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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77년 만에 역사 속으로…'공소청·중수청' 신설 합의
[이코노믹데일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7일 고위 당·정·대 협의를 열고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개편안에 합의했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에 두기로 했다. 이번 개편은 1949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7년간 유지돼온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 체제를 바꾸는 조치다. 수사와 기소를 제도적으로 분리해 권한 집중을 완화하고, 형사사법 체계의 균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중수청은 기존 검찰 특수부 기능을 확장해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내란·외환 범죄 등 7대 중대범죄를 전담한다. 검찰에서 수행하던 상당수 특수 수사가 이관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인력도 함께 이동할 전망이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다만 헌법이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영장을 발부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영장 청구권은 여전히 검사에게만 인정된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으로서 중수청이 영장을 청구할 경우 공소청 검사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두 기관 간 협조 체계가 필수적이다. 중수청을 어디에 둘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으나, 행정안전부 산하로 두는 방안이 최종 채택됐다. 민주당은 권한 분리를 위해 행안부 소속을 주장했고, 법무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권한 집중과 민주적 통제를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절충이 이뤄졌다. 다만 국가수사위원회 설치 여부와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수사기관 간 권한 충돌 가능성과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은 향후 세부 입법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9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관련 세부 법안을 조속히 제출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은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이번 합의는 검찰개혁 논의의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조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 제도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권한 배분의 세부 설계, 기관 간 조정, 통제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은 형사사법 체계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 개편의 성과는 정치적 합의에 그치지 않고,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후속 입법과 운영이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9-07 18: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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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헌정사 두 번째 파면
[이코노믹데일리]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헌정사에서 두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이 됐다. 검사에서 검찰총장을 거쳐 곧바로 대통령에 오른 이례적 이력의 주인공이었으나, 임기 3년도 채우지 못한 채 파면돼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에 맞서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별검사 수사팀장으로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기소했고,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검찰총장 재임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정면으로 수사하며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와 충돌했고, 후임인 추미애 전 장관과는 수사지휘권과 인사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보수진영의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했고,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며 정치 참여를 공식화했다. 같은 해 6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가 됐다. 대선 과정에서 이준석 당시 대표와의 갈등, 김건희 여사 학력·경력 위조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여러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0.73%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집권 후 노동·연금·교육·의료 등 4대 개혁을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원전·방산 수출 등에서 일정한 성과를 냈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과의 정쟁이 지속되며 국정 동력이 약화됐다. 2024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에 과반 의석을 허용하며 국정 장악력은 더 약해졌고, 당정 갈등과 의료개혁 파열음 등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직후 50% 초중반에서 출발했으나, 같은 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는 10% 후반까지 하락했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지속된 상황에서 명태균씨와의 통화 녹취, 공천 개입 논란까지 겹치며 여론 악화가 가속됐다. 결국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하고 김 여사의 공식 활동 중단 및 인적 쇄신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은 심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는 범죄자의 소굴이 됐다”며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곧이어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가 발표됐고,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기관에 군 병력이 배치됐다. 12월 14일 윤 전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안을 의결당했고 직무가 정지됐다. 그는 헌재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해 최후 진술을 통해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엄이었으며 전시·사변 못지않은 국가 위기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헌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파면을 명령했고, 윤 전 대통령은 역대 두 번째로 탄핵에 의해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됐다.
2025-04-04 11:3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