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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푸른게부터 황소개구리까지...외래종의 침입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8월 이탈리아에서 외래종 푸른게(Blue Crab)가 급속히 번식하며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나라에서는 “저거 간장게장 해 먹으면 딱인데?”하는 말이 돌았다. 이탈리아 베네토주에선 푸른게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 문제가 됐는데 이 푸른게가 식재료로 주로 사용되는 조개, 홍합, 굴, 도미 등을 먹어 치우며 수산물 생태계를 파괴하고 양식업에도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푸른게는 원래 미국 동부의 해안에서 자생하던 종으로, 이탈리아를 포함한 지중해로 확산돼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미국 동부 지역에 살던 푸른게가 지중해에 출몰하게 된 데에는 인간의 활동, 즉 수입 및 수출, 해양 교통 등이나 기후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은 다른 지역에서 건너와 번성하거나 급증해 피해를 입히는 푸른게와 같은 외래종 사례들이다. ◆황소개구리(Rana catesbeiana) 황소개구리는 원래 북미에서 자생하던 개구리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왕성하게 번식하고 있다. 특히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황소개구리는 외래종으로 들어와 빠르게 번식하며 원주민 개구리들을 위협해 멸종위기종으로 만들고 있다. 유럽에서는 황소개구리가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고, 원래 이곳에서 살던 다른 개구리와 양서류의 서식지까지 위협하고 있다. ◆아프리카초원돼지(African Wild Pig, Sus scrofa) 아프리카초원돼지는 원래 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종이지만 남미, 아시아 등 다른 대륙에 전파되면서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와 유럽 등지에서 이들 아프리카초원돼지가 한층 빠르게 번식하고 있으며 현지 농업과 자연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 아프리카초원돼지는 특히 번식력과 적응력이 뛰어나 유럽 및 다른 대륙의 지역에서 원래 자생하던 식물과 동물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다른 야생 동물의 서식지와 식생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래무지 (Asian Shore Crab, Hemigrapsus sanguineus) 모래무지는 원래 아시아 동부에서 자생하는 갑각류로 1980년대에 미국 동부의 해안 지역으로 확산됐다. 이 종은 빠르게 번식하며 미국 동부 및 캐나다의 연안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유종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래무지는 다른 조개류와 해양 생물을 주요 먹이로 삼기 때문에, 지역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원주민들이 채취하는 조개류의 개체 수에 위협을 주고 있다. ◆쥐(House Mouse, Mus musculus) 쥐는 전 세계적으로 번식하고 있으며 특히 인간의 활동에 의해 많은 지역으로 확산됐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자생하던 쥐는 다른 대륙으로 빠르게 번식하면서 해당 지역 원주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위협하는 문제를 일으킵니다. 쥐는 여러 생태계에서 주요한 포식자로, 원주민 식물과 동물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뉴질랜드와 같은 섬 지역에서는 상위 포식자가 없기에 쥐가 고유종들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외래종 증가 기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기온 상승 및 서식지 변화로 인해 많은 외래종들이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중해와 같은 따뜻한 해양 환경에서는 더 많은 열대 및 아열대 동식물들이 번성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원래 자생하던 동식물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거나 사라지며 새로운 외래종들이 번성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인간의 활동, 기후 변화, 국제적인 무역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동한다. 푸른게와 같은 사례는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통제하거나 관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료 도움=챗GPT]
2025-05-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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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 4월 22일…지구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는 날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2일, 집안이나 사무실 불을 끄고 모처럼 밤하늘의 별을 즐기는 지구의 날 행사에 참가해보셨나요? 일순간 도시의 불빛이 사라지고 깜깜해지는 장면은 매년 4월 22일 우리들의 하나뿐인 소중한 지구의 날임을 되새기게 됩니다. 더불어 지구 역시 저 수 많은 별들 중 하나라고 느끼며 다가오는 막중한 우주의 무게감에 절로 겸손한 마음이 들게 됩니다.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 22일 첫 지구의 날 행사가 열렸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부터 민간단체가 행사를 주최해 오다 2009년부터 정부가 기후변화주간을 지정해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지요. SF영화 장르를 보면 지구 환경이 오염돼 더 이상 살 수 없게 됐거나 핵전쟁 등으로 지구가 파괴돼 머나먼 우주로 제2의 지구를 찾아 기나긴 여행을 떠나는 한 부류의 SF 영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구 탈출 여행은 성공적인 결말을 보여주지 못합니다...현실은 아니지만 안타깝지요. 혹성이 충돌해 멸망하는 지구의 운명을 다룬 가장 최근 영화 중 하나가 넷플릭스의 코미디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2021년)입니다. 6개월 뒤 혹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낸 한 대학 교수와 그 조교가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남들이 이해 못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나중에는 이러한 사실이 공식화된 뒤 일부 돈 많은 사람들은 지구 탈출선 티켓을 차지하는 행운을 누리지요. 그런데 정작 그들도 목적지 행성에 도착해 환상적인 풍경을 구경하다 거대 식충식물에 머리부터 끌려 들어가 잡아먹혀 버린다는, 누구에게도 해피 엔딩은 없다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좋을지 모를 영화였습니다. 지금의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내일 지구가 망하더라도 나는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던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의 시대를 초월한 통찰력에 다시 한번 존경을 표하게 됩니다. 혹시 지난 22일 지구의 날 소등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지구의 날인 이번 주 전체가 환경부 선정 ‘기후변화주간(4월 21~25일)’이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지구의 날을 맞아 탄소중립 인식을 높이고 실천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21일 서울 마곡 코엑스에서 개막행사를 갖고 이번 주 금요일까지 전국에서 개별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번 기후변화주간의 슬로건이 ‘해보자고 기후행동! 가보자고 적응생활’입니다. 이 지점에서 “묻고 더불로 가”란 영화 ‘타짜’의 대사가 생각나는 건 저뿐인까요? 안타깝게도 우리 신문이 발행되는 24일 이후 이틀간 경험할 수 있는 행사는 ▲24일 △탄소중립포인트 참여기업 간담회(24일 오후 2시 30분~4시, 서울역 삼경교육센터) △청소년 탄소중립 오픈 이노베이션 워크숍 온라인(탄소중립실천포털) △탄소중립포인트 지방자치단체 교육(24~25일, 온라인) 등이 계획돼 있습니다. 이어 ▲25일에는 △‘찬란한 멸종’북 콘서트(오전 11시~오후 12시 50분, 서울 강남 최인아책방) △지구를 위한 재활용 체험교실(오후 12시 50분~오후 2시 20분 대구 월곡초등학교) 등도 있답니다. 기후변화주간 행사가 너무 짧다면 지난 16일부터 시작돼 5월 20일까지 열리는 ‘기후변화주간 동행 발자국’ 행사들이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 전시, 팝업, 북콘서트까지 기후변화주간 온·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해 몸소 체험할 수 있어요. 이 같은 행사 참여를 하며 느낀 소감과 인증샷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네이버페이 2만원권을 지급한답니다. 당첨자 발표는 5월 30일이고요. 여기서 꿀팁 하나! 기후변화주간 동행 발자국’ 행사에는 참여 행사가 많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대요! ‘헬로, 지구씨’, ‘2025년 기후변화주간 특별전’, ‘북 콘서트 소문내기’ 이벤트와 ‘H&M OOTD’ 이벤트는 자동 참여가되구요. 지구도 챙기고 운이 좋으면 네이버페이도 챙기는데, 더 열심히 참여할수록 당첨 가능성이 더 높다니, 우리 한 번 달려볼까요? 행사 관련 정보는 환경부 인터넷 누리집에 개설된 ‘2025 기후변화주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2025-04-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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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코노믹데일리] 2013년부터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 35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는 삶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교황은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으로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도록 우리를 가르쳤으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14일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폐렴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입원 중 고용량 산소 치료와 수혈을 받기도 했으나, 3월 23일 퇴원 후 활동을 재개하며 부활절 미사를 집전하는 등 건강을 회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부활절 다음 날 갑작스럽게 선종 소식이 전해져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지도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1282년 만의 비유럽권 출신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이다. 그는 즉위 직후부터 허름한 구두와 철제 십자가, 소형차 이용, 교황 관저 대신 공동 숙소 생활 등 파격적이고 소탈한 행보로 '청빈한 교황'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는 젊은 시절 공장에서 일하며 학업을 병행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임 기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가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를 더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진보적인 개혁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가톨릭 내 보수 진영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힘썼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에 기여했으며, 미얀마, 이라크 등을 직접 방문해 분쟁과 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평화적 해결과 민간인 보호를 촉구해왔다.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으며, 특정 교구 중심의 추기경 임명 관행을 깨고 변방 지역에서도 추기경을 발탁하는 인사 개혁을 단행하기도 했다. 한국의 유흥식 추기경 역시 이러한 개혁의 일환으로 임명됐다. 현재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에서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은 138명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베네딕토 16세와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각각 23명, 5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아시아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하는 등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 교황은 최근 몇 년간 무릎 문제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복부 수술을 받는 등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건강 악화로 인한 사임설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교황 본인은 생전에 사임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는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교황은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갑작스러운 선종 소식에 전 세계 지도자들과 종교계 인사들의 애도 성명이 이어지고 있으며, 각국 가톨릭 교회는 추모 미사와 기도를 통해 고인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2025-04-21 18: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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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의 산불, 100년의 눈물...기나긴 생태계 복원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21일 경남 청송에서 시작해 동으로는 지리산, 서로는 울산과 영덕항, 북으로는 경북 안동까지 불길이 뻗친 동시다발적인 대형산불은 우리 산하에 처참한 상흔을 남겼다. 10일간 이어진 대형산불의 피해 면적은 4만8239헥타르(ha), 이는 지난해까지 10년간 기록된 대형산불 피해 면적 전체(4만19ha)를 단숨에 훌쩍 뛰어넘는다. 대형산불은 숲만 태운 것이 아니라 주택과 농업시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불태우고 숲에서 살아가던 수많은 생명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땅 위에서 살던 동물들은 물론 날아다니는 새와 땅속 생물, 하다못해 생태계의 가장 마지막 고리인 미생물까지 고열에 생명력을 잃었다. 그간 대형산불은 주로 강원과 동해안 지역에서 3~4월 집중적으로 발생해왔다. 이 지역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지형적 특성에 따른 건조한 날씨와 함께 △양간지풍이라 불리는 강풍이 불고 △인화력이 강한 소나무 단순림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 번 산불이 나면 대형산불로 확산되기 쉬웠다. 그런데 이번 산불은 대부분 실화로 시작된 뒤 건조한 봄 날씨, 시속 8km가 넘는 이례적인 강풍으로 인해 대형산불이 사방으로 번졌다. 한쪽이 바다에 면해 불길이 번지는데 한계가 있던 강원‧동해안 산불과 달랐다. 특히 경남북은 예로부터 자생적으로 자라난 소나무가 많은 지역이었다. 소나무는 불에 타면 송진이 나오며 마치 코르타르와 같은 성질을 가져 일반 나무보다 오래 타며 옆나무에 들러 붙기 일쑤인 특징을 가져 진화에 애를 먹이는 수종이다. 하필 이번 대형산불이 발생하기 전 산불이 발생한 경남‧경북 지역은 환경부가 지정하는 ‘생태‧자연도 2025년’ 편에서 “지난해 대비 식생‧지형자원의 보전 가치가 증가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확대해 1‧2등급 지역 비율은 각각 0.3%p 증가”한 곳으로 분류돼 있었다. 생태‧자연도는 1998년 제정된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2007년 4월부터 전국자연환경조사, 백두대간보호지역생태계조사, 멸종위기야생생물전국분포조사 등 15개 조사자료를 근거로 지역을 평가해 매년 공개돼왔다. 그나마 지난해보다 식생‧지형자원의 보전가치가 증가하고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확대된 곳을 화마가 삼켜버린 것이다. 산불로 인한 피해는 경제적‧사회적 피해도 크지만 가장 큰 것이 생태학적 피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산림이 훼손되면서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생물 다양성이 감소한다. 토양의 영양물질이 쉽게 빠져나가고 산사태 발생이 쉬워진다. 산불로 인해 발생하는 재와 연기로 인해 산성비와 대기오염이 증가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된다. 산불 지역은 산사태 위험도 높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전북 남원지역 산불피해지를 조사한 결과 산사태 발생 비율이 일반 산림지역에 비해 200배나 높았다. 산불피해 지역은 토양의 물리적 성질이 약해져 빗물이 흙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지표면으로 빠르게 흘러 많은 양의 흙을 쓸고 내려가게 되기 때문이다. 산불 피해지 복원은 조사와 분석을 통해 피해 정도 파악이 가장 먼저 수행된다. 산불 직후에는 2차 피해로 인한 재산이나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응급복구를 시행한다. 응급복구 후에는 피해지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항구복원 계획을 수립한다. 항구복원은 산불피해지를 경제적, 생태적, 경관적, 환경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산림으로 복원하기 위한 것으로 자연복원과 조림복원으로 나눠진다. 자연복원은 보전 가치가 높고 자연적인 복원 능력이 있는 산림을 대상으로 최소한의 관리만으로 숲이 스스로 복원되도록 돕는 방법이다. 산불 피해를 입었더라도 수관층이 살아 있거나, 피해지에 움싹이 많이 발생하는 등 다시 숲이 살아날 수 있는 지역에 주로 적용된다. 조림복원은 산림의 기능을 고려해 나무를 심거나 산불에 강한 숲인 내화수림을 조성하는 과 정이다. 복원 이후에도 숲이 제대로 복원되고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러한 식생을 하고도 숲이 한번에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어류가 복귀하는 데에는 통상 3년, 물과 뭍을 오가는 양서류나 무척추동물이 되살아나는 데는 9년, 땅 속에 살던 개미류가 복원하는 데에는 무려 13년이 걸린다”고 생태계 복원의 기나긴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조류가 정착하는 데는 19년, 숲이 형성되는 데는 30년, 야생동물이 정착하는 데는 통상 35년이 걸리며 숲의 토양이 화재 이전의 생태계를 다시 회복하는 데는 100년이 걸린단다. 우리 앞에 생태계 복원을 위한 새로운 100년이 열린 셈이다.
2025-04-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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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 화재와 닮은꼴…최근 우리나라 봄철 화재
[이코노믹데일리] 2025년이 시작된 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은 지난 1월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엔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LA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돌풍을 타고 확산하다 다른 산불과 합류하며 통제 불능 수준의 산불이 6일 이상 이어졌다. LA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올해 LA 화재로 미 소방당국은 최소 24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10만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각종 건축물 1만2000여채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특히 헐리우드 부촌으로 유명한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처음 불길이 일며 유명 인사들의 집도 줄줄이 화마의 피해를 입었다. 25일 현재 경북 의성에서는 나흘째 꺼지지 않는 산불이 밤사이 크게 번져 이날 오전 5시 기준 산불 영향 구역이 1만2000ha로 늘었다. 이는 지난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2만3913ha), 2022년 3월 경북 울진·강원 강릉·동해·삼척 산불(2만523ha)에 이어 국내 산불 피해 규모로는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소방청은 경북 의성 지역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24일 안동 지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국가 소방동원령을 추가 발령했다. 한편 경남 산청과 김해 산불 역시 25일 기준 각각 발생 닷새째, 나흘째에 접어들었으나 불길의 기세가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의성 산불로 인해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운람사가 전소됐다.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의 농기구와 전답이 다 타버려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산림청 등은 지난 21일부터 24일 오후 8시까지 발생한 주요 산불은 경남 산청·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충북 옥천 등 5건으로, 피해 면적은 1만584㏊로 집계됐으며 이는 여의도 면적(약 290㏊)의 36.5배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 1월의 LA 화재와 최근 우리나라 중남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봄철 화재 사이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생성성 인공지능(AI) 챗GPT는 “이 두 지역 화재 모두 환경적‧사회적 요인들이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이며 특정 시점에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건조한 기후와 고온 △강한 바람 △인간 활동과 방심 △산림과 식생 △기후변화를 공통점으로 짚어냈다. 건조한 기후와 고온: LA는 건조한 기후와 고온의 날씨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과 가을은 매우 건조해져서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 우리나라 역시 봄철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다. 이 시기에는 강수량이 적어 대기 중 습도가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화재 위험이 커진다. 이번 산불 발생한 지역 중 한 곳인 울산의 경우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6일까지 건조주의보가 41일째 내리기도 했다. 건조주의보는 목재 등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실효습도'가 35% 이하인 상태로 이틀 이상 계속될 것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강한 바람: LA에서는 ‘산타아나 바람’이란 강한 바람이 자주 발생한다. 이 바람은 화재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다. 특히 가을과 겨울 강하게 불어 화재가 빠르게 퍼지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도 봄철 강한 바람이 불며, 특히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바람이 화재를 확산시키는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봄철 산불이 빈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바람과 건조한 날씨가 결합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산불이 발생한 경북 의성 등 지역에서는 초속 25m 이상 강한 바람이 불어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됐다. 인간 활동과 방심: LA는 화재는 종종 인간의 실수나 방심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캠핑이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불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봄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며 캠핑, 소각, 담배를 피우는 등 인간의 부주의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올봄 가장 큰 화재로 평가되는 경북 의성 화재도 제초기에서 튄 불똥이 마른 풀을 태우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과 식생: LA는 광범위한 산림 지역을 가지고 있으며 그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특히 건조한 풀들과 나무들이 불길을 빠르게 퍼뜨린다. 우리나라에서도 봄철 나무와 풀들이 건조해져 산불 위험이 높아진다. 산불은 대개 고온 건조한 날씨와 함께 발생하며 산림이 넓은 지역에서 쉽게 번진다. 기후변화: 두 지역 모두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도록 만든다. 기온 상승, 강수량 부족, 이상 기후 등으로 인해 화재 발생이 더욱 자주 유발하게 된다. 챗GPT는 “결국 두 지역 모두 기후변화와 자연환경의 특성, 인간 활동이 결합해 봄철 화재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2025-03-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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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아오포럼 2025 연차 총회 개막…2000명 대표 하이난에 집결
[이코노믹데일리]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 아시아포럼(Boao Forum for Asia, BFA)' 2025 연차총회가 지난 25일 중국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성대하게 개막됐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아시아의 미래 공동 창조(在世界变局中共创亚洲未来)'이며 △세계 변화 속에서 신뢰 재구축과 협력 촉진 △성장을 통한 세계화의 재균형과 포용적 발전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이행을 통한 글로벌 도전 대응 △인공지능(AI) 응용·거버넌스 강화와 혁신 발전 추진 이라는 네 가지 주요 의제에 맞춰 28일까지 40여 개의 다양한 세부 행사들이 진행된다. 25일 오전 연차총회 기자회견이 보아오포럼 미디어 센터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포럼 사무총장인 장쥔(张军)은 2025년 포럼 준비 상황을 설명하고, 주요 보고서인 '아시아 경제 전망 및 통합 과정 2025년 보고서(亚洲经济前景及一体化进程2025年度报告)'와 '지속 가능한 발전의 아시아와 세계 2025년 보고서(可持续发展的亚洲与世界2025年度报告)'를 발표했다. 장쥔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오늘날 세계는 지난 세기 이래 가장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일방주의, 보호주의, 강권 정치가 새로운 발전을 보이며 세계 안정과 경제 회복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국제 사회의 우려와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보아오포럼 2025년 연차총회는 더욱 중요한 현실적, 장기적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아오포럼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포럼 중 하나이며, 새로운 상황 하에서도 변함없이 지역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경제 세계화와 다자주의를 옹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차총회의 주제는 시대의 주요 과제와 도전에 부합하며, 변화 속에서 발전 방향을 더 잘 파악하고 공동 발전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사무총장은 "이번 총회를 통해 국제 사회에 신뢰 유지, 단결 협력, 어려움 극복, 미래 개척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여러 면에서 세계 발전의 선두에 서 있으며 밝은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며 "세계는 아시아의 미래에 희망을 가질 이유가 있고 아시아 또한 세계의 미래에 자신감을 가질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쥔 사무총장에 따르면 올해 연차총회에는 60여개 국가 및 지역에서 약 2000명의 대표와 약 150개 언론 기관에서 1100명 이상의 기자가 참가했다. 이번 연차총회는 다채로운 행사와 유연한 조직 형태로 전방위적인 대화와 교류를 위한 넓은 공간을 제공했다. 주요 연설, 분과 포럼, 원탁 회의 등을 포함하며,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 기회 창출을 위해 한국, 중국, 일본, 호주 기업 간 대화 등 다양한 기업 간 대화 세션도 마련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인 딩쉐샹(丁薛祥)은 27일 열리는 공식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며, 각국 정상, 포럼 이사 및 기업 대표들과 회견 및 좌담회를 갖고 중국 측의 입장과 주장을 설명하며 협력 강화와 공동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와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라오스 총리 송사이 시판돈, 방글라데시 임시 정부 수석 고문 모하마드 유누스, 미크로네시아 연방 부통령 팔리크, 몽골 제1부총리 겸 경제개발부 장관 춤바다린 간투무르,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 로만 스클랴르, 러시아 부총리 알렉세이 오버추크 등 여러 국가의 지도자들이 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대화에 참여할 예정이다. 각국 정상 외에도 약 120명의 각국 장관급 고위 관료, 약 30명의 국제 및 지역 기구 대표, 수많은 기업 지도자 및 저명한 학자를 포함한 300명 이상의 주요 인사들이 관련 의제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보아오포럼 이사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부이사장인 저우샤오촨(周小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겸 인민은행 전 행장,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전 대통령, 리자차오(李家超)홍콩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천하오후이(岑浩輝) 마카오 특별행정구 행정장관, 쑨웨이둥(孙卫东) 중국 외교부 부부장, 류전민(刘振民)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 등이 포럼에 참석했다. 기업 대표로는 레이쥔(雷军) 샤오미 그룹 창업자이자 회장 겸 CEO, 화타오(华涛) 우량예그룹 부회장 겸 총경리, 후바이산(胡柏山) 비보(vivo) 집행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 장야페이(蒋亚非) 화웨이 기술 유한회사 수석 부사장, 정은태 SK 중국 사장, 박국철 현대자동차그룹(중국) 부사장 등이 포럼의 다양한 부대 행사에 참석 예정이다. 한편 2001년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인 보아오 아시아포럼은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 타운에 본부를 두고 있다. 아시아 경제 통합과 지역 협력 촉진을 목표로 정부, 기업 및 학계 지도자들에게 고위급 대화 플랫폼을 제공하며 '아시아의 다보스포럼' 이라 불린다. 보아오포럼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대화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으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협력 메커니즘 논의를 촉진해 왔다. 그 성과는 아시아 정책 결정 및 비즈니스 협력에 중요한 참고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보아오 왕해나 기자]
2025-03-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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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하는 봄날
[이코노믹데일리] 봄이다. 봄이 왔다. 하지만 아직 봄날은 아니다. 고운 봄꽃이 피어도 모자랄 판에, 3월 중순도 지나 폭설이라니. 아침 출근길, 차창 밖으로 스치는 가로수 가지마다 피어난 눈꽃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그리고 슬펐다. 우리가 알던 봄은 사라졌구나, 싶어서. 기후변화로 길을 잃은 우리의 봄날은 어디로 간 걸까. 기상청 분류상 봄이 시작되는 3월 1일 연휴에도 폭설이 내리더니, 춘분(春分)을 며칠 앞둔 지난 17일 아침 출근길은 밤새 내린 눈으로 온통 새하얀 눈 세상이었다. 그 뒤로도 며칠간, 바깥 날씨는 참으로 매정했다. 잠시 햇볕이 따사로울 뻔하면 가차 없는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다. 눈은 더 오진 않을 듯해 보이나 이 즈음 서울 광화문의 빌딩 숲 사이에 부는 바람은 매섭기 짝이 없다. 잠시만 빌딩 숲 사이를 걸어도 북극 대기에서 바람을 타고 전해진 한기에 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기후변화와 함께 3월은 겨울과 봄이 혼재하는 시기가 돼 버렸다. 3월의 겨울과 봄 혼재는 서울 광화문 광장의 혼돈과 닮아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재판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둘러싸고 한쪽에서는 탄핵 촉구를, 다른 한쪽에서는 탄핵 기각을 외치는 양극단의 목소리들이 낮과 밤 가리지 않고 울려 퍼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절박해지고, 극단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헌재의 탄핵 판결일 예고가 나올 것으로 가장 강력하게 예상됐던 지난 19일, 헌재는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이날 윤 대통령 판결 관련 공지가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주로 미뤄진 것이다. 윤 대통령 사건은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가운데 가장 긴 현재 평의란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기록 경기인 프로야구도 아니고, 이를 지켜보며 결과를 기다리는 국민들은 속이 타들어 가다 못해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지경인데, 헌재는 결정장애라도 걸린 것일까. 지하철 안국역 인근 헌재를 둘러싼 경찰의 방어벽은 나날이 단단해지고, 헌재와 가까운 종로 금은방에는 윤 대통령 관련 헌재 선고 당일 혹시 있을지 모를 미연의 사고 방지를 위해 영업을 하지 말란 경찰 안내문까지 발송됐을 정도로 모두가 예민해졌다. 예민을 언급하니 민감이 떠오른다. '민감’하면 피부나 성격 얘긴 줄 알았는데 계절도, 광장도, 겨울과 봄이 혼재된 와중에 우리나라는 어느새 ‘민감 국가’로 낙인 찍혀 있었다.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막연한 것은 헌재의 판결 지연 역시 마찬가지다. 이젠 어떤 결과가 나와도 새로운 혼란이 어느 정도는 뒤따를 것이란 예상쯤 누구라도 하고 있다. 양극단으로 나뉜 민심도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를 희망하면서도, 설사 희망하던 판결이 나오지 않더라도, 판결 그 자체만으로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란 안도감에 그동안의 긴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헌재의 계절은 어떤지 모르겠다. 헌재 바깥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둘로 쪼개진 민심은 지난 겨울에 이어 겨울과 봄이 혼재된 3월을 온몸으로 견디며 함성이 뒤섞인 혼돈 속에서 헌재 판결 기다리다 말라 죽을 지경이다. 언제까지 이런 혼돈의 봄이 이어질지, 어디선가 표류하는 봄날이 우리 곁에 왔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좀 빨리 왔으면 좋겠다.
2025-03-20 10: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