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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태릉·과천 공급카드 꺼냈지만…현장선 "文정부 재탕" 싸늘
[이코노믹데일리] 용산과 과천, 태릉 등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주택 공급 확대를 둘러싼 지자체와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주요 공급지를 제시했지만 과거 추진됐다가 무산된 사업들이 다시 포함되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5일 업계와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29 공급대책에 포함된 물량 가운데 상당수는 과거 추진 과정에서 주민 반대나 지자체 이견 문제 등으로 사업이 중단됐던 곳들이다. 전체 공급 물량의 약 74%가 한 차례 이상 좌초 이력이 있는 사업지로 분류되면서 이번 대책 역시 과거 실패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번 방안에 포함된 과거 정부 발표 사업은 약 2만1000호 수준이며, 1·29 공급대책은 장기간 멈춰 있던 사업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들기 위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사업지가 이전 정부 대책에 포함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공급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서울 도심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유휴 부지와 공공 부지를 활용해 총 6만 가구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용산 일대에는 1만3000가구 이상,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령부 부지에는 약 9800가구, 서울 태릉CC에는 6800가구 공급이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요 공급 대상지로 거론된 지역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용산의 경우 국제업무지구 조성이라는 기존 개발 방향과 대규모 주택 공급이 병행될 수 있는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의 기능 유지와 교통 혼잡과 교육·생활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며 주택 물량 규모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태릉CC 부지 개발을 둘러싼 논의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당시 8·4 공급대책의 후보지로 검토된 바 있다. 그러나 교통 체증과 녹지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무산됐다. 최근에는 문화재 보호 문제까지 함께 거론되면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지자체·주민 설득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과천 역시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과천지구 △과천 주암지구 △과천 갈현지구 등 4곳의 공공주택 지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교통 여건과 상하수도를 비롯한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시는 정부의 공급 추진을 우려하며 충분한 사전 협의와 검토 없이는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과천 시민들은 ‘1·29 공급대책’ 반대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지역 내에 내걸기도 했다. 국토부는 범정부 차원의 추진체계를 통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총리 주재 ‘주택공급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단계로 꼽히는 기존 시설 이전과 관련해서는 2027년까지 이전 착수를 완료하고 이전이 진행되는 동안 설계 등 착공 준비를 병행해 후보지 발표 후 2~4년 내 착공을 목표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대책의 향방이 지자체와 주민 협의 과정에서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과 기반시설 확충 방안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되는지, 지역 여건을 반영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는지가 공급 속도의 관건이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에 제기됐던 쟁점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협의 과정의 속도와 내용이 공급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공급 규모와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1·29 공급대책의 실제 효과는 협의 과정이 본격화되는 시점 이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26-02-05 06:00:00
도시는 서울이, 유산은 국가가… 개발권과 보호권 사이 줄다리기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가 문화유산청(현 국가유산청)과 협의하지 않은 채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밖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권한 충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조례 해석을 넘어 문화유산 보호와 도시개발 권한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졌다. 대법원은 6일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 개정과 관련해 “보존지역 밖에 대한 규제를 두거나 삭제하는 문제는 국가유산청과 협의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문화유산법이 규정한 협의 의무의 범위는 ‘보존지역 지정’에 한정된다는 뜻이다. 법령 우위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이다.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진 셈이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2023년 9월 서울시의회가 조례 19조 5항을 삭제한 데 있다. 이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국가지정유산 경계로부터 100m)의 바깥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문화재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이를 검토하도록 한 조항이었다. 서울시는 이 규정이 상위법보다 과도한 규제를 부과한다며 손을 댔다. 문화재청은 즉시 반발했고 결국 소송이 이어졌다. 쟁점은 서울시의 조례 개정 권한이 어디까지 인정되는가에 있다. 문화재 보호는 헌법상 국가 책임이지만 도시계획과 개발권은 지방정부의 핵심 권한이다. 종묘 경관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보존지역 밖은 도시계획적 고려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화재청은 “세계유산 경관은 국가가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 이번 판결은 결국 지방정부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판결은 최근 세운4구역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과도 맞물려 있다. 서울시는 2024년 10월 30일 세운4구역 높이 계획을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상향하는 결정을 고시했다. 종묘 경관 훼손 우려가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해당 구역이 보존지역 밖이므로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번 판단은 서울시의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한다. 국가유산청은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세계유산인 종묘가 훼손돼 등재 가치가 흔들리는 일은 막겠다”고 했다. 공원을 조성해 종묘를 돋보이게 하겠다는 서울시 설명과 달리 유네스코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책임은 결국 국가유산청에 남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은 지방정부의 재량 영역을 넓힌 의미 있는 결정이지만 문화유산 보존 책임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어디까지 나눌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방정부의 개발 결정권이 강화된 만큼 도시경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율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남는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종묘 경관 논란이 아니다. 누구의 손에 도시개발의 칼자루와 문화유산 보존의 방패를 쥐어줄 것인가라는 국가적 과제를 다시 던진 판결이다. 대법원이 드러낸 것은 법리의 해석이 아니라 권한의 경계에 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이번 판결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2025-11-06 14: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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