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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국민주권' 내걸고 73일 만의 취임식… 재계·IT 총출동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 80주년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대표 80인으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으며 취임 73일 만에 사실상의 취임식을 가졌다.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국민임명식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야권이 대거 불참하며 '통합'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4일 취임 당시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국정 운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국회에서 간소한 취임선서로 공식 행사를 대체했다. 이후 제헌절에 취임식 성격의 행사를 검토했으나 폭염과 호우 대응을 위해 연기된 바 있다. 이날 행사는 그 연장선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 형식으로 기획됐다. 이 대통령은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흰색 넥타이를 매고 김혜경 여사와 함께 입장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의 백미는 단연 '빛의 임명장' 수여식이었다. 광복 이후 1945년부터 2024년까지 각 해를 대표하는 인물과 국민주권, 경제성장, 상생을 상징하는 인물 등 총 80명의 국민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직접 쓴 임명장을 무대 중앙의 대형 큐브에 차례로 배치했고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 내외가 4명의 대표와 함께 임명장을 놓자 큐브 전체가 빛을 발하며 장관을 이뤘다. 이 대통령이 감사 인사를 위해 연단에 서자 관중석에서는 "이재명"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한 4인의 상징성이 두드러졌다. 1945년 8월 15일에 태어난 '광복둥이'이자 독립운동가 목연욱 지사의 아들인 목장균 씨, '아덴만 여명 작전'의 영웅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국가대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연수 NC AI 대표, 칸 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1등 상을 받은 허가영 영화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행사에는 재계와 IT 업계 주요 인사들이 국민대표 또는 초청 인사로 대거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나란히 자리했으며 대한상의 회장인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참석했다. IT 업계의 약진은 국민대표 명단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등 정부의 '국가대표 AI' 컨소시엄을 이끄는 기업 대표들이 '경제성장' 분야 대표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각각 국내 게임 산업과 인터넷 시대를 연 상징적 인물로 1994년, 1995년 대표로 선정됐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도 2016년 대표로 참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정치적 분열의 골은 깊게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모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했다. 야권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행사를 하루 앞두고 "이 대통령의 셀프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개혁신당 역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항의하며 불참을 결정했다. 결국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 등 범여권 인사들만 참석해 '반쪽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25-08-15 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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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사상 첫 파업…'역대급 실적'인데 한컴 직원들 뿔나게 한 '자회사 역차별' 논란
[이코노믹데일리]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창립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축포를 터뜨렸지만 정작 직원들에게 돌아온 보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분사한 자회사에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박탈감이 폭발, 결국 IT 업계의 연대 속에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한컴 노조는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 한컴타워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쟁의에 착수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160여 명과 함께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판교 IT 기업 노조들이 연대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번 파업이 단순히 한컴만의 문제가 아닌 IT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와 노동 환경에 대한 공통된 문제의식을 담고 있음을 시사한다. ◆ 사상 첫 파업, 왜 결정했나 표면적인 이유는 임금 인상률에 대한 이견이다. 노사는 지난 1월부터 8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최초 7.68% 인상을, 회사는 2%를 제시하며 시작된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회사가 최종적으로 5.8%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을 거리로 나서게 한 진짜 기폭제는 '역차별' 논란이다. 갈등의 중심에는 지난해 10월 한컴에서 분사한 자회사 '씽크프리'가 있다. 회사는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던 지난 6월, 씽크프리 노조와 6.7%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다. 이는 한컴 노조에 제시한 5.8%보다 약 1%p 높은 수치다. 정균하 한컴 노조 지회장은 "한컴과 씽크프리의 대표이사가 동일인인 상황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자회사에 더 높은 인상률을 제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오히려 소외감을 주는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회사는 "신설 기업의 공격적인 인재 확보가 필요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돌아선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지는 못했다. 결국 이번 파업은 단순히 1%p 안팎의 인상률 차이를 넘어 지난해 매출 3048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주역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근본적인 불만에서 비롯됐다. ◆ 사측 "미래 위한 성과주의, 양보 못 해" 반면 한컴 사측은 이번 갈등을 '미래 성장을 위한 보상 체계 개편'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최종 제안한 기본급 5.8% 인상에 별도 일시금을 더하면 실질 인상률은 6%대 중후반이며 올해 신설된 성과보상금까지 합하면 9%를 넘어 업계 최상위권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사측의 핵심 주장은 '성과 중심 보상'으로의 전환이다. AI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획일적인 연봉 인상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만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한컴 관계자는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하는 문화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단기적인 갈등 해소를 위해 장기적인 성장 원칙을 포기할 수는 없으며 이 원칙을 기반으로 직원들과 소통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결국 한컴의 첫 파업은 '역대급 성과에 대한 균등한 분배'를 요구하는 노조와 '미래 성장을 위한 성과주의 보상'을 내세우는 사측의 철학이 정면으로 충돌한 사건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 파업 장기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갈등의 해법이 향후 국내 IT 업계의 노사 관계와 보상 문화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2025-07-24 22: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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