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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15조원 돌파…"돈 못 받는 현장" 속출
[이코노믹데일리]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시공사들이 공사를 마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하는 미수금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위 20대 건설사의 공사 미수금은 15조원을 넘어섰으며, 이와 별도로 아직 청구조차 하지 못한 미청구 공사비도 17조원에 달했다. 자금 회수가 막히면서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연쇄적인 기업회생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20개 건설사의 2023년 공사 미수금은 총 15조1700억원으로, 전년(12조9000억원) 대비 18% 늘었다. 2년 전보다 3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대비 미수금 비중도 10.8%에서 11.4%로 높아졌다. 공사 미수금은 시공사가 공사를 완료하고도 조합이나 시행사로부터 받지 못한 금액을 뜻하며, 통상 분양 수익이나 금융 조달이 막힌 경우 발생한다. 특히 지방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면서 수분양자와 시행사의 자금 부족이 시공사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분양률 70% 미만의 사업장에 걸린 건설사 매출채권은 2조70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수도권 외 지역이 73.6%를 차지했다. 생활형숙박시설의 수익성 악화도 건설사의 미수금 누적 요인이다. 정부의 실거주 규제로 임대수익 기대가 꺾이자 수분양자들이 사기분양·부실시공을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시행사가 수분양자의 약 80%에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현재 소송에 휘말려 있다. 상업용 부동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6월 준공한 고양 향동지구 지식산업센터에서 250억원을 수금하지 못했고, 올해 초 기업회생을 신청한 삼부토건도 경산 물류창고 현장에서 120억원의 미수금을 떠안고 있다. 이와 별개로 건설사가 선(先)투입한 자잿값·인건비 등에 대한 미청구 공사비도 누적 중이다. 지난해 20대 건설사의 미청구 공사비는 17조원으로, 전년(14조6000억원)보다 16% 늘었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경기 침체기에는 대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우발부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통상 매출 대비 미청구 공사비 비율이 25%를 넘기면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다. KCC건설은 이 비율이 2023년 15%에서 지난해 26%로 급증했고, 대방건설(10%→18%), 태영건설(15%→19%)도 상승했다. 공사대금 회수가 막히면서 건설사의 유동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신동아건설, 벽산엔지니어링, 삼부토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흥건설 등 올해 들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이미 10곳을 넘어섰다. 건설업계는 미수금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오는 7월 도입되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지방 주택시장 위축이 불가피하고, 기업 투자 감소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침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672건, 거래금액은 2569억원으로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공급은 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서 건축 중인 지식산업센터는 84건, 미착공 물량은 223건에 달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아파트와 상업용 부동산 수주는 작년 하반기부터 사실상 전면 중단했다"며 "매출이 줄어들면 부채 비율이 빠르게 치솟기 때문에 재무 관리에 전사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5-04-30 08: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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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금융사고액 8423억원…지난해 우리은행서 1158억원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6년간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액 규모가 8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통제 강화 차원으로 올해부터 책무구조도가 도입됐지만 금융사고는 끊이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는 8422억8400만원(총 468건)이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사고 건수와 사고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사고 규모는 △2019년 424억4000만원(60건) △2020년 281억5300만원(74건) △2021년 728억3000만원(60건) 수준을 유지하다 △2022년 1488억1600만원(60건) △2023년 1423억2000만원(62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3595억6300만원(112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지난 14일 기준)에도 이미 481억63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집계됐다. 다만 최근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74억원대 부당대출 의혹과 사기에 의한 350억원 규모 금융사고는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사고 유형별로는 업무상 배임이 2524억94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횡령·유용 1909억5700만원(203건), 사기 1626억100만원, 도난·피탈 13억5100만원 등 순이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4594억9700만원(54.6%)으로 사고 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밖에 △증권 2505억8400만원(29.8%) △저축은행 571억200만원(6.8%) △손해보험 472억5500만원(5.6%) △카드 229억6600만원(2.7%) △생명보험 48억8000만원(0.6%)이 뒤를 이었다. 은행 개별로는 우리은행이 1158억3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사고액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 7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건에 이어 지난해 249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까지 합쳐져 사고액이 크게 늘었다. 아울러 KB국민은행(912억9600만원), NH농협은행(749억3100만원), 경남은행(601억5900만원) 등도 사고 금액이 컸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영업점에서 허위 매매계약서 등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에 나섰다가 적발됐고, 경남은행은 지난 2023년 595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증권사 중엔 신한투자증권이 1497억9900만원(6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증권 230억1800만원(7건), iM증권 204억8700만원(4건) 순이었다. 저축은행은 예가람저축은행이 87억7700만원(3건)으로 가장 컸으며, KB저축은행 78억900만원(2건), 푸른상호저축은행 69억5300만원(3건)이 뒤를 이었다. 증권업과 저축은행 금융사고는 사기가 각각 287억2200만원(13건), 232억5800만원(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손보사는 하나손보 252억6200만원(4건), 서울보증 116억9300만원(4건), MG손보 31억1900만원(2건) 순으로 규모가 컸다. 생보사는 흥국생명 15억원(1건), 삼성생명 6억9500만원(3건), 동양생명 5억9600만원(4건) 순이었다. 카드사는 롯데카드가 118억1100만원(3건) , 우리카드48억5500만원(3건), 신한카드 31억8000만원(4건) 등이었다. 강민국 의원은 "지난 6년여간 금융사고 규모가 8500억원에 달하며 배임·횡령이 절반 이상이라는 건 임직원의 준법의식과 내부통제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관리·감독도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사고 빈도와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소비자 자산 피해뿐만 아니라 시장 불안 발생으로 인해 금융기관 및 실물경제로의 리스크 전이 등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업권별 금융사고 분석을 통해 강화된 맞춤형 내부통제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4-28 15: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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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석유화학산업 뜯어보기,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침체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와 한계를 살펴보기 위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 '빅4'라 불리는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사업 개요를 살펴보겠습니다. ◆ 석유화학 업계, 회복 싸이클 돌아올까...'구조적 한계' 지적 석유화학 업계는 현재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빅4 중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곤 석유화학 분야에서 전부 적자를 낸 상황이거든요. LG화학은 연결 기준 매출 48조9161억원, 영업이익 9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3.75% 감소한 데다 석유화학 부문은 1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 20조4304억원에 영업손실 8948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고, 한화솔루션도 매출 12조3940억원에 30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죠.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7조 1550억원, 영업이익 2728억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과거를 생각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업계 공룡 기업들이 전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하게 다가오죠. 석유화학 업계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수요 위축과 중국의 공급 과잉 때문입니다. 국내 석유화학 제품 최대 소비국이었던 중국이 대규모 공장 신설 및 증설을 하면서 자급률이 올라갔고, 중국 내수 경기가 악화되면서 초과 공급된 물량이 덤핑 수준의 저가로 글로벌 시장에 흘러나오고 있는 거죠. 이로 인해 기초화학 사업 등 범용 제품 생산량이 많은 롯데케미칼은 적자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합성고무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은 타격을 적게 받았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장 통폐합 등 업계 차원의 대규모 구조조정,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사업재편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기초산업은 기본적으로 일정 주기를 두고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이라고 보지만 현 시점에서는 회복 사이클이 찾아와도 국내 기업들의 업황이 이전처럼 다시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 구조조정은 부작용이 크고 현재 리더십을 가지고 이끌어갈 주체도 없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따라서 정부 지원 하에 민간 기업 주도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가시화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게 가중될 부담 때문이에요. 이 장기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말이지요. 상충하는 서로의 이해관계와 기업 내부 인식을 엿보기 위해 전자정보공시(다트)에 게재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참고해 사업 개요와 비중을 요약해봤습니다. ◆ LG화학 LG화학은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이 배터리를 취급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52.4%, 석유화학 38.%, 첨단소재 5.4%, 의약품 등을 만드는 생명과학 2.6%, 농업용 자재 등을 만드는 공통 및 기타부문 1.6%입니다. 이 중 석유화학사업은 납사 등을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공법과 이를 원료로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공업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기초화학 67.8%, 첨단소재 26.8%, 정밀화학 8.2%, 전지소재 4.4%입니다. 기초화학 사업부의 매출액 비중은 촐리에틸렌 25.2%, 폴리프로필렌 16.4%, BTX 4.6%, 기타 53.7%라고 하네요. 제품 가격은 원료 가격과 경기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편입니다. ◆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의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51.57%, 기초소재 34.71%, 가공소재 8.38%, 기타 5.34%입니다. 한화솔루션은 기초소재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폴리염화비닐(PVC)를 생산했고 현재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염소 및 가성소다(CA) 등을 생산하고 있어요. ◆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의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합성고무 57.6%, 합성수지 26.4%, 정밀화학 3.5%, 기타 12.6%입니다. 핵심 제품은 합성고무로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부타디엔 고무(BR), 니트릴부타디엔고무(NBR), 라텍스(LATEX) 등으로 이뤄져 있어요. ◆ 사업혁신 입장 차이와 대규모 투자 부담... 석유화학 업계에 주어진 숙제 구체적인 기업 분석을 위해선 살펴봐야 할 항목이 많지만 사업 비중과 생산 제품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업계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는 가능해집니다. 현 상황에서는 기초소재 및 기초화학 분야 비중이 높은 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이나 석유화학이 아닌 다른 포트폴리오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기업이 업황이 안 좋더라도 버텨낼 수 있는 지구력의 차이가 나게 되고 이와 동시에 사업재편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차이도 발생하는 걸로 보여요. 구조조정을 위해서든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을 위해서든 필연적으로 대규모 투자 부담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5-04-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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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주공5단지, 시공사 입찰 '흔들'…사업성 악화에 수의계약 가능성도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고비를 맞고 있다. 참여 의사를 밝혔던 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발을 빼면서 일반경쟁입찰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낮은 사업성과 높은 분담금 부담 등으로 인해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오는 2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이번 입찰은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단독 입찰 시 유찰되며 두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된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한화 건설부문,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효성중공업 등 10여개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현재 대부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건설부문, 현대엔지니어링 3파전 구도가 예상됐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철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HDC와 한화도 현장 홍보요원을 철수하며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두 건설사는 공식적으로는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발걸음이 가벼운 이유는 낮은 사업성과 높은 분담금 부담 때문이다. 상계주공5단지의 총공사비는 3772억원이며, 3.3㎡당 공사비는 약 770만원이다. 전용 37㎡ 소형 평형 위주 단지로 구성돼 있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은 크다. 과거 GS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을 당시인 2023년에는 평당 공사비가 650만원이었음에도 전용 84㎡ 기준 분담금이 5억~6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번 입찰에서는 공사비 인상에 따라 분담금이 7억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임대주택 비중도 걸림돌이다. 재건축 이후 996가구로 확대되는 이 단지에는 152가구가 임대주택으로 계획돼 있어 일반분양 물량은 단 4가구에 불과하다. 이는 수익성 측면에서 건설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인근 상계주공14단지는 가구당 평균 분담금이 2억원 수준으로 추정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대지지분의 차이와 임대주택 비율의 차이가 분담금 격차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또 다른 변수는 GS건설과의 소송이다. GS건설은 2023년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분담금 문제로 같은 해 11월 계약이 해지되며 조합과 갈등을 빚었다. 현재 GS건설은 입찰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조합 측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사업성 보정계수’ 제도에 따라 임대가구 90여가구를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보해 사업성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검토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참여할 가능성은 낮다”며 “공사비 인상에도 원자재·인건비 부담은 여전하고, 분양시장의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시공사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4-25 14: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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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대신 스타트업…건설사 생존 전략 달라졌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는 총 1만2032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이 단지에는 놀이터만 23곳이 조성돼 있으며, 모든 놀이터 바닥에는 국내 스타트업 제이치글로벌이 개발한 특수 소재가 적용돼 있다. 해당 소재는 여름철 직사광선으로 달아오른 바닥의 표면 온도를 최대 15도 낮춰주는 기능을 갖췄다. 어린이들이 맨발로 뛰놀다가 화상을 입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기술로,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제이치글로벌과의 협업을 통해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이 소재의 성능을 확인한 뒤, 향후 힐스테이트 브랜드 아파트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사례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 선도력을 유지하면서도 개발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스타트업 협업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연구개발 조직을 갖춘 대형 건설사조차 기술 축적의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한계를 체감하면서 외부 기술 도입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대형 건설사와의 협업은 단순 납품을 넘어 기술의 실효성과 적용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검증받는 기회다. 파일럿 적용을 통해 제품을 고도화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 실익이 분명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기술 확보를 위해 외부 협업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흐름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사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건설사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장비 스타트업 투인테크를 발굴했다. 해당 기술은 압축 공기를 간격을 두고 분사해 반도체 표면의 미세 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SK에코플랜트는 이를 자사가 시공 중인 반도체 생산시설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스마트 안경 플랫폼 스타트업 와트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착용자가 건설 현장에서 스마트 안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도면 정보를 확인하고, 설비의 특성을 연동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복잡한 현장에서 정보 접근 속도를 높여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물산은 고령자 주거시설인 시니어타운에 행동 예측 기반의 사고 방지 기술을 시범 도입 중이다. 해당 기술은 입주민의 동의를 받아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 설치된 3D 카메라를 통해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상 패턴을 분석해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는 방식이다. 협업 파트너는 행동 분석 전문 스타트업 플레이태그다. 건설 현장의 고질적 문제를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해결한 사례도 있다. 롯데건설과 함께한 스마트 도면 스타트업 팀워크는, 현장 작업자가 필요한 도면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이후 인공지능이 작업 환경과 공정 정보를 분석해 필요한 도면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기능을 구현했다. 일부 건설사는 기술 협업을 넘어, 직접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은 자회사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통해 친환경 콘크리트 제조업체 에코리믹스와 복사 냉난방 패널 기술을 보유한 아론에이아이티에 투자했다. 우미건설도 부동산 IT 융합 분야인 프롭테크 스타트업을 주요 투자처로 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 중이다. 건설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신사업 확장 차원을 넘어, 연구개발 여력 부족이라는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연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대부분 1%를 밑도는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산성과 수익성이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역량만으로 기술 격차를 극복하긴 어렵다”며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2025-04-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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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기업사냥꾼' 된 사모펀드, 점포 매각에 멍드는 홈플러스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홈플러스, BHC, 네파 등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국내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의 회생을 돕고 가치를 제고하는 등 순기능도 있지만, 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를 심층 분석하고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시아·태평양 최대 사모펀드라 불리는 MBK파트너스(MBK)에 인수된 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가 죽느냐 사느냐 중대 기로에 섰다. MBK는 지난 2015년 영국 대형 유통기업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였다. ◆ 알짜 점포 매각과 레버리지의 덫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 국내 최대 차입매수(LBO) 방식을 통해 매입했다. LBO는 인수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을 말한다. MBK는 총 7억2000억원의 인수자금 중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으며, 자체 조달하는 자금(에쿼티)은 2조2000억원 뿐이었다. 인수 자금의 약 71%를 충당한 셈이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홈플러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홈플러스 경영악화의 핵심 요인은 MBK의 홈플러스 인수 당시 발생한 5조원가량의 과도한 차입금과 이에 대한 이자비용 때문이다.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지출된 이자비용 합계는 약 2조93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 합계인 4713억원보다 무려 2조5000억원이나 많다. 또 8년간 순손실액 합계는 1조4300억원이고 한 해 평균 1787억원씩 순손실이 발생했다. MBK가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갚아왔다면 인수 차입금은 홈플러스의 부동산과 자산을 팔아 갚아왔다. 앞서 홈플러스는 운영 점포 약 126개 중 절반가량을 매각 후 재임차(세일 앤 리스백)했다. MBK가 2016년부터 부동산 매각을 본격화한 2020년 2월 말까지 홈플러스 장단기차입금 내역을 살펴본 결과, 만 7년 동안 장단기차입금이 총 2조7112억원 감소했다. 이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2020년 1분기까지 매각한 부동산자금 2조2111억원과 거의 비슷하다. 재임차 전략에 따라 일시적 현금 흐름에는 도움이 됐지만, 고정 임차료 부담을 키우고 점포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을 악화시켰다. 지난 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총부채는 8조5000억원에 달한다. 임차료 등 리스부채가 약 2조4000억원이고, 이 중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리스부채가 1조88억원이다. 이 가운데 MBK는 홈플러스 매입 시 은행 선순위 대출로 4조3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로 7000억원,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2조2000억원을 조달했다. 2015년 상환전환우선주는 7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공시된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상환전환우선주는 1조원으로 늘어나 있다. 또 MBK는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 9% 배당을 약속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당이 늘어나는 방식을 제안해 현재 12%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블라인드펀드에는 20% 이상의 수익을 약속했다. 상환전환우선주 상환 시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는 실질을 따져 자본 또는 부채로 구분해 처리하나, 세법은 자본으로 분류해 자본거래로 보고 배당으로 본다. MBK의 배당 지급이 홈플러스의 순손실을 지속 악화시켰다. 이에 따른 홈플러스의 신용등급도 처참히 무너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5년 A1 등급에서 인수 후 A2+로 하향, 2022년 2월엔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이후 지난해 A3까지 내려왔다가 올해 2월 A3-로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되고 있고 중단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 급락하는 경쟁력, 내몰리는 직원들 점포 매각과 재무 부담 속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경쟁력은 급락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와 신선식품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는 동안, 홈플러스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희망퇴직, 점포 통폐합 등이 반복되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은 가중됐고, 노사 갈등도 끊이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공시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직원수는 2015년 12월 2만5359명에서 7년이 지난 2023년 2월에는 2만456명으로 약 5000명이 줄었다. 외주·협력직원 등 간접고용 직원은 2015년에 비해 2023년 2월 기준 5056명이나 줄었다. 홈플러스는 2018년 말 외주 보안업체를 비롯해 베이커리 외주판매업체, 콜센터 외주업체, 헬스플러스 외주업체와의 계약을 모두 해지했다. 보안업체 1500여명을 포함해 4개 부문 1800여명에 달하는 외주직원들이 단기간에 모두 계약이 해지되면서 이 업무는 고스란히 직영직원들에게 전가됐다.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과 인력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직원들의 고용안정 불감증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수용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영등포, 동수원, 센텀시티, 잠실점, 파주운정점 등이 2026년과 2027년에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이 매장들은 홈플러스 매출 상위 점포로 임대업자들이 임대료 미납을 이유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수천 명의 노동자가 또다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의 임대료 삭감 요구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부동산 리츠·펀드 운용사들에 공모 상품의 경우 기존 임대료의 30%, 사모 상품의 경우 50%를 삭감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 지급을 미뤄왔다. 공문을 받은 운용사들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만약 임대료를 기존보다 적게 받으면 수익률이 줄어들고, 향후 매각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임대료 지급을 중단한 바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은 홈플러스에 600억원 규모의 DIP(회생기업 자금대여)금융 대출 제공과 개인 증여를 포함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사재출연 소식을 알렸다. 하지만 출연금 규모가 피해 및 경영 정상화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홈플러스가 해결해야 할 채무와 영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1조5000억원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같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사모펀드가 투기자본이 되고 있어 한국 경제와 국민들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며 “상법, 근로기준법,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등 법안 개정을 통해 사모펀드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수강 경제학 박사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사모펀드 규제 강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사모펀드의 정보 공개의 확대, 레버리지 차입 규제, 노동 착취·자산 수탈 제한, 노동조합과의 사전 협의 의무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4-22 18: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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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부리는 LG화학, 다급한 롯데케미칼…석유화학 구조조정 입장 차
[이코노믹데일리] 석유화학 업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 재편 공감대가 형성되는 가운데 정부는 실상 기업들에게 자율적 구조조정을 맡긴 분위기다. 하지만 기업 별 입장차이와 대규모 투자 소요로 인한 재무부담으로 인해 업계 전반의 체질개선은 쉽사리 이뤄지기 어려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사업재편·구조조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단기간 내 공장 통폐합 등 가시화된 구조조정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산 범용 제품 저가 공세로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기업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어서다. 사업조정을 진행하면 필연적으로 특정 기업은 단기간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어느 기업을 중심으로 공장 통폐합 등을 진행해야 하는지 합의하기 어려우며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손실을 겪고 있는 비중이 달라 시급성에 대한 기업의 내부 인식도 상이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범용 제품에 해당하는 기초화학·석유화학 분야 사업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은 사업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비교적 크지만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는 LG화학은 손실을 감당할 여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 기준 사업 비중을 보면 기초화학은 63.2%, 첨단소재는 25%, 정밀화학은 7.6%, 전지소재는 4.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지난해 기준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52.4%, 석유화학이 38.1%, 첨단소재가 5.4%, 생명과학이 2.6%, 공통 및 기타부문이 1.6%로 구성돼있다. 이러한 차이는 실적을 통해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 추정액이 5조2341억원, 영업손실 1406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에 머무를 예정이다. 반면 LG화학은 같은 시기 매출 12조573억원, 영업이익 154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도 롯데케미칼은 손실 규모를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 원자재 등 기초산업은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에 속한다고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맞이한 침체가 단순 하락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적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적극적인 사업 재편을 이루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더라도 앞으로의 유의미한 반등은 힘들거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LG화학이 늦장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LG화학은 첨단소재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규모가 5.4%로 크지 않은 상황이며 올해 시설투자 규모도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한 LG화학의 최근 흑자 전환 기대는 외부 시장요인 및 LG엔솔 수익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 지원금 영향이 커 실질적인 경쟁력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당초 계획해둔 올해 시설투자를 2조5000억원~2조7000억원 규모에서 1조원 이상 타이트하게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에너지 업계 전문가는 "석유화학 등 국내 기초산업은 대규모 사업재편 및 고부가가치 전환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과 경쟁할 방법이 없다"며 "기업 위주로 사업 재편이 이뤄져야 하는데 기업 간 이해관계가 달라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2025-04-22 15: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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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벤처스, '엘캠프 실리콘밸리 4기' 개최…유망 스타트업 美 진출 지원
[이코노믹데일리] 롯데벤처스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미국 시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한 '엘캠프 실리콘밸리(L-CAMP Silicon Valley) 4기' 프로그램을 21일부터 25일까지(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엘캠프 실리콘밸리'는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스타트업에게 현지 네트워크 구축, 투자 유치 기회 제공, 시장 진출 노하우 전수 등을 지원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롯데벤처스는 '1세대 글로벌 창업가'인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개척정신을 계승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2021년 1기를 시작으로 지난 3기까지 총 32개의 스타트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이번 4기에는 11: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아타드(클라우드) △알파카엑스(보안) △티넬(반도체) △메타디엑스(헬스케어) △플루언트(AI) △벨테라퓨틱스(디지털 치료제) △서울다이나믹스(로봇) 등 총 7개 사가 참여한다. 롯데벤처스는 각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잠재력, 구체적인 사업 계획, 실행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참가 기업을 선발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롯데벤처스 미국 지사의 현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IR(기업소개) 행사에 참석하는 투자자 규모를 지난 행사 대비 3배 이상인 70여 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는 참여 스타트업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 첫날인 21일에는 '한국 창업자 & 벤처캐피탈 믹서(Korean Founders & VC Mixer)'라는 주제로 패널 토론회가 열렸다.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 지사장의 진행 하에 LFX 벤처 파트너스, 브로드웨이 벤처 파트너스, 케세이 이노베이션 등 현지 투자 경험이 풍부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여해 미국 시장 진출 전략, 투자 유치, 리스크 관리, 문화적 장벽 극복 방안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 7개 참여 스타트업은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핵심 기술과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하는 IR 피칭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부터는 미국 시장 진출 및 창업 경험이 풍부한 선배 창업가들의 강연과 워크숍이 이어진다. 황유라 퍼플렉시티 아태 지역 파트너십 총괄, 김진우 라이니 CEO, 이동희 싱클리 CEO, 박세혁 몰로코 CIO 등이 연사로 나서 생생한 현지 진출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실리콘밸리 베테랑 투자자인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와 한기용 산호세 주립대 겸임교수의 강연도 마련돼 있다. 참가 스타트업들은 행사 기간 중 한국혁신센터(KIC) 실리콘밸리가 주최하는 'Deep Konnect 2025' 행사에도 참여해 현지 VC 및 산업계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김승욱 롯데벤처스 대표는 "미국 지사, 베트남 법인, 롯데벤처스 재팬 등 현지 거점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경을 초월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며 "해외 진출 잠재력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하고,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투자 유치 등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025-04-22 1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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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해외 체크카드 강세…'하나, 신한 양걍 체제'
[이코노믹데일리]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서 올해 1분기 카드사의 해외 결제 실적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의 사용 증가가 두드러졌으며, 트래블카드 중심의 결제 수요는 하나카드와 신한카드가 주도하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신한, 현대, 삼성, 하나, 우리, KB국민, 롯데, BC)의 올해 1분기 해외 개인 카드 결제 금액은 총 4조932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163억원)보다 11.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체크카드 결제 금액은 1조5742억원으로 전년(1조608억원) 대비 48.4%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신용카드 일시불 결제 금액은 3조3579억원으로 전년(3조3555억원) 대비 증가 폭이 0.07%에 불과했다. 업계는 체크카드가 트래블카드 수요를 이끄는 배경으로 낮은 수수료와 실용적인 혜택을 꼽는다. 신용카드에 비해 연회비 부담이 없고, 환율 우대와 해외 결제 수수료 면제 같은 조건이 더욱 유리해 2030세대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체크카드 사용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래블카드 시장을 선점한 하나카드와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신한카드의 실적이 돋보인다. 하나카드는 2022년 업계 최초로 '트래블로그'를 출시한 이후 안정적인 고객 확보에 나섰고, 올해 1분기 해외 체크카드 결제 금액은 70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전체 해외 체크카드 결제 금액 중 약 45%를 차지한 것이다. 신한카드 역시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해외 체크카드 결제 금액은 5014억원으로, 전년(2133억원)보다 무려 135.07% 급증했다. 전체 점유율도 20%대에서 30%대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실속형 혜택을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선택지가 됐다"며 "체크카드 중심의 상품 전략이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은행계 카드사는 외환 기능 제약으로 트래블카드 상품 출시가 어렵다. 이에 일부 카드사는 핀테크와 협업해 우회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BC카드는 외화결제 핀테크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외화 충전·결제가 가능한 '내 외화머니' 서비스를 지난달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해외 결제와 ATM 수수료 면제 등 기존 트래블카드와 유사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각 카드사들은 여행 특화 상품 출시, 마일리지 적립 확대, 프로모션 강화 등을 통해 하반기 해외여행 성수기를 겨냥한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한 트래블카드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환 수수료 절감, 실시간 환율 반영, 글로벌 제휴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사가 시장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래블카드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고객의 여행 경험을 지원하는 맞춤형 금융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카드사들의 전략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04-22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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