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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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 갇혀 '권리' 놓쳤다… 1기 신도시 통합재건축의 구조적 딜레마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도시 정비를 목표로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이 '제도적 공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정부는 여러 단지를 묶어 개발하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정작 개별 단지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국토교통부와 정치권이 뒤늦게 제도 보완에 나섰으나, 이미 갈등이 점화된 현장을 진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과속'이 부른 사각지대… 사라진 '동의율 안전장치' 27일 국토교통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은 최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특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건축 사업시행자(신탁사 등) 지정 시 기존의 '전체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동의' 외에 '각 주택단지별 구분소유자 과반수 동의' 요건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는 현행 노특법이 지닌 태생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조치다. 일반 재건축(도시정비법)의 경우, 다수의 횡포를 막고 소유주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각 동(棟)별 과반수 동의'라는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다. 그러나 노특법은 '신속한 사업 추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통합 구역 전체의 동의율(50%)만 충족하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문제는 이 '규제 완화'가 소규모 단지나 입지 여건이 다른 단지 소유주들에게는 '재산권 침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대단지 위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경우, 소수 단지의 의견은 묵살되거나 불리한 조건을 강요받을 수 있는 구조적 맹점이 드러난 것이다. ◆ 분당·평촌서 터져 나온 '불협화음' 제도의 허점은 곧장 현장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과정에서 통합 재건축을 전제로 한 단지들 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분당 양지마을(금호, 청구, 한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통합재건축 구역에 포함된 금호1단지 소유주들은 최근 추진준비위원회가 성남시청에 제출한 제안서 내용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산 방식 등 주요 사안이 특정 단지에 유리하게 설계되었다"며 단지 내에 반박 게시물을 부착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평촌 신도시 꿈마을(금호, 한신, 라이프, 현대)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금호단지 소유주들은 준비위원회가 안양시청에 제출한 제안서가 자산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통합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개별 단지의 특수성이 무시되면서, 물리적 결합은 이뤘을지 몰라도 화학적 결합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사후약방문'식 대책… 현장 혼란 잠재울까 국토부 관계자는 "통합 재건축 과정의 갈등을 인지하고 있으며, 연내 법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장 큰 쟁점은 법적 소급 적용의 한계다.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이미 제안서를 제출하고 심사 단계에 돌입한 선도지구에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소급 적용이 배제될 경우, 현재 갈등을 겪고 있는 선도지구 단지들은 현행법(전체 동의율 50%)에 따라 사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는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뇌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개별 단지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사업시행자가 지정될 경우, 관리처분계획 등 후속 절차에서 소송전이 벌어지거나 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비사업의 속도는 행정 절차의 간소화가 아니라 주민들의 합의에서 나온다"며 "정부가 속도전에 치우쳐 정교한 이익 조정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대가를 주민들이 갈등 비용으로 치르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할 정교한 '룰 세팅'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25-11-27 08: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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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공급…규제지역 LTV 40%로 강화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매년 신규 주택 27만가구 착공을 추진해 총 135만 가구를 공급한다.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일부 강화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을 확대하는 등 수요 관리도 병행한다. 정부는 7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 공급의 주요 수단인 공공택지는 LH가 직접 시행하는 방향으로 전면 전환한다. LH가 조성한 주택용지는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주택 공급을 시행해 공급 속도를 높이고 물량을 늘리면서 공공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체계로 탈바꿈한다. 또 LH가 소유한 상업·공공용지 등 비주택용지 용도와 기능을 정례적으로 심의·재조정하는 ‘공공택지 재구조화’ 제도를 도입해 장기 미사용·과다계획 토지 용도를 전환해 추가 공급물량을 확보한다. 수도권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높여 공급을 조기 달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 등 지구 지정이나 계획 수립을 준비 중인 지구를 대상으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기존 지구는 6개월 이상, 신규 지구는 1년 6개월 이상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 지구 지정 이후 보상에 착수하는 지구는 조사·협의 기간 단축을 통해 1년 이상 사업을 조기화하고, 인허가와 보상 마무리 단계인 지구는 부지 확보와 조성 기간을 6개월 이상 줄인다. 서울 서리풀지구, 경기도 과천 과천지구 등 서울 남부권 신규 공공택지는 2029년 착공 등 계획을 추진하고, 중장기 안정적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자 올 하반기까지 3만가구 규모의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를 검토한다. 아울러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도심 내 노후시설과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주택 공급에도 주력한다. 서울 주요 입지에 있는 준공 30년 이상 경과 노후 영구임대 등 공공임대주택을 전면 재건축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만3000가구를, 노후 공공청사와 국유지 재정비 등으로 2만8000가구를 각각 착공한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책도 내놨다. 수도권 등 지방자치단체 제안·공모로 신규 후보지를 발굴하고, 역세권 용적률 1.4배 완화 규정을 확대하는 등 공공 도심복합사업 제도 개선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5만가구를 착공한다. 애초 공모 방식으로 선정한 1기 신도시 선도지구에 주민제안 방식을 전면 도입하고, 물량 확대와 사업 절차 개선, 상가 쪼개기를 통한 투기행위 방지 등을 통해 6만3000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민간 부문의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유도하고자 주택 건설사업에서 통합 심의를 통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건설사업에 부담이 되는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률의 상한선도 규정한다. 단기간 주택 공급 효과를 내고자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신축 매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4만가구 착공을 추진하고, 공실 상가와 업무시설 등을 활용한 비아파트 공급도 추진한다. 정부는 향후 투기 수요 유입이나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과열되는 일을 막고자 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토허구역 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등 추가적인 수요 관리대책도 마련했다. 오는 8일부터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무주택자·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LTV 상한은 종전 50%에서 40%로 강화되고,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 매매·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은 0%로 완전히 막힌다. 현재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다. 기존에는 동일 시·도 내에서 집값 이상과열 현상이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을 때도 국토부 장관의 토허구역 지정 권한이 공공개발사업에만 한정됐으나, 관련 법령 개정을 거쳐 국토부 장관이 동일 시·도 내에서 토허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정비할 계획이다.
2025-09-07 15: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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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주택공급 속도전 예고…1기 신도시 정비 본격화 전망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속도전에 방점을 찍은 부동산 정책을 예고하면서, 1기 신도시 정비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질적 공급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공사비 상승, 추가 공공기여 등으로 사업성이 크게 저하된 데다, 이주대책 미흡과 대출규제 강화 등 현실적 난관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4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 이후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개 신도시, 13개 단지, 3만5800가구를 1차 선도지구로 지정했다. 1차 선도지구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달 중 2차 정비물량 선정 기준 및 후속 사업지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신도시 개발에 선을 긋고 기존 정비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부동산 정책에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 제고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 분당 등 사업성이 우수한 지역조차 이주대책 불투명으로 인해 2차 정비물량부터 사업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선도지구 상당수는 공사비 부담과 추가분담금 증가 등 사업성 악화로 이미 지정 취소 요구나 소극적 참여 움직임이 확산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든 가점 항목을 반영할 경우 가구당 추가분담금은 최소 2억원, 최대 5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과, 6·27 대출규제 등도 이주비 대출 및 자금 조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착공 시점과 입주 시점이 계획보다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우식 1기신도시범재건축연합회장은 “1기 신도시 재정비 속도를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국토부 장관 인선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예상치 못한 대출규제도 발표돼 앞으로 사업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 등 당초 목표 실현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 적용에도 불구하고 사업 구간별 인허가 과정이 장기화되고, 추정 분담금 발표 시기마다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 같은 기간 단축 방안, 공공기여 부담 완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이미 마련됐지만, 공사비 상승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도 선도사업에 적극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며 “실제 착공까지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07-08 10: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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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선도지구' 발표 이후, 분당·평촌 아파트값 상승…일산·산본·중동은 하락
[이코노믹데일리] 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정책인 ‘선도지구’ 발표 이후, 신도시별 아파트 가격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분당과 평촌은 매매가격이 상승한 반면, 일산·산본·중동은 오히려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발표 직전인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평촌이 2.7%로 가장 높았다. 분당은 2.6% 상승했고, 일산(-1.4%), 산본(-1.4%), 중동(-0.2%)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분당·평촌이 서울 강남과 가까운 입지, 우수한 교통·교육 환경 등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았던 데 반해, 일산·산본·중동은 공공기여 부담, 추가 분담금, 이주 비용 등 현실적인 부담이 가격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도 1기 신도시 노후 아파트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다. 6월 말 기준 1기 신도시 전체에서 준공 30년 초과 단지가 86.5%를 차지했다. 신도시별로는 평촌 93.1%, 산본 88.2%, 분당 86.8%, 일산 83.8%, 중동 81.7%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사업을 먼저 추진할 선도지구를 발표했다. 분당·일산·평촌은 각 3개 구역, 중동과 산본은 2개 구역이 지정됐으며, 이번 선도지구 발표로 1기 신도시는 1991년 입주 시작 이후 33년 만에 본격적인 재건축 단계에 진입했다. 이재명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와 노후 인프라 재정비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1기 신도시 재건축에 힘을 싣고 있지만, 분담금, 이주대책, 주민 갈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2차 선도지구 발표와 대선 이후 정부 정책 기조 변화가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07-03 15: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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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군포산본11구역 예비사업시행자 선정… 1기 신도시 재정비 본격화
[이코노믹데일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0일 군포 산본11구역의 예비사업시행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으로 LH는 분당 목련마을, 군포 산본9-2구역에 이어 총 3개 구역에서 예비사업시행자로 참여하게 됐다. 이번 사업 추진을 통해 분당 목련마을은 기존 1107호에서 2226호로, 산본9-2구역은 1862호에서 2940호로, 산본11구역은 2758호에서 3800호로 확대된다. 총 3239호의 신규 주택 공급이 가능해져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도지구는 1기 신도시 중 재건축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구역으로, 지난해 11월 고양, 성남, 부천, 안양, 군포 등 5개 기초자치단체 공모를 통해 총 15곳이 지정됐다. 이에 따라 LH는 지난해 고양시 등 5개 1기 신도시에 ‘미래도시 지원센터’를 개소했으며, 올해는 ‘신도시정비처’를 신설해 전문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LH는 내달 각 구역의 주민대표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연내 ‘특별정비구역 제안 및 지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은 전문적 사업관리를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투명한 추진이 가능하며, 시장금리 대비 낮은 조달금리와 주민 출자 종전자산 제외 수수료 산정 등으로 주민들의 비용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노후 계획도시의 재정비를 통해 원도심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공공 디벨로퍼로서의 전문 역량을 살려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2025-06-30 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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