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트] 中 광둥성 산터우 기업, 과학기술 활용해 대외무역 '가속도'

(중국 광저우=신화통신) 낮고 묵직한 로봇 작동 소리에 맞춰 하얀 나일론 실이 생산라인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얇고 촘촘한 하얀 실이 몇 분 만에 실타래로 '변신'한다.

광둥(廣東) 톈하오(天浩)나일론과학기술회사(이하 톈하오나일론) 산터우(汕頭)시 소재 공장의 현장 모습이다. 린자오훙(林釗鴻) 프로젝트 책임자는 선진 설비 덕분에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할 수 있게 돼 연간 생산량이 약 2만t(톤)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근처에서는 톈하오나일론의 2기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2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창고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분배∙포장∙물류 등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린 책임자는 "생산∙품질 검사∙저장∙운송 등 단계에 선진 과학기술을 접목해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임으로써 기업의 디지털화 전환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산터우시 청하이(澄海)구에 위치한 췬위(群宇)인공지능기지에선 다리 4개가 달린 로봇게가 음악 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프로그램된 각본에 따라 동작을 선보인다. 이는 광둥 췬위인터랙티브테크회사가 인공지능(AI), 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연구개발한 퍼포먼스 로봇이다.

천루이펑(陳銳烽) 췬위인터랙티브테크 총재는 "각본 창작, 음악 제작에서 동작 설계까지 모두 AI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산터우시 상무국의 통계에 따르면 70%에 가까운 중국의 플라스틱 완구 제품과 중국 전자상거래에서 20위권 안에 드는 언더웨어 브랜드의 85%가 산터우시에서 만들어진다. 산터우의 방직의류∙완구 크리에이티브 산업 우위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최근 수년간 산터우시는 산업 디지털화 추진으로 완구와 방직산업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광둥성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도시 시범지역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디지털화 전환을 이룬 산터우시의 규모 이상(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기업은 총 1천87개로 집계됐다. 35개 공업인터넷 모범기업은 주문예약 주기를 평균 30% 단축했다.

광둥 광웨이(光偉)편물회사의 전시홀에는 다양한 색상의 직물이 벽 전체를 장식하고 있다. 장자둥(張佳東) 사장은 수입 설비 12대를 구입해 24시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0여 종의 경편(經編) 제품을 생산하며 연간 생산액은 1억~2억 위안(약 185억~370억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학기술 투자 덕분에 품질이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면서 "올해 1~2월 해외 주문이 회복되면서 향후 수개월간의 주문까지 쌓여 있다"고 덧붙였다.

위사오펀(余少芬) 산터우시 방직의류산업협회 비서장은 산터우시의 방직 기업이 설비와 혁신에 투자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화, 스마트화 기술을 노동집약형의 전통 방직의류 산업에 응용하고 싸고 우수한 품질이라는 경쟁력 덕분에 산터우시 소재 방직 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산터우 해관(세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터우시의 대외무역 수출입 총액은 639억9천만 위안(11조8천38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방직의류 산업의 수출액은 75억9천만 위안(1조4천41억원)에 달했고 이는 시 전체 수출액의 14.8%를 차지하는 규모다. 완구 수출액은 124억8천만 위안(2조3천88억원)으로 시 전체 수출액의 24.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