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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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벗어나 해외로…유통 총수들, '현장 경영'으로 위기 해법 모색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주요 유통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망 불안, 소비 위축 등 복합 위기 속에서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돌파구를 찾는 행보로 풀이된다. 보고 중심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체감 중심의 현장 경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 2025’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전시 부스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유럽 바이어 및 업계 관계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회장은 프랑스 유통 전문업체 SRG 인터내셔널과 유럽 내 유통망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네덜란드에 위치한 삼양식품 유럽 판매법인을 찾아 현지 사업 현황과 시장 상황 등을 점검했다. 삼양식품은 최근 유럽 내 불닭볶음면 수요가 급격히 늘자 네덜란드 알버트하인, 독일 REWE, 영국 테스코 등 주요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 전략 검증 과정으로 평가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 5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생산시설을 방문했다. 그는 올해 가동을 시작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라인과 품질관리 공정을 살펴봤다. 이번 방문은 시러큐스 공장 준공 이후 첫 공식 현장 점검으로,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한 바이오 사업의 실행 상황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신 회장과 장남 신유열 롯데글로벌전략실장,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동행해 그룹 내 세대 전환 및 책임 경영 기조를 드러냈다.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보는 자국 내 의약품 공급 안정성 강화 정책과 맞물려 롯데의 글로벌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으로도 평가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내 공장을 갖고 있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아 미국 시장 내에서의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4월부터 최근까지 일본, 미국, 유럽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CJ는 식품, 물류, 콘텐츠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너지를 강화하는 글로벌 통합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영국 런던 방문에는 이미경 CJ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CJ ENM 정종환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과 미국을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을 본격화했다. 유럽 지역에서 직접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한 행보다. 그는 현지에서 글로벌 싱크탱크, 투자회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그룹 유관 산업 주요 인사들과 만나 현지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옥스포드대학 조지은 교수와의 회동에서는 유럽의 문화 소비 트렌드와 K-푸드·K-뷰티로의 확산 가능성도 점검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지역을 포함한 신영토 확장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유럽 지역에서 전방위로 확산하는 K-웨이브를 놓치지 말고 현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범(汎)유럽 톱티어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 총수들이 현장 행보를 강화하는 이유는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경영 환경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공급망 변화, 소비 양극화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장에서 직접 정보를 확인하고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고 중심의 의사결정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각적인 전략 조정이 가능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현장경영은 상징적 리더십의 표현을 넘어 경영 전략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조직의 실행력을 검증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5-10-10 1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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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미경 부회장, 美 예비 영화인들에 "겸허·끈기·배려로 세상 움직여라"
[이코노믹데일리]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영화예술대학(USC SCA) 2025년 졸업식 연사로 나서 젊은 창작자들에게 '겸허(humility), 끈기(resilience), 배려(compassion)'라는 삶의 핵심 가치를 제시하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도나 랭글리 NBC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회장의 소개로 단상에 올랐다. 랭글리 회장은 드림웍스 공동창업자 제프리 캐천버그의 말을 인용해 "이 부회장이 없었으면 지금의 드림웍스는 없었을 것"이라며 이 부회장을 "탁월한 안목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프로듀서이자, 문화적 경계를 초월하는 커넥터, 우리가 무엇을 듣고, 보고, 사랑하게 될지를 이끄는 비저너리 리더"라고 칭송했다. 약 580명의 졸업생은 이 부회장의 호명에 뜨거운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 부회장은 축사와 함께 후배 크리에이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며 "겸허는 본질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며 끈기는 어려울 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 그리고 배려는 상대와 연대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드림웍스 초기 투자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수많은 위기와 도전의 순간 속에서 겸허는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얼마나 더 성장하고 배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1998년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 CGV 개관 후 15년간 190개 이상을 연 경험을 언급하며 "190개의 영화관을 열기까지 190개 이상의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외 진출은 물론 SCREENX, 4DX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끈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20여년 전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을 처음 만났던 때를 회상하며 "'헤어질 결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설국열차', '기생충' 같은 걸작들이 나오기까지 수년간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들이 서로의 작품을 존경하고 지지하며 후배들을 양성하는 모습에서 배려를 느꼈다며 "배려란 결국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고통과 꿈도 함께 이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성공은 겸허 없이는 오만이 되고 배려 없이는 공허함이 된다”면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겸허한 마음으로 해결책을 찾고 끈기를 갖고 헤쳐 나가되 서로 배려하며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설이 끝나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엘리자베스 데일리 SCA 학장 등이 포함된 약 4000명의 청중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데일리 학장은 이 부회장을 "아티스트와 스토리텔러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다국적 영화 협업의 선구자"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1995년 이재현 CJ 회장과 함께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한국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에 기여해왔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문화보국’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난 30년간 CJ ENM을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로 성장시키고 K컬처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영화 <기생충>, <헤어질 결심>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총괄했으며 최근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차기작 <부고니아>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5-05-18 11: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