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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해킹 사태, 국가 통신망 '뇌관' 건드렸다… 재발 방지 시스템 전면 개혁해야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1위 이동통신 사업자 SK텔레콤이 창사 이래 최악의 보안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4월 말 가입자 인증 정보와 서비스 데이터를 총괄하는 핵심 시스템인 홈가입자서버(Home Subscriber Server, HSS)와 유심(USIM) 관련 서버가 외부 해킹 공격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230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며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SK텔레콤은 사태 수습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유심 무상 교체 작업에 나섰지 초기 대응 미흡과 정보 공개 지연 논란으로 인해 고객 신뢰는 이미 크게 손상된 상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 기간통신망의 보안 취약성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여실히 드러낸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 악성코드 감염부터 '유심 대란'까지...문제의 핵심 왜 '심장부'까지 뚫렸나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19일 밤 11시경, SK텔레콤 내부 시스템에서 악성코드 감염 징후가 처음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보다 앞선 18일 오후부터 이미 시스템 내에서 비정상적인 데이터 이동 정황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측은 악성코드 발견 즉시 삭제 및 관련 장비 격리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나 관계 당국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당 사실을 신고한 것은 20일로 최초 인지 시점으로부터 약 하루가 지난 뒤였다. 더욱이 해킹 사실을 일반 고객에게 공지한 것은 신고 이틀 뒤인 22일이었다. 이처럼 늑장 대응과 불투명한 정보 공개 과정 속에서 고객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뒤늦게 28일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유심 교체 작업은 준비 부족으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야기했다. 전국 대리점마다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었고 유심 재고 부족 사태가 속출하자 SK텔레콤은 부랴부랴 500만개의 유심 추가 확보에 나서야 했다. 현재 피해를 주장하는 가입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정부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권과 주요 기업들도 본인 인증 절차를 강화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하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번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는 구조적인 보안 시스템의 허점이 지목된다. 해커의 공격 대상이 된 HSS는 가입자의 고유 식별번호(IMSI)와 암호화 키 등 민감한 인증 정보와 각종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이동통신망의 '심장'과도 같은 핵심 설비다. 이러한 중추 시스템이 악성코드에 감염되고 외부 접근에 취약했다는 사실 자체가 SK텔레콤의 전반적인 보안 관리 체계, 즉 보안 거버넌스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음을 방증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SK텔레콤의 사이버 보안 관련 투자가 오히려 감소한 점을 문제의 뿌리로 지적한다. 실제 SK텔레콤의 연간 보안 투자 예산은 2022년 627억원에서 2024년 6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KT가 보안 투자를 19% 늘리고 LG유플러스가 무려 116.4%나 확대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러한 '역주행' 투자 기조가 결국 보안 공백을 초래하고 이번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또한 해커들이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할 수 있는 주말 심야 시간대를 노려 공격을 감행한 점, 비정상적인 데이터 흐름이 감지되었음에도 초기 대응 골든타임을 놓친 점, 그리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통신 설비임에도 불구하고 HSS가 정부의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되지 않아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SK텔레콤의 HSS 서버가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에서 제외돼 정부의 정기적인 보안 점검을 받지 못했다"며 제도적 미비점을 꼬집었다. 해외 주요 통신사들 역시 과거 대규모 해킹 및 정보 유출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미국의 T-Mobile은 2021년 해킹 공격으로 4000만명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T-Mobile은 피해 고객들에게 총 5억 달러(한화 약 6500억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급하고 보안 시스템 전면 개편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또 다른 미국 통신사인 AT&T도 2023년 약 7000만명의 고객 데이터가 유출되는 사고 이후 즉각적인 정보 공개와 함께 보안 전담 조직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고 데이터 수집 최소화 원칙을 도입하는 등 강력한 후속 조치를 시행했다. 이들 해외 기업들은 사고 발생 직후 비교적 신속하게 해킹 사실을 인정 및 공개하고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보안 인프라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위기관리의 정석적인 대응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이번 SK텔레콤 사태에서는 초기 대응 지연과 명확하지 않은 피해 범위 설명, 심지어 일부에서 제기되는 사고 축소·은폐 의혹 등으로 인해 고객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위기 상황에서는 피해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신뢰 회복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은 이 원칙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확산되는 충격파,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파장...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서 SK텔레콤이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해 감수해야 할 유무형의 손실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2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의 유심을 전량 교체하는 데 드는 직접적인 비용만 최소 23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현재 진행 중인 집단 소송 결과에 따라서는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판명될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연간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금전적 손실 외에도 파장은 다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킹 사실 발표 직후 SK텔레콤의 주가는 급락했으며 기업 이미지 실추로 인한 고객 이탈 및 신규 가입자 유치 어려움도 예상된다. 특히 통신망 보안에 민감한 금융권과 대기업 고객들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SK텔레콤 고객 대상 본인 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는 모바일 앱을 통한 인증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추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SK텔레콤이라는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통신망을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디지털 경제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정부와 금융기관, 주요 IT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이유다. 이번 SK텔레콤 해킹 사태는 일회성 사고 수습이나 '땜질식 처방'으로 마무리될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SK텔레콤뿐만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 산업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시스템 재설계와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책으로는 핵심 인프라에 대한 법적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 HSS와 USIM 인증 서버 등 국가 통신망 운영의 중추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해 국가 차원의 정기적이고 강도 높은 보안 점검과 관리 감독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 내부의 보안 투자 역시 대폭 확대돼야 한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사이버 보안 분야에 대한 실질적 투자를 늘리고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권한을 지닌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제도를 강화해 보안 체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기술적 대응도 고도화가 불가피하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외부 침입 시도와 내부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 프로세스의 ‘골든타임’을 단축해야 한다. 보안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기적 보안 교육과 실제 상황을 가정한 모의 해킹 훈련을 정례화해 조직 전반의 보안 감수성을 끌어올리고 '보안 내재화' 문화를 뿌리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측 가능한 위협만을 막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알려지지 않은 신종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능형 차세대 보안 솔루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심각하게 훼손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통신사는 사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피해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이동통신망의 국가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관련 법령과 통신사 보안 규제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SK텔레콤 HSS 해킹 사태는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넘어 국가 기간통신망의 안정성과 보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심각한 경고음을 울렸다. 이는 대한민국 통신 안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근본적인 재설계를 요구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라는 무형의 자산을 다시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진정성 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 삼아 SK텔레콤이 체질 개선과 보안 혁신을 이뤄낸다면 이는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통신 산업 전반의 보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국가 디지털 경쟁력 강화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2025-05-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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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우주 협력동맹… 정부 넘어 민간 '뉴 스페이스' 동맹 강화
[이코노믹데일리] 한미 양국이 우주 분야에서 정부 간 협력을 넘어 민간 기업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연쇄적으로 개최된 고위급 민간우주대화와 우주 기업 세미나는 양국이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우주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5월 출범한 한국 우주항공청(KASA)을 중심으로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한국의 정책 방향과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우주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는 '제4차 한미 민간우주대화'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한국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처음으로 외교부와 우주항공청이 공동 수석대표(한민영 외교부 국장, 존 리 우주항공청 본부장)를 맡아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측에서도 국무부와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수석대표로 나섰으며 양측 정부의 다양한 우주 관련 부처에서 각 3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폭넓은 의제를 다뤘다. 케빈 킴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환영사를 통해 한미 우주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회의의 무게감을 더했다. 회의에서는 총 10개의 구체적인 협력 의제가 논의됐다. 우선 한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확대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아르테미스는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참여 확대는 우주탐사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상징적인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또한 우주 관측의 새로운 요충지로 주목받는 라그랑주 L4 지점 탐사 임무 협력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NASA의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의 성공적 발사를 축하하며 향후 NASA의 성간지도화 및 가속 탐사선(IMAP), 해양대기청(NOAA)의 우주환경 임무(SWFO-L1) 등 미국의 차세대 우주 임무에 한국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다. 실용적인 우주 기술 협력 방안도 구체화됐다. 한국이 독자 개발 중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과 미국의 GPS 간 상호운용성 강화는 양국 국민의 편익 증진과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추진하는 'Landsat 2030' 국제 파트너십에 한국의 참여 가능성과 2026년 발사 예정인 한국의 차세대중형위성 4호(농업·산림 관측) 등의 위성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더불어 우주 공간의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우주상황인식(SSA) 역량 협력을 지속하고 우주를 활용한 해양영역인식(MDA) 분야에서 양국 담당 기관(한국 해양경찰청, 미국 국가해양정보통합국) 간 협력 방안도 새롭게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 간 협의에 이어 15일에는 민간 기업 교류를 위한 '한미 뉴스페이스 세미나'가 개최됐다. 외교부와 우주항공청, 미국 비영리기관 메리디언 센터가 공동 주관한 이 행사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약 30곳의 우주 기업이 참석했다. 한국 측은 우주항공청 현황과 국가 우주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위성 개발·활용, 발사 서비스, 우주탐사, 우주의학, 부품·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발표하며 미국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미국에서는 상무부, 연방통신위원회(FCC), NASA, 우주군 등 핵심 기관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미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NASA의 저궤도 상업 우주정거장(CLD) 및 상업 달 운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에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모색하고 부품 실험·인증 결과 및 방사선 시험 데이터 공유 등을 통해 회복력 있는 우주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양국 정부의 의지와 맞닿아 있다. 제3차 대화에서 합의했던 수출통제 작업반 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논의도 지속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연쇄 회담을 통해 정부 차원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민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이번 세미나는 양국 기업 간 실질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협력 논의의 장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한민영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이번 회의에서 한미 간 구체 협력 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하면서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의 중요한 분야인 우주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향후 양국은 유엔 우주의 평화적 이용위원회(UN COPUOS), 아르테미스 약정 그룹 등 국제 협의체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한미일 3국 간 민간 및 상업 우주 협력 방안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차기 민간우주대화는 2027년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번 워싱턴 회담은 한미동맹이 지상과 해양, 공중을 넘어 우주 공간으로까지 확장·심화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양국 간 우주 협력은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경제 성장과 국가 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04-17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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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트럼프발 관세 유예에 상승…전자제품·車 업종 동반 강세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증시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세계 각국과의 무역 갈등이 일시적으로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식과 채권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일시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애플의 팀 쿡 CEO와의 통화를 언급하자 애플 주가가 반등을 주도하며 나스닥지수를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은 해당 전자기기와 반도체 부품 등이 새 관세 항목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안도감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면제 조치의 의미를 축소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은 "면제 품목도 향후 별도의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제품들이 여전히 20% 펜타닐 관세 항목에 속한다며 "단지 관세 범주가 달라졌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판단하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장 마감 이후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및 의약품 수입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품목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절차로, 향후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에 퍼졌다. S&P500 지수는 이날 0.79% 상승한 5,405.97에 마감했고, 다우지수는 0.78% 오른 40,524.79를 기록했다. 나스닥100은 0.57% 상승한 18,796.02, 러셀2000 지수는 1.11% 오른 1,880.8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12bp 하락한 4.364%로 마감했다. 관세 유예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이 채권 매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일시 면제할 수 있다고 밝히며,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일시적 반등을 보였지만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페퍼스톤의 콰사르 엘리준디아는 "명확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섹터별 관세 부과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플랫폼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백악관이 유연한 태도를 지속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반등세가 유지될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은 계속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는 "트레이더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변동되는 관세 관련 뉴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현 정부는 시장을 긴장 상태로 몰고 가는 데 능하다"고 전했다.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캘리 콕스는 "시장이 최근 과매도 국면에 있었던 만큼, 사소한 호재도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이날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에 중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여파가 크지 않다면, 2025년 하반기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논의가 매우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장 마감 후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국채 시장의 약세는 외국인 매도 때문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10년물과 30년물 국채 경매에서 해외 수요가 오히려 증가했다"며 최근 금리 상승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필요시 국채 바이백 등 시장 안정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비상 조치를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25-04-15 0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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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산 이전, 尹 탄핵으로 동력 상실…정치 변수에 운명 갈릴 듯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중단됐다. 추진 동력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백지화된 분위기 속에, 다가오는 조기 대선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산업은행 부산 이전 작업이 중단 위기에 놓였다. 산은 부산 이전은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로 채택돼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 주도로 본격 추진됐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국가 균형 발전과 글로벌 금융 중심지 육성을 도모한다는 취지였다. 같은 해 6월 강석훈 회장이 산은 수장으로 취임하며 부산 이전 작업은 더 속도를 냈다. 이후 2023년 5월 국토부가 산은을 공공기관 이전 대상으로 공식 고시했고, 같은 해 7월 산은은 필수 조직을 제외한 대부분 기능을 부산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2024년 1월에는 일부 직원을 부산에 전진 배치하며 실질적인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이전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강 회장이 지난해 부산 이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던 반면, 올해 신년사에서는 관련 언급을 생략해 내부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강 회장의 임기는 오는 6월 6일까지다. 정치권 상황도 녹록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산은법 개정안에 반대하면서 해당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법적 근거 마련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개정안은 산은법 제4조 1항의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학계에서는 산은 부산 이전이 가져올 부정적 재무 효과를 경고하고 있다. 한국재무학회는 해당 이전으로 인해 약 15조원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산은의 수익은 6조5337억원 감소하고, 신사옥 건설·주거·출장 등 추가 비용은 470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김이나 한국재무학회 책임연구원은 "기존 고객과의 거래 단절, 인력 이탈, 협업 기관의 이격으로 금융 전문성이 약화될 수 있다"며 "산은은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기관으로, 배당금 감소는 정부 재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조기 대선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최근 부산을 찾아 "부산·울산·경남을 글로벌 금융 및 자유무역, 물류허브이자 안보 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며, 한국수출입은행까지 부산으로 이전할 뜻을 밝혔다. 또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과 산은 부산 이전은 부산 발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산업은행 노동조합은 대통령 파면을 계기로 본점 이전 계획을 완전히 종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향후 대선에서도 산은 이전이 표심을 위한 정치적 공약으로 활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 노조 관계자는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조치라면, 이전 타당성부터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이 지역 금융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04-11 0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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