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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약속이 멈추자 실적도 멈췄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의 핵심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3구역이 흔들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조합과 토지 소유권을 두고 맞서면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은 “절차상 문제일 뿐”이라며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조합원들은 “사업이 중단될 수도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은 36만㎡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지로, 완공 시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조합과 현대건설의 관계가 흔들리며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토지 소유권 반환 문제’가 있다. 문제의 토지는 강남구 압구정동 462번지를 포함한 9필지로, 총면적 약 4만㎡에 이른다. 전체 구역의 10%를 차지하며 시가로는 약 2조5900억원 규모다. 이 부지는 1970년대 아파트 건설 당시 현대건설이 건물 소유권만 분양자에게 이전하고 토지 소유권은 남겨둔 채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당시 감독기관이던 서울시가 해당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서,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해결 상태로 남았다. 이후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이 해당 토지를 소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현대건설에 “토지 소유권을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이전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상장기업으로서 주주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일부 지분만 이전할 경우 배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법적으로는 아직 확정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조합은 현대건설이 곧 토지를 넘겨줄 것이라며 조합원들을 안심시켰지만, 현대건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불신이 확산됐다. 조합 관계자는 “토지 문제는 준공 전까지만 해결되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조합이 진정시키려 해도 이미 조합원들의 표심에는 불안이 스며들었다”며 “재건축은 법보다 신뢰가 먼저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신뢰 논란은 압구정을 넘어 법정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법원은 대구 중구 78 태평상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관련해 한국토지신탁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현대건설의 책임을 인정하고 132억55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이 사업은 2018년 한국토지신탁이 시행자로 지정된 뒤 2020년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으며 시작됐다. 그러나 2022년 현대건설이 공사비 488억원 증액을 요구하며 착공을 미루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계약서에는 공사비 조정 기준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로 명시했지만, 현대건설의 요구액은 기준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한국토지신탁은 “계약 범위를 벗어난 요구”라며 공사 개시를 촉구했지만, 현대건설은 “공사비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사업은 1년 넘게 멈춰섰고, 법원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공사를 미룬 책임은 현대건설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대건설이 물가지수 조항을 명확히 수용했으며, 경제상황 변화가 계약 효력을 뒤집을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시공사가 합의된 기준을 스스로 뒤집으며 공사를 미루면 그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정비사업의 지연은 금융비 부담과 조합원 피해로 직결된다. 법원은 현대건설의 행위를 계약상 합의 위반으로 보고 시공사 책임을 명확히 했다. 현대건설의 신뢰 문제는 이제 숫자에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342억원으로, 연간 목표치(1조182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매출은 23조원을 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32%에 불과하다. 지난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프로젝트 손실로 1조원대 적자를 냈던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있었지만, 폴란드 석유화학 프로젝트 본드콜(보증금 청구)과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플랜트 손실로 다시 수익성이 흔들렸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실적 부진은 단순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며 “국내외 프로젝트에서 신뢰가 흔들릴수록 수주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실적은 숫자로 보이지만, 그 근저에는 신뢰가 깔려 있다.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 결국 시장의 신뢰를 얻고, 신뢰는 곧 브랜드 가치로 이어진다. 반대로 신뢰를 잃으면 계약과 실적 모두 흔들린다. 현대건설은 여전히 원전, 인프라, 주택 등에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불가리아 대형 원전 본계약과 미국의 소형모듈원전(SMR) 착공이 기대된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 성장에는 기술력보다 신뢰가 더 근본적이다. 압구정3구역의 지연과 대구 정비사업의 패소는 다른 사건이지만, 공통된 교훈을 남긴다. 약속을 미루면 공정표가 멈추고, 신뢰를 잃으면 실적이 흔들린다. 현대건설의 위기는 법리나 재무지표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신뢰가 무너지면 숫자는 흔들리고, 신뢰를 회복하면 실적은 돌아온다. 지금 현대건설이 회복해야 할 것은 공사비나 원가율이 아니라 약속이다.
2025-11-10 11: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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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소비자물가 2.4% '급증'…쌀·사과·석유 다 올랐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석유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이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전년 대비 2.4%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7월 2%대를 유지하다 8월 한 차례 1.7%로 둔화한 바 있다. 이후 9월 다시 2.1%로 상승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3.1% 뛰며 전체 물가를 0.25%p 끌어 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축산물(5.3%), 수산물(5.9%)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가을철 잦은 비 영향으로 쌀(21.3%), 사과(21.6%), 찹쌀(45.5%)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고등어(11.0%)도 크게 뛰었다. 축산물은 돼지고기(6.1%), 국산소고기(4.6%), 달걀(6.9%)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5.3% 상승했다. 반면 배추(-34.5%), 토마토(-29.3%), 무(-40.5%), 당근(-45.2%) 등 채소류 가격은 출하량 증가와 전년 기저효과 등으로 하락했다. 석유류는 4.8% 올라 지난 2월(6.3%) 이후 8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국제유가 하락(-10.9%)에 따른 기저효과에 최근 환율 상승 등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가공식품은 빵(6.6%)과 커피(14.7%) 가격 상승세로 3.5% 올랐지만, 9월(4.2%)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외식 물가는 3.0% 올라 전달(3.4%)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 해외단체여행비, 숙박료, 미용료 등이 포함되는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3.6% 올라 전체 물가의 0.72%p를 견인했다. 10월 긴 추석 연휴에 해외단체여행비, 승용차 임대료, 콘도 등 여행 관련 품목 물가가 늘어난 영향이란 분석이다. 콘도 이용료는 26.4% 급등했고, 승용차 임차료(14.5%)와 해외 단체여행비(12.2%)도 10%대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소비자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다만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신선식품지수(어류·조개류·채소·과실 등)는 0.8% 하락했다. 우리나라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5% 올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2%) 이후 가장 큰 폭이다.
2025-11-04 09: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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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GDP 주목...연준 인사 총출동
[이코노믹데일리] 9월 넷째(22~26일) 주 해외 금융시장은 미국의 핵심 경제지표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집중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미국 현지시간) 8월 시카고연은 전미경제활동지수가 발표되며, 연준 인사 5명이 대거 등장한다.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 무살렘 댈러스연은 총재 헤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바킨 리치몬드연은 총재, 미란 이사가 연설한다. 실적은 장 후 파이어플라이(FLY)가 발표한다. QQQ, META, AVGO 등이 배당락된다. 23일은 이번 주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다. 2분기 경상수지와 함께 9월 S&P 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PMI가 발표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하며 보우먼 부의장(투표권 O)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도 발언한다. 국채 2년물 경매도 예정돼 있다. 실적은 오토존(AZO)이 장 전 메모리 반도체 대장주 마이크론(MU)이 장 후 발표한다. 마이크론 실적은 HBM 수요와 메모리 시장 전망을 가늠할 수 있어 주목된다. 24일에는 8월 신규주택판매와 MBA 모기지신청지수가 나온다. EIA 원유 재고도 발표되며, 국채 5년물 경매가 진행된다. 연준에서는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실적은 우라늄 에너지(UEC)와 신타스(CTAS)가 장 전 KB홈(KBH)이 장 후 발표한다. 25일은 경제지표가 대거 쏟아진다. 2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와 근원 PCE 가격지수, 8월 내구재 수주, 기존주택판매,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등이 발표된다. 연준 인사도 대거 등장한다. 굴스비 시카고연은 총재(투표권 O), 윌리엄스 총재(투표권 O),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투표권 O), 보우먼 부의장(투표권 O), 바 이사(투표권 O), 로건 댈러스연은 총재, 데일리 총재 등 7명이 연설한다. 실적은 액센츄어(ACN)와 카맥스(KMX)가 장 전, 코스트코(COST)가 장 후 발표한다. 26일은 이번 주 최대 이벤트인 8월 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다.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기대인플레이션도 함께 공개된다. 바킨 총재와 보우먼 부의장이 연설하며, 베이커휴즈 총시추기수도 발표된다. HUM, RL, KDP 등이 배당락된다. 전문가들은 26일 PCE 발표와 24일 파월 의장 연설이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23~25일 열리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번스타인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 현황도 주목할 만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FOMC 이후 첫 주인 만큼 연준 인사들의 발언 톤이 중요하다"며 "PCE가 예상을 벗어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9-22 07: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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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하락 마감…트럼프 제약사 압박·인플레 상승에 투자심리 위축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약업계 압박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표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하락 마감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37% 하락한 6339.39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4% 떨어진 4만4130.98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약업계 압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라이 릴리, 노보 노르디스크, 화이자 등 대형 제약사 17곳에 서한을 보내 미국 내 신약 가격을 해외 최저 수준으로 대폭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제약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두 주 내에 제약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된 모습이다. 금요일부터 발효되는 관세 부과 행정명령을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도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유럽연합(EU) 등과는 합의를 도출했지만 인도, 브라질 등에는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설정했으며, 멕시코와는 추가 협상을 위해 현행 관세를 90일 연장했다.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1% 넘게 상승했으나 장 후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0.4%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100지수도 0.55% 떨어진 2만3218.12를 기록했고,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0.93% 하락한 2211.65로 마쳤다.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인플레이션 지표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특히 전년 대비 상승률은 작년 6월보다 높아져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 억제에 뚜렷한 진전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자 지출도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반면 소비자 지출은 주춤하면서 금리 정책을 둘러싼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고용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고, 노동비용 증가율은 3.6%를 기록하며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고용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된 원인이 아님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국채시장에서는 수익률이 상승했다. 2년 국채 수익률은 3.961%로 전일 대비 상승했고, 10년 국채 수익률도 4.382%로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100.030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강세를 보였다. 장 마감 후 발표된 빅테크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애플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하며 선방했지만, 아마존의 실적 전망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벨웨더 웰스의 클라크 벨린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끈적하게 유지되고 있어 지난 수요일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연준의 결정이 정당화된다"고 분석했다. 노스라이트의 크리스 자카렐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완전한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으며, UBS 글로벌의 마크 해펠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주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7월 고용보고서로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6월에 비해 고용 증가 폭은 둔화되고 실업률은 4.2%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08-01 07: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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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연준 회의 앞두고 하락…"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하락 마감했다. 미·중 관세 휴전 연장 기대감보다는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0%(18.91p) 하락한 6370.86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선물평균지수는 0.46%(204.57p) 내린 4만4632.99를 기록했고, 나스닥100지수도 0.21%(47.97p) 하락한 2만3308.30으로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0.61%(13.77p) 떨어진 2242.96을 기록하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채권시장에서는 440억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 국채 랠리가 더욱 힘을 받았다. 장기물이 상승세를 주도하며 30년물 국채 금리는 10bp(베이시스포인트) 하락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3.869%로 전일 대비 61bp 떨어졌고, 10년물 수익률도 4.324%로 90bp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정세 불안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10일 내 우크라이나와 휴전하지 않으면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스티븐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국과 이틀째 회담을 마친 후 관세 휴전 연장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 보고를 받은 뒤 관세 휴전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개별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최대 항공기 생산기업이느 보잉은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의 항공기를 인도하는 등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4% 이상 하락했으며, UPS는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고 향후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는 체중 감량 치료제 '위고비'의 판매 부진으로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하자 주가가 23% 폭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일자리에 대한 우려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구인·이직(JOLTs) 보고서에서는 구인 건수가 감소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노동 수요를 나타내는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금요일 발표될 7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번 주 예정된 핵심 이벤트들로 향하고 있다. 30일 연준의 금리 결정이 있으며, 이틀에 걸쳐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zon, 애플 등 4대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특히 이번 주는 2분기 GDP, 고용지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연준 회의와 같은 주에 발표되는 이례적인 한 주다. 전문가들은 2분기 경제활동이 무역적자 폭 감소에 힘입어 반등하고, 7월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연준 회의와 고용보고서에 대한 옵션시장의 내재 변동성이 지난 2년 평균보다 크게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JP모건은 금요일 고용 데이터 발표 이후 S&P500지수가 상승할 확률을 70%로 전망했다. 페퍼스톤 그룹의 딜린 우는 "투자자들이 이제 무역협상보다는 경제 및 정책 전망을 입증할 구체적인 데이터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는 "시장이 그동안 강한 랠리를 펼쳤고 이제 소화 국면에 진입했다"며 "일부 기술적 지표는 조정이 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알파인 우즈 캐피털의 사라 헌트는 "이번 주 많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설비투자 관련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주가 상승세에 계속 힘을 보태려면 이들이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7-30 07: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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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 관세 합의에 美증시 상승…"中 무역협상 기대감 확산"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증시가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관세 합의 소식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이번 합의가 중국과의 무역 휴전 연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면서 주요 지수들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2%(1.41p) 오른 6389.77로 마감했다. 나스닥100지수는 0.36%(83.46p) 상승한 2만3356.27을 기록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4%(62.16p) 하락한 4만4837.56으로 마감했고,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0.19%(4.31p) 내린 2,256.73을 기록했다. 증시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미국과 EU 간 관세 합의 타결 소식이었다. 양측은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30%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가장 큰 합의"라고 평가했다. 다만 EU 지도부 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번 EU와의 합의로 현재 스톡홀름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양국은 8월 중순 만료 예정인 관세 휴전을 연장하고 경제 안보를 지키면서 무역 관계를 유지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합의에 매우 근접했으며, 사실상 합의를 이룬 셈"이라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볼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를 '가장 바쁜 주 중 하나'로 전망하고 있다. 8월 1일 관세 마감 시한을 앞두고 연준의 금리 결정, 주요 기업 실적 발표, 고용 및 물가 지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총액 합계 11.3조 달러에 달하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30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다. 이례적으로 2분기 △GDP △고용지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같은 주에 발표되는 만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이 3.930%로 전일 대비 9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했고, 10년물 수익률도 4.414%로 28bp 올랐다. 미 재무부가 이번 분기 연방정부 차입 예상액을 1조 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인덱스는 98.640으로 전일 대비 0.97p 상승했다. 반면 유로화는 두 달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금값은 온스당 3,316.60달러로 전일 대비 21.10달러 하락했다. ETrade의 크리스 라킨은 "이번 주는 시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바쁜 주 중 하나"라며 "이번 주 결과가 단기적으로 시장 모멘텀을 살릴 수도, 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벨리에 앤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는 "기업 실적에 이변이 없고 연준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는다면, 주말까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모건스탠리의 리사 샬렛은 "증시의 놀라운 반등과 회복력이 투자자들을 대담하게 만들었지만, 안일함은 커지고 밸류에이션은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RBC캐피털의 로리 칼바시나는 "관세가 인플레이션과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섣불리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2026년 기업 전망이 기대만큼 장밋빛이 아니라면 주가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5-07-29 07: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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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후폭풍에 식품 물가 '급등'…초콜릿·커피·빵 가공식품 '줄인상'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6개월 동안 이어진 혼란기에 식품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초콜릿, 커피, 빵, 라면,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 52개 품목 가격이 급등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73개 품목 가운데 계엄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지수가 상승한 품목은 52개로 전체의 71.2%를 차지했다. 6개월간 가격이 5% 이상 오른 품목은 19개에 달했다. 초콜릿과 커피는 각각 10.4%, 8.2% 상승했고, 양념 소스와 식초, 젓갈도 7% 넘게 올랐다. 빵과 잼, 햄·베이컨은 각각 6%가량 뛰었으며, 고추장과 생수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다. 아이스크림과 유산균, 냉동식품, 어묵, 라면은 각각 5% 안팎 상승률을 보였다. 케이크, 단무지, 스낵과자, 편의점 도시락, 즉석식품, 혼합조미료 등은 3∼4% 올랐다. 김치와 맥주는 2% 이상 올랐고, 주스나 시리얼, 치즈와 간장, 설탕, 소금 등도 상승했다. 오징어채는 31.9%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식용유(-8.9%), 두부(-4.1%), 국수(-4.1%), 밀가루(-2.2%) 등 17개 품목 물가는 내렸으며 당면 등 4개 품목은 변동 없었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의 전달 대비 상승률은 4.1%로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1.3%)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은 연초부터 본격화했다. 이전엔 기업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탄핵정국 혼란기에 제품 가격을 무더기로 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과거에도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이나, 환율 상승 등의 이유로 일부 기업이 가격을 인상한 적은 있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한 상황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특히 저소득층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월평균 소득이 114만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2025-06-08 15: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