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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검찰 전원에 '중수청 갈 사람?' 설문… 내부 균열 드러낸 초유의 조사
[이코노믹데일리] 대검찰청이 전체 검사·수사관·실무관을 대상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전면적인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공소청 신설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도입을 전제로 향후 근무지를 묻는 문항까지 포함돼 검찰 내부에서 “조직 재편을 앞둔 사실상의 신상 질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수사권 조정 이후 다시 한 번 검찰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신호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검찰제도개편TF는 전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검찰제도 개편 관련 쟁점’에 대한 설문 참여를 요청했다. 응답 대상은 검사와 수사관, 실무관 등 사실상 검찰 구성원 전체다. 이번 설문은 검찰개혁을 둘러싼 조직 내부의 인식과, 새 제도에서 각 인력이 어떤 역할을 선택하려는지까지 확인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질문은 “공소청과 중수청 중 어디서 근무하겠는가”라는 문항이다. 검찰이 수사 기능을 넘겨주고 기소와 공소 유지 중심의 기관으로 바뀌는 만큼, 수사 경험이 많은 인력이 대거 중수청으로 이동할 것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대검 내부에서도 “중수청이 제대로 굴러가려면 상당한 규모의 숙련 수사관·검사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설문에는 보완수사 문제도 포함됐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필요가 있는지, 필요하다면 어느 범위에서 허용해야 하는지, 요구 횟수 제한이 필요한지 등을 묻는 질문이다. 이는 검찰 수사권이 이미 축소된 상황에서 보완수사 권한이 어느 정도 인정되느냐에 따라, 검찰의 실질적 역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를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와, 개혁 취지에 따라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대검은 설문 결과를 취합한 뒤 법무부를 통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검찰 내부 여론이 개혁 논의에 직접 영향을 주는 셈이다. 검찰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설문이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전에도 개혁 관련 논의는 많았지만, 조직 전체의 인력 이동 의향까지 파악하는 조사는 사실상 처음이다. 한 검찰 간부는 “이번 설문은 의견 수렴을 넘어 내부 균열을 파악하는 의미에 가깝다”며 “개혁안 시행 시 검찰이 어떤 모습이 될지, 조직 원심력이 어디까지 커질지를 가늠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중수청·공소청 분리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검찰은 수사권의 상당 부분을 내려놓고 기소 중심 체제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에서는 역할 재정의, 인력 재배치, 조직 정체성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설문을 통해 정부가 내부 반발 수위를 미리 확인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 정국에서도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검찰이 선택하게 될 진로와 내부 응집력은 개혁의 실제 동력과도 직결된다. 대검의 이번 설문은 그 단초가 되는 셈이다.
2025-11-06 17: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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⑲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해외 개척 없이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없다"
[이코노믹데일리] 누구에게나 별이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찰나의 선택으로 시대를 바꾸었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을 움직인 리더들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며, 지금과 같은 혼돈과 위기의 시대 앞에 놓인 기업들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용기와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려보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1997년 겨울, 대한민국은 ‘IMF 외환위기’ 폭풍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외화 부족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가혹한 구조조정을 실행하게 되며 기업들은 줄도산했고, 금융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현금을 움켜쥐고 버티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때 한 젊은 금융인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투자 문화를 바꿀 때”라며 미래에셋투신운용(현 미래에셋자산운용) 을 세운 사람이 바로 박현주 회장이었습니다. 창업 초기, 주변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누가 이런 때 펀드에 돈을 넣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박 회장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공포 속에서도 기회를 보는 것이 진짜 투자’라 믿었고, ‘적립식 펀드’란 개념을 내세워 개인투자자 중심의 장기투자 문화를 처음으로 시장에 뿌리내렸습니다. 당시 국내 투자자 대부분이 단기 수익에 치중하던 시절, 박 회장은 장기투자 철학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투자는 기업의 성장을 함께하는 장기 여정’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오며 완전히 새로운 금융의 길을 열었습니다. 이후 그의 도전은 국내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2003년, 그는 한국 금융사로는 이례적으로 홍콩에 미래에셋글로벌투자운용을 설립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해외 진출은 모험에 가까운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세계 자본의 흐름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미래에셋은 인도, 브라질, 미국, 캐나다 등 15개국 이상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한국 자본의 세계화’를 이끈 첫 민간 금융그룹이 됐습니다. 창업 10년도 채 되지 않은 한국 첫 투자은행의 해외 진출에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개척자’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했으나, 지나치게 빠르게 성장해온 까닭에 그 미래상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 회장은 2004년 1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같이 “미래에셋의 미래는 세계 시장에 있다. 국내 경쟁도 중요하지만 해외 개척 없이는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습니다. 누구보다 멀리 앞선 길을 보는 눈을 가진 박 회장은 디시털 시대가 도래하자 “돈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금융을 해야 한다”며 디지털 자본시장 시대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은 전통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 혁신으로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테크기업 중심의 장기투자 전략을 이어가며, 프라이빗뱅킹(PB)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로 차세대 금융 모델을 실험 중입니다. 박현주 회장의 ‘별의 순간’은 IMF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두려움을 기회로 바꾼 결단’에 있습니다. “한국 자본시장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던 그의 리더십은 한국 금융이 단순히 예금과 대출의 틀을 넘어, 투자와 자본시장의 시대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장기투자·글로벌 분산·책임 있는 자본’이란 미래에셋의 기업 철학은 이제 한국 금융산업의 새로운 표준이 됐습니다.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던 박 회장의 별은 여전히, 한국 금융의 내일을 비추고 있습니다.
2025-10-24 11: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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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케데헌', 인형·게임으로 나온다…마텔·해즈브로와 전례 없는 계약
[이코노믹데일리] 넷플릭스가 자사 역대 최고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지식재산권(IP) 사업 확장을 위해 글로벌 완구 공룡 마텔, 해즈브로와 손을 잡았다. 넷플릭스가 두 라이벌 완구사와 동시에 공동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콘텐츠 기업을 넘어 IP 기반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구축하려는 넷플릭스의 야심을 드러낸다. 넷플릭스는 21일(현지시간) 마텔, 해즈브로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계약을 "업계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팬들의 폭발적인 수요에 부응하고 글로벌 메가 히트작에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케데헌'은 인형, 액션 피겨, 보드게임 등 모든 상품군으로 재탄생한다. 첫 주자는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이다. 마텔은 '케데헌'의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 인형 3종 세트를 선보인다. 이 제품은 오는 11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마텔 크리에이션즈'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내년부터 본격 배송된다. 보드게임의 강자 해즈브로는 '모노폴리 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첫 제품으로 내놓는다. 이 제품은 아마존, 타깃, 월마트 등 미국의 주요 유통 채널을 통해 선주문이 가능하다. 팀 킬핀 해즈브로 사장은 "이번 협업을 통해 우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역동적인 세계를 스크린 너머로 확장하며 팬들에게 놀이를 통한 몰입형 체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넷플릭스의 전략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스트리밍 플랫폼에 머물렀던 넷플릭스는 이제 디즈니처럼 자사 오리지널 IP를 활용해 영화, 게임, 굿즈, 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거대한 'IP 유니버스' 구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케데헌'의 성공을 발판 삼아 단순한 콘텐츠 시청 경험을 넘어 팬들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세계 1, 2위 완구 기업인 마텔과 해즈브로가 경쟁 대신 협력을 선택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이는 '케데헌'이라는 IP가 가진 막강한 시장 파급력을 방증하는 동시에 강력한 콘텐츠 IP 앞에서는 업계의 오랜 관행도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5-10-22 09: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