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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고위험군인가"... 가이드라인 부재에 산업계 '속앓이'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산업의 제도적 기틀이 될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 시행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2일부터 법 효력이 발생하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서는 세부적인 규제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아 기업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법은 시행되는데 기준은 모호한 ‘반쪽짜리 출발’이라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서 제기된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 기본법은 지난 2024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년여 만인 오는 22일 본격 시행된다. 이 법은 AI 산업 진흥과 신뢰성 확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른바 ‘K-AI 헌법’ 성격의 기본법이다. 다만 법 시행이 코앞에 닥쳤음에도 규제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영향 AI’의 구체적 범위와 생성형 AI 결과물에 적용될 ‘워터마크’ 기술 표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대응 전략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장 큰 뇌관은 ‘고영향 AI(High-Risk AI)’ 지정 문제다. 법안은 사람의 생명과 신체,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AI를 고영향 AI로 규정하고 해당 사업자에게 위험 관리 체계 수립과 이용자 고지, 사후 점검 의무 등을 부과하도록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를 고영향 AI로 볼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추상적이어서 해석의 여지가 크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우울증 상담 챗봇’의 경우 이를 의료 행위에 준하는 고위험군으로 볼 것인지 단순 심리 상담 서비스로 볼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고영향 AI로 지정될 경우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기술 검증 비용과 전담 인력 투입이 요구돼 자칫 사업 존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부처마다 해석이 달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규제 자체보다도 불확실성이 기업 활동의 가장 큰 적”이라고 토로했다.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한 식별 표시, 이른바 ‘워터마크’ 의무화 조항도 기술적 난제에 부딪히고 있다. 이미지나 영상은 비교적 기술 구현이 수월하지만 텍스트나 오디오는 메타 데이터 삭제나 변조가 쉬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메타의 ‘라마(Llama)’ 등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한 중소기업들은 원천 모델 차원에서의 기술적 지원 없이는 자체적인 워터마크 구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호소한다.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법 시행 자체보다 ‘예측 가능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장)는 “유럽연합(EU)의 AI법(AI Act)은 고위험 AI 규제 적용까지 24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고 기술 표준 마련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법 시행 일정에 쫓기다 보니 기업들이 실제로 준수할 수 있는 기술적 가이드라인 제공에 소홀했다”며 “시행 초기 충분한 계도 기간이 없다면 무더기 범법자가 양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는 법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해 최소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을 두고 처벌보다는 컨설팅과 기술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모호한 규정이 향후 감독 강화 국면에서 ‘규제 리스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을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 AI 기본법이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제도적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하위 법령 마련과 현장 친화적인 유연한 법 적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01-07 18:06:00
EU도 주춤한데 韓 나 홀로 AI 규제 강행… 스타트업 "준비 안 됐다"
[이코노믹데일리] 유럽연합(EU)이 인공지능(AI) 규제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한국이 내년 1월 세계 최초로 AI 법규를 전면 시행하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국내 AI 업계, 특히 중소 스타트업들은 준비 부족과 과도한 규제로 인한 산업 위축을 호소하며 정부의 ‘나 홀로 규제’ 행보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14일 IT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내년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시행한다. 이는 AI 관련 법규를 실질적으로 적용하는 세계 첫 사례다. EU 역시 AI 법을 제정했으나 고위험 AI에 대한 규제 등 핵심 조항은 내년 8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문제는 규제의 강도와 속도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디지털 간소화 방안’을 발표하며 AI 규제 적용 시기를 2027년 말로 늦추는 등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빅테크의 반발과 AI 경쟁력 저하 우려를 의식한 조치다. 반면 한국은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이 촉박해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 결과 국내 AI 스타트업의 98%가 “AI 기본법 시행에 대비한 실질적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AI 생성물에 의무적으로 표시를 남겨야 하는 ‘워터마크’ 규제가 쟁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비공개 간담회에서 모든 AI 생성물에 사람이 식별 가능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AI 콘텐츠 기업 대표는 “수많은 인력이 투입된 결과물에 단지 AI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AI 생성물’ 딱지를 붙이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업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과태료나 정부 조사권을 강제하는 대신 업계 자율 규제를 택했다. ‘소프트 거버넌스’를 통해 AI 산업 육성과 안전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규제 환경 차이로 인해 올거나이즈, 업스테이지 등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탈(脫)한국’ 현상마저 감지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규제가 지나치게 강하면 기업들이 해외로 떠날 유인이 커진다”며 “법 시행이 코앞인데 시행령조차 확정되지 않아 기업들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입법예고 기간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산업 발전과 안전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25-12-14 1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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