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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3사,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초과 달성'
[이코노믹데일리]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발표한 가운데 3사 모두 목표치(30%)를 초과 달성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분기 말 중·저신용 대출 평균 잔액 비중은 3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취급 대출 중 중·저신용 대출 비중도 33.7%를 기록해 목표치인 30%를 상회했다. 1분기 공급액은 6000억원 규모, 누적 공급액은 13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비금융정보 기반의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도입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을 추가 선별해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총여신 연체율은 전 분기 대비 0.01%p 개선된 0.51%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차주들이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지만, 적극적인 공급을 통해 중·저신용대출 잔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금리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포용금융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이 35%(올해 1분기 전체 신용대출 평균 잔액 기준)로 인터넷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규 공급액은 2544억원, 누적 공급액은 7조4203억원에 달한다. 다만 1분기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26.3%를 기록해 목표치(30%)보다 낮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평균 잔액은 조기 공급할수록 반영률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으며,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았던 2월, 3월의 반영률이 1월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10개 지역의 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자금대출 상품 '사장님 보증서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부산 지역의 보증대출 취급 건수 중 62%가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취급한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대출의 1분기 평균금리는 연 3.73%로, 동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평균(연 4.58%) 대비 0.85%p 낮았다. 케이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 CSS 3.0과 이퀄(EQUAL)을 도입해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고도화로 신용평가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4.3%(3개월 평균 잔액 기준)로 5개 분기 연속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신규취급액 비중도 30.4%를 기록해 목표치(30%)를 초과 달성했다. 2021년 10월 출범 이후 약 32만8000명의 중저신용자에게 9조원을 공급했다. 토스뱅크는 은행권 최초로 '소상공인 자동확인 서비스', '이지원 보증대출' 등을 도입해 정책자금 대출 전 과정을 앱 내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번거로움을 없앴다. 또 청년층 대상 보증부 대출인 '햇살론유스'를 출시하고,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자력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단순히 대출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포용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불안 요소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출범 이래 지켜온 포용금융의 가치가 지속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5-23 17: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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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짓고 허가 받으라니"…주택공급 발목 잡는 교육청의 '기부채납 갑질'
[이코노믹데일리] 학교용지 부담금과 기부채납 문제는 오래전부터 주택사업의 핵심 걸림돌 중 하나였다. 지방 교육청과 지자체, 주택건설 사업자 간 이해 충돌로 인해 인허가 지연과 추가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공급 일정에 차질을 빚는 일이 잦았다. 민간사업자들이 가장 상대하기 어렵다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인허가 핵심 절차인 교육환경영향평가와 학생 배치 협의 과정에서 과도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사업이 중단되거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평가 심의에서는 건축 전문가가 아닌 교육계 민간위원이 층수 조정이나 통학로 확보를 요구하며 사업 계획 자체가 틀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신도시와 공공택지 개발에서도 이 같은 갈등은 계속됐다.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는 교육청과 LH 간 학교 건립비 분담을 놓고 수년간 대립했고, 교육청이 기준 미달 등을 이유로 학교용지를 매입하지 않아 사업자의 이자와 세금 부담이 커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정비사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서울 노량진의 한 재개발 구역은 통학로 확장 요구로 40억원의 추가 비용을 투입했고, 잠실 주공5단지는 신천초 이전 문제로 교육영향평가를 통과하는 데만 3년이 소요됐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교육환경보호법을 개정해 학교장의 과도한 요구를 제한하고 심의 절차를 단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내달 21일부터는 학교용지 부담금 부과 요율을 기존 0.8%에서 0.4%로 낮추고, 적용 기준도 300가구 이상으로 완화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학교용지 부담금 폐지를 선언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50% 감면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일부 건설사는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 입주자 모집 시점을 법 시행 이후로 늦추고 있다. 국회에서는 교육환경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를 인허가 통합심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현재 통합심의 대상에는 건축심의, 교통영향평가, 경관심의 등이 포함돼 있으나, 교육환경영향평가는 빠져 있다. 주택업계는 일조권처럼 건축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까지 교육청이 관여하며 심의 지연과 과도한 요구가 반복되고 있다며 통합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교육청의 반대가 거세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로 교육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닌 사업장도 학생 배치 협의 과정에서 기부채납을 요구받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경북의 한 사업자는 학교용지 부담금 63억원만 납부하려 했으나, 교육청 요구로 115억원 규모의 학교시설 기부채납을 약정해야 했다. 경기도 이천시에서는 아파트 1861가구를 짓는 A사가 당초 기부채납 기준보다 실제 학생 수 증가가 적다며 재산정을 요구했지만, 교육청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주택업계는 기부채납 약정 이후 학령인구 감소 등 상황 변화에 따라 기부규모를 재조정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지방교육청이 학교시설 확보를 고집하면서 텅 빈 학교가 늘고 있다”며 “기부채납 규모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25-05-23 15: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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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가 광고 다 알아서" 쇼핑 광고 자동화 솔루션 'ADVoost Shopping' 선봬
[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가 인공지능(AI)으로 쇼핑 광고 캠페인 효율을 높이고 운영 부담은 낮추는 ‘애드부스트 쇼핑(ADVoost shopping)’을 22일 오픈 베타로 선보였다. 네이버는 광고 분야에 AI를 결합해 광고주와 사용자 모두에게 혁신적인 광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 솔루션 브랜드 'ADVoost'를 지난해 공개한 바 있으며 이번 ‘ADVoost Shopping’은 그 일환으로 쇼핑 광고주에게 특화된 서비스다. ADVoost Shopping은 광고 캠페인 설정 및 운영부터 광고주 상품 연동 및 소재 선별, 광고 게재 위치 선정 및 노출 등 전 과정을 AI가 자동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쇼핑에 상품을 등록해 판매하는 사업자라면 누구나 활용 가능하며 기존 수동 관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광고주의 전체 상품을 AI가 자동 연동해 최적의 광고 소재를 선별해 적합한 사용자에게 노출한다. 이를 통해 주력 상품은 물론 그동안 광고로 관리하기 어려웠던 세부 상품군까지 관심 있을 사용자들에게 도달시켜 광고주의 별다른 운용 부담 없이도 더 높은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솔루션은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를 각각 관리해야 했던 부담을 덜고 통합 지면으로 운영하여 적합한 곳에 쇼핑 광고 소재를 자동 노출한다. 통합검색, 쇼핑검색 등 검색 지면은 물론 네이버 메인, 네이버 콘텐츠(카페, 블로그 등), 네이버 뉴스 등 디스플레이 지면까지 아우르며 AI가 쇼핑 사용자 특성을 고려해 광고주 브랜드 및 제품에 관여도 높은 사용자의 정보 탐색 동선에 맞춰 자연스러운 노출 접점을 이루도록 관리한다. 네이버는 ADVoost Shopping 정식 공개 전 약 1개월간 가전, 화장품, 패션, 식음료 등 40개 사 광고주를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전체 광고주 평균 광고 비용 대비 성과(ROAS) 및 구매 전환율(CVR) 등이 도입 이전 대비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오픈 베타로 전환하게 됐다. 네이버 광고 프로덕트 전연국 리더는 “쇼핑 광고 특화 솔루션 ‘ADVoost Shopping’은 AI가 광고주의 광고 소재 및 캠페인 운영 효율과 성과를 높여주며 복잡도 높아진 디지털 광고 환경에 선제 대응하도록 지원한다”며 “네이버 서비스 내 쇼핑 광고 영역을 우선 대상으로 선보인 후 향후 외부 매체를 포함 다양한 범주로 광고 노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ADVoost Shopping을 시작으로 검색 연관도 높은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드부스트 서치(ADVoost Search), 광고 소재를 자동 생성하는 애드부스트 크리에이티브(ADVoost Creative), 사용자 행태 기반 타겟팅 자동 확장 솔루션 애드부스트 오디언스(ADVoost Audience) 등 관련 솔루션 전반을 순차 도입하고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2025-05-22 09: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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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의 약속은 어디로… 인천경제청이 바꾼 송도의 운명
[이코노믹데일리] 비전은 컸지만 현실은 달랐다. 외국계 기업과 글로벌 정주 인프라가 집약된 아시아 경제 중심지를 꿈꿨던 송도국제업무단지는 현재 반값 거래가 이어지는 아파트와 미완의 도시계획만을 남겼다. 공공 기능은 뒷전으로 밀렸고 주거시설이 우선된 이 뒤틀린 도시 설계에는 인천경제청의 정책 실패가 자리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인천경제청은 민간사업자인 NSIC와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 2로 완화했다. 도시의 뼈대를 좌우할 이 비율 조정은 한 차례의 공론화도 없이 결정됐고, 그 이후 송도는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과 달리 고밀도 아파트 단지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인천경제청은 이후에도 이 기준을 재검토하거나 도시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금의 송도는 그 정책 결정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조성된 지 20년. 인천시는 여의도의 두 배에 달하는 부지에 민간사업자에게 개발권을 넘기며 송도를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비전은 시간이 흐를수록 왜곡됐다. 국제업무시설 대신 아파트가 들어섰고 다국적 기업 유치보다 분양 성공이 앞섰다. 이제 송도는 ‘반값 거래’와 ‘텅 빈 계획’의 도시로 회자되고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전체 착공률은 80% 수준에 머문다. 주택건설용지는 93%가 개발됐으나 상업 및 업무용지는 47%에 그친다. 국제병원과 제2국제학교 부지도 수년째 공터로 남아 있다. 인천경제청이 NSIC와 협의해 주거 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 2로 완화한 이래 이 방향은 한 번도 재조정되지 않았다. NSIC는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 공동 설립한 법인이다. 하지만 양측 갈등으로 2015년부터 3년간 사업이 멈췄고, 게일의 철수 이후에는 공동개발 체계마저 해체됐다. 현재 송도는 공구별로 시공사가 달라지면서 개발이 분산된 도시가 됐다. 도시계획의 중심축이 사라지고, 통합적 조율은 실종됐다. 송도 개발 실패의 책임은 인천경제청에 있다. 2011년 인천경제청은 NSIC와의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도시 전체의 기능을 좌우할 중대한 기준이었지만 이 결정은 사회적 논의나 사후 조정 없이 10년 넘게 유지됐다. 바로 이때부터 송도국제업무단지의 방향은 ‘국제비즈니스 허브’에서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틀어졌다.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은 주거 위주 개발을 방치하며 도시 균형 발전이나 공공 기능 복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주택건설용지는 빠르게 채워졌으나 국제업무·상업 기능과 공공 인프라는 사실상 방치됐다. 공구별 개발의 분산, NSIC의 지분 체계 붕괴 등 도시계획의 난맥상은 인천경제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이러한 개발의 방향 상실은 부동산 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송도가 포함된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27주 연속 하락세다.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12억4500만원에서 6억520만원,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전용 99㎡는 12억5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반값 거래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연수구에는 올해 3700여 가구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라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 급락세 속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GTX-B 노선 착공이 심리적 변화를 불러왔다.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와 용산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되는 이 노선은 일부 구간이 이미 사전 공사에 들어갔다. 서울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이 매수세에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도가 다른 1기·2기 신도시와 달리 아직 상당한 개발 여지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6·7·8·11공구는 도시계획조차 미완이거나, 각종 문제로 정체돼 있다. 특히 11공구는 개발시행자 변경, 토지 매입 지연,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수년째 멈춰 있다. 시의회는 이 구역의 도시계획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구역들이 단순한 ‘후속사업’이 아니라 송도가 약속했던 핵심 기능이 배치된 곳이라는 점이다. 도시는 외형만 갖춘 채 정주 인프라와 업무 기능이 비어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거 단지 집합체, ‘베드타운형 신도시’라는 말이 송도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고착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송도의 본질적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다. “국제학교, 병원, 기업단지 모두 들어온다길래 자녀 교육 생각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약속은 그림으로만 남아 있어요.” 한 주민의 이 말은 송도의 위기가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도시 신뢰의 붕괴임을 상징한다. 그런데도 입주민들은 여전히 송도의 가능성을 믿는다. GTX-B 착공, 줄어드는 입주 물량, 남은 개발 부지는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회복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나 단기 반등으로는 부족하다. 송도가 다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의 본질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시민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25-05-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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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뉴욕에서 기업 없는 주거단지로… 20년 송도 개발의 그림자
[이코노믹데일리] 송도국제업무단지는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라는 이름 아래 시작됐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도시의 본질은 ‘반값 아파트’와 미완의 공공 인프라로 대표되고 있다. 본 기획은 송도 개발의 명암을 짚고, 국제도시로서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국제도시' 대신 '반값 아파트'가 된 송도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조성된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최근 ‘반값 아파트’라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를 맞고 있다. 국제도시의 이름 아래 20년간 진행된 개발은 정작 핵심이었던 기업 유치와 글로벌 정주 인프라 구축보다는 아파트 공급에만 집중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천시는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 부지를 민간사업자에게 개발권한을 부여하며 송도를 경제자유구역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상은 다르다. 송도국제업무단지의 현재 착공률은 전체의 80% 수준에 불과하며 이 중 주택건설용지는 93%가 개발됐지만 상업 및 업무용지는 47%에 머물러 있다. 국제병원과 제2국제학교 예정 부지도 수년째 공터로 방치돼 있다. 이 사업은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 공동 설립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2005년부터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 3년간 양측의 갈등으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구조적인 균열이 시작됐다. 이후 포스코건설이 게일의 지분을 제3의 투자사에 넘기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지만, 핵심 기능을 갖춘 정주 및 업무 인프라 개발은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이러한 개발 편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의회는 “아파트 용지는 본래 업무부지 개발을 위한 수익 보전 수단이었지만 주객이 전도돼 송도는 사실상 대형 아파트 단지로만 채워졌다”고 지적한다. 2011년 인천경제청이 NSIC와 협의해 주거 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 2로 조정한 뒤 14년간 이를 재검토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논란의 중심은 마지막 남은 주거용지인 G5블록이다. 시의회는 이 부지마저 주택개발로 전환될 경우, 송도의 기업 유치는 사실상 좌초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강구 소위원장은 “인천시의 비전을 믿고 송도에 입주한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송도가 국제도시로서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도는 한때 ‘아시아의 뉴욕’을 꿈꾸던 도시였지만 현실은 ‘기업 없는 아파트촌’이라는 오명 속에 주저앉고 있다. 반값에 거래되는 아파트, 멈춰 선 공공 인프라, 텅 빈 업무시설 등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송도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중심 없는 '업무단지'…송도의 도시 정체성이 흔들린다 국제업무기능을 중심에 둔 도시.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관통하던 기본 구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구상은 있었지만 실현된 비즈니스 거점은 없다. 사무실을 채우지 못한 상업시설, 유치되지 못한 글로벌 기업, 비어 있는 국제병원과 학교 부지는 그 상징이다. 송도의 도심은 이제 ‘중심 없는 중심지’로 전락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상업 및 업무용지 개발 진척률은 47%에 그친다. 반면 주택건설용지는 93%가 완료됐다. 착공률만 놓고 보면 이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진화해왔는지 분명하다. 문제는 이 같은 불균형이 단지 공급 유형의 차이를 넘어, 도시 정체성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송도는 이제 더 이상 ‘업무단지’라 부르기 어려운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결과의 출발점은 개발 주체였던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NSIC는 2002년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하 '게일')이 3대 7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송도 개발을 총괄해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양측 갈등이 격화되며 사업은 3년간 전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 지연뿐 아니라 신뢰 붕괴까지 맞물리며, 송도는 국제업무기능 구축의 적기를 놓쳤다. 게일은 고급 주상복합과 오피스, 쇼핑몰이 어우러진 복합개발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주거 위주 개발을 선호했다. 이견은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고, 게일은 보유 지분을 처분한 뒤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NSIC는 사실상 해체됐고, 송도 개발은 각 공구별로 민간 사업자가 제각각 진행하는 방식으로 분절화됐다. 2011년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NSIC와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그 순간 업무 중심 도시라는 송도의 원래 계획은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금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아파트촌 업무단지’라는 비판을 받게 된 출발점이기도 하다. 도시 콘셉트 자체도 근간부터 흔들렸다. 유엔기구 유치, 글로벌 본사 밀집, 외국인을 위한 의료·교육시설 집약 등 첨단 비즈니스 허브라는 초기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국제병원 부지는 여전히 방치돼 있고, 제2국제학교 역시 사업이 표류 중이다. 업무시설로 지정된 구역은 사람 없는 건물과 텅 빈 공간만 남았다. 일각에서는 “업무지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제대로 시도된 적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도 개발 자체가 주택 분양을 중심으로 기획됐고, 공공 기능은 수익성 보완을 위한 부차적 요소로 취급됐다는 비판이다. 도시 브랜드를 떠받칠 ‘내용물’ 없이 외형과 시세만 부풀려졌다는 분석이다. 이제 송도국제업무단지는 '업무단지'인가, 아니면 도시계획의 명분을 빌린 '아파트 개발 사업'인가 그 정체성에 스스로 답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반값 아파트, 무너진 프리미엄의 민낯 한때 ‘수도권 부동산의 블루칩’으로 불리던 송도 신도시. 국제업무단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을 쌓던 도시였지만 이제는 ‘반값 아파트’의 상징으로 회자된다. 고금리와 공급 과잉,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송도의 집값은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하락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가 속한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2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변동률은 -0.11%로, 인천 전체 평균인 -0.01%보다 낙폭이 10배나 컸다. 같은 기간 미추홀구와 부평구는 상승 전환했고 검단신도시가 포함된 서구도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송도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거래 현장에서는 이미 반값 거래가 현실이 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송도를 대표하는 단지 중 하나인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6억52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인 12억450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수치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전용 99㎡ 역시 최고가 12억5000만원에서 최근 6억원에 거래되며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다. 단기간 내 가격이 반토막 난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입주 물량이다. 올해 연수구에는 ‘송도럭스오션SK뷰’ 1114가구, ‘힐스테이트 레이크송도 4차’ 1319가구 등 총 37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늘어나는 공급은 회복 조짐을 가로막고 있으며 기존 보유자들까지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송도의 하락세가 단기 조정을 넘어 본질적인 전환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과거 송도 집값을 지탱했던 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좌초된 상황에서 도시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 추진 속도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투자 수요는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장에서는 매수세 실종이 체감된다. 일부 중개업소는 “급매로 나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전하며 “기존 집주인들이 ‘시간이 지나면 오르겠지’라는 기대를 버리고 손해를 감수하며 매도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거주 수요도 줄어드는 흐름이다. 교육과 의료, 업무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인식에 따라 송도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닌, 되팔기 어려운 도시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송도 부동산 시장의 반등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GTX-B 착공 등 외부 요인만으로는 근본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도시 기능이 원래 위치로 회복되지 않으면 하락 흐름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송도는 서울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던 곳이었다. 지금은 부동산 플랫폼에서 ‘급매’, ‘반값’, ‘미계약’ 같은 단어로 더 자주 검색된다. 고가 분양이 남긴 기대는 사라졌고, 남은 것은 사려는 이 없는 도시라는 현실뿐이다.
2025-05-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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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개발 중'… 송도, 국제도시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도 개발 중…도시는 어디로 가고 있나 송도국제도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2003년 첫 삽을 뜬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이 도시는 여전히 ‘개발 중’이라는 간판을 떼지 못하고 있다. 몇몇 구역이 남았다는 차원이 아니다. 핵심 공공시설이 비어 있고 주요 개발 예정 부지는 여전히 울타리 안에 갇혀 있다. 외형은 도시지만 실질적으로는 미완의 상태다. 송도는 1공구부터 11공구까지 총 11개 개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1~5공구는 주거와 상업 중심의 개발이 상당 부분 완료됐고, 6·8공구 역시 최근 개발계획 변경과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7공구는 일부 기반시설 정비 외에는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태며, 11공구는 도시계획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개발이 멈춰 있는 상황이다. 특히 11공구는 개발 시행자 변경, 토지 매입 지연, 환경영향평가 미완료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수년째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의회는 도시계획 전면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 2월 ‘송도국제업무지구 활성화 및 11공구 도시계획 변경 소위원회’를 구성해 인천경제청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미개발 지역이 단순한 후속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애초 송도 개발계획은 국제업무단지와 외국인 정주 인프라, 첨단산업 기반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 기능이 배치된 대부분의 구역이 지금도 비어 있거나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아파트와 상업시설 위주의 1~5공구만 빠르게 개발돼 도시계획의 중심축이 바깥으로 밀려나는 모순이 생겼다. 결국 송도는 도시의 외형은 갖췄지만 내부 기능은 비어 있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자족 기능을 형성해야 할 핵심 공간이 아직 개발되지 않으면서 ‘잠만 자는 도시’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외관은 갖췄지만 생활과 일자리 기능이 약화되면서 도심의 밀도와 내실은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인식은 송도를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라는 이미지로 고착시키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개발 주체의 분산이다. NSIC의 공동개발 체제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공구별로 사업자와 시공사가 달라졌고 통합된 계획 아래 움직이는 대신 각자 사업에 나서는 형태가 됐다. 통일성 없는 개발이 이어지면서 도시 전체의 기능 배치와 품격 관리가 어려워졌다. 현재로서는 이를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미개발 상태가 오히려 송도의 미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신도시는 대부분 가용 용지를 이미 소진한 반면 송도는 절반 가까운 땅이 아직 비어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계획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천시의회는 도시의 방향 자체가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공성과 도시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통합 마스터플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11공구를 포함한 미개발 지역에 대해 기능 재배치와 공공시설 확충, 국제기관 유치 전략 등을 아우르는 종합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도시가 수십 년간 미완의 상태로 머무는 사례는 드물지 않지만 송도는 ‘국제도시’라는 이름을 내건 만큼 그 대가가 더 크다. 진짜 완성은 단지 건물의 준공이 아니라 도시가 약속한 미래를 구현하는 데 있다. ◆GTX-B 착공…송도는 다시 오를 수 있을까 송도 부동산 시장이 2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GTX-B 노선 착공이 일부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교통 호재 하나로 침체된 흐름을 되돌리기엔 도시의 핵심 기능이 비어 있다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GTX-B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 용산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를 연결하는 고속 광역철도다. 수도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일부 구간에서는 사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송도 입장에서는 입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지만 현장 분위기는 아직 반등과는 거리가 있다.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소진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거래량은 여전히 미미하다. 송도 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GTX-B 착공 소식 이후 문의는 증가했지만,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시장 전반에 바닥 신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여전히 관망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입주 물량 감소 역시 반등의 근거로 거론되지만 실질적인 시장 회복 신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2025년 이후 송도 내 신규 입주 물량은 줄어들 예정이나 이는 가격 하락세의 속도를 둔화 시키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반등보다는 하락의 저지선이 다소 상향 조정되는 수준이라는 해석이 더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을 도시 기능의 결핍에서 찾는다. 국제병원과 제2국제학교는 여전히 공터로 남아 있고, 국제업무단지의 상업업무용지 개발도 제자리걸음이다. 교통망이 아무리 좋아도, 일자리와 교육·의료 인프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송도는 여전히 ‘잠만 자는 도시’로 남게 된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GTX-B는 분명한 호재이지만, 도시 기능의 회복 없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긴 어렵다”며 “송도는 교통보다 도시계획과 정주 기반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GTX-B 착공은 송도에 있어 기회임과 동시에 시험대다. 교통망 하나로 도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서울과 연결된 도시’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로 바뀌지 않는 한 송도의 반등은 요원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왔다"…인천경제청이 무너뜨린 도시의 약속 “송도에 오면 자녀 교육과 국제병원, 첨단 업무지구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서울을 떠나 송도에 정착한 김 모 씨(42)는 최근 아파트를 팔까 고민 중이다. GTX-B 착공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어 있는 국제병원 부지와 학교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환승만 편해지는 도시라면 여기서 살 이유가 없죠”라는 말에서 송도를 둘러싼 실망감이 묻어 난다. 송도국제도시는 처음부터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 ‘아시아의 뉴욕’, ‘지식 기반 국제도시’라는 수식어는 이 도시에 쏟아졌던 기대의 크기를 상징한다. 입주민도 그 약속을 믿고 선택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출퇴근은 서울로, 생활은 단절된 채’라는 불편한 일상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생활 인프라의 불균형이다. 송도 내부는 아파트 단지와 상업 시설이 촘촘히 들어섰지만 교육과 의료, 문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제 병원은 오랫동안 사업자가 유치되지 못한 채 빈 터로 남아 있고, 제2국제학교 역시 표류 상태다. 다국적 기업 유치는 물론 근무할 수 있는 업무 단지도 대부분 미입주 상태다. 한 주민은 “서울과 가까운 도시라기보다는 서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실제로는 대부분이 주거지로 채워졌고 계획됐던 중심 기능은 여전히 부재한 상태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만은 크다. “국제학교가 들어온다는 말에 이사까지 했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고, 정주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송도에 머물 이유도 없습니다”라는 말은 송도가 단순한 부동산 투자처를 넘어 ‘삶의 터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본질적인 요구를 담고 있다. 도시 브랜드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다. “지금 송도는 아파트는 있지만 도시는 없다는 말이 공감됩니다”라는 한 입주민의 말처럼 송도의 정체성은 혼란 속에 있다. 많은 주민들은 이러한 혼란의 배경에 인천경제청의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경제청은 2011년 NSIC와의 협의를 통해 주거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이 결정으로 당초 업무·상업 중심의 국제도시라는 계획이 근본부터 흔들렸다.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은 비율 재검토나 도시의 균형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 결과 송도는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만 남은 아파트촌이 됐고 주민들이 기대했던 미래도 멀어졌다. 한 입주민은 “인천경제청이 애초 취지대로 도시 계획을 이끌었더라면 지금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책임 있는 정책 전환과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가능성을 믿는다. “GTX-B가 개통되고 지금까지 아쉬웠던 도시 기능들이 향후 개발을 통해 보완된다면, 송도는 생활권의 변화와 함께 다시 기회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송도가 가진 입지, 계획 면적, 개발 여지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여전히 강점이라는 것이다. 결국 송도가 다시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부동산이 아닌 도시 계획의 복원에 달려 있다. 외형 뿐 아니라 내실을 갖춘 정주 도시로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공간으로 완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도시가 약속했던 비전이 단순한 마케팅 슬로건이 아닌 생활의 기반으로 현실화 되기를. 이제 송도는 그 약속에 다시 답을 내놓아야 할 시간이다.
2025-05-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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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SKT 유심 해킹 긴급 점검…이통3사에 이용자 보호 강화 주문
[이코노믹데일리]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생한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이동통신 3사의 불법스팸 대응 및 정보보호 조치를 긴급 점검하며 이용자 보호 강화를 주문했다. 이진숙 방통위 위원장은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서울송파청사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을 만나 관련 설명을 듣고 현황을 공유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상중 KISA 원장, 류탁기 SK텔레콤 부사장, 임현규 KT 부사장, 이철훈 LG유플러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스팸신고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SK텔레콤 침해사고에 따른 불안감을 악용한 스팸발송과 불안 마케팅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동통신 3사의 불법스팸 차단 노력과 함께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고객 상담 강화 등 이용자 보호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침해사고가 너무 안타깝고 아쉽지만 이를 계기로 각 사가 다시 한번 보안조치를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에 더욱 노력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SK텔레콤에는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유심 교체 방문 서비스, 고객센터 대응 강화 등을 주문하고 상담원이나 유통점 직원들의 고충 해소에도 신경 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 전 취재진과 만나 "SK텔레콤에서 KT나 LG유플러스로 오라는 등 (불안) 마케팅이 있다"며 "그런 것이 없도록 해달라고 각 사업자들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불안 마케팅이 있는데 2차 피해가 없도록 대응 조치를 취해달라"고 언급했다. 또한 “SK텔레콤만이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사고가 없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어떻게 취하고 있는지를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KT와 LG유플러스는 유심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KISA는 현재까지 KT나 LG유플러스에서는 악성코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은 지난 2022년부터 악성코드 ‘웹셸’을 통해 침투한 뒤 백도어 악성코드 일종인 ‘BFPdoor’를 심는 등 치밀하게 계획된 ‘지능형 지속 공격(APT)’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 가입자 정보 추가 유출 가능성과 더불어 KT나 LG유플러스 등 타사 침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악성코드 소스가 중국 해커 집단인 ‘레드멘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과 함께 북한 소행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소스와 관련해 중국 이야기도 들리고 북한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함부로 얘기할 수 없으니 전문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까지 해킹의 주체 등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SK텔레콤 해킹과 관련해 ‘미끼문자 사기피해 주의보’ 발령, 취약계층에 대한 피해 예방 교육 강화, 유통점 및 본인확인 서비스 현장점검 등을 실시하며 국민 불안 해소 및 2차 피해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2025-05-21 17: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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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AI 날개 달고 세계로…익스피디아 '최우수 파트너' 3년 연속 선정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 야놀자가 전 세계 주요 여행 판매 채널 및 서비스 공급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여행 산업 혁신을 이끌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솔루션(YCS)은 최근 익스피디아그룹의 ‘2025 엘리트 커넥티비티 파트너’로 3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익스피디아는 매년 글로벌 파트너사 중 상위 2% 기업에만 이 최고 등급 파트너십을 부여한다. YCS는 폭넓은 연동성, 효율적인 재고 관리, AI 기반 추천 시스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2023년부터 최우수 파트너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YCS는 익스피디아 외에도 아고다의 ‘커넥티비티 전략적 파트너’, 에어비앤비의 ‘우수 소프트웨어 파트너’, 부킹닷컴의 ‘프리미어 커넥티비티 파트너’로 인정받는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굳건한 협력 관계와 솔루션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야놀자의 또 다른 글로벌 멤버사인 고글로벌트래블(GGT) 역시 국제 행사 및 어워드에 적극 참여하며 B2B 협업 기회를 확장하고 있다. GGT는 지난달 세계 최대 무역박람회인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ITB) 참가를 통해 유럽 현지 고객사를 추가 확보했으며 중남미 최대 B2B 관광박람회 기간 중 열린 ‘Arara Azul 어워즈 2025’에서 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야놀자는 올 1분기 글로벌 통합 거래액 7조원을 돌파했고 해외 거래 비중도 전년 대비 50%포인트 증가한 약 75%를 기록했다. 야놀자는 올해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AI 협업에 나서 자체 생성형 AI 기술과 첨단 AI 인프라를 연계, 여행 특화 서비스에 접목하며 버티컬 AI 중심의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한 야놀자 AI 데이터 솔루션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4%에서 25%로 늘렸으며 올 1분기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는 전 세계 206개국 133만여 개 호텔, 여행 사업자에 클라우드 기반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는 동시에, YCS와 GGT 등 글로벌 멤버사들의 지속적인 혁신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바탕으로 유럽, 중동, 미주 등 전 세계 여행 파트너사들과 협업 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십 기반의 독보적인 데이터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고도화해 여행 서비스 및 운영 환경의 자동화에 나서 여행 산업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5-21 15: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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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냐 완화냐"…유통업계, 대선에 성장·후퇴 '갈림길'
[이코노믹데일리]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성장과 후퇴의 갈림길에 섰다. 여야 후보 모두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과 관련해 공식 공약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소상공인 위기 극복, 민생경기 회복’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면서 업종별 사업 환경에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 등 유통 규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를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시장 보호를 내세우며 규제 강화를 강조하는 반면 김문수 후보가 출마한 국민의힘은 규제 완화를 주장하며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유통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지난 2012년부터 월 2회 일요일 의무휴업과 심야 영업·배송이 금지됐다. 대형마트 휴업을 통해 전통시장은 물론 골목 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재량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게 하는 등 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정국 혼란으로 정착이 무산됐다. 김문수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민의힘 정책 기조에 맞게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동대문구·중구 등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상태다. 여기에 영업제한 시간(자정 이후)인 새벽 시간대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등 마트 규제개선 방침을 세우고 추진해왔다. 반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규제가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공휴일 지정, 기업형슈퍼마켓 출점 제한 연장, 지역협력 이행 의무화 등 규제 강화를 담은 법안들을 내놓고 있다. 유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대형마트 업권은 축소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대형마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역성장했으며, 2022년에는 –7.6%로 급락했다. 2023년의 경우 0.5% 성장하며 소폭 회복했지만, 지난해 다시 –0.5%로 역성장했다. 반면 이 기간 이커머스 업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20.2% 급성장했고, 2022년 11.0%, 2023년 8.0%, 2024년 7.4%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대형마트는 유통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경쟁 구도가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이 아닌 온라인 대 오프라인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유통법 개정안 10여 건이 계류 중이다.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영업 시간을 조정하거나, 의무휴업 요건을 확대·축소하는 방안이 골자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까지 포함하는 규제 법안도 논의되고 있어 유통환경 전반에 대한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관망하며 향후 정부 방향에 따라 대응 전략을 조율할 계획”이라면서도 “새 정부 출범 후 규제가 강화된다면 기업들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5-20 17: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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