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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세계 인쇄사 다시 쓰나…증도가자가 바꿀 역사적 지형
[이코노믹데일리] 2025년 국정감사에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증도가자(證道歌字)의 진품 확인 절차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800년 전 고려 금속활자가 세계 인쇄문화사의 중심으로 다시 소환됐다. 직지심체요절에 사용된 금속활자보다 138년 이상 앞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증도가자는 단순한 유물 논쟁을 넘어 “인류 인쇄문화의 출발점은 어디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직지보다 138년 앞선 활자, 세계 기록사 축을 흔들다 증도가자는 1239년 고려 고종 26년, 강화천도 직후 무신정권의 실세였던 최이의 명으로 인쇄된 불교 경전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이를 줄여 부른 ‘증도가’ 인쇄에 쓰였다고 전해진다. 기존에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직지심체요절, 정식 명칭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보다 무려 138년이나 앞선 기록이다. 직지심체요철은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인쇄한 금속활자본이다. 이 책은 상‧하권으로 돼 있으나 현존하는 것은 하권뿐이다. 직지심체요절은 1972년 프랑스 박물관에서 고(故) 박병선 박사가 발견해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반면 증도가자는 2010년 서지학자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경북 경산의 한 고미술상으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이후 진위논쟁에 휩싸였다. 하지만 2014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의뢰한 과학 분석에서 합금 비율, 주조 흔적, 탄소연대 등이 고려시대 제작 특징과 일치한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고려 금속활자 가능성”이 다시 부상했다. 남권희 교수는 “서양의 구텐베르크 성경은 인쇄본만 남아있지만, 증도가자는 실제 활자와 인쇄물(증도가 복각본)이 함께 존재한다는 점에서 인류 기록 사상 유례없는 사례”라며 “만약 국가가 문화재로 인정한다면, 한국은 세계 인쇄문화의 ‘원점’을 다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는 이미 ‘금속활자의 나라’ 고려가 13세기 초 이미 금속활자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단지 최근 등장한 학설이 아니다. 조선 태종~세종 때(1451~1454) 편찬된 고려 왕조 정사 ‘고려사(高麗史)’ 세가(世家‧왕 중심 연대기) ‘고종 21년(1234)’조에는 “‘상정예문(詳定禮文)’을 금속활자로 인출했다”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는 한국에서 금속활자를 사용한 사실을 명시적으로 기록한 가장 오래된 공식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금속활자 유물이 남아있든 아니든, ‘문헌 기록상 최초 사례’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증도가자가 등장하기 5년 전 이미 고려의 금속활자 기술이 실용 단계에 있었다는 뜻이며, 증도가자의 진실성에 한층 무게를 싣는 기록이기도 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CT·X-ray 분석 결과에 따르면 증도가자의 주조 내부에는 주석·납 혼합비가 고려시대 청동기 조성비와 일치하며, 미세공극(氣孔) 구조 또한 13세기 전기 동합금 주조의 전형적 패턴으로 나타났다. 2015년 남북 공동발굴로 개성 만월대에서 발견된 5점의 금속활자 역시 증도가자와 자형·합금비가 동일한 그룹으로 분류됐다. 남권희 교수는 “증도가자와 같은 고려 시대 금속활자 유물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려가 13세기부터 금속활자를 활용해 인쇄 기반을 갖췄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충북학’ 제12집, 2010). 김성수 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고려시대 금속활자본의 특징에 관한 연구’에서 “증도가자가 공식 제작돼 ‘상정예문’(1234~1241) 및 ‘동국이상국전집’(1241) 등에서 활용됐다는 점이 확인된다”며 “고려가 13세기 초 이미 금속활자를 상용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인문과학 제97호, 2013). ◆동서양 인쇄사 연대, 200년 앞당겨질 수도 지금까지 세계 인쇄사 교과서는 ‘1450년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를 기점으로 삼아왔다. 한국의 직지심체요절이 이보다 70여 년 앞서 제작된 사실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지만,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확정된다면 인류의 인쇄 혁명은 다시 200년 이상 앞당겨지는 셈이다.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은 ‘고려 금속활자 연구의 흐름과 새로운 변화’란 논문에서 “증도가자와 같은 고려 금속활자의 존재는 13세기 고려가 이미 금속활자를 활용해 인쇄 체계를 갖췄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동아시아 인쇄사 연구에서 기존 직지심체요절 중심의 패러다임을 재검토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서지학보’ 제39집, 2012). 2014년 12월 ‘서지학연구 제60집’에 실린 ‘금속활자의 발명과 전래에 관한 동・서양 비교 연구’에서 김성수·마승락 연구팀은 “고려시대 금속활자 기술은 단순 기술 혁신이 아니라 국가 체제와 불교 인쇄 지원이 결합된 종합적 기록 문화의 산물”이라며 “증도가자는 인류 지식 대중화 초기 사례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직지심체파’와의 미묘한 긴장 국내 학계에서는 증도가자가 ‘직지의 역사적 지위를 위협한다’는 인식이 존재해 왔다. 일부 연구자들은 “증도가자의 진품 판정이 곧 직지심체요절의 상대적 위상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신중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각을 ‘유물 간 경쟁’으로 왜곡된 접근이라 지적한다. “직지와 증도가자는 ‘누가 먼저냐’의 문제가 아니라, 동서양 인쇄문명사에서 인류가 기록기술을 어떻게 축적했는가를 보여주는 쌍둥이 사례”라며 “직지를 넘어서는 발견이라기보다, 직지를 이해하게 하는 선행 단계의 사료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김성수 교수는 “증도가자는 직지보다 앞서 존재했지만, 직지를 넘어서는 발견이라기보다 직지를 이해하게 하는 선행 단계 사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2013년 논문). 박정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역시 “증도가자는 직지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금속활자 증거로, 고려 인쇄문화의 연속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라며 “이 발견이 공식적으로 인정된다면 한국 인쇄문화사의 위상이 재정립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려 금속활자 연구의 현황과 과제’, 한국문화사학 제65집, 2020년). ◆ 유물 지정 후 국제 논의 증도가자의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제공동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프랑스국립도서관(BnF) 동아시아자료실 관계자는 2018년 직지 관련 공동 연구 협력 논의에서 “한국 고문헌의 진위 논쟁은 국제 학술 네트워크 안에서 투명하게 검증될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학계에서는 증도가자 역시 국제적 협력체계 속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직지 세계화 방안 연구’, 문화재청·유네스코한국위원회, 2018).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위원회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직지와 같은 기록유산의 과학적 진위 논의는 국제공동연구를 통해서만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유럽·일본 학계와의 공동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국제협력의 과제’, 2020) 김종연 한국기록학회장 역시 “증도가자와 같은 유물의 재검증은 국내 연구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제 표준 검증 체계를 마련해 분석해야 세계 학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한국기록학연구 제49집, 2019). 증도가자가 공식적으로 진품으로 인정될 경우 한국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제작 국가라는 새로운 역사를 기록할 수 있다. 남권희 교수는 “증도가자는 금속활자 원본과 번각본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독보적”이라며 “세계 인쇄문화사의 출발점이 동아시아, 정확히는 한반도에서 시작됐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혜 교수도 논문에서 “증도가자의 국제적 검증과 문화재 지정은 한국의 문화 주권과 세계 기록문화사에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진위논쟁’ 넘어 ‘문화유산 재정립’ 지난 15년간 증도가자는 ‘위조 논란’, ‘심의 부결’, ‘감사원 감사’ 등 숱한 풍파를 겪어왔다. 그러나 올해 국감 이후 분위기는 다르다. 감사원이 2017년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과정에서 주요 통계오류와 보고 누락이 있었음을 공식 지적했고, 이에 국가유산청이 재조사 의지를 밝히면서 ‘역사적 복권’의 가능성이 열렸다. 남권희 교수는 “증도가자 진위 쟁은 단순한 유물 논쟁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과학적 근거보다 권위에 더 의존해온 문화 행정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이 스스로 인쇄문명사의 주체임을 세계에 입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증도가자 재조사가 단순히 과거 논쟁의 재현이 아닌, 인류 문화유산사의 재정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가유산청은 2023년 ‘증도가자 국제 공동연구 추진 계획’에서 “증도가자 진위여부가 과학적으로 확인될 경우 직지심체요절과 함께 세계 인류 인쇄문화의 기원을 한국이 증명하게 되는 셈”이라며 “이 사안은 문화사적·정체성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한 바 있다. 이제 논의의 초점은 “진품인가 가짜인가”가 아니다.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확정되든, 일부 논란이 남든 간에 이 유물은 이미 인류가 지식을 금속에 새겨 대량으로 복제하려 했던 첫 흔적 가운데 하나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증도가자는 직지와 더불어 ‘세계 인쇄 문명의 이중 기원’을 상징하는 존재로 남게 된다.
2025-11-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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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AI허브한국' 획기적 제안에…李대통령 "엔비디아 투자 전폭지원"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만나 인공지능(AI)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젠슨 황 CEO가 한국에 대한 대대적인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밝힌 뒤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이뤄진 이번 접견에서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한국 투자에 대한 전폭적 지원 의지를 밝혔고, 젠슨 황 CEO는 국내 기업들과 교류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재계 인사들도 참석해 의견을 교환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최근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을 아태 지역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도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가 투자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AI 3대 강국'과 'AI 기본사회'를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기술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며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간 협업은 글로벌 협력의 대표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AI 시대를 가장 먼저 열어가는 테스트베드"라며 "한국이 AI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젠슨 황 CEO는 "미국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이 있지만 제조업이 약하고 유럽은 반대로 제조업이 강하지만 소프트웨어가 약한데, 한국은 두 역량을 두루 갖췄다"며 한국이 AI 분야 리더가 될 가능성이 '무한대(Sky is the limit)'라고 평가했다. 젠슨 황은 또 "지금의 엔비디아를 만든 것이 대한민국이다. 나는 대한민국과 함께 자라난 것과 마찬가지"라며"(한국의 AI 산업 발전) 여정에 엔비디아가 함께하며 AI 인프라 구축, 인재 및 스타트업 육성, 자율주행 로봇 등 피지컬 AI를 포함하는 여러 측면에서 한국 기업과 실질적 협력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기업인들의 발언도 이어져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이 먼저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대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강국이 되도록 저도, 삼성도 노력하겠다"며 "삼성은 엔비디아의 생성형 AI는 물론 반도체, AI 팩토리, 로보틱스, AI-RAN 네트워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도 엔비디아와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왔고 최고의 파트너로서 계속 AI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같이 AI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주면 대단히 감사하겠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부가 AI 글로벌 강국 목표를 하고 있기에 행정적·정책적인 지원을 해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등을 지원하고 고급 인력을 양성해 피지컬 AI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이해진 의장은 "천년 도시 경주에 많은 문화재가 있듯이 500년이나 1천년 뒤 각 나라 데이터 자료가 굉장히 중요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자체 AI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엔비디아와 협력해 태국, 중동 등에서도 협력해 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025-10-31 20: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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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라 리스트 2026' 시상식서 AI냉장고·조리기구 선봬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라 리스트(La Liste) 2026' 시상식에서 주방 경험을 혁신하는 다양한 비스포크 AI 가전을 선보였다고 28일 밝혔다. 라 리스트(LA LISTE)는 글로벌 미식계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가이드로 매년 전 세계 200여 개국의 레스토랑, 호텔, 페이스트리샵을 평가해 글로벌 톱 1000 셀렉션을 발표한다. 이날 시상식에는 기 사부아, 에릭 리페르, 안성재 등 국내외 정상급 셰프와 미식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해 비스포크 AI 주방 가전의 혁신적인 AI 기능과 디자인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체험 공간에서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냉장고,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 키친핏 맥스' 김치냉장고, '비스포크 큐커 멀티' 등이 전시됐다. 전시 공간에서는 유명 디저트 전문가 박준우 셰프, 김치 전문가 이하연 명인 등이 삼성 주방 가전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는 시연 행사도 진행됐다. 박준우 셰프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냉장고의 9형 스크린을 통해 식재료를 알아서 인식하고 관리하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과 "냉장고 오른쪽 문 열어줘" 등의 음성 명령으로 냉장고 문을 손쉽게 열 수 있는 기능인 오토 오픈 도어 기능 등을 소개했다. 또 좌·우 4mm 간격만으로 문이 가구에 닿지 않고 108도까지 활짝 열리는 키친핏 맥스 디자인과 냉장고에 맞춰 기존 가구장을 리폼해 주는 '가전 가구장 리폼 서비스'도 자세히 소개했다. 박 셰프는 "사용자의 취향을 이해하는 편리한 AI 기능과 공간에 어우러지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삼성 AI 키친 경험이 인상 깊었다"며 "비스포크 AI 가전이 선사할 새로운 요리 영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하연 명인은 '비스포크 AI 김치플러스 키친핏 맥스' 김치냉장고의 유산균 아삭 숙성 기능을 소개했다. 이 명인은 "유산균이 성장하는 최적의 온도로 김치의 아삭한 식감을 구현해 인상적"이라며 "전통 발효 문화에 혁신 기술을 더해가고 있는 발전이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올인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멀티'를 활용해 '스마트싱스 푸드' 서비스도 선보였다. 스마트싱스 푸드 서비스는 AI 기반 레시피 추천, 조리기기에 설정값 전송, 추천 레시피 속 식재료 구매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황태환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세계 정상급 셰프들이 모인 라 리스트 행사에서 비스포크 AI 가전의 차별화된 주방 경험을 선보여 뜻깊다"며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편의성을 높이는 AI 기능, 품격을 높이는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AI 가전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28 16: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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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증도가자 문화재 지정 외면' 국가유산청은 어느 나라 기관?
[이코노믹데일리] 2010년 국내에서 처음 그 존재가 발표된 뒤 위조 누명부터 문화재 지정 유보까지 25년간 온갖 수난의 겪어 ‘비운의 증도가자(證道歌字)’로 불린 고려시대 금속 활자를 둘러싼 논란이 2025 국감을 계기로 또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2017년 증도가자 국가유산 지정 심의와 관련, 당시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2017년 부결 결정을 내린 과정에 주요사항 누락, 통계분석 잘못 적용 등 다수 위법·부당 사항이 있었다는 감사원의 최근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질타와 함께 재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허민 문화재청이 재조사에 응하며 ‘증도가자’가 ‘직지심체요절’을 100년 이상 앞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고려시대 금속 활자로 인정받게 될 기회를 다시 한번 갖게 됐다. ◆고려시대 제작된 증도가와 증도가자 ‘증도가자’란 불교 경전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의 줄임말인 ‘증도가’ 인쇄본에 사용된 고려 활자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고려시대 남명 법천선사(南明法泉禪師)가 당나라 영가대사 현각의 ‘증도가’ 각 구절 끝에 320편의 계송(繼頌)을 덧붙여 선가(禪家)에서 깨달음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힌 불교 경전이다. 고려 고종 26년인 1239년 원나라 침공으로 수도를 강화로 옮긴 상황에서 최고 권력자 최이(?~1249년)에 의해 주자본(금속활자본)을 바탕으로 목판으로 복각(새김)돼 간행됐으며 권말에는 1239년 당시 무신정부의 1인자였던 최이가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본을 목판으로 복각해 찍어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복각에 참여한 각수 11명의 각수 이름이 명시돼 있다. 1232년 강화도로 천도하며 가지고 나온 금속활자본을 더 이상 찍기 힘들게 되자 목판본을 만든 것이란 설명이다. 다시 말하면 목판본인 증도가보다 앞선 금속활자본이 이미 제작돼 유통됐다는 이야기다. 증도가 발문에는 최이가 “이 책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으니 주자본(금속활자본)으로 판각한다. 기해년(1239년)”이라고 기록했다. 이 책은 안타깝게도 복각본만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 현존하는 총 4벌의 증도가 복각본은 2012년 6월 29일 대한민국 보물 제758-2호로 지정됐다. 먹의 농암에 따라 대구 반야사, 대구 개인 소장, 서울 출판박물관, 양산 대성암 복각권이 각각 시기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도가자’란 번각본 말미에 언급된 ‘더 이상 전해지지 않는 금속활자본’에 사용된 활자로, 2010년 9월 1일 서지학자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이 증도가자의 실물 활자를 공개했다. 직지심체요절이 1377년 인쇄됐고 목판본 증도가가 1239년, 그리고 기록상 증도가 금속활자는 그 이전이므로 직지심체요절보다 적어도 138년 이상 앞선 것이다. 남 교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꼽히는 직지심체요절이나 서양의 ‘구텐베르크 성경'이 인쇄본만 남아 있는 반명 증도가는 금속본을 본뜬 번각본과 함께 활자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어느 기록물보다 독보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감사원 조사 결과 드러난 문화재 지정위의 ‘비겁함’ 2010년 9월 남 교수가 “고려시대 금속활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이후 걸쳐 여러 차례 관련 정부 기관이 진위 조사를 벌였으나 “고려 시대 제작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부결 의견을 내려 지금까지 공식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국감에서 지적을 받은 2017년 4월 13일 국립고궁박물관 회의실에서 진행된 8인의 ‘증도가자(고려금속활자) 보물지정 관련 조사관련 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방사선 분석을 기반으로 한 조사 결과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일치를 이룬 의원들이 많았다. 그런데 활자에 묻는 먹을 시료로 채취해 연대측정을 했다는 보고서 결과를 놓고 “고려시대 먹을 묻히거나, 고려시대 나무를 태워 먹을 만들면 가짜 고려 활자로 조작하는 게 가능한 게 아니냐”, “중국의 먹일 수도 있다”는 부정적 질의가 오갔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심각한 비과학적 사고의 산물”이라며 “고려 시대 먹을 사용해도 먹물을 만들기 위해 함께 쓰는 물은 현대의 것이기에 탄소연대 검사에서 고려 시대 것으로 나올 수가 없다”며 “고려시대 나무 운운하는 것은 더 말할 가치조차 없다”고 반박했다. 회의록은 또 “고려시대 금속활자로 인정하는 것만으로 보물 지정을 하자면 출토지가 불분명한데 몇 년 전 일본에서 가져 온 데다 출토됐다는 개성은 북한 지역이어서 국제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만일 그렇다면 (보물) 지정을 않는 게 우리가 마음이 편해진다”는 비겁하기 짝이 없는 대화가 이어진다. 이어 “우리나라가 실력이 모자라 아직 진품 여부를 판단 못해 보류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우니 보물 신청 신청자에게 첫째, 출처에 관한 것을 명백하게 하라, 둘째 (증도가자와 함께 출토된 것으로 알려진) 청동 소반·초두를 조사할 수 있게 협조하라고 요청하자”는 것으로 일종이 ‘면피성’ 결론을 내린다. ◆‘진정한 전문가’ 없는 문화재위원회 이번 위원회는 총 8명의 위원장 및 위원들로 구성돼 있었으나 다들 전문 분야가 한문, 기와, 서화, 도자기, 범종, 문헌 정보 등이었다. 금속활자나 판본학까지 다루는 서지학 분야 전문가는 전무한 구성이었다. 그러면서 위원들 사이에 출처에 대해서도 “출처란 영원히 보완이 안 된다”, “보완이 되어도 말을 바꾸었으니 출처 보완해도 보완이 안 된다” 는 등 발언이 오가며 “설사 출처를 보완한다 하더라도 지정해줄 수 없다”는 등 앞뒤가 많지 않는 논의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데이터로 인식해 동일 글자체가 얼마나 유사한지 중도가자와 조선시대 금속활자인 임진자를 비교한 결과 증도가는 평균 0.92로 나타난 반면 임진자는 평균 0.95로 나타났다는 점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남 교수는 “활자문화가 고려시대보다 한층 발달한 조선시대 영조 때 만든 임진자가 중도가자보다 훨씬 얇아 그만큼 편차가 크지 않고 유사한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3D프린트로 증도가자를 만들어 조판해봤는데 “번각본대로 ‘8행에 15자’로 조판이 되지 않는다”며 증도가자가 증도가를 조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당시 조판 여건을 알 수 없고, 임진자만 해도 15만자에서 20만자 정도를 갖고 인쇄를 했고, 증도가자의 경우도 고려 무신시대 문장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도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전체를 따지면 1만자 가까이 되지 않나 싶다”며 “오히려 59자만으로 조판을 완벽하게 하려는 게 말이 안 되는 행동”임을 지적했다. 증도가자는 현재 국내에 국립박물관에 1점, 증도가자 보물 신청자 소유 고려시대 금속활자 101점 중 59자 등 총 60점이 있으며, 2015년 11월 고려왕조의 정궁 개성 만월대를 공동조사하던 남북한 학자들이 발굴한 5점(북한 소유)도 증도가자로 밝혀졌다. 남 교수는 “몇 년 전 중국에선 한국에서 들여온 증도가자 90여 점을 가지고 '세계 최고 금속 활자'라며 포럼까지 열기도 했으나 우리나라는 직지보다 오래된 금속활자뿐 아니라 금속활자 원각본까지 갖고 있어 이를 문화재로 지정하면 얼마든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출처’ 관련해서도 “국립박물관에 있는 증도가자 1점도 1930년대 일본인이 기증한 것”이라며 “전 세계 박물관이나 지정 문화재 가운데 출처와 구입 경로가 확실한 게 대체 얼마나 될 것으로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유럽의 경우 간혹 벼룩시장이나 농가에서 유명 화가 그림이 발견돼 전문가와 과학적 탄소연대 측정, 물감 성분 분석 등으로 진품 여부를 판정한다. ‘증도가자 사건’은 전문가가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취약점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2025-10-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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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KH 유산' 가치 재조명
[이코노믹데일리]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5주기 추도식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 가족 선영에서 엄수된다. 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추도식에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한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영진 150여 명도 헌화할 예정이다. 추도식 후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사장단은 용인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고인의 경영철학과 업적을 기리고 사업 현안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5주기를 맞아 ‘KH(건희) 유산’의 사회적 의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족들은 2021년 고인의 유지에 따라 문화·의료 분야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선대회장이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가기관에 기증했으며 감염병 대응 및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을 위해 총 1조원을 기부했다. 문화재 기증 규모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국보 14건, 보물 46건을 포함한 고미술품 2만1600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근대작품 1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전달됐다. 기증품은 전국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며 ‘이건희 컬렉션’으로 총 35차례 전시됐고 관람객은 350만 명을 넘었다. 문화계는 이 컬렉션이 한국 미술 수준을 세계에 알렸다고 평가한다. ‘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시카고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서 순회 전시를 이어간다. 이를 통해 박수근, 이중섭 등 국내 거장들의 작품이 글로벌 무대에서 새롭게 조명될 전망이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일상 속에서 문화적 소양이 자라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힘썼다. 그는 리움미술관 개관 당시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의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족은 의료 분야에도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을 위해 3000억원을, 감염병 극복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했다.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은 전국 160여 개 의료기관, 1000명 이상의 의료진이 참여해 2만2000명 넘는 환아를 지원했다. 또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과 감염병 연구시설 확충에도 70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KH 유산’은 기업과 사회 인사들의 기부 확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명 인사와 기업들이 서울대어린이병원 등에 잇따라 기부하며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2025-10-23 16: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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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예술을 잇다…KB금융의 특별한 문화 나눔 '눈길'
※ '금은보화'는 '금융'과 '은행', 드물고 귀한 가치가 있는 '보화'의 머리말을 합성한 것으로, 한 주간 주요 금융·은행권의 따끈따끈한 이슈, 혹은 이제 막 시장에 나온 신상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주말을 맞아 알뜰 생활 정보 챙겨 보세요!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KB금융그룹이 고객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확대하며,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한국 미술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아트페어 후원부터 전국 공공 문화시설 무료관람 프로젝트까지, 금융과 예술의 따뜻한 접점이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의 신진작가 특별전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며 국내 신진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 'Kiaf SEOUL 2025'에는 2년 연속 리드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국내외 미술계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쓰는 중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시작된 '전국 공립 박물관·미술관 무료관람 프로젝트'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이번 프로젝트는 전국 주요 공립 박물관과 미술관 45여곳을 대상으로, 전 국민 누구나 전시 관람과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역·기관별 산재된 정보로 인한 접근성 제한, 어린이·소외계층 등에 한정된 지원대상 등 기존 무료관람 사업의 제약사항을 개선해 사회·지역적 격차 없이 누구나 문화예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한 게 특징이다. 이용 방법도 간편하다.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내 국민지갑의 '전국 공립 박물관, 미술관 무료관람' 메뉴에서 신청하면, 해당 내역을 현장 입장처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금융 앱을 활용한 문화체험 접근성 제고라는 점에서 고객 편의성과 문화 확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이달 말까지는 공식 인스타그램(SNS)에서 '문화의 날, 별과 #함께날다 공유 이벤트'도 추가로 진행한다. KB금융의 '문화의 날' 홍보 콘텐츠를 해시태그와 함께 개인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참여자 중 50명을 추첨해 리움미술관 관람 티켓을 제공한다. 앞서 지난 7월엔 단색화 열풍과 국제 아트페어 개최 등 세계가 주목하는 'K-미술'의 역사와 현재를 조명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족 고유의 미의식을 기반해 독창적인 미술기법을 발전시켜 온 한국미술의 역사를 설명하고,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선보인 프리즈 아트페어를 계기로 안정적인 경제력과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인프라, K-콘텐츠 열풍 등 높은 문화적 수준에 바탕을 둔 한국미술의 현재도 조명했다. 또 KB금융은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소개하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K-Culture Value Up'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장 담그기 문화' 영상과, 세계 책의 날 기념 'K-문학의 르네상스'를 제작한 바 있다. 아울러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브랜드 KB GOLD&WISE에선 지난 2005년부터 문화마케팅 프로그램인 '갤러리 뱅크'를 운영 중이다. 매년 다양한 미술작품을 전시해 고객에게 아트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PB센터를 예술과 함께하는 고품격 자산관리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 고객이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한국 문화예술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이루고자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문화경제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10-18 0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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