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9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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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개인정보보호법...GDPR보다 과도"…'명백성' 조항 개정 촉구
[이코노믹데일리] AI 업계와 법조계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보다 과도하다며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계적으로 엄격한 규제로 통하는 GDPR보다도 국내법의 일부 조항이 현장에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해 AI 기술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비판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AI 시대, 개인정보 입법방향 토론회’에서는 2026년 AI기본법 시행에 앞서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김승원, 김용만, 김현정, 민병덕, 박범계, 박찬대, 이인영, 이정문, 허영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정보통신법학회와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AI 데이터 활용의 족쇄로 작용하는 현행법의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가장 큰 쟁점은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인 ‘정당한 이익’ 조항이었다. 현행법은 이익, 자유 등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명백하게’ 우선하는 경우에만 개인정보 처리를 허용하는데 바로 이 ‘명백하게’라는 단어의 모호성과 과도함이 문제로 지적됐다. 발제를 맡은 민경식 베라세이프 변호사는 “유럽 GDPR에도 없는 ‘명백성’ 요건을 국내법이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동의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정보 처리자에게 입증을 요구하는 GDPR 수준으로 조항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아리 김앤장 변호사 역시 “실무상 활용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명백성 조항은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했다. 이진규 네이버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규제의 불균형을 지적했다. 그는 “민감정보의 경우 GDPR은 처리 근거가 10가지인데 우리는 단 2가지뿐”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면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메타가 EU와 특정 요건 준수를 전제로 유럽에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듯, AI 시대에 맞춘 유연한 합의와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안 마련을 위한 제언도 쏟아졌다. 강혜경 고려대 박사는 “규제가 강해 보이는 EU AI법조차 혁신 기업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 조항을 두고 있는데 정작 우리의 AI기본법에는 이 내용이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는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적응형 규제 시스템’과 함께 ‘입법 영향 분석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반면 시민사회 입장을 대변한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현재 체크리스트 수준에 머무는 개인정보 영향평가 제도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정보주체의 권리 보호 장치 마련을 강조했다. 이날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는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 윤아리 김앤장 변호사, 이진규 네이버 전무,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를 비롯해 공진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 김직동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장이 참여했다. 이성엽 교수는 “브뤼셀 효과를 노리는 EU와 마러라고 효과를 노리는 미국 사이에서 제3의 길을 찾는 노력을 지속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2025-07-15 18: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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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세컨즈 글로벌 보폭 확대, 애경산업 다이소서 인기
[이코노믹데일리] 패션, 뷰티 산업의 트렌드는 계절보다 빠르게 변합니다. [김아령의 주간 패뷰레터]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의 신제품 론칭, 협업 소식, 중요 이슈 등 관련 소식을 가볍게 따라가고 싶은 독자를 위해 내용을 ‘한 주의 기록’처럼 정리했습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패뷰(패션·뷰티) 소식을 한눈에 살펴보세요. <편집자 주> ◆ 삼성물산 패션 ‘에잇세컨즈’, 필리핀 시장 진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위치한 초대형 쇼핑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에잇세컨즈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리테일그룹 수옌 코퍼레이션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했다. 에잇세컨즈의 필리핀 1호 매장이 위치한 ‘SM 몰 오브 아시아’는 필리핀 최대 유통기업 SM그룹 산하의 슈퍼몰 중 하나로 필리핀의 랜드마크 쇼핑몰일 뿐만 아니라 동남아 권역 전체에서 손꼽히는 초대형 쇼핑몰이다. 에잇세컨즈는 필리핀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동안 마닐라 지역에서 3호점 매장까지 오픈하고, 현지 반응에 따라 매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필리핀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아시아 권역에서 다방면의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 애경산업 ‘투에딧’, 다이소 출시 7개월만 130만 판매 돌파 애경산업이 다이소를 통해 출시한 메이크업 브랜드 ‘투에딧(twoedit)’ 제품이 누적 130만개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다이소에서 제품을 선보인 지 7개월 만이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투에딧에서 가장 인기를 끈 제품은 ‘트임 아이라이너’다. 눈 밑 삼각존에 특화된 컬러로 눈매 확장 메이크업이 가능한 이 제품은 동일 기간 23만개 이상 판매됐다. 이에 앞서 투에딧은 출시 초기에 다이소몰에 1차 입고된 28개의 제품 중 절반이 5일 만에 완판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수출입부문 AEO 인증 취득 신세계인터내셔날이 ‘AEO 공인증서 수여식’에서 수출 및 수입 2개 부문에 대한 AEO 인증서를 받았다. AEO(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 인증은 2005년 세계관세기구(WCO)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채택한 민‧관 협력제도로 세관 당국으로부터 안전성을 공인받은 업체를 의미한다. 미국, 중국, EU 등 전세계 97개 국가에서 AEO 인증을 도입했으며,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수출입 통관 시 △수출입물품 검사비율 축소 △신속 통관 △관세조사 면제 등 다양한 관세 행정 혜택을 받게 된다. 한국과 AEO MRA(상호인정약정)를 체결한 미국, 중국, 일본 등 25개 세관 당국에서도 동등한 혜택이 적용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부터 비디비치, 연작, 어뮤즈 등 자사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수출 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랜드 키디키디, 하반기 ‘키디크루’ 모집 이랜드월드 육아 플랫폼 키디키디가 하반기 공식 서포터즈 ‘키디크루(KidiCrew)’를 모집한다. 모집 기간은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로, 자녀를 양육 중인 부모는 모두 지원 가능하다. 키디크루는 키디키디의 패션·유아용품·리빙 아이템을 체험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를 통해 홍보하는 체험형 서포터즈 프로그램이다. 약 1000여개 브랜드의 신상품을 먼저 접할 수 있다. 하반기 키디크루로 선발된 인원은 다음 달부터 오는 12월 중순까지 약 4개월간 활동한다. 제품 스타일링 콘텐츠 제작, 숏폼 영상(릴스) 제작, 오프라인 행사 참여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2025-07-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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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상법 개정안 통과, 전환점 맞은 오너 경영
콜마그룹의 내분은 한국 기업사회가 반복해 온 가족 중심 지배구조의 불안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배구조, 경영권, 실적 그리고 주주가치까지 한국 재계 오래된 가족경영 문제를 다시 묻고 있다. 본지는 콜마그룹 내분을 통해 한국형 가족경영의 한계와 리스크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혈연을 중심으로 이어온 가족경영이 주주가치 우선 시대에서 과연 지속 가능한지 되짚는다.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화장품 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콜마그룹뿐 아니라 다수의 주요 기업들이 가족 중심의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오너 2세 형제가 각각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 또한 오너 3세 자매가 경영 수업을 받으며 후계 구도 형성 과정에 있다. 이들 기업도 가족 중심 체제를 지속할 경우 오너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은 ‘피의 결속’에서 ‘투명한 거버넌스(지배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주주 신뢰, 시장 가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 등이 중시돼 거버넌스 개선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됐다는 평가다. 최근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소유 중심 경영에서 책임 중심 지배구조로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 대응이 요구된다. 韓 화장품 기업 지배구조 현주소는 전통적인 가족기업 모델은 고성장기 시절 빠른 의사 결정과 장기 비전 수립에 유리했으나 일감 몰아주기, 불투명한 승계 등으로 인해 오너 리스크의 원천이 됐다. 최근에는 브랜드 경쟁력뿐 아니라 소액주주 권리, 배당정책, 사외이사 독립성 등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화장품 기업은 여전히 가족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서경배 회장이 48.6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장녀 서민정 씨는 2.75%, 차녀 서호정 씨는 2.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는 서민정 씨의 실무 경험과 지분을 토대로 후계 구도가 유력했으나 최근 경영 참여가 감소하면서 구도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반면 서호정 씨는 홀딩스 자회사 오설록의 PD(제품개발)팀에 지난 1일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그룹 내 공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향후 지배구조 변화의 중심에 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상대적으로 오너 리스크가 적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서경배 회장은 외부 노출을 자제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를 병행해 왔으며, 사외이사 비중 확대와 ESG 위원회 신설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LG그룹 지배구조 아래에 있는 LG생활건강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차석용 전 부회장이 15년 이상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사외이사 비중이 높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한국콜마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 투톱인 코스맥스도 전문경영인과 오너 3세 형제 경영이 혼합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창업주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 대표는 코스맥스 경영을, 차남 이병주 대표는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맡고 있으며 양측은 각각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병만 대표는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19.95%, 이병주 대표는 10.52%를 갖고 있다. 다만 이병주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코스엠앤엠이 지주사 지분 9.43%를 보유해 형제 간 실질 지분 격차는 크지 않다. 현재까지는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 분장이 이뤄져있으나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경영·지배’ 구분 명확히 해외 화장품 기업의 경우 가족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경영과 지배를 분리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미국 로더(Lauder) 가문이 약 38%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CEO는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 브랜드 철학은 가문이 주도하지만, 이사회 과반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실질적인 경영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기준으로 이뤄진다는 평가다. 에스티로더는 S&P500 평균을 상회하는 지배구조 평가를 받고 있으며 ESG A등급 유지,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의 주주친화 정책도 지속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 화장품 기업 로레알은 창업자 가문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네슬레가 공동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CEO는 전문경영인이며, 이사회 역시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기적인 배당 확대와 ESG 경영 강화, 장기 비전 설명회 등을 통해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ESG 평가에서도 높은 등급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규모가 성장할수록 전문경영인 체제는 강화되는 반면 가족의 직접 개입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는 주주 신뢰 확보와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국내 화장품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형 성장 못지않게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 친화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은 과거 성장하는 국가로 기업이 클 수 있는 방향에 너그러웠지만, 세계 경제 10위권에 랭크되면서 성장뿐 아니라 안정적 경영도 중요해졌다”며 “이사회도 오너 일가에 집중되는 결정보다는 전반적인 주주들의 이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번 상법개정이 단기적으로 오너 일가에 불편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소액주주 눈치를 봐야 기업이 오래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경영 방향도 백년기업을 위해선 전문경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판 흔든 상법 개정안 최근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혈연 중심 경영을 이어오던 기업들은 구조적 재편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이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전자주총 의무화 등 다수의 조항을 통해 주주권 보호와 기업 투명성 제고를 제도화했다. 핵심 조항 중 하나인 이사 충실의무 확대는 이사의 법적 책무 범위를 회사에서 모든 주주로 확대함으로써 오너 일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 제동을 거는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 역시 가족 중심 이사회의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감사위원회는 제도상 불가능해지고, 외부 독립 감사위원 선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곧 이사회 내부 감시 기능이 형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전자주총 의무화와 집중투표제 확대는 주총 참여의 문턱을 낮추고 소액주주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장치로 평가된다. 이사 선임 시 집중투표제가 강제로 적용될 경우, 기존처럼 오너 일가가 우호세력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기 어렵게 된다. 소액주주 또는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을 집중시켜 이사 1인 이상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는 지배권 분산을 유도하는 동시에, 기업의 이사회가 외부 감시 하에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된다. 상법 개정안이 혈연 중심 기업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지배력 약화로 작용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투명한 경영 체계 구축과 외부 신뢰도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ESG 평가기관 또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도 존재한다. 이사 충실의무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이사 개인의 법적 책임이 증가하면서,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과도한 위축 의사결정이나 경영 판단 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집중투표제 도입으로 인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총 대응 비용이 증가하고, 지배구조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소송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속도 저하와 책임 회피 경향이 동반될 경우 장기 전략 수립과 실행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상법 개정의 취지가 주주 보호에 있더라도 이를 오너 리스크 억제 장치로만 작동시키게 될 시 기업의 전략적 유연성과 지속 가능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화장품 산업의 경우 단일 지배 체제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브랜드 전환, 제품 개발 전략 등에 있어 중요한 경쟁력이 돼 왔다. 상법 개정안 이후 이사회의 전략적 결정이 보다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과 외부 감시에 놓이게 되면서 의사결정 속도가 저하될 수 있다. 또한 브랜드 리뉴얼, 고위험 고수익 신제품 투자, 해외시장 진출과 같은 중·장기 전략은 단기 수익성과 충돌할 수 있어, 이해관계자와의 조율 과정에서 실행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도 도입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주주의 독점적 이사 선임 구조를 깨기 위해 비례대표 원칙을 반영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회사의 경우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그 미만 기업의 경우 집중투표제 도입 배제를 위한 정관 개정 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도록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태준 주주행동플랫폼 액트연구소장도 “집중투표제는 경영 효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과 달리 실증연구에 따르면 경영 성과를 개선하는 게 일관되게 많은 나라에서 관찰됐다”며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회사의 감사 기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들어가야 하고, 부작용을 줄일 보완 입법을 생각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2025-07-11 14: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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