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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령 결제' 피해 200건 육박…통신업계 '신뢰 위기'로 번져
[이코노믹데일리] 경기도 광명에서 시작된 KT 가입자 대상 ‘유령 소액결제’ 피해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며 경찰에 접수된 건수만 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KT가 ‘100% 전액 보상’을 약속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가짜 기지국’과 허술한 본인 인증 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통신 3사 전체의 신뢰를 뒤흔드는 ‘보안 대참사’로 번지는 모양새다. 1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경찰에 공식 접수된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는 총 199건, 피해액은 1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광명(118건)을 시작으로 서울 금천(62건), 경기 과천(9건), 부천(7건), 인천(3건) 등 피해 지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KT가 자체 파악한 규모(278건, 1.7억원)보다는 적지만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잠재적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사태의 유력한 원인으로는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이 지목된다. 해커가 탈취·개조한 가짜 기지국을 통해 특정 지역 내 이용자들의 통신을 가로챈 뒤 ARS 인증 정보 등을 탈취해 소액결제를 감행했다는 것이다. KT 역시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불법 기지국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 ‘수수료 장사’에만 몰두?…도마 오른 통신사 책임론 하지만 KT의 뒤늦은 대응과 전액 보상 약속만으로는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통신사들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소액결제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정작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통신사가 편의와 수익을 우선하다 보니 보안이 뒷전으로 밀렸다”며 “결제 구조 재설계와 상시 감시, 책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의 해킹 사태와 이번 KT 사태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 절반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T와 소액결제 피해가 드러난 KT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경영진 문책, 전면적 보안 투자, 전 가입자 유심 교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 근본적 해법은…‘인증 시스템’ 대수술 필요 ‘결제한도 축소’와 같은 KT의 긴급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RS와 문자 중심의 허술한 본인 인증 시스템 자체가 뚫린 만큼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기정통부가 주축이 된 민관합동조사단이 원인 규명에 착수했으며 △결제 금액에 따른 인증 단계 강화 △소액결제 기본값을 ‘차단’으로 설정 △불법 기지국 유통 규제 강화 등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KT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섰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네트워크와 인증 서비스가 국민의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에서 그 신뢰의 근간이 흔들린 중대한 사건이다. 통신사들의 뼈를 깎는 자성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제2의 유령 결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09-15 12: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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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수주전, 옛말 된 '무조건 경쟁'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 성수, 여의도 등 대표 정비사업지에서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됐지만, 시공사 선정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 공사 원가 부담이 커지고 업황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무리한 경쟁 대신 선별적 수주 전략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GS건설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여의도 대교아파트 역시 두 차례 입찰에서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했다. 롯데건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결국 불참했다. 입찰은 원칙적으로 두 곳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해야 성립되며, 두 차례 연속 유찰 시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 압구정2구역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리턴 매치’가 점쳐졌지만, 삼성물산이 조합 지침 충족이 어렵다고 판단해 발을 뺐다. 결국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에 나서면서 기대했던 빅매치는 무산됐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의 과도한 지침을 문제 삼으며 참여를 주저하는 가운데, GS건설만 단독 입찰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조합이 뒤늦게 수정안을 내놨지만 경쟁 입찰 성사는 불투명하다. 과거에는 상징성이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일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건설사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합원 수, 일반분양 규모, 입지 등 사업성 요소를 면밀히 따져 ‘알짜’ 사업지 외에는 발을 빼는 흐름이 뚜렷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업황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무리한 수주는 하지 않는다는 기조가 자리 잡았다”며 “예상 밖으로 유찰이 잇따르는 것은 사업성보다 위험 회피가 우선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현장에서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상징성이 큰 한남4구역,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개포우성7차 등에서는 여전히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가치 있는 핵심 사업지에서는 치열한 수주전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2025-09-15 07: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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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직면한 건설업..."기술·제도 혁신이 해법"(종합)
[이코노믹데일리] 연이은 안전사고와 경기 둔화로 침체에 빠진 국내 건설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와 정부, 산업계·학계·법조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규제 혁신과 스마트 건설 기술 확산,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하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전환 방안을 모색했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5 이코노믹데일리 건설포럼’은 ‘건설산업 규제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국내 건설 산업의 위기 요인과 대응 전략, 정책·기술 혁신 방향, 법적 보호 장치 등을 종합적으로 짚었다. 이날 행사에는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회장, 양규현 이코노믹데일리 대표이사를 비롯해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박용갑·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요 기업 및 협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정동호 국토연구원 박사는 ‘대축소 시대 건설·부동산 시장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총인구 감소로 건설 산업은 빠른 속도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정 박사는 신규 건설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노후 인프라 유지·보수와 도시 재생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고령화로 현장 기능 인력이 줄면서 품질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어 AI·드론·BIM(빌딩정보모델링) 등 디지털 기술이 생산성 정체를 돌파할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인한 경희대 교수는 ‘BIM·DfMA 기반 스마트 건설 혁신과 규제 개선 방향’을 발표하며 “생산성·안전·환경·인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BIM과 DfMA(제조·조립을 위한 설계) 같은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특히 “모듈러·프리패브 건축은 현행 법체계에서 제대로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충돌하는 법규 개선과 발주 제도, 자재 성능 검증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기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본부장은 ‘AI 기반 시설물 안전관리 기술의 현장 적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박 본부장은 “AI가 건설 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를 혁신할 수 있지만 법·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신뢰도 제고를 위한 인증제도 도입과 시범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연은 이날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량 열화 상황을 예측하는 ‘DNA 기반 스마트 플랫폼’을 공개하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시설물 보수·보강의 새로운 가능성도 제시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김용환 법무법인 서한 변호사는 ‘건설산업 재해 감소를 위한 입법 개선 방안’을 주제로 “건설사에 안전 확보를 위한 충분한 기간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기업이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계약 체계는 준공 기한을 우선시해 안전을 배제하고 있다”며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시공사는 PF 대출채무 전액을 떠안고, 신탁사와 시행사 역시 각각 대출금에 대한 손해배상과 분양대금 반환 등 막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가 결국 안전보다 기한을 중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며 “안전을 위한 기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5-09-10 17: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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