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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거래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닙니까"…FIU의 '불편한 심기'
[이코노믹데일리] 가상자산 시장의 '새판 짜기'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고위급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멈춰 섰던 정책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시장에서는 제6의 원화 거래소 등장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과거 '슈퍼 갑'이었던 은행이 이제는 실명계좌 계약을 위해 코인마켓 거래소의 문을 먼저 두드리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며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열쇠를 쥔 금융당국은 여전히 굳게 빗장을 걸어 잠근 채 '신중론'만 되풀이하고 있어 업계의 기대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변화의 기류는 금융위원회 인사에서 시작됐다. 지난 10월 29일 금융위는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임명하며 정권 교체 여파로 지연됐던 1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가상자산 사업자(VASP)의 신고·수리를 총괄하는 FIU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그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정책 논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위나 FIU가 주요 결정을 미뤄왔지만 고팍스-바이낸스 승인까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장의 기대감에 불을 지핀 것은 은행들의 태도 변화다. 과거 실명계좌는 업비트, 빗썸 등 소수 대형 거래소의 전유물이었고 은행은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갑'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신규 고객 확보와 법인 계좌 시장 개척에 목마른 은행들이 먼저 코인마켓 거래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 한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여러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사실상 주요 은행은 모두 접촉했다"고 털어놨다. 이는 '크립토 겨울'로 불리는 기나긴 침체기를 거치며 시장 구조가 재편된 결과이기도 하다. 2024년 44곳에 달했던 VASP는 올해 10월 기준 27곳으로 급감했다.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경쟁력 있는 소수 거래소의 몸값이 오히려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업계에서 제기되는 '1거래소-N은행(복수 은행)' 허용 요구에 대해 FIU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니느냐"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법적 근거도 없는 '1거래소-1은행' 원칙을 자금세탁방지(AML)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의 '그림자 규제'로 유지하며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막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몽니'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21년 9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금융당국은 단 한 곳의 신규 원화 거래소도 허가하지 않았다. 이는 사실상 기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과점 체제를 공고히 해주는 결과를 낳았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는 투자자 보호 소홀, 높은 수수료, 상장 비리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을 연내 제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법안에 신규 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면 이는 결국 '반쪽짜리' 제도 개선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FIU 원장 체제가 과거의 관성을 깨고 시장에 건전한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규제를 위한 규제'로 업계의 기대를 꺾을지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2025-11-02 21:48:07
KT, '가짜 기지국'에 뚫려 신뢰 추락…김영섭 대표, '리더십·연임' 최대 위기
[이코노믹데일리] KT호(號)가 ‘가짜 기지국’이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수도권 일대를 덮친 무단 소액결제 사태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늑장대응’과 ‘허위보고’ 논란으로 번지며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부동산 매각을 단행하며 연임을 노리던 김 대표의 발목을 잡는 최악의 악재가 터진 셈이다. ◆ 허술한 기기 관리와 ARS 인증의 허점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는 KT의 허술한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관리 관행이 지목된다. KT는 경쟁사 대비 5배 이상 많은 약 15만7000대의 초소형 기지국을 운영하면서도 이용자가 직접 기기를 수령해 설치하거나 이사 후에도 방치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보안 업계에서는 해커가 이렇게 관리망에서 벗어난 기기를 손에 넣어 개조한 뒤 범행에 나섰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구재형 KT 네트워크기술본부장 역시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KT 초소형 기지국의 일부를 불법 취득해 개조했거나 일부분을 떼서 옮긴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혀 장비 관리 부실이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됐음을 시사했다. 해커는 이렇게 확보한 ‘가짜 기지국’을 통해 특정 지역 내 KT 가입자들의 통신을 가로챈 뒤 소액결제 시 ARS 인증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전문가들은 해커가 가로챈 통신망을 이용해 ARS 인증 전화를 자신들에게 착신 전환시키거나 가로챈 IMSI(국제이동가입자식별정보)와 추가로 확보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등)를 결합해 인증 절차를 통과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경훈 과기부 장관 역시 국회에서 “(해커가)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정보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는 KT의 통신망 보안뿐만 아니라 ARS 인증 시스템 자체의 취약성까지 드러난 심각한 문제다. ◆ ‘늑장대응’과 ‘허위보고’…바닥으로 추락한 고객 신뢰 이번 사태에서 KT가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찰이 9월 1일 연쇄 소액결제 피해 사실을 통보했음에도 KT가 비정상 패턴을 인지하고 차단 조치에 나선 것은 언론 보도가 나온 뒤인 5일 새벽이었다. 김영섭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고개를 숙인 것은 그로부터 엿새나 지난 11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허위보고’ 논란이다. KT는 사태 초기부터 10일 정부 브리핑까지 “개인정보 해킹 정황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인 11일, 불법 기지국을 통해 고객 5561명의 IMSI 유출 가능성을 공식 인정하며 말을 뒤집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IMSI 유출 사실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 흔들리는 리더십, ‘낙하산 논란’과 경영 공백 우려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KT 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는 통신 분야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최고경영자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김 대표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정권 교체 이후 대외 활동을 급격히 줄이며 사실상 ‘레임덕’에 빠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KT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어야 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Mi:dm)’ 관련 기자간담회에도 불참하는 등 주요 현안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여왔다. 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외치면서도 정작 자체 기술 개발보다 MS와의 협력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낙하산 논란’까지 재점화됐다.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는 김건희 부부가 KT 경영 및 인사에 불법 개입했다며 김건희와 윤석열 전 대통령, 그리고 김영섭 대표까지 ‘김건희 특검팀’에 고발한 상태다. KT 내부에서는 “경영진이 회사 현안 해결보다 차기 인사 구도에만 신경 쓴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리더십 부재는 실적 개선을 위한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비핵심 자회사 매각과 함께 수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하지만 정작 통신업의 근간이 되는 네트워크 보안과 고객 신뢰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대통령의 질타…연임 가도에 ‘적신호’ 결국 대통령까지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직접 언급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에서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 또한 분명히 밝혀서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야겠다”며 “소를 잃는 것도 문제지만 소 잃고도 외양간조차 안 고치는 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사실상 김영섭 대표의 리더십과 KT의 대응 방식에 대한 ‘경고장’으로 해석된다. KT는 현재 1억7000만원 규모의 피해액 전액 보상과 함께 불법 기지국 신호 수신 이력이 있는 고객 전원에게 무료 유심 교체를 지원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IMSI 외에 소액결제에 필요한 이름, 생년월일 등 추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정도 대책으로 성난 민심과 흔들리는 리더십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잇따른 악재 속에 김영섭 대표의 연임 가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025-09-13 00: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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