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거꾸로 가는 유통산업 규제] ④ "전통시장도 온라인 주문ㆍ배달서비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지수 기자
2020-12-15 06:00:00

전통시장 자구책 마련 분주…원산지 표시ㆍ카드결제ㆍ주차 인프라 확충

인근 대형마트와 시너지 효과…광명시장ㆍ망원시장 '상생 모델'로 눈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전통시장. [사진=강지수 기자]


전통시장의 위기에도 꾸준히 지역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시장이 있다. 전통시장만의 '시장 물가'를 자랑하면서 손님을 이끄는가 하면 시장의 인기에 유명 셰프의 매장이 들어서면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몇몇 시장에서는 상인회가 직접 머리를 맞대고 원산지 표시제와 카드 결제 시스템, 배달서비스까지 도입하는 등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원산지 가격 표시, 카드결제 100%...전통시장의 변화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전통시장. [사진=강지수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전통시장은 지역 주민들은 물론 서울 수도권 시민들의 '핫플레이스'다.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인접해 접근성이 높고, 대형마트와 바로 붙어 있어 각종 인프라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50년 역사'를 갖고 있는 광명시장의 자랑은 저렴한 가격과 먹거리다. 광명시장에서는 칼국수 한 그릇을 3000원에, 자장면은 2000원에 먹을 수 있다. 시장 밖에서는 접할 수 없는 '시장 물가'다. 칼국수 집은 하루 몇천 명이 드나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닭강정과 클로렐라 빵 등 시장 먹거리도 젊은 층들이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다.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시장 바로 옆에 이마트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광명시장 상인들은 오히려 "이마트가 있어 득을 본다"고 말한다. 광명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지하 5층까지 있는 이마트 입점 건물 크로앙스의 지하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항기 광명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통시장의 가장 큰 한계 중 하나가 주차장"이라면서 "전통시장 주차장이 있지만 77석 가운데 의무 주차구역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주차 가능 대수가 30대가 채 되지 않아 실질적인 공간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마트에서 물건 몇 개를 구입하면 차량 200~300대가 건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마트와 시장을 함께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면서 "이마트와는 입점할 때 월 2회 의무휴업, 마트 면적 확대 중단에 관한 협약을 맺으며 적정 선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전통시장. [사진=강지수 기자]


망원시장도 전통시장 열풍의 대표주자다. 지난해 일평균 고객은 2만여명으로 2017년 대비 166% 증가했다. 홍대입구역 상권이 망원동까지 번지며 '망리단길'이 조성된 영향도 있었다. 그러나 상인회는 기획단을 구성해 2주마다 모여 시장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치열하게 고민했다.

망원시장은 원산지 가격을 100% 표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시장에 현금을 들고 가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100%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망원시장이 인기를 끌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사업가들도 입점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코로나 시대, 전통시장도 배달 변신 가속화

전통시장은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뜸해지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전통시장도 그동안 추진해 오던 비대면 전환 움직임을 가속화하면서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김진철 망원시장 회장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전통시장은 1차적 영향보다는 2·3차적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음식점 등이 영업 제한을 받으며 시장에서 사 가는 식재료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개인 소비자들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망원시장은 비대면 수요를 잡기 위해 5개 이상의 온라인 배달 플랫폼에 입점했다. 김 회장은 "주된 판매는 오프라인으로 하되 가능한 온라인 판매 채널은 다 열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망원시장은 현재 배달앱 '놀짱', 네이버 '우리동네 장보기', '띵굴' 등의 배달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광명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는 400개 점포 중 40개 점포만 배달서비스에 참여했지만 현재는 120개 가까이가 참여하면서 활성화됐다. 광명시장은 전국 최초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 '놀장'이라는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초기에 만원만 구매해도 배달료 없이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서울시 송파구 잠실 새마을시장, 망원 월드컵 시장, 관악구 봉천제일시장 등도 배달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온라인 배달체계 등을 갖춘 전통시장을 5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시장, 차별화와 현대화 함께 추진해야

전문가들은 전통시장이 백화점·마트 등과 차별화되는 시장만의 특징을 보여주면서도 배달 서비스 등 유통업계의 흐름에 맞는 변화를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래 고객인 MZ세대의 방문을 위한 마케팅 전략 또한 주문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 시장은 소비자의 필요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면서 "기존 주택가 중심의 주거형태가 아파트로 변화하면서 전통시장이 설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각 전통시장의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광지화 되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의 꾸준한 방문을 유도하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지니스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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