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춘=신화통신) 잣나무의 고향, 헤이룽장(黑龍江)성 이춘(伊春)에 노동요가 울려 퍼진다. 추이젠화(崔健華)는 백 년 된 잣나무 아래에서 관광객들에게 숲의 노동요를 선사한다.
이춘 우잉(五營)국가삼림공원 부매니저인 추이젠화는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임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인 싱안링(興安嶺) 숲 노동요의 성(省)급 전승자 자오쥔(趙軍)의 유일한 제자이기도 하다. 추이젠화는 이 '녹색 절창(絕唱)'의 명맥을 이어가며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잣나무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울창하고 곧은 자태로 자라난 잣나무는 국가 건설의 척추가 됐습니다. 나무에서 수확한 잣은 현지 주민의 소득을 늘려주는 황금 콩이 됐죠." 추이젠화의 말이다.
지난 2013년 이춘은 천연림의 상업적 벌목을 전면 중단했다. 벌목을 멈춘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춘의 산림 피복률은 83.8%에 이르며, 산림 축적량은 매년 1천만㎥ 이상 순증하고 있다. 이곳의 산림 피복률은 전국 평균의 3배가 넘는 수치다.
깊은 숲속의 꽃사슴에서부터 습지의 두루미에 이르기까지...수많은 야생동물이 이곳에 터를 잡고 점차 번식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춘은 생물다양성 보호에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각 자연보호구역이 임업 구역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30%에 달한다. 호사비오리·흑두루미 등 자연보호구는 23곳이며 이 중 국가급 보호구만 12곳이다.

벌목에서 숲 보호로, 숲으로 이익을 창출하던 경제 모델에서 친환경으로 부를 창출하는 모델로...이춘은 '생태계 우선'으로 경제 논리를 재구성했으며 중국 생태 캉양(康養∙건강한 노후를 위한 서비스) 관광지 조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이춘의 관광객 수와 관광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53%, 76.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봄에는 꽃을 감상하고, 여름에는 피서를 즐기며, 가을에는 산을 구경하고, 겨울에는 눈놀이를 할 수 있는 '숲의 도시' 이춘은 관광객들에게 숲속 오두막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맑고 깨끗한 산과 물이 귀중한 자산이듯, 얼음과 눈 역시 귀중한 자산입니다."
멀리 사라져가던 숲의 노동요는 이제 무형문화유산의 '절창'이 되었다. 광활한 싱안링에선 오늘도 중국의 고품질 발전을 알리는 녹색 '절창'이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