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 정확한 뉴스와 깊이 있는 분석
금융
산업
생활경제
IT
ESG
건설
정책
피플
국제
이슈
K-Wave
전체기사
검색
패밀리 사이트
아주경제
아주로앤피
아주일보
회원서비스
로그인
회원가입
지면보기
네이버블로그
2025.11.25 화요일
비
서울 8˚C
안개
부산 11˚C
비
대구 10˚C
안개
인천 9˚C
흐림
광주 9˚C
흐림
대전 9˚C
흐림
울산 14˚C
흐림
강릉 11˚C
흐림
제주 13˚C
검색
검색 버튼
검색
'다크 앤 다커 모바일'
검색결과
기간검색
1주일
1개월
6개월
직접입력
시작 날짜
~
마지막 날짜
검색영역
제목
내용
제목+내용
키워드
기자명
전체
검색어
검색
검색
검색결과 총
1
건
개발 명가의 추락…'인조이'와 IP 리스크에 흔들리다
[이코노믹데일리] “우리의 비전은 강력한 IP를 확보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난 23년 1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에서 회사의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테라’와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개발 명가’의 자부심 위에 유망한 외부 게임을 발굴해 서비스하는 퍼블리싱 엔진까지 장착하겠다는 포부였다. 그러나 25년 11월 현재, 그 약속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자체 개발력의 정수를 담겠다던 신작은 기술적 한계에 막혀 출시가 밀렸고 외부에서 들여온 IP들은 줄줄이 법적 분쟁이라는 ‘소송 리스크’에 휘말렸다. 크래프톤은 지금 ‘개발 명가’의 정체성을 잃은 채 리스크만 뒤쫓는 ‘IP 사냥꾼’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인조이(inZOI)’…화려한 그래픽이 부른 ‘최적화 참사’ 크래프톤의 개발 역량이 얼마나 퇴보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가 바로 기대작 ‘인조이(inZOI)’다. ‘심즈’의 대항마로 주목받았던 이 게임은 당초 2024년 말 출시 예정이었으나 2025년 3월 28일로 출시를 연기했다. 회사는 “완성도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실사 그래픽을 고집하다 발생한 ‘최적화 실패’가 본질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는 수백 명의 NPC가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내는 변수를 처리해야 하기에 CPU 부하가 극심하다. 여기에 고사양을 요구하는 언리얼 엔진5을 결합하면서 일반적인 게이밍 PC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과체중 게임’이 되고 말았다. ‘심즈’ 시리즈가 1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사양 노트북에서도 부드럽게 돌아가는 ‘범용성’이었다. 해당 장르의 주요 소비층은 고사양 장비를 갖춘 하드코어 유저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들이다. 그러나 ‘인조이’는 400만원대 PC가 아니면 구동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 얼리 액세스에서는 “슈퍼컴퓨터가 있어야 인생을 살 수 있느냐”는 비아냥까지 쏟아졌다. 콘텐츠의 깊이 역시 논란이다. “시각적 표현은 압도적이지만 정작 할 게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의 외형은 그럴듯하지만 그 안에서 사용자가 몰입할 만한 서사나 상호작용의 밀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 퍼블리싱 강화의 그늘…‘검증’ 대신 ‘한탕’을 좇았나 내부 개발작이 흔들리자 크래프톤은 외부 화제작의 IP 확보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 선택은 결국 최악의 자충수가 되어 돌아왔다.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판권을 확보한 ‘다크 앤 다커 모바일’과 ‘팰월드 모바일’ 모두 원작사가 각각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특허 소송 등 심각한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소송 리스크를 안고 있는 IP를 굳이 거액을 들여 들여온 셈이다. 특히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은 아이언메이스의 ‘다크 앤 다커’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그러나 해당 IP는 아이언메이스와 넥슨 간 표절 공방이 이어지며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확대되자 크래프톤은 아이언메이스와의 협력 관계를 급히 정리했고 게임명도 ‘어비스 오브 던전’으로 변경하며 분쟁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본질적 완성도나 기업 윤리 리스크를 검증하기보다 즉각적인 트래픽과 화제성에만 집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자체 IP를 차근차근 쌓아 올리는 대신, 남이 만들어 놓은 화제성에 편승해 단기 성과를 노린 ‘조급증’이 가져온 결과라는 것이다.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명분으로 진행된 무분별한 확장은 결국 ‘소송 리스크 전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크래프톤에 되돌아왔다. ◆ ‘블루홀’의 초심 잃고, 숫자만 남은 거인 더 큰 문제는 크래프톤이 외부 IP 확보에 몰두하는 사이 회사의 핵심 기반인 내부 개발 파이프라인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차기 슈터 기대작 ‘프로젝트 블랙 버짓’이다. 이 작품은 태평양 표준시 기준 12월 12~14일과 19~21일, 북미·유럽·아시아 지역에서 스팀(Steam)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블랙 버짓’은 지난 22년 11월 지스타(G-STAR)에서 장태석 총괄 PD가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참여하는 샌드박스 기능을 갖춘 차세대 오픈월드”를 표방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야심 찬 비전이 현실적 제약 속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된다. 메타버스급 플랫폼을 지향하던 초기 기획은 축소되고 시장에 흔한 범용 슈팅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크래프톤이 R&D 투자에 대한 일관성과 뚝심을 잃었다는 신호다. 회사의 모태인 블루홀은 집요한 기술 도전으로 ‘테라’라는 걸작을 만든 회사였다. 그러나 지금의 크래프톤에서는 그러한 장인정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역량을 응축해야 할 시기”라는 경영진의 화려한 수사와 마케팅 비용으로 버틴 재무 숫자만 남아 있다. 크래프톤은 지금 ‘속도’보다 ‘방향’을 점검해야 한다. ‘인조이’의 최적화 실패를 교훈 삼아 기본기를 재정비하고 외부 IP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무너진 내부 R&D 역량을 다시 세우고 법적 리스크가 없는 자체 IP를 창출하는 것만이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원툴’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자격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2025-11-25 06:00:00
처음
이전
1
다음
끝
많이 본 뉴스
1
[단독]한화에너지·한화솔루션 '집안 싸움'...법원, 강제조정 돌입
2
상법 개정에 롯데'표정관리'·금호석화 '지지'·LG화학 '무관심'
3
[크래프톤 심층해부 ①] '1조 클럽'의 역설…왜 개인 투자자는 크래프톤을 떠나는가
4
"안일했다" 고개 숙인 엔씨…'아이온2', 첫날부터 무너진 '완전판'의 약속
5
기준금리 4차례 연속 동결 예상…집값·대출·환율 '3중고'
6
삼성전자, D램 1위 탈환…SK하이닉스 다시 제쳤다
7
포스코 포항제철소서 청소업체 직원 3명 쓰러져 병원 이송...화학물질 흡입
8
10년째 표류하는 GBC, 현대건설의 '침묵 리스크'가 실적을 옥죈다
영상
Youtube 바로가기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원·달러 1500원 시대, 구조적 약세와 정책 불확실성이 빚은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