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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 새도약기금 출범에 형평성 논란..."성실 변제자 역차별"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배드뱅크'가 '새도약기금'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다. 최근 7년 이상 장기 연체자 113만명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목표지만 성실히 빚을 갚아온 국민들과의 형평성 논란과 도덕적 해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서울 중구 신용회복위원회 본사에서 '새도약기금 출범식'을 개최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최근 경기부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만큼 특단의 부채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했다. 새도약기금은 출범 전부터 성실히 채무를 변제해온 국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로 논란을 빚어왔다. 높은 금리에도 성실히 대출을 갚아온 서민들과 7년 이상 장기 연체자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7년을 버텨 연체하면 혜택을 받고 힘들어도 성실히 갚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새도약기금의 실질적 수혜 대상을 들여다보면 자영업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제한적이다. 지원 대상은 △7년 이상 연체 △5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으로 한정된다. 코로나19 이후 대출을 받아 사업을 운영하다 최근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대부분은 연체 기간이 7년에 미치지 못해 새도약기금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정부는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5년 이상 연체자에 대해서는 새도약기금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 채무조정을 3년간 지원한다. 5년 이상 연체자는 최대 80%의 원금 감면 분할상환 최장 10년을 지원받는다. 새도약기금은 상환능력을 상실한 연체자를 지원하고자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을 일괄 매입해 소각·채무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엄정한 소득·재산 심사를 거쳐 정말 갚을 수 없는 경우에만 소각한다. 구체적으로 △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 기준 월 소득 154만원 이하) 또는 생계형 재산을 제외한 회수 가능한 자산이 없는 경우 상환능력 상실자로 판단해 채권이 완전 소각된다. 더불어 △중위소득 60%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한 자산은 있지만 채무액에 미달하는 경우 △30~80% 원금 감면 △분할상환 최장 10년 △이자 전액 감면 △상환유예 최장 3년 적용 등이 지원된다. 반면 중위소득 125%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 자산이 채무액을 초과하는 경우 추심을 재개하고 법적 조치 등을 통해 상환을 요구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상환능력 심사 없이 연내 우선 소각을 추진한다. 7년 이상 연체하고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이들에게는 은행권 신용대출 수준의 저리 대출을 총 5000억원 규모로 3년간 지원한다. 이는 채무조정을 성실히 이행하는 이들에게 추가적인 재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총 재원은 8400억원이다.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정 4000억원이 투입됐고, 금융사가 약 4400억원을 출연한다. 금융권 기여금액 가운데 은행이 36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부담한다. 이어 △생명보험사 200억원 △손해보험사 2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300억원 △저축은행 100억원이다. 금융사들은 이미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장기 연체채권이지만, 추가 부담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도약기금은 이달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해 향후 1년간 협약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일괄 인수한다. 이후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보유 재산 및 소득 심사를 거쳐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단행한다. 새도약기금이 협약 참여 금융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함에 따라 채무자가 별도 신청하는 절차는 없다. 금융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 새도약기금이 상환능력 심사를 마쳤을 때 각각 채무자에게 개별 통지된다. 금융사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금융채권을 지원하며 사행성·유흥업 관련 채권과 외국인 채권 등은 지원에서 제외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 대응 과정에서 취약계층,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은 크게 확대됐고, 대출금리 상승, 극심한 내수 부진으로 취약계층, 소상공인의 부채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무조정을 통해 빚의 굴레에 갇혀 있던 분들이 다시 경제 활동 주체로 복귀한다면 고용시장, 소비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도약기금이 단순한 부채 탕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상환능력을 상실한 분의 재기 지원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회복하고, 우리 사회의 신뢰와 공동체 연대를 강화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새도약기금으로 총 16조40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하고 총 113만4000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장기 연체자들은 급여 압류 공포 등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어려움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장기 연체자들은 불법 사금융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이들로 향후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도덕적 해이 논란이 발생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무분별한 신용사면은 성실 상환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며 "정부는 포퓰리즘식 사면을 지양하고 재기 의지를 가진 사람을 선별해 구제하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라고 말했다.
2025-10-02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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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령 결제' 피해 200건 육박…통신업계 '신뢰 위기'로 번져
[이코노믹데일리] 경기도 광명에서 시작된 KT 가입자 대상 ‘유령 소액결제’ 피해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며 경찰에 접수된 건수만 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KT가 ‘100% 전액 보상’을 약속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짜 기지국’과 허술한 본인 인증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통신 3사 전체의 신뢰를 뒤흔드는 ‘보안 대참사’로 번지는 모양새다. 1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경찰에 공식 접수된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는 총 199건, 피해액은 1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광명(118건)을 시작으로 서울 금천(62건), 경기 과천(9건), 부천(7건), 인천(3건) 등 피해 지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KT가 자체 파악한 규모(278건, 1.7억원)보다는 적지만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사태의 유력한 원인으로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 지목된다. 해커가 탈취·개조한 가짜 기지국을 통해 특정 지역 내 이용자들의 통신을 가로챈 뒤 ARS 인증 정보 등을 탈취해 소액결제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KT 역시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불법 기지국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 ‘수수료 장사’에만 몰두?…도마 오른 통신사 책임론 하지만 KT의 뒤늦은 대응과 전액 보상 약속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신사들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소액결제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정작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통신사가 편의와 수익을 우선하다 보니 보안이 뒷전으로 밀렸다”며 “결제 구조 재설계와 상시 감시, 책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의 해킹 사태와 이번 KT 사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 절반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T와 소액결제 피해가 드러난 KT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경영진 문책, 전면적 보안 투자, 전 가입자 유심 교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 근본적 해법은…‘인증 시스템’ 대수술 필요 ‘결제한도 축소’와 같은 KT의 긴급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RS와 문자 중심의 허술한 본인 인증 시스템 자체가 뚫린 만큼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기정통부가 주축이 된 민관합동조사단이 원인 규명에 착수했으며 △결제 금액에 따른 인증 단계 강화 △소액결제 기본값을 ‘차단’으로 설정 △불법 기지국 유통 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KT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섰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인증 서비스가 국민의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에서 그 신뢰의 근간이 흔들린 중대한 사건이다. 통신사들의 뼈를 깎는 자성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제2의 유령 결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09-15 12: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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