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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업종·경쟁사도 OK"…유통업계, 인재 영입 사활거는 이유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소비자 수요 다변화가 지속되면서 유통업계가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규제 대응, 공급망 안정,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등 복합 과제가 늘어난 상황에서 인재 경쟁력이 곧 기업의 미래·성과와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외부 전문가부터 경쟁사 출신까지 주저않고 영입하며 ‘인재 투자’에 힘쏟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구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외부 출신 임원 영입으로 전통적 이미지 탈피에 나섰다. 시몬스는 전 루이비통 코리아 총괄대표였던 김민수 대표 영입으로 리빙을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안정호 시몬스 사장은 기존대로 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를 맡고 김 신임 대표는 브랜드 전략과 인사, 영업, 재무 등을 아우를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02년 쉐라톤워커힐에 입사해 W호텔 서울을 거쳐 2010년 샤넬코리아 영업총괄로 옮겼다. 2016년 루이비통코리아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이동해 2020년부터 루이비통코리아 총괄대표로 일했다. 김 대표가 경영을 맡기 전인 2019년 7846억원이던 루이비통코리아 매출은 지난해 1조748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시몬스는 김 대표 영입으로 럭셔리 시장으로의 본격 도약을 알리며 프리미엄·럭셔리 시장으로의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몬스의 지난해 매출은 32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5% 증가한 527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샘도 최근 조원기 전 컬리 전략운영총괄 본부장을 통합품질본부장(상무)로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본부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기업에서 전략·운영을 담당하다가 2020년 컬리에 합류, 공급망 관리(SCM)·커머스 전략 운영 전반을 맡아온 인물로 꼽힌다. 조 상무가 이끄는 통합품질본부는 신설된 핵심 조직이다.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서 일관된 품질 관리 체계 확립을 목표로 한다. 조직 효율화와 고객 접점 기능 강화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겠단 전략이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 1조9084억원을 기록하며 현대리바트를 꺾고 매출 1위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2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 경쟁력 강화로 업계 선두를 지켜나갈 방침이다. 인재 영입에 투자 비용을 아끼지 않는 기업으로는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최근 AI(인공지능)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파격적 연봉을 제시하며 글로벌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처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이어 기술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쿠팡은 미국에서 AI·클라우드·빅데이터·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연봉은 최대 32만4000달러(약 4억5000만원)로 이는 현지 개발자 평균 연봉(12만달러)의 2배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 쿠팡은 올해 AI 클라우드 사업 개시를 발표하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AI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 사업의 새 로고를 공개하며 클라우드 시장 참전을 알렸다. 식품 기업 중에서는 삼양식품이 CJ, 삼성, 롯데 등 각기 다른 회사의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 DS부문 기획팀 투자그룹 운영파트장으로 재직했던 전수홍 상무를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전 상무는 삼성전자에서 중국삼성반도체 심천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경영지원팀 경영지원그룹장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사업 운영과 재무 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 상무는 삼양식품 경영관리본부장으로서 재무관리와 글로벌 사업 효율화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미래가 달린 성장을 위해 순혈주의를 포기한 대기업도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1년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세계백화점 출신 정준호 대표이사를 롯데백화점 수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당시 ‘롯데맨’ 순혈주의를 중시해온 그룹의 파격적인 인사 발표였다.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정 대표는 2009년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사업부 부장, 2010년 해외패션본부장, 2019년 신세계조선호텔 면세사업부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19년 롯데지에프알(GFR) 대표로 선임되며 20년 만에 신세계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정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롯데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점포별 상반기 매출 톱10에 2위 잠실점, 4위 본점, 9위 부산본점의 이름을 올렸다. 잠실점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이 1조5925억원으로 1위인 신세계 강남점과의 매출 격차가 1022억원에 불과하다.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의 미래형 쇼핑몰의 핵심 전략으로 ‘타임빌라스’를 내세우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해외 쇼핑몰 사업에 약 7조원을 투자, 시장 점유율을 약 30%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유통업계뿐 아니라 국내 유수 대기업들도 하반기 채용을 확대하며 젊은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591곳(대기업 72곳·중견기업 107곳·중소기업 41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하반기 채용 동향’ 결과, 하반기 대기업 중 채용 계획을 확정 지은 곳의 비율은 59.7%로 전년 동기 대비 24.8%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대기업의 채용 계획이 최근 10년간 조사에서 최저치를 찍었지만, 올해는 증가한 모습을 보이며 대기업 채용의 회복세가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대기업은 채용 확정률과 함께 채용 규모도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한 곳도 없었던 세 자릿수 채용이 올해 하반기에는 20.9%로 나타났다. 두 자릿수 채용도 51.2%로 전년 대비 5.0%포인트 증가했다.
2025-08-20 17: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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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절벽 여파, 자재업계 줄줄이 '역성장'… 기업들 신사업 사활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며 시멘트, 철근, 창호, 가구, 엘리베이터 등 건자재 전반에 이르는 후방산업도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주택 착공이 줄어들면서 자재 수요가 급감했고, 이로 인해 업계 전반이 심각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인허가는 전년 대비 11.5%, 착공은 25% 줄었다. 공급이 멈추다시피 하자 후방산업 전반의 일감도 함께 끊긴 것이다. 기초 자재인 시멘트는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15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시멘트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했다. 업계는 올해 전체 출하량이 4000만톤을 밑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199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 건설사 고위 관계자는 “시멘트는 생산에 필수 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이기 때문에 물량이 줄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건설사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철근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1년 1041만톤에 달하던 철근 생산량은 지난해 779만톤으로 25% 급감했고, 같은 기간 재고는 51% 증가했다. 수요가 줄어들며 공급도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창호업계 양대산맥인 KCC와 LX하우시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CC의 1분기 건자재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9.4%, 전 분기 대비 35.6% 감소한 225억원에 그쳤다. LX하우시스도 1분기 매출 7814억원, 영업이익 71억원으로 각각 8.0%, 8.2% 줄었다. 신규 분양 축소로 B2B 매출이 줄어든 결과다. 가구 업계 역시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현대리바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한 4378억원, 빌트인 가구 매출은 23.2% 줄었다. 한샘 역시 한 분기 동안 B2B 매출이 22%가량 줄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엘리베이터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신규 설치 매출은 전년 대비 5% 줄었으며, 올해 역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및 유지보수 시장이 일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신규 착공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성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후방산업 전반의 불황은 올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 투자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2.8%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기존 2.7%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실질적인 반등은 2026년 이후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KCC는 AI 자율주행 도장 로봇 ‘스마트캔버스’를 앞세워 물류시장 공략에 나섰고, 삼표그룹은 자율주행 로봇주차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리모델링과 유지보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드라이몰탈 브랜드 ‘레미탈’을 앞세우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수요가 급등해도 수주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이 걸린다”며 “내년까지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후방산업의 실적 개선도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당장은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 분양 회복 속도, 대체 사업 발굴 역량이 후방산업의 생존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5-05-15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