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엇갈린 패션家 2세 경영능력…영원무역 '웃고' 형지·한세 '울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2-09-28 17:36:41

영원무역홀딩스 매출, 2년 만에 5000억원 증가…영원아웃도어, 지난해 영업이익 65% 늘어

글로벌세아, 지난해 그룹 매출 3조6000억원 달성…중견기업으로 성장

(왼쪽부터)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최혜원 형지I&C대표,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사진= 각 사 ]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패션업계 오너家 2세 경영인들이 일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엇갈리며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2세는 창업주에 이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하는 중요한 과제가 늘 따라 붙는다. 때가 되면 경영권을 승계받던 과거와 달리 능력이 우선시 되는 가운데 오너 2세의 경영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 깜짝 경영능력 펼친 오너 2세 누구?
 
패션기업 오너家 2세 중 뛰어난 성과로 경영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곳은 영원무역홀딩스다. 영원무역은 성기학 회장의 차녀 성래은 대표가 지난 2016년부터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을 맡고 있다. 장녀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가 사회공헌활동을,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이 내수 브랜드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자매간 시너지도 좋다. 성래은 대표가 이끄는 영원무역홀딩스의 매출은 지난 2019년 2조7380억원에서 지난해 3조2405억원으로 2년 만에 50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990억원에서 5705억원으로 91% 이상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가은 부사장이 있는 영원아웃도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5445억원, 영업이익은 65% 늘어난 1331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성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등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좋은 경영을 펼치며 높은 보수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래은 대표는 영원무역에서 지난해 급여 7억원, 상여 5억5300만원 등 총 12억5300만원을 받았다. 또 영원무역홀딩스에서도 급여 9억원, 상여 2000만원 등 9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영원무역 측은 “급여는 이사보수 한도의 범위 내에서 산정한 것”이라며 “성래은 대표의 뛰어난 기획능력과 업무 추진력 등 리더십을 발휘해 뛰어난 경영 성과를 달성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의류 수출 1위 기업 글로벌세아그룹 오너 2세는 경영 기반을 닦고 있다. 창업주 김웅기 회장의 차녀 김진아 글로벌세아 전략기획실 전무는 올해 초 세아상역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경영권 승계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세아상역에 오너 2세가 사내 등기임원으로 오른 건 처음이다.
 
세아상역은 2015년 11월 글로벌세아의 의류제조 사업을 분리해 설립됐다. 세계 7개국 현지 법인과 40여개 공장을 통해 2020년 별도기준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익은 2020년 1755억원(영업이익 1835억원), 지난해 1072억원(1418억원)으로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를 맡고 있다. 김 전무가 이끌고 있는 전략기획실은 그룹 컨트롤타워로서 인수합병을 비롯해 전략기획, 법무, 대외 업무 등을 총괄한다.
 
글로벌세아는 2021년 그룹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달성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보유 계열사는 세아상역을 중심으로 의류, 플랜트, 제지 등 약 10여개사다.
 
◆ ‘실적 악화’ 오너 2세, 경영능력 시험대로
 
실적이 악화됨에 따라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2세도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창업주의 장녀 최혜원 대표는 올해로 7년째 형지I&C를 이끌고 있다. 최 대표는 2008년부터 패션그룹형지 글로벌 소싱 구매팀, 크로커다일레이디 상품기획실을 거쳐 2013년에는 패션그룹형지 전략기획실장을 지냈다. 2014년에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형지I&C로 넘어와 캐리스노트 사업본부장을 맡았고 2016년부터 형지I&C 수장이 됐다.
 
형지I&C는 최 대표의 취임 첫해 매출이 1286억원에 이르렀으나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021년에는 매출액이 655억으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도 2019년 5억원 규모의 흑자를 빼면 2017년 88억원, 2018년 9억원, 2020년 53억원, 2021년 29억원 적자를 보였다.
 
형지I&C의 영업 부진은 해외시장 철수와 더불어 코로나19로 변화한 소비 행태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라인 소비 비중이 크게 늘었지만, 형지I&C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다.
 
형지I&C는 올해 자사 온라인몰을 선보이고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에 제품을 론칭하며 아마존 미국 입점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뒤늦게 본격적인 온라인 전환에 나섰다.
 
이와 함께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엠케이의 실적도 부진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2남 1녀 중 막내딸로 한세엠케이를 이끌고 있다. 취임해인 2019년 매출은 3074억원, 2020년 2202억원, 2021년에는 2076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손실도 각각 238억원, 188억원, 1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지속적인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7월 한세예스24그룹은 상장계열사인 한세엠케이와 같은 부문의 비상장계열사 한세드림의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한세엠케이가 흡수합병으로 한세드림을 품에 안은 것이다.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의 합병 비율은 1:0.86이다. 합병 이후 대표 체제는 3인 각자대표(김동녕·김지원·임동환)구조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세엠케이에 숨을 불어넣어 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부의 다양한 리소스 및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통합하는 것은 물론, 생산 및 유통 차원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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