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코로나19 최대 수혜 본 콘솔…온라인게임 대항마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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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2020-05-04 17:07:55

게임사 실적 발표 예고…'집콕 효과' 주목

‘동물의 숲’ 흥행으로 콘솔 작품성 재조명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 [사진=대원미디어 제공]

게임사들이 다음 주 중 1분기 실적 발표를 예고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집콕 효과’가 실제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게임업종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중국 게임이, 장기적으로는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이번 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은 엔씨소프트(12일)와 게임빌, 컴투스, 펄어비스, 위메이드, 조이맥스(각 13일) 등이다. 모바일 중심 플랫폼 환경과 ‘리니지M’ 인기로 볼 때 엔씨소프트 독주체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 사이트 게볼루션을 보면, 4일 오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2위를 ‘리니지2M’과 리니지M이 지키고 있다. 두 게임은 출시 이후 순위를 번갈아 차지해왔다. 그 밑으로 중국 릴리스 게임 ‘AFK 아레나’와 ‘라이즈 오브 킹덤즈’가 국산 게임과 3~4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 세상 바깥에선 일본 휴대용 콘솔 게임이 인기다. 닌텐도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지난 3월 예약 완판을 기록한 이후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3일 구로구에서 진행된 구입 응모 행사에서는 준비된 응모권 1500장이 3시간 만에 동나기도 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도 막지 못한 열기에 불매운동이 끝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지만, 국내 게임사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위장현 한국게임학회장 겸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같은 달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닌텐도 게임 ‘동물의 숲’의 인기 배경으로 ‘ 국적 표시가 없는 데다 작품성’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국내 게이머의 피로감’을 꼽았다.

위 교수는 데일리동방과의 통화에서 “콘솔 게임사인 닌텐도는 게임이 주는 재미 그 자체를 위한 노하우가 수십년 쌓였다”며 “돈 내고 아이템 사는 데 질린 사람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동물의 숲이 출시됐다”고 진단했다. 경쟁을 위한 과금보다는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를 찾은 결과가 동물의 숲 인기 요인이라는 의미다.

반면 일각에서는 동물의 숲 흥행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것으로 분석하는 이도 있다. 콘솔게임의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PC를 넘어선 이후 지배적 위치를 굳혀왔다.

2018년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6조6558억원으로 전체 게임 산업 매출의 46.6%를 차지했다. PC 게임 매출액은 5조236억원(35.1%), PC방 매출액은 1조8283억원(12.8%)이다. 반면 콘솔 게임 매출액 비중은 꾸준히 늘었지만 아직 규모가 미미하다. 2017년 3734억원(2.8%)에서 2018년 5285억원(3.7%)로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콘솔게임의 성장세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콘솔 게임 성장률은 같은 기간 42.2%와 41.5%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Xbox) 후속 기종 출시로 2021년 콘솔 게임 시장 규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판매량 정체를 보이는 세계 콘솔 시장 역시 같은 시기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국내 게이머가 해외처럼 ‘남녀노소화’되는 점도 이 같은 흐름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진흥원은 지난해 ‘뉴트로 게이밍 트렌드 국내 콘솔게임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 중장년화 된 게이머가 콘솔 시장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년기 게임 경험이 풍부한 세대와 그 자녀들이 높은 이해도로 게임을 접하는 등 초기 콘솔 시대와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 상황을 볼 때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모바일 양산 게임 최대의 경쟁자는 중국산 온라인 게임이 아닌 콘솔이 될 공산이 크다.

사안을 직감한 엔씨소프트는 이미 2월 PC와 콘솔 플랫폼 신작 퓨저(FUSER)를 발표했다. 유통은 자사가 하고 제작은 미국 음악 리듬 게임 개발사 하모닉스가 한다. 가상의 음악 축제에서 다양한 음악을 뒤섞어 공연하는 이 게임은 올 가을 유럽과 북미에 출시된다.

앞서 PC게임으로 성공한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와 넥슨 ‘테라’는 2018년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을 발매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한 대부분 작품이 해외 서비스에 머물러 있지만, 국내 시장이 커지면 수요에 대응한 서비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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