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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대여 '5년간 125곳'…깡통법인이 활개친 건 제도 공백 때문
[이코노믹데일리] 무면허 시공업자에게 종합건설 면허를 빌려주고 공사금액의 4~5%를 수수한 이른바 ‘깡통법인’ 4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순한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을 넘어, 5년 동안 125개 현장에서 불법 면허대여가 반복될 수 있었던 제도·관리의 공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5일 면허대여 혐의로 종합건설업 운영자 A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알선브로커와 자격증 대여자 등 8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실제 시공 능력 없이 서류만 갖춘 법인을 잇달아 설립해 무자격 시공업자·건축주에게 면허를 제공하고 공사비의 일정 비율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들의 활동 기간과 규모다.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125개 현장에서 공사금액 1274억원 규모의 면허대여가 이뤄졌지만, 관련 기관은 이 기간 제대로 된 적발을 하지 못했다. 공사 착공·준공 신고까지 대행하는 등 사실상 정식 시공업체처럼 운영했던 점을 감안하면, 행정 시스템의 사전·사후 검증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건설기술자 자격증 대여도 관행처럼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에 등록된 기술자들은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지만, 연평균 500만원 지급과 4대 보험 가입 혜택을 받고 자격증만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자 상주 여부에 대한 관리가 형식화돼 있다”며 “서류 검증만으로는 실질적 감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불법법인 4곳에 대한 행정처분을 지자체에 의뢰하고, 범죄수익 15억7000만원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면허대여 공사는 하자와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국민 안전을 침해하는 중대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무면허 업체가 정식 종합면허를 취득하기 어려운 구조, 자본금 요건 부담, 기술자 구인난 등이 면허대여 시장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법 경로로는 영세 시공업체의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렵다”며 “면허 대여 단속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5-11-25 15:39:32
"선제조치했다"던 업비트, 알고보니 범죄자금 유입 후 대응
[이코노믹데일리]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국제 범죄조직의 ‘검은돈’이 국내 대표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흘러들어온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일 최근 캄보디아 가상자산거래소 ‘후이원 개런티’의 자금세탁 혐의와 관련해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를 압수수색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오경석 대표)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모니터링으로 위험을 감지해 선제적으로 조치했으며 수사에 적극 협조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내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후이원 개런티’는 단순한 해외 거래소가 아니다.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지난 5월 ‘자금세탁 우려 기관’으로 공식 지정한 국제 범죄 플랫폼이다. FinCEN에 따르면 후이원은 랜섬웨어, 피싱, 각종 사기 등으로 벌어들인 가상자산을 세탁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다. 이런 고위험 거래소와 국내 5대 거래소 간에 지난해에만 총 128억원이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은 업비트가 지난 3월 “자금세탁 위험성을 포착했다”며 이용자 205명을 경찰에 신고한 것이 발단이 됐다. 업비트는 자료를 통해 “자체 모니터링으로 선제 대응했으며 미국 FinCEN의 지정보다 두 달 앞서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고객정보를 제출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따른 조치”라며 수사 협조 의지를 부각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첫째 업비트의 ‘선제 조치’는 역설적으로 자사의 1차 방어망이 뚫렸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범죄 자금이 유입된 뒤에야 이를 감지했다는 뜻으로 위험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스템 허점이 드러났다. 둘째 “법적 절차에 따른 압수수색”이라는 해명도 납득하기 어렵다. 통상적으로 수사기관이 협조적인 기업으로부터 자료를 받을 때는 ‘임의제출’ 방식을 활용한다. 반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압수수색은 피의사실이 명확하거나 또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거나 기업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할 때 사용하는 강제수사 수단이다. 업비트의 주장대로 완벽한 협조가 이뤄졌다면 경찰이 굳이 영장을 청구해 압수수색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셋째 업비트는 “후이원과의 전체 거래액 128억원 중 자사 비중은 약 3억6000만원으로 3% 수준”이라며 연루 규모 축소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금액이 아니라 국제 범죄조직의 자금세탁 통로로 국내 1위 거래소가 이용됐다는 사실 그 자체다. 1원이라도 범죄 자금이 유입됐다면 이는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경찰에 따르면 후이원과 국내 거래소 간 전체 거래의 약 97%, 금액으로는 124억원에 달하는 자금 흐름은 업비트가 아닌 빗썸 등 다른 거래소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업비트가 3% 거래로 압수수색을 당했다면 나머지 97%가 집중된 거래소들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지 이들 거래소는 후이원의 위험성을 언제 인지해 어떤 대응을 했는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업비트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빠르게 후이원과의 코인 전송을 차단하고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 중”이라며 “한국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련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사후약방문식 대응만으로는 투자자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거래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신뢰도와 직결된 중대 사안이다.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은 특정 거래소에 대한 수사에 그치지 말고 모든 국내 거래소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이고 강도 높은 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5-11-02 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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