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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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신기술금융사업 '개점휴업'…신한카드 독주 속 투자 실적은 '미미'
[이코노믹데일리] 카드사들이 신기술금융사업자(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와 수익 실적 모두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가 업계 전체 신기술금융자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주하고 있지만, 시장 악화와 비용 부담 등으로 절반에 가까운 카드사는 아예 투자를 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의 신기술금융자산은 1013억6600만원으로, 전년(1012억900만원) 대비 0.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기술금융사업은 벤처캐피털처럼 신기술 기업에 투자해 성장성과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이지만, 최근에는 시장 상황 악화와 위험 부담 등으로 대부분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신기술금융자산이 918억4400만원으로 업계 총자산의 90.61%를 차지했다. 2022년 1011억2000만원에서 줄어든 수치다. 신한금융그룹의 집합투자기구(SI펀드)를 통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최근엔 신한벤처투자 등 비신기술투자자산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관련 지표가 감소하는 추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기술금융자산은 감소했지만, 전체 벤처투자 금액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신기술금융자산이 377억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8.35% 감소했다. 반면 우리카드(32억3800만원)와 롯데카드(25억1300만원)는 전년보다 각각 46.38%, 15.01%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 현대, 하나카드는 라이센스만 보유 중일 뿐 실제 투자는 집계되지 않았다. 카드사 간 신기술금융투자 자산 차이는 결국 시장 환경 악화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투자 여력이 있지만, 중소 카드사는 비용 절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투자 모니터링만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익 면에서도 카드사들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난해 신기술금융수익 합계는 4400만원에 그쳤으며, 이는 전년 49억3900만원 대비 크게 감소한 수치다. 오히려 비용은 8억4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자산이 늘어난 우리·롯데카드도 수익은 전혀 기록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신기술금융사업의 경우 단기 수익과 거리가 먼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데다, 제도와 정책적 뒷받침이 부족한 점도 한계로 꼽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가치 실현에 수년이 걸리는 사업"이라며 "단기 실적 중심의 카드사 경영구조와 외부 환경 악화, 제도 미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완화와 정책금융기관과의 공동 펀드 조성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신기술금융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5-27 0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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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폭탄에도 끄떡없는 K-엔터·콘텐츠株…'무풍지대' 위력 과시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우려가 글로벌 금융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엔터테인먼트, 게임, 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환율 및 경기 변동성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엔터·콘텐츠주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슈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상승, '무풍지대'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일에는 팬엔터테인먼트,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등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과 하이브,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사들이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무색하게 했다. 콘텐츠 시장의 훈풍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주도했다.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3월 한 달간 5% 상승했으며 드라마 공개 직후 거래일인 지난달 10일에는 하루 만에 22%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이례적인 극찬까지 더해지며 한한령 완화 기대감까지 고조되는 상황이다. 엔터·콘텐츠 업종의 강세는 무역 관세와 무관한 산업 특성에서 비롯된다. 음악, 드라마, 게임 등 주요 수익원이 무형의 서비스 및 지적재산권(IP)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상품 무역에 대한 관세 장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콘텐츠 제작 인력과 설비가 대부분 국내에 집중되어 있어 고정비 부담이 원화로 고정되는 반면 해외 판매 및 공연 수익은 달러 등 외화로 유입되어 환율 상승 시 오히려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정유경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경쟁국 CDMO 기업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오히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업종 역시 의약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경기 변동에 둔감한 특성 덕분에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며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산업은 아티스트 세대교체에 따른 5년 주기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으며 2025년은 새로운 사이클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라이즈, 보이넥스트도어, 베이비몬스터 등 5세대 아티스트들의 본격적인 월드투어와 BTS, 블랙핑크 등 대형 IP의 컴백이 맞물려 긍정적인 주가 전망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공매도 재개로 엔터주가 단기 조정을 겪었지만 이는 오히려 비중 확대 기회”라며 중국 공연 재개, 캐릭터 MD, 슈퍼팬 플랫폼 등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2025-04-06 1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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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커머스 호조에도 4분기 '쓴맛'…AI·톡으로 돌파구 모색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지난해 선물하기와 톡딜 등 커머스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연간 기준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콘텐츠 부문의 부진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게임, 뮤직, 미디어 등 주요 콘텐츠 사업이 IP 라인업 공백과 시장 상황 악화로 타격을 입으며 전체 실적 하락을 견인했다. 다만 플랫폼 부문은 톡비즈와 모빌리티, 페이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신규 서비스 출시와 사업 효율화에 집중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3일 카카오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 87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915억원으로 6.6% 늘었다. 그러나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1조 9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67억원으로 33.7% 급감했다. 이는 일회성 대손상각비 반영의 영향도 있지만 콘텐츠 부문의 부진이 뼈아픈 대목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플랫폼 부문은 톡비즈, 플랫폼 기타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톡비즈 매출액은 56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광고형 매출은 금융, 커머스 광고주 증가와 톡채널 확장 덕분에 5% 늘었고 선물하기, 톡딜 등 거래형 매출은 자기 구매 트렌드 강화와 개인화 상품 추천 고도화,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겹치며 4% 증가했다. 특히 선물하기 자기 구매 거래액은 20%나 늘어 커머스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플랫폼 기타 부문 역시 모빌리티와 페이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매출액이 4031억원으로 22%나 증가했다. 모빌리티는 택시, 대리운전, 주차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성장했으며 카카오페이는 금융 서비스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콘텐츠 부문은 게임, 뮤직, 미디어 등 주요 사업의 동반 부진으로 4분기 매출액이 9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나 감소했다. 게임 매출은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하향세가 겹치며 30% 급감했고 뮤직 매출 역시 레이블의 기저효과로 6% 줄었다. 스토리 매출과 카카오픽코마 매출도 각각 5%, 3%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미디어 매출은 시장 전반의 편성 축소 기조 장기화로 25%나 감소하며 콘텐츠 부문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다. 포털비즈 역시 이용자 지표 감소 영향으로 매출액이 832억원으로 6% 줄어들며 하락세를 보였다. 카카오는 올해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B2C AI 서비스를 강화하고 상반기 내 AI 기반 검색 서비스 ‘카나나’를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거쳐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톡 AI 메이트를 정식 출시하여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고 AI 기반의 다양한 B2C 서비스를 카카오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콘텐츠 부문은 사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무 건전성 강화와 함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AI라는 핵심에 집중하여 성장을 추진하고, 새로운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의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13일 오전 10시 23분 기준 카카오는 전일 대비 4.05% 하락한 4만 300원에 거래되며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이는 AI 경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만큼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2025-02-13 11: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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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25%룰' 풀린다…은행·보험사 '활짝'
[이코노믹데일리]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의 판매 비중 규제인 이른바 '방카슈랑스 25%룰'이 완화되면서 은행들의 비이자이익 제고 기대가 부풀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생명보험 판매 비중이 그대로 유지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제6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금융기관보험대리점 활성화를 위해 19년 만에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 규제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이란 은행(방카슈랑스), 카드사(카드슈랑스), 농·축협, 증권사 등이 보험대리점으로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종합 금융서비스 제공과 보험 판매채널 다양화 등의 목적으로 2003년 8월부터 도입됐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인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다. 은행과 보험사가 제휴해 보험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고객에게 위탁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2003년 저축성·상해보험 판매를 시작으로 2005년 순수보장성보험, 이듬해엔 만기환급형보험 상품으로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2008년 4단계 시행 계획이 철회되면서 종신·자동차보험은 불완전판매 방지 이유 등으로 취급이 제한됐다. 특정 회사 간의 담합과 독과점 방지를 위해서다. 여기서 특정사 모집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게 '25%룰'이다. 또 모집인원(2명 이하), 모집방법(점포 내 지정장소 판매 등)에도 제한이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장에선 판매비중 규제로 인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 등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시장위축 등으로 일부 보험사가 금융기관보험대리점과의 판매제휴를 중단하면서, 판매비중 규제 준수(손해보험사의 경우 실질 3개사만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금융당국은 결국 19년 만에 판매비중 규제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장기간 유지된 규제인 만큼 보험사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고, 수개월간 협의를 거쳐 판매 비중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혁신금융서비스 1년 차인 올해는 기존 25%에서 생명보험시장은 33%, 손해보험시장은 50%(4개사 이상)~75%(4개사 미만)로 판매비중 규제비율을 1차 완화한다. 1년 차 종료시점에 규제완화 효과, 보험회사 재무영향 등을 중간점검해 2년 차 판매비중을 결정(상향, 유지, 하향 등)한다. 이후 혁신금융서비스 운영결과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한 뒤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단 협의 과정에서 계열사 상품 몰아주기 우려가 나오면서 혁신금융사업자 부가조건을 부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생명보험의 경우 계열사 판매 비중 25% 유지(손해보험의 경우 계열사 판매 비중 규제 33% 혹은 50% 유지)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제휴 보험사별 판매 비중 월별 공시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사 상품 제휴 요청을 거절하거나 차별하지 못하는 조건 등을 부과한다. 이번 규제 완화로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와 계열사인 은행들은 반기고 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여파를 비롯해 고금리 상황 속 이자장사 비판을 받았던 입장에서 새 수익원 확보 차원으로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리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방카슈랑스 판매 확대에 나섰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방카슈랑스 누적 수수료 이익은 3225억원으로 전년 동기(2587억원) 대비 24.7%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ELS 손실 여파로 관련 상품 판매가 중단돼 빠진 수익을 채우기 위한 방카슈랑스 상품들을 안내하고 있다"며 "은행들도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인 만큼 방카슈랑스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및 보험업계 일각에선 생명보험 비중 유지에 따른 불만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게 제도 개선 취지라면, 판매 창구를 더 넓히는 게 맞지 않는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2025-01-24 16: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