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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도 인정했다"…울진 산불피해지, 세계복원대회 10대 우수사례 선정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0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2회 세계복원대회(World Restoration Flagships) 에서 우리나라 경북의 ‘울진 산불피해지 생태복원사업’이 전 세계 10대 복원 우수사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지구 생태계 복원을 위한 국제 협력의 장으로, 올해로 제2회째를 맞아 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의 울진이 포함됐습니다. 2022년 봄, 강풍을 타고 번진 불길이 경북 울진의 산야를 하루 만에 집어삼켰습니다.수천 명의 주민이 대피하고 보호구역을 포함한 1000㏊(헥타르)가 넘는 숲이 사라졌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검게 그을린 산비탈은 다시 초록빛을 되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회복의 과정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유엔이 인정한 세계적인 복원 모범 사례로 선정된 것입니다. ◆불탄 산이 다시 숨쉬기까지…울진 복원의 여정 울진의 복원 사업은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기후 회복력과 생물 다양성을 중심으로 한 ‘복원(Restoration)’ 모델이란 점에서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산림청은 화마가 울진을 휩쓸고 간 다음 해인 2023년 시작해 오는 2027년 완료 계획으로 5년간의 ‘울진 산불피해지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핵심은 인공조림 대신 자생 식물과 자연 재료를 활용한 생태적 복원입니다. 불에 탄 지역의 토양을 분석해 회복 가능한 수종을 선별하고, 종자은행에서 확보한 자생 수목·초본 식물을 순차적으로 식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주민 참여형 복원 거버넌스’입니다. 산림청과 울진군, 주민협의체가 공동으로 복원 계획을 세우고 현장 모니터링에 참여합니다. 주민이 직접 자생 식물 종자를 채취하고, 묘목을 키우며, 생태 모니터링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이죠. 이는 생태 회복뿐 아니라 지역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사업 관계자는 “나무를 심는 게 끝이 아니다. 불탄 땅에 생명이 다시 자리 잡기 위해선 10년 이상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번 복원 사업은 그 과정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산림청은 ‘울진 생태복원센터’를 설립해 산불 피해 복원지의 토양, 수분, 식생 변화를 장기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향후 전국 산불 피해 복원 사업의 데이터 허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함께 주목받은 세계 9개 복원지 울진과 함께 세계복원대회에서 ‘10대 복원플래그십(Flagship)’으로 선정된 곳들은 지구 각지에서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는 현장들입니다. 요르단의 ‘텔 알 루만(Tel Al-Rumman) 복원 프로젝트’는 사막화로 황폐해진 방목지를 지역 공동체의 힘으로 되살린 사례입니다. 현지 유목민들이 낙타와 양을 이용해 토양을 다지고, 전통 종자를 되살려 사막의 초지를 복원했습니다. 남미에서는 ‘남반구 대나무 복원 프로그램’이 선정됐습니다.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9개국이 참여해 대나무를 이용한 탄소흡수형 복원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대나무는 빠르게 성장해 산사태 방지와 토양 보전 효과가 높아, 훼손지 복원에 효율적이란 점이 주목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마다가스카르의 맹그로브 숲 복원 △케냐의 토착 나무 복원운동 △중남미의 열대우림 복원 등이 함께 선정됐습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생태 복원’이란 점입니다. ◆첫 번째 세계복원대회 10곳, 그리고 그 이후 이번 울진의 수상은 2022년 열린 첫 대회의 흐름을 잇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제1회 세계복원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의 ‘트리내셔널 아틀랜틱 포레스트 복원협약’ △인도의 갠지스강 정화 및 생태복원 사업 △사헬 지역의 ‘그레이트 그린 월(Great Green Wall)’ △아부다비의 해양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 △카자흐스탄의 초원 복원 ‘알틴 달라 이니셔티브’ 등이 10대 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우리에게 낯선 '사헬 지역'이란 사하라 사막 남쪽 전역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세네갈, 모리타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나이지리아, 차드, 수단, 에리트레아, 지부티,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11개국이 참여해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8000㎞ 길이의 '녹색 띠'를 조성하는 초대형 복원 프로젝트라고 하네요. 2007년 아프리카연합(AU)이 공식 출범시켰으며 현재까지 약 20% 정도 진행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답니다. 이들은 모두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로 훼손된 지역을 자연의 복원력으로 되살린 사례들입니다. UNEP는 이를 통해 향후 60만㏊ 이상 생태계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울진은 이러한 글로벌 복원 트렌드의 연장선상에서 아시아의 산불 피해지 복원 모델로 소개된 것입니다. ◆‘세계복원지구’가 던지는 메시지 이번 울진 복원지의 세계복원대회 수상은 단순한 명예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한국형 복원 모델의 세계화입니다. 울진에서 시작된 ‘자생종 중심 복원’과 ‘지역주민 참여형 거버넌스’는 기후변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복원 패러다임으로 평가받습니다. 향후 이 모델은 동남아시아와 몽골 등 산불피해 지역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둘째, 기후 위기 대응의 모범 사례입니다. 산불 피해지를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나무를 다시 심는 것이 아니라, 탄소 저장 기능과 토양 보전, 수자원 순환 기능을 되살리는 일입니다. UNEP는 울진 복원 사업이 연간 약 3500t의 탄소를 흡수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셋째,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회복의 실험장입니다. 울진 주민들은 복원 사업에 참여하며 생태 모니터링, 묘목 재배, 생태 관광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숲을 지키는 일이 곧 지역의 일자리’가 되는 선순환 구조인 거죠. ◆“불탄 산이 다시 숲이 될 때, 사람도 함께 회복됩니다” 김인호 산림청장은 로마에서 울진을 대표해 수상을 하며 “이번 울진 복원사업의 세계복원대회 수상은 한국 산림정책의 방향성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라며 “향후 산불피해 복원, 탄소중립 산림정책, 생물다양성 확대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불탄 산은 이제 다시 숨을 쉽니다. 그리고 그 숲을 되살린 사람들의 손길은 세계가 주목하는 복원의 상징이 됐습니다. 울진의 푸른 숲은 단지 나무가 자라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함께 회복하는 새로운 시작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2025-10-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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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유네스코 세계유산' 탈락 위기
[이코노믹데일리]한 때 영국 BBC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최고의 여행지’로 미국의 그랜드캐년에 이어 두 번째로 꼽았던 곳이 호주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대산호초)였습니다. 인도의 타지마할이나 멕시코 최대 마야유적 치첸이트사 등은 같은 한참 뒷 순위였지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1981년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유산이기도 합니다. 호주 북동부 퀸즈랜드 해안을 따라 형성된 총 길이 약 2000㎞, 면적 20만7000㎢에 이르는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는 수천 개의 산호초 개체가 합쳐진 것으로 수백만년 전부터 성장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산호초는 해저의 약 1%를 차지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태계 중 하나이고, 산호초가 건강하게 분포한다는 것은 바다가 건강하고 궁극적으로 지구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호주 정부 노력 미흡하다‘는 유네스코 최근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으로 인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훼손되고 있다는 뉴스가 꾸준히 나오더니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제47차 회의를 열고 일년 뒤인 2026년 정기총회에서 ‘위험에 처한 유산(In Danger)’으로 등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또한 호주 정부에 대해 “더 강력한 환경 개선 조치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내년 2월까지 상세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고 하네요. 유네스코가 세계 최대 산호초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보호하려는 호주의 노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며 전면적인 '보존 상태(state of conservation)'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한 것은 호주의 기존 보고서들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이번 전면 검토는 내년 2월까지 제출돼야 하며 2026년 있을 핵심 평가의 기초 자료가 될 예정이랍니다. 이 평가에서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유네스코의 위유산 목록에 등재될 수 있답니다. ◆'위험에 처한 유산'이란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지정하는 특별한 분류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 세계유산을 뜻합니다. 이 분류는 해당 유산이 훼손되거나 소실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보존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이러한 위협에는 △전쟁, 무력 충돌 △지진, 홍수 등 자연재해 △도시 확장, 관광 인프라 등 개발 압력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적절한 관리 부족 등이 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사례는 △내전과 무력 충돌로 위협받는 시리아 고대 도시 알레포, 예멘의 사나 구시가지 △불법 사파리, 무장단체, 밀렵에 시달리는 콩고민주공화국 비룽가 국립공원 △개발사업, 보존 미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라크 바빌론 유적 등이 있습니다. 지금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도 해양오염, 기후변화에 의한 백화 현상으로 이들과 같은 명단에 오를 위기 상황에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지정은 해당 유산에 대한 보호 조치를 유도하고 촉진하기 위함이지만 최악의 경우 유산의 가치가 회복 불가능하게 훼손되면 세계유산 목록에서 완전히 삭제될 수도 있답니다. 실제 세계유산 등재 취소 사례들도 있어요. 독일의 명승지였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대형 교량 건설로 경관 가치가 훼손돼 2009년 세계유산 등재가 취소됐습니다. 오만의 아라비아 오릭스 보호구역은 보호 면적 축소, 밀렵 방치 등의 이유로 2007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외됐고요. 다만 삭제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해제되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입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연구로 유명한이 섬은 2007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가 외래종 관리, 관광 규제 강화 등 노력을 펼침으로써 2010년 다시 세계유산으로 복귀했답니다. ◆지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유네스코가 호주 정부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은 최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6번째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이 발생하고 수질 개선 지표가 기준에 미달한 가운데 호주 정부의 해양 기후 재해 대응, 이산화탄소(CO₂) 감축 정책의 실효성이 부족하단 이유 때문이랍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6번째 대규모 백화 현상은 지난 2021~2022년 여름 호주 서해안에서 전장 약 2253km에 걸쳐 관찰된 진짜 어마어마한 규모의 백화 현상입니다. 2022년 3월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해양공원청(GBRMPA)이 공식 조사해 확인한 결과 조사 대상 환초 중 91%가 적어도 일부 백화를 경험했다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답니다. 이리하여 1998년 이래 여섯 번째로 발생한 대규모 백화로 기록됐다고 하네요. 2024년과 2025년 여름에도 대규모 백화 현상이 발생했답니다. '7번째'라고 기록되진 않았지만 호주 북부 지역 타운스빌부터 케이프 요크까지 약 1300km에 걸친 281개 환초, 그 중 인근 162개 환초를 대상으로 백화 강도 항공 조사를 실시한 결과 162개 환초 중 41%가 중간~고강도(11~60% 백화) 변화를 보였답니다. 일부 지역은 아주 심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9%는 심각 수준까지 확인됐다고 하네요. 산호초 백화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해수면 온도 상승입니다. 산호초는 섭씨 1~2도 정도의 미세한 수온 변화에도 민감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산호는 스트레스를 받아 생명력을 잃고 백화됩니다. 수온이 높은 상태에서 강한 일조량이 함께 작용하면 백화가 더 심해집니다. 얕은 수심의 산호일수록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엘니뇨 등 기후 현상도 해수온 상승을 촉진시킵니다. 2023~2024년 발생한 대규모 엘니뇨는 전 세계 산호초에 기록적인 백화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육지에서 유입되는 저염분 담수가 산호 주변 염도를 급격히 낮추면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특히 폭우, 홍수 이후 하천이 흙탕물과 오염 물질을 대량으로 공급할 때 영향이 큽니다. 농업, 산업 활동에서 흘러드는 비료, 농약, 중금속 등은 조류 번식을 촉진하고 산호를 약화시킵니다. 질소, 인 등 영양염류 과잉은 산호보다 조류 성장을 촉진해 생태계 균형을 붕괴시킵니다. ◆위험 유산 등재 시 관광산업에도 악영향 지난 7일 열린 파리 회의에 참석한 머레이 와트 호주 환경부 장관은 호주 정부가 최근 진행한 보존 조치를 설명하는 차원에서 뉴사우스웨일스의 ‘그레이터 블루마운틴’과 퀸즐랜드의 ‘곤드와나 열대우림’에 대한 최신 보고도 함께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모두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함께 호주의 주요 관광자원입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위험 유산으로 등재되면 관광산업에도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합니다. 유네스코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등재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보호와 회복 조치를 촉진하는 데 있답니다. 호주 정부는 향후 물·토지 관련해 수질 목표 본격 추진과 더불어 개간 중단 및 복원 정책을 추진하고, 상업 어업을 투명화 하며 기후 관련 감축 목표를 법제화하고 관련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릴 거라 합니다. 또한 생태 복원과 방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토착민 참여도 권고할 계획이라네요. 이러한 권고 사항을 반드시 2026년 2월까지 제출되는 ‘보전 현황(SOC)’ 보고서에 포함시켜야 하며, 미이행 시 ‘In Danger’ 등재가 확정된답니다! 우리 다음 다음 세대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기를. 호주 정부의 노력이 성공을 거두길 기원합니다.
2025-07-17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