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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中 선박에 발목 잡힌 K-해상풍력…7687억원 베팅으로 '병목' 뚫는다
한화오션이 7687억원에 수주한 대형 풍력발전기 설치선 모습이다. [사진=한화오션]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발전기 제조를 넘어 '설치 인프라'로 확전되고 있다. 한화오션이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기 설치선(WTIV)을 자체 계열사로부터 수주하며 중국산 선박에 의존해 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해상풍력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병목 구간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계열사인 오션 윈드 파워 1(Ocean Wind Power 1)로부터 7687억원 규모의 대형 WTIV 1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선박은 2028년 상반기 인도돼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 등 국내 프로젝트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주된 WTIV는 국내 최초로 15메가와트(MW)급 대형 해상풍력 터빈 설치가 가능한 선박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설치선 가운데 최대 규모로, 향후 터빈이 대형화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오션의 이번 투자는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처한 구조적 딜레마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2035년까지 25기가와트(GW)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터빈을 바다에 설치할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국내 프로젝트 상당수는 중국에서 건조·운영되는 WTIV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는 국적만 변경한 채 투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이 외국 선박의 가용성에 따라 좌우되는 '공급망 리스크'가 상존해왔다. 한 해상풍력 개발사 관계자는 "설치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선사들이 용선료를 터무니없이 높게 부르거나 일정을 미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배가 없어 발전소를 못 짓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이번 수주를 '해상풍력 병목 구간을 겨냥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한다. 해상풍력은 발전기 제조보다 설치 단계에서 기상 악화, 인허가 지연 등으로 일정과 비용이 급증하기 쉽다. 이 과정에서 WTIV는 프로젝트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 한화오션이 국산 WTIV를 확보하게 되면 설치 일정을 자체적으로 통제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사업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특히 이번 발주가 계열사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은 '발전 사업-설치 인프라-조선 기술'을 내부 밸류체인으로 묶어 실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외부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도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4척의 WTIV 건조 실적을 보유한 강자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해외 발주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수주는 국내 시장을 정조준한 첫 인프라 투자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 판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 HD현대·삼성중공업도 참전 예고…'인프라 국산화' 경쟁 본격화 한화오션의 선제적 행보는 경쟁사인 HD현대와 삼성중공업을 자극할 전망이다. 이들 역시 해상풍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WTIV 등 특수선 시장 진출을 검토해왔다. 한화오션이 '레퍼런스 선박' 확보에 성공할 경우, 국내 해상풍력 설치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국산화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최근 해상풍력 관련 항만·선박 등 기반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하며 국산 기자재 사용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대형·고부가 해상풍력 특수선 중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미래는 발전 설비를 넘어 설치 인프라까지 자립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한화오션의 7687억원 베팅이 '인프라 국산화'의 마중물이 되어 K-해상풍력의 확장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6-02-12 08:01:00
자율주행 골든타임 놓치는 현대차, 미래 '수업료' 누가 감당할까
최근 중국의 바이두가 자회사 아폴로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미래 기술이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님을 생생하게 증명했다. 이미 70대 중반의 노년층마저 운전면허를 반납하고 자율주행차 시판을 기다릴 정도로 모빌리티 혁명은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이자 대한민국 최대 자동차 그룹사인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은 답답함을 넘어선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세계는 이미 레벨 4(Level 4)의 완전 자율주행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는데 현대차의 진행 속도는 그룹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더디기만 하다. 우리는 이 지체의 근본 원인을 현대차 최고 경영진의 안일한 인식에서 찾지 않을 수 없다.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데이터가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혁명에 대한 전략적 비전과 과감한 투자 의지가 여전히 ‘전통적인 하드웨어 제조사’의 성공 공식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막대한 수업료를 예약하는 경영진의 오판 현대차가 지금 낭비하는 시간은 단순한 개발 지연이 아니다. 이는 곧 미래의 막대한 ‘기술 사용료(로열티)’를 예약하는 행위와 같다. 자율주행은 반도체, AI 알고리즘, 빅데이터 처리 등 첨단 IT 기술의 집약체다. 이미 테슬라, 구글 웨이모, 그리고 심지어 중국의 바이두까지 핵심 특허를 확보하고 기술 표준을 선점하고 있다. 후발 주자가 된 현대차가 뒤늦게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선두 기업들이 구축해 놓은 기술 생태계 안에서 이들의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결국 이 수업료는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더 비싼 차량 가격으로 돌아올 것이다.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 미스가 미래 한국 경제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이제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했다. 과거의 '좋은 차체'나 '뛰어난 엔진 성능'은 기본일 뿐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의 전환과 AI 플랫폼 확보만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다. IT 공룡들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이유를 현대차 경영진은 절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책임으로부터의 자유'는 곧 혁신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은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투자다. 최고 경영진은 단기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여 자율주행 기술을 그룹의 최우선 생존 과제로 격상시켜야 한다. 더불어 폐쇄적인 내부 역량 강화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AI 전문가를 파격적으로 영입하고 필요하다면 기술력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또한 혁신적인 신기술 개발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경영진이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며 혁신의 골든타임을 허송세월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 빠른 각성과 결단만이 현대차를 미래 모빌리티 혁명의 주도자로 만들고 결과적으로 최고 경영인 스스로도 미래 기술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다. 현대차는 단순한 제조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의 미래를 짊어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Made in Korea’의 가치를 지켜야 할 책무를 가진 기업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신속하고 과감한 혁신만이 그룹의 생존과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경영진은 지금 당장 책상에서 일어나 변화의 최전선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2025-12-18 15: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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