 성향 인사나 관료 출신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됐던 김용헌, 김성철, 곽우영, 이승훈 이사 등 4명이 별다른 경쟁 없이 사실상 형식적인 공모 절차만 거쳐 재선임된 '셀프 연임' 논란은 이사회의 독립성에 큰 생채기를 냈다. 이번에 교체되는 4명의 자리에 또다시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거나 혹은 현 이사회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CEO로 앉혀 '방탄 경영'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시장에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유다. ◆ 33대 1의 경쟁,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의 그림자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KT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KT는 주주 추천과 외부 전문기관 추천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린 뒤 인선자문단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차기 CEO 선임 역시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3명의 CEO 지원자 중에는 내부 출신인 이현석 부사장을 비롯해 박윤영 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등 '올드보이'와 관료 출신 외부 인사들이 혼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사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KT가 '외풍'에 다시 흔들릴지 아니면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을 찾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 이사회는 이번 사외이사 및 CEO 선임 과정을 통해 자신들을 향한 '정당성 시비'를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떠나는 이사들이 마지막으로 행사하는 권한이 KT의 미래를 위한 '백년대계'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알박기'가 될지 주주와 시장의 눈이 매섭게 쏠리고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는 KT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지배구조 투명성을 검증하는 가장 혹독한 심판대가 될 전망이다.
2025-11-19 1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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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쿼터백 로보일임' 출시, 업계 최다 라인업 완성 外
[이코노믹데일리] 한국투자증권은 사장 직속 '소비자보호 태스크 포스(TF)'를 신설한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쿼터백자산운용의 고유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고객의 투자 성향과 선호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서비스로, 매크로, 기업, 시장 심리 데이터를 결합한 경기진단 모델과 자산별 투자 신호를 기반으로 정교하고 객관적인 운용을 제공한다. 또한, 월 1회 이상의 정기 리밸런싱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출시로 기존의 한국투자신탁운용·디셈버앤컴퍼니·업라이즈투자자문과 함께 총 4개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운영함으로써 타 금융사 대비 최다 라인업을 자랑하며 고객들에게 더 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순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운영본부장은 "로보어드바이저는 검증된 알고리즘으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므로, 직접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해 디지털 기반의 연금 투자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ETF 2종 순자산 합계 1조2000억원 돌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K 배당 시리즈인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상장지수펀드(ETF)와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 2종 순자산 합계가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종가 기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 순자산은 7151억원이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국내 고배당 은행주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 등을 편입한다. 최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25% 인하 논의가 진행되면서 TIGER K 배당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세금 절감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부각되면서 배당 투자의 매력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현재 TIGER ETF 중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 종목의 편입 비중이 가장 높아 수혜가 기대된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ETF는 높은 배당성장율과 배당수익률을 모두 추구하는 상품이며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향후 밸류업 공시가 이행될 경우 편입 종목 전체가 배당소득분리과세 대상 종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TIGER K 배당 시리즈를 통해 높은 배당성장율과 배당수익률 그리고 안정적인 월배당 투자까지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둔촌역PB센터, 펀드매니저 초청 투자설명회 개최 KB증권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3단지 내 커뮤니티센터 세미나실에서 '코스피 4000시대, 2026년 주식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주제로 펀드매니저 초청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KB증권 둔촌역PB센터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민과 고객 대상으로 마련한 첫번째 투자세미나로, 국내외 주식시장의 향후 전망과 주요 투자 전략을 현직 운용 전문가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실제 시장에서 활약 중인 펀드매니저 3인이 연사로 참여해 글로벌 증시 흐름과 기관의 투자전략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김창호 KB증권 둔촌역PB센터장은 "이번 세미나는 실제 시장에서 투자 전략을 이끌고 있는 운용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해 시장의 생생한 흐름을 전할 예정이다"며 "고객들이 시장의 흐름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내리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서울대학교발전재단 금융자산 위탁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 최종 선정 삼성자산운용은 서울대학교발전재단의 금융자산 위탁운용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대학기금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분야에서 삼성자산운용이 쌓아온 신뢰와 안정적 운용 체계가 다시 인정받은 것으로 OCIO 분야에서의 연속성과 책임 있는 파트너십을 재확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협상과 계약 체결 절차를 거쳐 위탁운용사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서울대학교발전재단의 사명과 철학을 존중하며 장기 관점의 운용 원칙과 성실한 소통을 지속해왔다. 이번 재선정을 계기로 삼성자산운용이 대학기금 OCIO 시장에서의 전문성과 평판을 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재광 삼성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서울대학교발전재단의 신뢰에 대한 책임을 다시 부여받은 일"이라며 "삼성자산운용은 OCIO 파트너의 역할을 더욱 성실히 수행하고, 더 분명한 결과로 기대에 응답하겠다"고 말했다.
2025-11-14 09: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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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예산도 밀렸다… 정부, 1조 가까이 집행 연기
[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가운데 약 1조 원의 집행을 내년 이후로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라며 12조5000억원 조기 집행을 천명했던 것과는 달리, 정작 주요 사업들이 각종 민원과 인허가 지연, 사업계획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삐걱거리면서 건설경기 부양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올해 100억원 이상 예산 집행이 감액된 SOC 사업은 7개이며, 총 감액액은 약 9400억원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용산~상봉 구간의 재정사업은 올해 예정액(2968억 원) 중 1222억 원이 미집행됐다. 민간투자사업 구간은 건설비 급등과 시공사 지분 변동 등으로 착공이 1년 넘게 지연된 데 이어, 재정 구간마저 주민 민원과 인허가 지연 등의 문제로 사업비 절반 가까이를 내년으로 넘기게 된 것이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도 마찬가지다. 당초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지조성 공사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시공 일정 논란과 컨소시엄 해체 등으로 착공이 무산되면서 5223억원의 예산 집행이 멈춰섰다. 정부는 현재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1820억원), 월곶판교 복선 전철(200억원), 인덕원~동탄 복선 전철(251억원) 등도 보상 지연이나 지자체와의 이견 등으로 올해 예산 중 상당액이 이월된다. 특히 포항 앞바다를 지나는 영일만 횡단 구간은 포항시가 해저터널 방식을 고수하면서 정부와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조기 집행 기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선 집행 지연이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심 민원, 인허가 지연, 지자체와의 이견 같은 문제는 예견된 사안이었음에도 사전 조율이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8.1%로 하향 조정했다.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13.2%) 이후 최저치다. 건설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할 만큼 파급력이 큰 산업이지만, SOC 사업까지 흔들리면서 경기 반등의 발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조기 집행 방침은 유지하되, 하반기 SOC 예산 집행 실적을 점검해 미진한 사업은 관리·보완에 나설 방침이다.
2025-08-28 07: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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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 ESG 퇴조 속…깨어난 소비자·투자자가 ESG 이끌어
[이코노믹데일리] 연일 섭씨 40도 가까운 폭염에 시달리며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지구 온난화 위협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시기인데 하필이면 올해 1월 미국에서 기후 악동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을 필두로 해 여러 나라에서 노골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이 퇴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간 ESG에 앞장섰던 유럽연합(EU) 내에서까지 그러한 움직임이 있다고 하니 뜨거워진 지구는 누가 지키는 걸까요? 걱정이 마구마구 앞서는데 다행스런 소식이 들리네요, 기후 위기에 눈 뜬 가치 중심 소비자·투자자 행동이 ESG 실효성 강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ESG 거버넌스에 대한 미국의 후퇴 분위기 로이터, 레딧, 디 에셋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ESG 관련 주주제안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해 2025 회계연도 기준 평균 지지율은 16%로 3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네요. 이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정치세력의 반발, 기업의 ESG 개선 노력 감소, 그리고 ISS·Glass Lewis(글래스 루이스) 등 중개기관 조율 변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ISS와 Glass Lewis는 글로벌한 의결권 자문기관(proxy advisory firms)으로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어떤 안건에 대한 찬반을 결정할 때 이들 자문기관의 리서치와 권고를 참고하는데 이들 기관이 ESG 관련 주주제안에 대해 과거보다 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로 인해 ESG 제안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지요. 로이터는 지난 6월 무렵 텍사스 등 여러 주에서 ESG는 물론 DEI(다양성·형평성·포용) 관련 위임장(proxy) 자문에 제한을 두는 법을 제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위임장 자문은 거대 연기금·자산운용사들이 어떻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쳐 특히 기업 지배구조, ESG 이슈, 경영진 보상,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습니다. 텍사스와 같은 보수 성향 주(州)들에서는 ESG나 DEI 기준에 따른 의결권 자문 제공을 ‘정치적 개입’으로 보고, 이를 법으로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는 거랍니다. ◆‘환경 이슈’ 선도 주자였던 EU는 내부 혼란 EU는 ESG 분야에서 선도적 입장을 취해왔지만 내부적으론 최근 몇 년간 ESG 규제 완화 요구 움직임이 있었는데 최근 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네요. 이러한 변화를 ‘그린래시(Geenlash)’란 용어로 설명하는데 말 그대로 ‘환경+저항’을 뜻합니다. 최근 몇 년간 EU 내 ESG 및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기업·산업계, 일부 정치세력, 농민, 소비자 등 사이에서 과도한 규제, 비용 부담 증가, 정치적 이슈화에 대한 불만이 커짐으로써 이러한 불만이 정치적·사회적 움직임으로 나타난 것이 그린래시입니다. 무엇보다 EU의 ESG 규제는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은 ‘기업이 환경과 인권 문제에 대해 책임 있게 관리·보고해야 한다’는 EU의 법적 의무화 제도로서 기업에 대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과 환경 영향을 점검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러나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네요. 정치적·사회적 반발도 나타나는 모양새입니다. 2024년 2월 유럽 전역에서 농민들이 EU의 환경 정책 완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대표적이죠. 이는 농업계의 불만이 환경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음을 보여줍니다. 정치적 변화로 EU 내에도 보수세력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ESG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이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SG 완화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어요. 2025년 들어 그린본드 발행이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는 ESG 정책 완화로 인해 투자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게 된 것이지요. 이 때문에 지난 2월 200개 이상 투자 기관이 EU에 ESG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보내 규제 완화가 투자자 신뢰와 시장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표했답니다. ◆한국의 ESG 공시 제도 도입 지연과 기업 반발 한국 금융위원회는 2026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 관련 위험 요소 및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금융위는 2024년 4월 22일 관련 기준 공개 초안을 발표했으며 기후 분야 정보를 우선적으로 의무화하고 기타 ESG 항목은 선택 공시로 분류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2028~2030년 이후 도입을 선호하며 공시 유예와 단계적 시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상장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약 12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해 6월 16일 발표한 기업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58.4%가 2028년 이후를 공시의 적절한 시기로 보고 있고 △Scope 3 배출량 반대 비율은 약 56.0%에 달했으며 △자회사 포함 공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비율이 33.6%, 유예 기간이 필요하단 의견이 59.2%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Scope 3 배출량’이란 기업이 직접 배출하지는 않지만 제품 생산 과정, 물류, 사용, 폐기 등 공급망 전반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기업 활동과 관련된 모든 온실가스 배출’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공시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요. ◆ 소비자·투자자 행동이 ESG 실효성 강화 이처럼 각국의 정치적 압력 및 규제 변화, 기업 차원의 ESG 공시 준비 및 부담 속에 소비자·투자자들의 실질 실천 요구가 현재 글로벌 및 국내 ESG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와 Z세대(1997~2012년생)를 중심으로 가치 기반 소비와 주주 행동주의가 강화되며 기업들이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전략을 잊지 않도록, 중시하도록 자극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최근 미국의 온·오프라인 멀티 판매점 타겟(Target)과 테슬라(Tesla) 등의 경우 DEI 정책 철수 후 매출에 타격 사례가 발생한 것도 이들의 집단적인 행동 때문이었답니다. 포브스, 뉴욕포스트 등 미국의 언론 매체에 따르면 타겟은 올해 1월 REACH(인종 형평성 행동 변화 프로그램)를 종료한 뒤 이를 ‘공급업체와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이름을 바꾸고, DEI 목표도 축소했답니다. 그러자 같은 해 2월 28일 특정 기간 중 소비자들이 타겟 제품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중단하는 행동을 벌여 타겟의 웹사이트 트래픽이 전년 동기 대비 약 9% 감소했다네요. 첫 분기 실적에서 타겟은 동일점포 매출은 3.8% 하락, 전체 매출은 2.8% 하락한 238억 달러를 보고했으며 타겟의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반발이 주된 요인임을 시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타겟 주가가 약 12% 급락했고 DEI 정책 철회 후 발생한 재정·평판 리스크가 명백하게 드러나 사실상 큰 손실을 봤다고 합니다. 테슬라의 경우 CEO인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리더십 논란으로 인해 역풍을 맞았다네요. 로이터, 더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스크의 극우 정치 성향 지지가 노출된 이후 올해 초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가 최대 59% 또는 45% 급감하는 등 대규모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 2분기 테슬라 차량 등록이 20% 이상 감소했으며 테슬라의 전기차(EV) 시장 점유율도 상당히 축소됐는데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감이 중요한 요인으로 해석된다네요. 이에 따라 2025년 1분기 전 세계 차량 판매는 전년 대비 13% 하락, 매출은 12% 감소한 225억 달러, 영업이익은 42% 급감한 9억 달러 수준으로 악화됐습니다. 테슬라는 DEI 철회 결정 이후 소비자 보이콧, 웹사이트 트래픽 감소, 매출 및 주가 하락, 투자자 소송 등 가시적인 반응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또한 테슬라 매장 앞에는 마리아치 밴드, 종이 사이버트럭 등 퍼포먼스 시위가 펼쳐졌고, 일부 매장은 그래피티 낙서 등 파손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타겟과 테슬라 사례는 밀레니얼과 Z세대 중심의 소비자·투자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천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기업이 ESG, DEI 정책을 경시하거나 철회할 경우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투자자 행동주의도 ESG 관련 경영 전략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답니다. ◆ESG 축소와 다양성 정책 후퇴에 각국 소비자 반발 타겟이나 테슬라 외에도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ESG나 DEI 프로그램 축소로 의식 있는 소비자나 투자자들의 반발을 산 경우는 적지 않습니다. 올해 초 월마트가 DEI 정책과 재단(Center for Racial Equity) 기금을 축소하자 30여명의 주주(총 2660억 달러 주식 보유)와 13명 이상의 민주당 주 법무장관이 공개적으로 항의하며 정책 재고를 촉구하고 나섰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또한 ESG 전략 전환에 대해 투자자 항의를 받았답니다. BP가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글로벌 투자자 연합인 ‘클라이메이트 액션 100+(Climate Action 100+)’의 압박으로 2020년부터 석유·가스 생산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성과 부진으로 2024~25년 전략을 전환하자 2025년 연례총회에서 약 24%의 주주가 의장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답니다.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ESG 행동주의는 ‘투자자 행동주의’로 나타난 경우도 있습니다. 익슨모빌(ExxonMobil)에서는 Engine No. 1 펀드가 기후 책임자 선임을 요구하며 이사회를 공격해 다수 패시브 투자자의 동참을 이끌어냈습니다. 프랑스 식음료업체인 다논(Danone) CEO 교체, 독일의 제약·농화학업체 바이엘(Bayer), 스페인의 에너지·석유업체 렙솔(Repsol) 등 역시 환경·사회 이슈 대응 압박을 받은 대표적 사례들로 꼽힙니다.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노동권 이슈가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이랜드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에 대한 항의로 이랜드 노조가 전국 Homever(지금의 홈플러스) 매장 40곳에서 점거 농성과 시위를 전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 불매를 호소했습니다. 이 과정은 언론과 시민 단체들의 지지를 받아 사회적 이슈가 됐고 결과적으로 이랜드는 삼성테스코와 합의하며 고용 안정과 보상 등을 양보했습니다. 나라마다 정책은 정권을 잡는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우리 다음 다음 세대에도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힘이 모여 지금 위기에 처한 ESG를 지키고, 세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2025-07-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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