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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 논의
[이코노믹데일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신임 위원장을 만나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은 지난 11월 취임한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참여단체장을 만나는 취임인사 방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경제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형희 서울상의 부회장(SK(주) 부회장)이, 경사노위에서는 김지형 위원장, 이정한 상임위원, 양정열 운영국장 등이 참석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그동안 경사노위가 사실상 활동을 못 하고 있었는데 새롭게 정상화하기 위해 빌드업 중"이라며 "사회적 대화의 핵심은 파트너십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의 핵심은 각자의 몫을 지키는 경쟁이 아니라 파이를 함께 키워가는 파트너십 정신"이라며 "파트너는 앞에 놓인 밥상을 많이 차지하려 하거나 상대 때문에 내 몫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통해 성장해온 것처럼 대화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균형감 있게 공론하고 숙의하는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그간 사회적 대화에 적극 참여해 성과를 함께 만들어온 대한상의가 앞으로도 협력과 조언으로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노사관계는 항상 한솥밥, 한 식구라고 생각한다"며 "밥을 같이 먹는다는 정신으로 상공회의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성숙한 사회는 갈등을 소모적으로 다루지 않고 공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사회"라며 "새로운 제도나 방법론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최근 국회 내에서 출범한 사회적 대화 기구와의 관계도 언급했다. 그는 "국회에서도 경사노위와 비슷한 형태의 사회적 대화 출범식이 있었고 민노총까지 참석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와 국회 중심의 사회적 대화가 같은 현안을 이야기하더라도 서로 조화롭게 운영해 나가 실질적 갈등 문제를 창조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며 "경사노위는 격식을 갖춰 대화하고, 국회 쪽은 다른 각도로 접근해 구조를 잘 맞추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회장님은 일찍이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으셨고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행복한 동행' 등 저서도 가지고 계신다"며 "기업이 사회적 존재로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는 정신을 선도적으로 주창해 오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도 그런 맥락과 비슷하다"며 "모든 대화 참여 주체들이 그런 정신과 마인드를 가지고 새롭게 창출해 가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12-16 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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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 원칙을 상식이 지켜지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
[이코노믹데일리] 올겨울 금융권 CEO 선출 과정은 다시 한 번 한국 금융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신한·우리금융이 비교적 안정적 승계를 택하며 시장 신뢰를 지킨 반면, 농협금융· 새마을금고에서는 또다시 “떠날 사람은 떠나지 않고, 나서선 안 될 사람이 다시 나오는” 혼탁한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성과 부족이나 윤리 논란을 안고 있는 인사들이 재도전 의지를 보이는 현실은 금융기관 자리를 개인의 사유물로 보느냐는 의문을 넘어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 불신을 불러온다. 고전은 이런 상황을 오래전부터 경계해 왔다. 『논어』는 “其身正 不令而行(몸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진다)”고 했다.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격은 능력보다 앞서는 도덕적 정직성이라는 뜻이다. 지금 금융권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은 이 당연한 명제를 거꾸로 뒤집어 놓았다. 성과 미흡한 리더십의 ‘자리 지키기’는 가장 위험하다.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 6287억원 냈다. 그러나 이는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얻은 성적표라기보다 고금리 국면에서 운 좋게 얻은 이자 장사 덕이 컸다. 그럼에도 일부 인사들은 “성과를 냈다”며 자리를 지키려 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금융권 PF 익스포저(위험노출) 규모는 약 186.6조원으로 그중 농협금융이 자치하는 부분은 상당하다. 이 같은 ‘버티기 인사’는 조직의 위험을 키우는 불씨가 된다. 새마을금고는 더 심각하다. 최근 몇 년간 전국 곳곳에서 부실 대출·횡령 사건이 잇달아 터졌고, 지난 10년간 118건의 비위 행위가 있었다는 수치도 존재하고 있다. 『대학』이 말한 “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순서처럼, 내부를 바로 세우지 못하면 어떤 외부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내부통제 실패가 누적된 상황에서도 조직 쇄신이 아니라 ‘현 체제 유지’를 선택하려 하고 있다. 이는 예금자·조합원·납세자의 위험을 키우는 선택일 뿐이다. 리더십의 도덕적 실패는 조직 전체에 번지는 ‘전염병’이다. 금융기관 CEO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다. 윤리 기준을 설정하고 조직문화의 최상층을 만드는 존재다. 그 자리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 앉는 순간, 조직은 곧바로 부패의 길로 접어든다. 『중용』은 “君子之道 謹其獨也(군자는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간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도덕성을 지키지 못하는 자는 공적 조직의 수장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농협금융과 새마을금고에서 반복되는 문제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내부 비리, 채용 잡음, 부적절한 의사결정이 있는 인물이 다시 리더 자리에 오르려 한다면, 이는 “사고가 다시 터질까”의 문제가 아니라“언제 터지느냐”의 문제로 바뀐다. 금융기관은 정치적 안배나 조직 내 파벌 균형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맹자』의 말처럼 “無恒産者 無恒心(지속 가능한 기반이 없는 곳엔 지속 가능한 마음도 없다)”는 교훈은 금융조직에 더욱 무겁게 적용된다. 이번 인선의 원칙은 단 하나다. “도덕성과 능력 없는 자는 절대 안 된다” 한국 금융은 지금 전환점에 서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디지털 전환·리스크 관리·ESG 규범 등은 잠시라도 뒤처지면 곧바로 부실로 이어진다. 금융 CEO는 수십조 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국가 금융안정과 직결된 결정을 내리는 위기관리 전문가여야 한다. 『한비자』가 “任人唯賢(사람을 등용할 때는 오직 능력으로 한다)”고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번 회장 선출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명확하다. 성과가 부족한 자, 도덕성 논란이 있는 자, 조직을 사유화하려는 자는. 그 어떤 이유로도 금융기관의 수장이 될 수 없다. 이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또다시 ‘버티기 인사’가 반복된다면, 해당 조직은 시장의 신뢰를 잃고 그 비용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기본·원칙·상식에 입각한 인사, 그것이 한국 금융을 다시 세우는 최소한의 출발점이다. 고전의 지혜 역시 같은 말을 반복해 왔다. “正名而天下定(이름을 바로잡으면 세상이 바로 선다)”는 『논어』의 가르침처럼, 지금 필요한 것은 거창한 개혁이 아니라 리더십의 ‘이름’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한국 금융은 더 이상 무능과 비도덕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
2025-12-08 10: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