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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을 정리하는 권력, 권력을 준비하는 군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에 대한 조사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국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이는 이를 중국군 역사상 전례 없는 최고위급 숙청으로 규정하고 또 어떤 이는 미국과 연계된 초대형 간첩 사건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중국 정치와 군을 그동안 관찰해 온 시각에서 보면 이러한 해석은 대체로 현상에 집중한 나머지 구조를 놓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중국에서 군 인사는 언제나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정치 권력의 시간표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선 분명히 할 점은 장유샤라는 인물이 갖는 무게다. 그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서 명실상부한 중국군 서열 2위 인물이며 혁명 원로 가문 출신의 이른바 ‘태자당’으로 분류되는 정치적 상징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동시에 그는 오랜 군 경력과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군 내부에 독자적 영향력을 축적해 온 장성이기도 하다. 이런 인물에 대한 조사는 당연히 국내외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장이 크다고 해서 그 의미가 곧바로 체제의 불안이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치의 역사는 오히려 그 반대의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일부 외신이 제기한 ‘미국 배후설’이나 ‘핵 기밀 유출’ 혐의는 자극적인 서사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현재까지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여전히 “심각한 기율 위반과 불법 행위”라는 표현에 머물러 있다. 중국 정치에서 이 표현이 갖는 함의는 매우 넓다. 그것은 단순한 금전적 부패를 의미할 수도 있고 인사권 남용이나 조직 원칙 위반, 정치적 노선 문제를 포괄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구체적으로 상정하는 혐의들이 아직 중국 내부의 정치 언어로 공식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의 군사·정치 시스템은 외부의 시선과 내부의 판단 사이에 언제나 일정한 간극을 두어 왔고 이번 사안 역시 그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을 특정 혐의의 사실 여부로만 좁혀 바라볼 경우 중국 정치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놓치게 된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군은 국가 기관이기 이전에 당의 군대이며 군에 대한 통제는 곧 권력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군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반부패 조사가 반복되어 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라기보다는 군이 독자적 정치 행위자가 되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구조적 선택에 가깝다. 이번 장유샤 사건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은 ‘간첩’이라는 단어보다 ‘재정렬’이라는 개념이다. 시 주석은 2022년 3연임을 확정 지은 이후 당과 정부 그리고 군 전반에 걸쳐 권력 구조를 다음 단계에 맞게 조정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이는 단기적 위기 관리가 아니라 중장기적 권력 운영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특히 군은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에 손대는 영역이자 동시에 정권의 성패를 가루는 결정적인 영역이다. 군이 안정되지 않으면 어떤 정치적 구상도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유샤 부주석과 함께 거론되는 인물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진급했던 장성들에 대한 동시다발적 조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특정 개인을 겨냥한 보복이나 숙청이라기보다는 과거 인사 체계와 인맥 구조를 한꺼번에 정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중국 군부에서 오랜 기간 형성된 비공식 네트워크와 지역·기수 중심의 결속은, 평시에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권력 승계 국면에서는 잠재적 불안 요소로 인식되기 쉽다. 지금 진행되는 일련의 조치는 바로 이러한 요소들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중국군의 지휘 능력이나 작전 수행 능력이 단기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러한 지적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고위 장성들의 공백은 분명 일정한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인민해방군은 개인의 결단보다 체계와 절차, 집단 지휘를 중시하는 조직이다. 특정 인물의 부재가 곧바로 전체 작전 능력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 주석은 이러한 인사 정비를 통해 ‘능력 있는 개인’보다 ‘절대적으로 통제 가능한 조직’을 우선하는 군 문화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에서 이번 사태를 시진핑 주석의 4기 출범 준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해석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중국 정치에서 지도자의 장기 집권은 단순히 임기 규정의 문제가 아니라 당·정·군 전반에서 그 체제가 계속된다는 신호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내느냐의 문제다. 특히 군은 그 신호의 최종 보증자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마오쩌둥의 장기 집권, 덩샤오핑의 실질적 권력 유지, 장쩌민의 군권 연장 모두 군 인사 재편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2028년을 시야에 둔 군부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은 과도한 추측이라기보다는 중국 정치의 관행에 부합하는 분석에 가깝다. 결국 장유샤 사건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특정 인물의 몰락 그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시진핑 체제가 여전히 완성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며 그 완성을 위해 군을 마지막 퍼즐로 정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외부에서는 이를 불안의 신호로 읽을 수도 있겠지만 내부 논리로 보면 이는 오히려 체제를 장기화하기 위한 정비 과정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건이 아니라 구조이며 개인의 흥망이 아니라 권력의 방향이다. 그 방향은 지금 분명히 다음 단계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2026-01-26 14:39:46
이찬진 금감원장 체제 본격 가동…부원장 3명 교체
[이코노믹데일리] 금융감독원 부원장 3명 등 임원 9명이 교체되면서 취임 넉 달 만에 이찬진 금감원장 체제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금융위원회는 전날(24일) 금감원 부원장에 김성욱 민생금융 부원장보와 박지선 소비자보호 부원장보, 황선오 금융투자 부원장보를 각각 임명했다. 각각 은행·중소금융과 민생·보험,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을 맡는다. 임기는 오는 30일부터 3년이다. 지난 2023년 12월 임명된 이세훈 수석부원장을 제외하고 모든 부원장이 바뀌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인사를 놓고 이복현 전임 원장의 색채를 걷어내고 이 원장 중심의 지휘 라인을 정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소비자보호처 소속이던 부원장보 2명을 부원장에 임명하며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부원장 세 명 모두 1970~1971년생으로 1960년대 후반생이 주였던 이전보다 젊어졌다. 1999년 금융감독원 설립 이후 공채 1기(2000년 입사)가 처음으로 부원장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공인회계사로 2000년 공채 1기로 입사한 김성욱 부원장은 은행 감독·검사 분야를 두루 거쳤다. 황선오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1996년 증권감독원 입사 이후 자본시장 전 분야를 폭넓게 경험했고 박지선 민생·보험 부원장은 보험업 감독·검사 전문가다. 이 원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부원장보 자리에는 6명의 국장급 간부가 승진 임명됐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원장 직속으로 신설된 '소비자 보호 총괄' 부원장보로는 김욱배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을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김충진 감독총괄국장 기획·전략 담당 △곽범준 중소금융감독국장 은행 담당 △김형원 은행감독국장 민생금융 담당 △서영일 인사연수국장 보험 담당 △이진 금융시장안정국장 중소금융 담당 부원장보로 각각 임명됐다. 이 원장은 지난 22일 단행된 부서장 인사에선 22명을 유임시켜 안정감을 높였다. IT 정보 유출, 가상자산 해킹, 주가조작 척결, 환율 급등 등 현안 대처가 시급한 부서장들이 대부분 자리를 유지했다. 대신 소비자보호 총괄 조직엔 선임국장 3명을 전진 배치하면서 소비자보호에 힘을 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을 크게 흔들기보다는 감독 현안 대응 능력은 유지하면서 소비자보호를 전면에 내세운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5-12-25 14:28:44
"투서가 엄청 쏟아진다"…이재명 대통령이 꺼낸 금융권 민낯
[이코노믹데일리] "요새 저한테 투서가 엄청 들어오거든요. 무슨 은행에 행장을 뽑는데 누구는 나쁜 사람이고 누구는…, 거기다 선발 절차에 문제가 있다 등 엄청나게 쏟아집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직접 꺼낸 말이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인선을 둘러싼 투서가 대통령에게까지 쏟아지고 있다는 고백이다. "부패한 이너서클이 돌아가며 해먹는다", "관치 피하려다 민간 카르텔이 생겼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회장 했다가 은행장 했다가 10년, 20년씩 자리를 돌려먹는다는 비판이다. 대통령 발언의 배경에는 금융권 인사 시즌이 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BNK금융은 빈대인 회장의 연임을 이미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우리금융도 임종룡 회장을 포함한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연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이번 인사보다는 향후 제도 개편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투서의 존재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금융지주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대통령에게까지 투서가 쏟아질 이유가 없다. 형식적으로는 사외이사 중심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사외이사 선임 자체가 현직 경영진의 영향력 아래 있다면 견제 기능은 허울에 불과하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회장과 관계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되는 구조적 문제"를 인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지주 회장 한 명의 인사권은 막강하다. 5대 금융지주 64개 계열사 중 29~30곳의 CEO 임기가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사이에 만료된다. 회장이 바뀌면 그룹 전체 인사 지형이 흔들린다. 그 자리를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차지하느냐가 수십조 원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그룹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 같은 막강한 권한으로 인해 투서가 난무하는 이유다. 금감원은 지난 11월 '금융지주·은행 지배구조 TF'를 가동했다. CEO 3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의무화와 사외이사·CEO 임기 시차화, 승계절차 사전 공시 등이 논의되고 있다. 장기 집권의 문을 좁히고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방향이다. 대통령 발언 이후 태스크포스(TF)에 속도가 붙으면서 2026년 초 입법과 감독규정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지배구조 개편을 밀어붙이면 관치 금융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울 수 있다. 과거 정권마다 금융권 인사에 입김을 넣어 폐해를 낳은 역사가 있다. 제도 개선과 인사 개입 사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얇다. 그러나 현재 구조가 건전한 것도 아니다. 관치를 피한다는 명분 아래 금융지주 인사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면 이 역시 시장 원리와는 거리가 멀다. 대통령에게까지 투서가 쏟아지는 현실이 금융권 지배구조의 민낯을 보여준다. 금융권은 제3의 길이 필요하다. 주주와 시장이 경영진을 견제하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혁이다. 투서가 아닌 제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다.
2025-12-21 15:34:47
"비상계엄 재발 막으려면 경찰 권력 분산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12·3 비상계엄 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경찰 지휘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심 대안으로는 형식적 기구에 머물러 있는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가 꼽혔다. 한국경찰학회는 16일 국회에서 한국지방자치경찰학회,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과 함께 경찰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에 나선 김창윤 경찰학회 회장은 “12·3 사태는 단일 지휘권자의 판단 오류가 치안 전반을 왜곡시킨 사례”라며 현행 경찰 지휘 체계가 유지될 경우 유사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경찰청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지휘·통제 권한을 문제 삼았다. 그는 역대 경찰청장들의 구속 사례를 언급하며 “권력이 한 사람에게 쏠린 구조는 경찰이 정권에 종속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경찰법상 국가경찰위원회가 자문기구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인 통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회장은 국가경찰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독립 행정기관으로 격상하고 장관급 위원장을 포함한 9인 체제로 재편해 총경 이상 고위직 인사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최종술 지방자치경찰학회 회장은 "자치경찰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여전히 국가경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도 전반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도 “국가경찰위원회가 고위 간부 인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지휘부의 판단 착오가 전국적 치안 혼란으로 확산되는 구조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12-16 16:02:54
금감원,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쇄신안 내주 발표 예정…조직·프로세스 개편 포함
[이코노믹데일리] 금융감독원이 다음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골자로 한 자체 쇄신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행 감독·검사 구조에 대한 체계 전반을 되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쇄신 방향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쇄신안에는 모든 업무 과정에 소비자 보호가 실천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 조직 전반을 개선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각 업권별 감독 부문에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감원 내 은행 감독·검사 부문에 소비자 보호 역할을 확대하거나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 독자적인 인사권을 부여하는 안이 거론된다. 현재는 금감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 당정이 '금융 감독 체계 개편 방침'을 전격 철회했음에도 금감원 내부에서는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종 결정은 내년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으로 금감원은 하반기 동안 여권과 업계 기대에 부응할 변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금감원 노동조합 역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윤태완 금감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본원에서 직원 설명회를 열고 "오늘 우리의 키워드는 차분함과 엄숙함"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이 보류된 것은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금감원의 혁신 의지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비대위 측은 이찬진 원장과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윤 위원장은 "경영진이 추진하는 소비자 보호 과제에 대해 비대위가 의견을 제시하겠다"라며 "이 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09-26 10: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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