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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첫 세제개편, 세수 보강·'미래투자' 증세 시동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첫 세제개편에서 윤석열 정부 때 구간별 1%p씩 내려간 법인세율을 '원상복구'하며 증세로 돌아섰다. 낙수효과를 노린 대기업·고소득자 감세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세제개편은 세수 확충을 비과세·감면 등 세제 정비보다 세율 인상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끝났지만 국내 투자 공백 우려가 큰 가운데 법인세율이 올라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내외 통상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정권 색채를 반영한 개편으로 분석되지만 납세자 입장에선 조세정책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세·증권거래세 감세 '없던 일로' 기획재정부는 3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기재부가 세법 개정이 아닌 세제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세법개정'은 개별 세목을 조금 손보는 일이지만 '세제개편'은 전체 세제의 기조와 방향을 바꾸는 작업을 통칭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인 감세 정책을 되돌리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지난 정부의 감세 정책 영향으로 세입 기반이 무너진 탓에 전면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2023년과 2024년 세수는 감세정책과 경기 부진 영향으로 각각 56조4000억원, 30조8000억원에 달하는 결손을 기록했다. 지난 정부 때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서 1%p씩 내려간 법인세율은 내년 10∼25% 수준으로 다시 올라간다. 증권거래세 인하를 포함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도 불구하고 인하 방침이 유지됐던 증권거래세 세율은 2023년 수준인 0.05∼0.20%로 상향 조정된다. 다만 이런 세제 원상복귀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코스피 5000' 목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여당에서도 나오고 있어 실제 적용까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분리과세 정부는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분리 과세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배당소득 세율은 2000만원 이하는 14%, 2000만∼3억원은 20%, 3억원 초과는 35%다. 현재는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하일 때는 14% 원천징수하지만 2000만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으로 과세해 15∼45%로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의 배당 기피 현상이 발생하고 이런 낮은 배당 성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된다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다만 배당소득을 분리 과세하면 배당소득이 높은 자산가일수록 혜택이 클 수밖에 없어 '부자 감세' 논란이 제기된다. 종합소득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고소득자가 배당소득을 100억원 받는다고 가정할 때 세금이 현행 체계에선 44억9400만원이지만 분리 과세 시 34억5400만원으로 줄어든다. 절세액은 10억400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국회에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안(25%)보다는 높게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분리과세 최고세율은 여전히 종합소득과세 최고세율(45%)보다 10%p 낮다.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세수가 2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증가, 직원 오래 근무할수록 기업에 ‘감세’ 정부는 고용을 늘린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통합고용세액공제' 제도를 개편해 고용을 오래 유지할수록 혜택을 더 주기로 했다. 현행 제도는 직전 과세 연도보다 상시근로자 수가 늘어난 경우 기업 규모와 소재지에 따라 인당 연 400만원∼155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고용을 유지하면 최장 3년간 공제가 이어지지만 고용이 줄면 전체 공제를 중단하고 기존 혜택까지 추징한다. 정부는 이러한 '사후 추징' 방식 대신 고용 연차가 길어질수록 공제 금액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로 제도를 개편했다. 예를 들어 청년 정규직 1명을 고용하면 기존에는 연 1550만원씩 3년간 동일하게 공제가 적용됐지만 개편 후에는 1년차 1000만원, 2년차 1900만원, 3년차 2000만원 등으로 공제액이 증가한다. ◆AI·웹툰 등 미래산업 지원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AI 세부 기술을 5개 분야로 정리해 세액공제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가전략기술의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은 30∼50%로 일반 R&D 세액공제율(2∼25%)보다 높다. 투자세액공제율(15∼30%)도 일반 공제율(1∼10%)의 3배 이상이다. 세제지원 대상인 사업화 시설에 데이터센터도 지정해 AI 인프라 조성도 지원한다. AI 전문가 등 해외 우수인력이 국내로 복귀하면 10년간 소득세를 50% 깎아주는 제도도 2028년까지 3년 더 연장한다.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웹툰 콘텐츠 제작비에 세액공제 조항도 신설됐다. 인건비·저작권료 등 웹툰 제작에 사용된 비용은 대·중견기업은 10%, 중소기업은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자녀 수'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보육수당 비과세 정부는 다자녀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자녀 수에 따라 확대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개정안은 무자녀, 자녀 1인, 자녀 2인 이상 등 세 단계로 차등했다.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라면 기존 공제한도 300만원에서 자녀 1명 350만원, 2명 이상은 400만원으로 각각 50만원, 100만원 늘어난다. 총급여 7000만원 초과자는 현행 250만원에서 자녀당 25만원, 최대 50만원 상향된다. 자녀가 없다면 기존과 동일한 한도로 공제받는다. 기재부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총 13개 법률(내국세 12개·관세 1개) 개정안을 마련했다. 14일간의 입법예고에 이어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초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세제개편안은 경제 강국 도약과 민생 안정을 지원하는 한편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약화한 세입 기반을 다지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2025-07-31 18: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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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주류 '2병 제한' 폐지에…'실적 급감' 골든블루 볕들까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위스키 1위 기업 골든블루가 주류 트렌드 변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행객이 면세로 구매할 수 있는 병 수 제한이 폐지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현행 관세법은 주류 구매 시 가격 미화 400달러 이하·최대 2병·2ℓ까지 면세를 적용했다. 하지만 용량과 가격 기준만 충족하면 주류 여러 병을 반입할 수 있게 된다. 750㎖ 양주 두 병을 사고 이에 더해 500㎖ 주류 한 병을 더 사도 면세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국내 면세업계를 활성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취지로 해석된다. 공포일 이후 수입하는 휴대품·별송품부터 적용된다. 입법예고·부처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이달 중순쯤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골든블루의 수혜도 예상된다. 위스키 ‘골든블루’는 현재 인천공항 씨티면세점과 서울 현대면세점, 대구 그랜드면세점 등 5곳에 입점됐다. 또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이 수입·유통하고 있는 ‘카발란’의 경우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김포공항 롯데면세점, 서울 롯데면세점 등 10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카발란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에어 등 6곳의 기내면세점에도 입점됐으며 콘서트마스터 포트(1L), 솔리스트 EX 버번(1L), 솔리스트 PX 쉐리 제품(750ML) 등 8개 제품을 면세 전용 제품으로 판매 중이다. 작년 상반기 카발란의 면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9% 증가하기도 했다. 골든블루는 현재 실적 반등이 시급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부상했던 위스키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급감하는 등 저조한 성적표를 거뒀다. 골든블루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7억원으로 57.6% 줄었다. 1~3분기 누계 매출은 1099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8%, 68.2% 감소했다. 위스키는 엔데믹 이후 프리미엄 주류로 인기를 끌었으나 작년 들어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면세점 등을 통해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해외 위스키 브랜드가 늘어나면서 로컬 위스키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골든블루의 로컬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약 50% 수준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위스키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1억7534만 달러였던 위스키 수입액은 2022년 2억6684만 달러로 2배 가까이 늘었다가 2023년 2억5967만 달러로 2.68% 줄었다. 골든블루는 올해 판매 채널과 타깃 소비자층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혼술·홈술족 등을 겨냥해 합리적 가격을 내세운 ‘골든블루 쿼츠’ 등을 출시, 가정용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위스키 진입 장벽을 낮춰 2030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골든 하이볼’ 마케팅에 주력하는 한편, 카발란·노마드·맥코넬스 등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들의 국내 인지도 강화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03-04 18: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