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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총장 선임 불발, 사상 초유의 '전원 부적격' 탈락 '충격'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산실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사상 초유의 '총장 선임 불발' 사태를 맞았다. 1년 넘게 미뤄온 인선 절차가 결국 '부결'로 결론 나면서 글로벌 AI(인공지능) 패권 경쟁의 골든타임에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AIST 이사회(이사장 김명자)는 26일 서울 서초구 김재철AI대학원에서 제292회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18대 총장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최종 선출에 실패했다. 이사회는 "3인의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선임이 부결됐다"며 "규정에 따라 재공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예견된 참사라는 지적과 함께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동시에 나온다.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3월 이광형 현 총장, 김정호 교수, 이용훈 전 UNIST 총장 등 3인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정권 교체기와 맞물리며 이사회 개최가 차일피일 미뤄졌고 이광형 총장의 임기가 끝난 지 1년이 지나서야 표결이 이뤄졌다. 결과는 '전원 탈락'이었다. KAIST 규정상 1차 투표에서 과반이 없으면 다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하고 여기서도 결론이 안 나면 최종 1인에 대한 찬반을 묻는다. 이번 결과는 이사회가 최종 1인에 대해서조차 과반의 '반대'를 던졌다는 의미다. 사실상 기존 후보군 전체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셈이다. ◆ 배경엔 '코드 인사' 갈등…정치적 격동기에 갇힌 과학계 과학계와 관가에서는 이번 부결의 배경으로 '정부와 이사회의 시각차'를 꼽는다. 후보 3인이 확정된 시점이 지난해 3월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당시 선출된 후보들이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이나 과학기술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기류가 이사회 내부에서 강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명자 이사장이 이사회 직후 "정치적 격동기에 총장 선임이 맞물려 있었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1년 전 꾸려진 후보군으로는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성보다 정치적 역학 관계가 우선시된 결과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재공모 절차를 밟으려면 후보자 발굴, 검증, 선임위 추천, 이사회 의결 등 최소 3~4개월이 소요된다. 물리적으로 빨라도 올 하반기에나 신임 총장이 선출될 전망이다. 특히 이날로 김이환 이사 등 선임직 이사 5명의 임기마저 만료됐다. 새로운 이사진 구성과 총장 선임 절차가 맞물리면서 행정적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이광형 총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으나 권한이 제한적인 '식물 총장' 체제로는 AI, 반도체 등 시급한 국가 전략 기술 대응과 대형 R&D(연구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동력을 얻기 힘들다. KAIST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교수협의회 등 구성원들은 "1년의 공백도 모자라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이사회의 직무 유기"라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글로벌 대학들이 AI 인재 영입과 혁신에 사활을 거는 시점에 국내 최고 대학인 KAIST가 정치 바람에 휩쓸려 표류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26-02-26 23: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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