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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매각, 면세점 철수"…호텔롯데, 유동성 확보 '양날의 검'
롯데호텔 서울 외부 전경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롯데가 호텔롯데의 사업부 수장을 모두 교체한 후 발표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눈길이 쏠린다. 호텔롯데는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 등 점포 효율화와 월드타워 내 영업면적 축소, 구조조정 등 고정비 절감에 나선다. 또 ‘L7’ ‘시티호텔’ 등 호텔 2~3곳을 대상으로 부동산 매각도 고려 중이다. 이는 롯데가 지난달 18일 일부에서 제기한 ‘유동성 위기설’ 관련 “사실 무근”이라고 공시까지 냈지만 여진이 이어지자 대응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리고 회사채 문제도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호텔롯데가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선 만큼 확보된 자금으로 유동성을 회복할 전망이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전 사업부의 몸집이 축소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 약화, 실적 감소 등의 악영향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달 28일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호텔롯데 신임 대표는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롯데면세점 대표는 김동하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상무)이 전무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롯데월드 대표에는 권오상 롯데월드 신규사업본부장(전무)이 선임됐다. 호텔롯데의 리더십 교체는 수익성 악화와 경영 체질 개선 압박 속에서 이뤄진 신상필벌 인사로 평가된다. 호텔롯데의 사업 부문은 호텔(호텔·리조트·골프장), 면세점, 월드 사업(롯데월드 어드벤처·롯데워터파크 김해·롯데월드 아쿠아리움)으로 나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어려운 업황 속에서 호텔롯데는 1~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3조742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1275억원 감소하며 2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호텔롯데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 사업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누적 영업손실이 922억원에 달한다. 올해 3분기 기준 호텔롯데의 매출 비중은 면세 65%, 호텔 27%, 월드 8%다. 선임된 호텔롯데 수장 3인은 롯데 내부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으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베테랑들이다. 롯데 측은 “호텔롯데는 법인 내 3개 사업부 대표이사가 모두 물러나는 초강수를 두면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텔롯데 신규 법인대표로 내정된 정 부사장은 1991년 롯데알미늄으로 입사해 34년간 근무한 롯데맨이다. 롯데 정책본부, 롯데물산,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을 거치며 그룹의 수익성 강화와 조직 효율화에 기여했다. 그는 호텔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탁 운영 전략 본격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호텔롯데 법인 이사회 의장으로서 3개 주요 사업부의 협력과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 면세 사업 대표는 지주 출신인 김동하 전무가 맡는다. 그는 1997년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에 입사한 성골로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 롯데지주 기업문화 팀장으로서 그룹 노무와 생산성 관리를 책임졌다. 김 전무는 유통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현재 비상경영체제 중인 면세점의 사업과 조직을 개혁할 계획이다. 월드 사업부의 지휘봉은 권오상 전무가 잡았다. 2024년 정기인사를 통해 전무로 승진한지 1년 만에 월드사업부 대표이사로 자리했다. 롯데백화점 입사 후 31년 동안 롯데월드에서 전략, 신사업, 마케팅, 개발을 담당하며 테마파크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월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의 새 대표들은 취임과 동시에 성장동력 마련과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지난달 롯데그룹이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호텔롯데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계획이 공개됐다. 호텔롯데는 면세점과 호텔 부문을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롯데호텔 브랜드 중 4성급 브랜드 호텔인 ‘L7’ ‘시티호텔’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롯데는 위탁 운영 방식을 확대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글로벌 호텔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현재 롯데호텔은 국내외에 시티호텔 8개, L7 호텔 6개를 운영하고 있다. 또 고정비 절감을 위해 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축소하는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면세 부문은 해외 12개 면세점 중 부실 점포 철수를 검토한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싱가포르와 호주 면세점은 유지되겠지만, 실적이 저조한 점포들은 정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분기 호텔롯데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2조3061억원이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108억원에 불과해 재무 부담이 큰 상황이다. 호텔롯데는 2분기 기준 부동산 공시지가가 총 6조736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이 중 일부를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 할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의 내용은 검토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2024-1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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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건조한 날씨"…겨울철 화재 위험 막아줄 '주택종합보험'
자료사진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화재 사고 위험성이 높아졌다. 특히 가정에서 겨울철에 자주 사용하는 난방기기로 인한 화재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택종합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4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겨울철(12월~익년 2월) 화재는 연평균 약 1만530건 발생해 725명의 인명피해(사망 105명, 부상 620명)와 약 2035억원의 재산피해가 생긴 것으로 집계됐다. 겨울철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48.9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이어 '전기적 요인(24.42%)', '기계적 요인(10.58%)' 순이었다. 화재 발생 장소는 '주택(1만4894건)'이 가장 많았으며 음식점(3276건), 공장(3236건), 창고(1843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강추위로 가정 내 난방과 온열 기구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주택 화재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보험사들도 화재 예방을 유도하고 고객이 피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손해 보장 및 보험료 할인 제공에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겨울철에 발생하는 화재는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어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객들이 일상 속 화재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 상품으로 걱정 없는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현대해상의 '다이렉트 H주택화재상해보험'은 화재로 인한 손해와 배상책임, 벌금 등을 보장한다. 아울러 누수가 발생했을 때 우리집 손해와 임시거주비, 아랫집 피해 배상책임을 보장해 준다. 그밖에 가전제품 고장 수리비나 도난 손해 등 여러 생활 속 위험도 보장하고, 현대해상 자동차보험 고객은 보험료가 매월 5% 할인된다. KB손해보험의 'KB주택화재보험'은 화재, 폭발, 파열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와 사고 진압 과정 중 발생하는 소방손해, 피난처에서 생긴 피난 손해까지 보장한다. 또 주택·아파트·주상복합건물의 주거용도부분만 가입할 수 있고, 보험기간 종료 전 재계약(갱신)하면 5% 보험료 할인이 적용된다. DB손해보험의 '다이렉트 가정보장보험'은 화재를 포함한 재해 상황 발생 피해, 화재로 인한 임시거주비와 벌금, 급배수시설 누출 손해를 보장한다. 이와 함께 D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고객 대상으로 1%의 보험료 할인도 제공하고 있다. 악사(AXA)손해보험의 'AXA생활안심종합보험Ⅱ'는 화재로 피보험자의 피해와 타인에게 발생한 신체·재물 피해까지 폭넓게 보장하는 종합보험이다. 가정 내 소화기, 화재감지기, 스프링클러 등 화재 예방 기구·장치가 설치돼 있으면 최대 5% 보험료 할인을 제공한다. 악사손보 기가입자는 3%의 보험료 할인 혜택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지난달 '캐롯주택종합보험'을 출시했다. 화재로 인한 피해뿐 아니라 부동산 및 민사·행정 관련 법률비용 등 주택과 관련된 다양한 사고를 보장한다. 가전제품 고장 수리 비용 특약은 스마트 기기까지 보장 범위를 확장했다. 또 국내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업체인 아카라라이프와 제휴해 스마트홈 기기 사용 고객 대상으로 월 보험료 1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2024-1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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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택한 증권사…각자 '대표체제' 운명은
올해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증권사 수장들이 인사철을 앞두고 자리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 중인 증권사는 교보·미래에셋·메리츠·유진투자·KB·SK증권이다. 각자대표 체제는 2인 이상의 대표이사가 각자 독립적인 의사 결정권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공동으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공동대표 체제와는 차이를 보인다. 각자대표로 운영하는 곳은 한 사람 대표 체제에서 운영하는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특정 분야의 의사 결정을 신속히 하고, 각 분야에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 김미섭 대표를 선임하고 같은 해 12월 허선호 대표를 선임하며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김 대표에 해외사업·기업금융(IB)을, 허 대표에 리테일·자산관리(WM) 부문의 대표직을 부여했다. '해외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싱가포르·브라질 법인 대표를 맡았고 직전까지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사업을 담당했다. 김 대표의 글로벌 역량이 반영된 결과 3분기 해외법인 연결기준 세전 이익은 508억원으로 지난 2분기(518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또 해외 진출에 주력하면서 지난달 28일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인수를 최종적으로 완료했다. KB증권도 새로운 각자대표 체제로 올해를 시작했다. 이홍구 KB증권 대표가 지난 2019년 취임한 김성현 대표와 함께 올해 1월부터 대표직을 맡았다. 이 대표는 프라이빗뱅커(PB)고객본부장, 강남지역본부장, WM영업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IB와 WM으로 나눠 각각 김 대표, 이 대표가 담당한다. KB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88억원, 당기순이익은 1732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지난해 대비 56.01%, 52.84% 급등했다. IB 부문 순수수료이익(3분기 누적기준)이 2196억원으로 전년(2368억원)보다 7.3% 줄었지만 WM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WM 금융상품자산 규모는 9월 말까지 61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작년 말에 비해 20.78% 확대됐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7월 기존 장원재 단독 대표 체제에서 장원재·김종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대표는 메리츠화재 자산운용 부사장·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 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장 대표가 세일즈앤트레이딩(S&T)와 리테일 부문을, 선임된 김 대표가 IB·관리 부문을 전담한다.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 직후인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2% 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48.9% 오른 175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IB 수익이 8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지만 이 기간 △서울 종로구 공평지구 PF 대출 및 리파이낸싱(1조2000억원)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 PF 대출(1조원)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 호텔 담보대출 리파이낸싱(9500억원) 등의 거래가 성사됐다. 또 같은 기간 △폴라리스쉬핑 대출(3400억원) △한양증권 인수합병(M&A) 인수 금융(1040억원)의 거래를 완료했다. 자산운용 수익은 작년 3분기 대비 202% 급등한 1328억원, 자산관리 수익은 102억원으로 2했다. SK증권은 지난 3월 11년간 이끌어오던 김신 대표가 퇴임하고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을 선임해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교보증권은 2021년부터 박봉권 대표가 위탁매매업·IB 부문을, 이석기 대표가 경영지원·S&T를 맡으며 대표직을 이어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2020년부터 고경모·유창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유 대표가 금융 계열사 경영전략을, 고 대표가 영업·리스크관리 등 경영 총괄을 담당한다. 각자대표 체제를 운영 중인 증권사에서도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전환점을 맞는 곳이 늘고 있다. 먼저 KB증권의 두 대표는 이번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5연임에 도전하고 있고,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연임 도전에 나선다. 내년 3월에는 교보·미래에셋·유진투자·SK증권 각자대표의 임기가 종료된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는 3연임을,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는 첫 연임을 앞두고 있다. 전우종·정준호 SK증권 대표와 고경모·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잠재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큰 증권업 특성상 각자대표 체제는 개인의 부담 완화하면서 전문성과 책임 경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1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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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한계를 넘어서다...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이동통신 3사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 3사는 기존 통신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대대적인 전환을 꾀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통신사 비즈니스 전반을 재구성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 개편, 투자, 신기술 도입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통신사들은 AI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 △네트워크 최적화 △고객 서비스 혁신 등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기존 영역을 뛰어넘어 B2B와 B2C를 아우르는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장기 전략을 실행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AI 생태계와의 협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서비스 고도화와 글로벌 협력을 기반으로 AI 중심의 신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AI+ICT(AICT)'라는 핵심 비전을 제시하며 조직을 재편하고 AI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장 교체를 포함한 인적 쇄신과 함께 AI 전환(AX)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AI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통신 3사는 기존의 통신 서비스를 넘어 AI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AI 대전환 박차 LG유플러스는 그룹 내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홍범식 사장을 새 CEO로 선임하며 AI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홍 사장은 "기술 중심의 경쟁이 아니라 고객 중심의 사고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1등 성과를 내겠다"고 밝히며 AI를 핵심 전환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 기존의 조직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며 AI 전환(AX, AI Transformation)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 그룹은 AI 기반 서비스 및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을 담당하며 이를 통해 고객의 접점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LG유플러스는 AI 콘택트센터(AICC)와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며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향후 5년간 3조 원을 AI와 디지털 전환(DX)에 투자하며 이를 통해 스마트 헬스케어, IoT, 데이터 분석 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스타트업 방식의 신속한 개발 문화를 도입,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강조하고 있다. ◆ KT, AI 기반 B2B 사업의 본격화...글로벌 협력 강화 KT는 지난해부터 AI와 디지털 전환을 결합한 'AI+ICT(AICT)' 전략을 앞세우며 기존의 통신 중심 사업 모델을 AI 기반의 종합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 분야에서 AI와 IT 기술을 융합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B2B 사업과 AI 융합사업 조직을 통합하고, '전략·사업컨설팅부문'을 신설해 AI와 클라우드, IoT를 아우르는 디지털 컨설팅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 AWS 등 글로벌 IT 기업과 협력해 국내외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플랫폼 제공, 지능형 네트워크 솔루션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김영섭 대표는 "KT는 AI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AICT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KT는 미디어 사업을 분리해 IPTV, 스카이라이프 등 핵심 자산을 집중 육성하고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SK텔레콤,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AI 생태계 주도 SK텔레콤은 2023년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며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전사적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클라우드, 네트워크 기술을 통합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의 고도화와 스마트 팩토리, 의료 데이터 분석,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산업용 AI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23개 AI 기업이 참여한 K-AI 얼라이언스를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연합체는 AI 기술과 서비스를 세계 시장에 수출하며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AI 매출 비중을 35%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SK AI 서밋 2024'에서는 K-AI 얼라이언스가 주요 기술과 서비스를 글로벌 기업에 소개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AI 생태계를 아우르는 플랫폼과 서비스를 공개하며 글로벌 확장 의지를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제조업, 광고,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산업에 AI 솔루션을 접목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AI 기술의 글로벌 수출과 기술력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AI 시장 선도 전문가들은 통신 3사가 AI와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려면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와 AI 연구개발 지원금 확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장려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AI 시장에서 국내 통신사들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려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인재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 AI 인프라 확충과 동시에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려는 전략적 접근도 중요하다. 한편 이통3사의 AI 전환은 통신 산업을 넘어 IT, 금융, 의료,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의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통신사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들은 더 이상 단순한 네트워크 제공 업체가 아닌 '디지털 라이프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향후 10년 통신사들이 AI를 통해 만들어갈 새로운 생태계는 단순히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곧 통신사를 넘어 전 세계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12-0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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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K-행동주의' ④] 밸류업은 찬성, 상법 개정은 반대…기업들 진정성 의심
<편집자주>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고려아연, 두산밥캣 등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때면 토종 행동주의 펀드들이 참전해 새로운 형태의 'K-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국회의 상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행동주의 펀드 캠페인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액주주 권리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지금, 진화하는 K-행동주의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현재 국회와 정부는 국내 증시의 만성적 문제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당국과도 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프로그램' 가동에 나섰다. '연결고리'라고는 없어 보이는 상법과 자본시장법, 밸류업 프로그램은 묘한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 매년 연말이면 다음해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행동에 나서는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들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가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이사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양새가 개정을 추진하는 상법이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시장 구조에서 상법과 밸류업 프로그램은 행동주의 펀드 활동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4일 "개정될 상법과 밸류업은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을 도와주는 면이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구를 했을 때 이사들에게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생기면서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요구 사항들을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밸류업을 잘못한다든지 기업가치를 파괴하는 회사가 있으면 두 제도를 활용해 행동주의 펀드들이 이사 추천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상법의 경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4일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모든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상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 개정, 주주들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지배 경영권 남용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들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는 “현재 분할·합병을 추진 중인 두산그룹의 경우만 봐도 가장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 방법은 상법 개정"이라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도입되는 것만으로 두산은 지배구조 개편을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부와 금융권은 지난 2일 상법 개정의 대안이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00여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 분할합병 등을 진행할 경우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 방문해 상법 개정을 언급하면서 금융당국이 들고 나온 정책이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스크리닝하는 요건에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실시 여부와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넣었다. 자율적으로 밸류업을 공시한 기업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실시와 높은 PBR과 ROE를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PBR은 주가가 기업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PBR이 1배를 넘지 못하면 기업이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행동주의 펀드가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주로 요구하는 것도 주주환원을 통해 PBR을 올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이다. 지난달 25일 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영풍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시작한 국내 행동주의 펀드 머스트자산운용이 자사주 전량 소각과 밸류업 공시 등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내용만 놓고 보면 비슷하지만, 상법과 밸류업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상반된다. 일단 밸류업 공시엔 기업들이 적극적이다. 기아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3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내놨다. 판매·제품 경쟁력 강화, 신사업 다각화를 통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35%, 영업이익률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자사주) 466만주를 1조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8월엔 올해 최소 배당금을 주당 1만원 이상으로 확정하고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도 최근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밸류업 공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윤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밸류업이란 주주환원이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공시하는 행위"라며 "행동주의 펀드는 공시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업을 감시하고 점검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상법 개정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해 경제 8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섣부른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키는 '해외 투기자본 먹튀조장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기업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대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주주가치 제고에는 동의하지만,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에 거부감이 크다. 밸류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일이 중요하더라도 그 방법이 상법 제328조3에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것으로 연결되는 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사외이사를 독립이사 개념으로 구체화하고 감사위원 중 독립이사의 숫자를 확대하는 내용 역시 최대주주의 경영권에 위협을 준다고 해석되면서 기업들이 반대하고 있다. 독립이사는 회사 경영진, 대주주 등으로부터 독립된 외부 인사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상장 기업의 이사회 과반수를 독립이사로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독립이사 대신 사외이사 개념만 존재한다. 상법 개정안은 이런 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과 유사하다. 독립적 인물이 이사회에 참여하면 경영진이 사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 2월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 측에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주를 위한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외이사가 KT&G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3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 지분 14.04%를 확보하고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내 금융지주 역사상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첫 사례였다. 익명을 요청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일명 오너일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영 지배권을 잃는 것”이라며 “상법 개정을 반대하는 이유도 그렇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반발에도 시장에선 상법 개정안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할 경우 행동주의 펀드와 같은 소액주주 권익을 더욱 강화할 거라는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확대는 행동주의 펀드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과 연합하거나 의결권을 위임받음으로써 주주 행동주의 중심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활발히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12-05 0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