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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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흑자 전환에도 '부동산 리스크' 그림자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동안 부진을 겪었던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일제히 흑자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는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와 일회성 요인에 의존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 증권사 11곳(교보·다올·우리·유진·한양·한화·현대차·IBK·iM·LS·SK)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2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2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2% 급증했고, iM증권은 5분기 만에 적자에서 벗어나 3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영업이익이 81.6% 증가한 472억원으로 호실적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 증권사의 성장은 본업이 아닌 투자 및 트레이딩 수익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 현대차증권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 51%, 리테일 금융상품 부문에서 109% 성장했고, 기업금융(IB) 부문에서 회사채 인수로 수익을 확보했다. 이는 본업인 자산관리(WM)나 브로커리지 수익보다는 변동성이 큰 금융시장에서의 이익에 의존한 것으로, 안정성이 부족하다. 특히 부동산 PF 사업에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iM증권은 PF 부실 정리로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이는 구조조정과 충당금 감소 덕분일 뿐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은 아니었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6% 급감한 59억원에 그쳤고, IBK투자증권은 57.8% 감소한 159억원을 기록했다. LS증권과 다올투자증권도 각각 16%, 7.5% 줄어들며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 반등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며 "기존 부동산 PF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중소형 증권사들의 흑자 전환은 본질적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성과일 가능성이 높다. 대형 증권사들과의 수익성 격차는 여전히 크게 남아 있으며, 향후 경기 침체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여전하다.
2025-05-20 0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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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향한 온도차…대형사 '질주', 중소형사 '위축'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국내 금융권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 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본 PF와 브릿지론 신규 취급을 확대한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충당금 부담이 심화되면서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져 금액은 총 3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4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과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타 금융업권은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익스포져 유형별로는 본 PF가 24조2000억원, 브릿지론이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본 PF 신규 취급이 6개월 사이 31%, 브릿지론은 7% 증가하며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의 브릿지론 규모는 같은 기간 11% 감소하며 보수적인 입장으로 전환됐다.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이 지난해 신규 및 리파이낸싱에 적극 나서면서 취급 규모는 8조8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회수·정리된 4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중소형 증권사들은 신규·리파이낸싱 규모가 1조6000억원으로 회수·정리 규모(1조5000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3단계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유의 이하 잔액 비율이 6%로 확대돼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3개월 만에 4000억원이 줄어든 것이지만, 대손충당금은 오히려 2000억원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가 부동산 PF 관련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는 충당금 적립 증가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PF 충당금 456억원을 적립하면서 7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NICE신용평가는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손실 및 충당금 부담이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이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실장은 "브릿지론 손실 반영과 정리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으나, 본 PF의 규모가 훨씬 커 향후 몇 년간 만기 도래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또 "부동산 시장 침체와 규제 환경 변화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영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부동산 PF를 대체할 신규 사업기반 발굴과 더불어 해외 부동산 펀드 판매에 따른 법적 리스크 관리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25-05-13 0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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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2025년 수주 13.2조원 목표…"현금흐름 중심 경영·신사업 확대"
[이코노믹데일리] DL이앤씨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5년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박상신 대표는 “경기침체와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수익 중심 사업 운영과 신사업 확대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2024년 4분기 기준 DL이앤씨의 연결 부채비율이 100.4%, 순현금 1조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원으로 건설업계에서 손꼽히는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PF 보증 리스크 확대에도 불구하고 6년 연속 ‘AA-’ 신용등급을 유지 중이다. 올해는 모든 사업을 ‘현금흐름 중심’으로 평가하고, 수익성이 충분히 확보된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동시에 전사적 고강도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통합 업무매뉴얼’을 기반으로 품질, 안전,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DL이앤씨는 에너지와 환경 분야를 중점 육성 분야로 삼고, 소형모듈원전(SMR),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지속가능항공유(SAF), 청정 수소·암모니아 등 전략 기술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SMR 분야에서는 2023년 미국의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4세대 SMR 모델 표준 설계를 공동 수행 중이다. 모듈화 설계 협력도 병행하며, SMR 고열을 활용한 수소·암모니아 생산 등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엑스에너지는 최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1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은 바 있다. CCUS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2년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캐나다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 플랜트 설계 및 기술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를 추출해 비료를 생산하는 친환경 플랜트 프로젝트로, DL이앤씨가 기본설계(FEED)를, 카본코가 CCUS 기술을 담당한다. DL이앤씨는 올해 △수주 13조2000억원 △매출 7조8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을 연간 경영목표로 설정했다. 주택, 토목, 플랜트 등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 중심의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동시에, 신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안정성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 연간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8 17: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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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 11년 만에 최다… 지방 건설사 자금난 '심화'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빠졌다. 특히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이 경색되면서 지방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미분양 증가와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경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하기로 했지만,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지방 건설사들은 할인 분양과 임대 전환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 ‘힐스테이트 황금역 리저브’는 분양가를 최대 10% 할인하는 선착순 동호 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다. 전북 익산 ‘광신프로그레스 더 센트로’는 일부 세대를 보증금 9990만원, 월세 10만원에 전월세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다. 대구의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미분양 해소를 위해 3000호를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수요 위축이 심각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할인 분양과 임대 전환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분양 물량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1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624가구로, 전월 대비 3.5% 증가했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2만2872가구로, 지난해 말보다 6.5% 증가하며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권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 건설업 연체율은 1.22%로, 2022년 말(0.40%)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시중은행 3곳(신한·하나·우리)의 중소 건설업 연체율 평균도 0.74%로, 2년 전(0.38%)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건설 경기 침체와 미분양 증가로 인해 지방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8일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109곳으로, 하루 평균 1.8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곳)보다 30곳 늘어난 수치로, 2011년(112곳)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보다 과감한 세금 감면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LH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단기간에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며 "2009년 미분양 해소 대책처럼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면제 같은 강력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3-07 07: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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