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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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 매달린 인천경제청, 현실은 놓쳤다
[이코노믹데일리] 청라국제도시는 애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를 표방하며 설계한 미래형 신도시였다. 주거와 업무, 상업, 여가, 교통이 융합된 새로운 도시의 전형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청라는 멈춰 선 교통, 표류하는 시티타워, 반복되는 사업 연기로 허상에 머물러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내세운 청사진은 현실에서 수차례 좌초했고, 신뢰의 균열로 이어졌다. 청라의 좌초 원인 중 첫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기획과 실행력의 괴리다. 도시계획은 거창했지만, 7호선 연장과 초고층 타워, 복합개발지 모두 각종 규제와 인허가 장벽, 현장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부처 간 조율, 단계별 실행 로드맵, 주민 의견 수렴도 부족했다. 청라시티타워는 항공법 저촉으로 10년 넘게 지체됐고, 이 과정에서 설계 변경과 사업자 교체·심의 지연이 반복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는 항공청과의 협의, 사업자와의 분쟁에서 늘 뒷북 대응에 그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둘째는 행정의 투명성 부재다. 최근 7호선 연장 공사 현장에서 터널폐수 무단방류 등 환경관리 소홀, 정보 공개 지연, 환경영향평가 사후조사 미흡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업 이행 점검과 승인 기관 통보 의무를 등한시하며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신도시 행정의 기본이 흔들린 것이다. 셋째는 장밋빛 청사진에 치중한 과오다. 청라 개발 계획은 비전과 수치에 치중했지만, 실제 현장 적용력과 위험관리, 주민참여는 크게 미흡했다. 주민들은 “계획만 크고 실현은 없는 신도시, 결국 책임은 우리 몫”이라고 말한다. 공사 중단과 사업 지연이 반복되는 사이, 투자자와 입주민의 신뢰는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한계는 단지 청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도시 개발행정 전반에 대한 경고”라고 진단한다. 도시계획, 인허가, 교통, 환경, 행정 거버넌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시스템, 단계별 위험 예측과 점검, 주민참여 확대 등 구조적 개선이 시급하다. 총괄조정 능력이 없는 행정은 이상만 키우고, 현실에선 도시의 작동을 보장하지 못한다. 청라의 사례는 화려한 약속만으론 신도시가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제라도인천경제자유구역청와 관계기관은 실질적 실행력, 현장 중심 행정, 투명한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멈춰 선 청라가 남긴 경고는 한국 신도시 정책에 가장 뼈아픈 교훈이 되고 있다.
2025-05-29 07: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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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일산 정비, 드디어 시동"… 1기 신도시 정비계획 최종 승인
[이코노믹데일리] 경기도가 성남 분당과 고양 일산의 노후계획도시 정비기본계획을 최종 승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로써 부천 중동, 군포 산본, 안양 평촌에 이어 1기 신도시 모두가 정비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하게 됐다. 이번 정비기본계획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도시 기능 저하와 주거환경 낙후 등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형 도시로 재정비하기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담았다. 경기도는 각 도시별 여건에 맞는 정비방향을 제시하고, 1기 신도시 내 15개 선도지구를 포함해 특별정비계획 수립을 본격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정비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지자체 실무협의, 사전자문, 연구회 운영을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가이드라인을 정비해 완성도를 높이고 승인 기간도 단축했다. 경기도는 이러한 협의 절차를 수원, 용인, 고양(일산 외 지역), 안산 등 후속 노후계획도시의 정비기본계획 수립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정비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후속 노후계획도시들도 차질 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2025-05-28 08: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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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이상도시의 역설, 멈춰 선 청라의 민낯
[이코노믹데일리] 청라국제도시는 수도권 서북부의 관문이자 국제 업무, 첨단 비즈니스, 여가, 주거가 조화를 이루는 미래형 도시로 기획됐다. 하지만 2025년 현재, 화려했던 청사진과 달리 현장은 ‘멈춤’과 ‘지연’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청라시티타워 등 핵심 사업이 잇따라 늦춰지며 도시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23년 10월 청라 6공구 006정거장 인근에서 지하수 유출에 따른 대규모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하면서 7호선 연장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인천시는 1~5공구 구간은 2027년 하반기, 6공구 구간은 2029년 상반기 개통이라는 단계별 일정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단계별 개통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에 따라, 이미 청라에 거주 중인 수많은 입주자들과 입주 예정자들은 교통 환경 개선과 상업지 활성화라는 도시의 기본적 기대 효과를 크게 잃게 됐다. 청라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청라시티타워 사업 역시 수년째 표류 중이다. 항공법상 규제, 행정 절차, 경제성 논란 등으로 10년 넘게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4년 11월에는 김포공항 항공로 간섭 문제까지 겹치면서 다시 사업이 중단됐다. 최근 비행절차 변경 용역이 추진 중이지만, 실질적 착공 일정이나 사업자 확정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타워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는커녕, 미개발지와 철제 펜스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핵심 프로젝트가 연이어 늦어지자 이미 청라에 입주한 주민들과 상가 투자자들은 직접적인 피해와 실망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하철만 개통되면 통근과 생활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믿었지만, 매번 늦어진다는 소식만 반복된다”고 토로한다. 상가 투자자들도 “핵심 인프라의 착공이 불확실해 상권 활성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라 지연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도시기획·인허가·환경·행정이 따로 움직이는 구조적 한계를 꼽는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의 책임 있는 리더십과 실행력이 현장에서 크게 부재했다는 비판이 높다. 실제로 청라의 도시계획이 실현 가능한 단계별 실행계획 없이 각종 규제와 행정 절차에만 발목이 잡힌 채 방치된 결과, 주민 의견 수렴도, 민관 소통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도시 브랜드와 기대치는 행정기관의 책임 회피와 미흡한 관리 아래 무력화된 셈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와 LH, IFEZ 등 관련 기관들은 대책을 마련해 단계별 사업 정상화를 약속하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지역사회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복되는 사업 지연과 미흡한 행정 대응이 이상도시 청라의 미래를 오히려 더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청라국제도시의 개발 지연은 단순한 일정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무책임과 실행력 부족,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소통 부재가 빚어낸 결과다. 계획과 약속만으로 도시의 미래는 완성되지 않는다. 멈춰 선 공사 현장과 빈 공터 속에서 청라의 미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리더십 부재라는 본질적 과제를 남긴 채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2025-05-28 07: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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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면 원칙 무너진다"…서울시, 강남 임대·분양 동호수 분리 용인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강남 대치동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임대주택과 일반분양 동·호수를 분리해 추첨한 사실을 서울시가 사실상 용인했다. 임대와 일반분양 구분이 없는 주거환경을 강조해온 서울시의 소셜믹스 원칙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최근 대치동 964번지 일대 ‘구마을3지구’ 정비계획 변경안을 원안 가결하면서 조합에 20억원 기부채납을 결정했다. 조합은 일반분양과 임대주택의 동·호수 추첨을 별도로 진행해 실질적으로 임대와 일반을 분리했지만,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 동·호수 무작위 배정, 공동 출입구 등을 의무화하며 임대와 일반을 완전히 섞는 혼합형 배치를 추진해왔다. 이번에는 조합에 20억원 상당 현금 기부채납을 부과해 소셜믹스 미이행을 사실상 벌금화했다. 서울시는 “일종의 페널티”라고 설명하지만, 정비업계에서는 “돈으로 원칙을 사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단지는 강남권 ‘알짜 입지’로 분양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10월 일반분양에 약 3만8000명이 몰려 1순위 청약 경쟁률 1025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22억3080만원, 현재 시세는 30억원 후반대로 15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고수익 기대감 속에 조합원들의 ‘임대 기피’ 심리가 더욱 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정책 기조 후퇴라는 평가도 따른다. 업계에서는 “다른 단지들도 비용만 부담하면 원칙을 피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재건축 현장에서는 소셜믹스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임대주택 차별 철폐’라는 정책 명분에도 불구하고, 설계권 침해, 사업성 악화, 조합원 재산권 침해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에 임대주택을 한강변 주동에 배치하라고 요구했지만, 조합원들은 “조망권 프리미엄을 임대에 양보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압구정3구역 등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임대주택이 도입된 이후 같은 단지 내 임대와 일반분양 주택을 분리해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임대 입주민에 대한 차별 논란이 커지며 최근에는 동호수 구분 없이 섞는 방식이 확산됐다. 2018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에 따라 국민주택규모 임대주택은 공개 추첨으로 배정하도록 명시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조합원이나 일반분양자가 선호 동·층을 선점할 수 없게 돼 한강뷰, 로열층을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등 역차별 논란도 불거졌다. 정책의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서울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서울시는 임대주택이 특정 동, 저층, 북향 등으로 몰리며 실질적 사회적 분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 혼합 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소셜믹스가 더 이상 강제 사항이 아니다”라는 신호를 시장에 줬다는 분석이다. 이 사안은 단순 행정 절차를 넘어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정책의 방향성과 형평성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진단도 있다. 강남 등 고급 주거지일수록 임대주택 거부감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공공성과 실현 가능성의 균형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분리, 차별, 형평성 문제 등 정책적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2025-05-27 10: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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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을 수 있으면 짓게 해준다'…서울시, 재개발 규제 전면 손질
[이코노믹데일리]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에 본격 착수했다. 앞으로 고도 제한 등으로 용적률 확보가 어려운 지역은 공공기여 부담이 줄어들고, 민간부지나 건축물 상부에 공원을 조성하는 ‘입체공원’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서울시는 22일 전날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2030 서울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정비사업 3종 규제철폐안’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공사비 급등과 경기 침체 등으로 위축된 정비사업에 다시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목적이다. 핵심은 높이 규제를 받는 지역의 공공기여 완화다. 그간 문화재 주변, 학교 인접지, 구릉지 등 고도제한 지역은 용도지역이 상향되더라도 일률적으로 10%의 공공기여율이 적용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제 확보 가능한 용적률만큼만 공공기여를 부담하면 된다. 예컨대 1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00%)에서 2종(250%)으로 종상향되더라도 고도제한 탓에 220%까지만 지을 수 있다면, 종상향으로 실제 늘어난 20%에 해당하는 4%의 공공기여만 부담하면 된다. 재개발·재건축 단지에도 ‘입체공원’이 처음 도입된다. 민간 부지나 건물 상부에 공원을 설치하면 대지면적에서 제외되지 않아 더 많은 주택을 지을 수 있으며, 공원 면적에 비례해 용적률도 추가로 완화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세권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종상향 기준도 명확해진다. 구역 평균 공시지가가 서울 평균보다 낮은 경우 우선 적용되며, 지하철역 반경 250m 이내 지역만을 대상으로 용도지역 상향이 이뤄진다. 정비계획 절차도 빨라진다. 이제는 주민 동의율이 50%에 도달하지 않아도, 정비계획이 수립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먼저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구청장이 동의율을 확보한 후 서울시에 정비계획을 제출해야 했으나, 선심의제를 도입하면서 심의와 동의 절차를 병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로 인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최대 6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사업성 개선과 정비사업 속도 제고를 위한 규제 철폐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공공성과 민간 동력을 동시에 확보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5-05-22 1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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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도시의 약속은 어디로… 인천경제청이 바꾼 송도의 운명
[이코노믹데일리] 비전은 컸지만 현실은 달랐다. 외국계 기업과 글로벌 정주 인프라가 집약된 아시아 경제 중심지를 꿈꿨던 송도국제업무단지는 현재 반값 거래가 이어지는 아파트와 미완의 도시계획만을 남겼다. 공공 기능은 뒷전으로 밀렸고 주거시설이 우선된 이 뒤틀린 도시 설계에는 인천경제청의 정책 실패가 자리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인천경제청은 민간사업자인 NSIC와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 2로 완화했다. 도시의 뼈대를 좌우할 이 비율 조정은 한 차례의 공론화도 없이 결정됐고, 그 이후 송도는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과 달리 고밀도 아파트 단지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인천경제청은 이후에도 이 기준을 재검토하거나 도시 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금의 송도는 그 정책 결정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준다.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조성된 지 20년. 인천시는 여의도의 두 배에 달하는 부지에 민간사업자에게 개발권을 넘기며 송도를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 비전은 시간이 흐를수록 왜곡됐다. 국제업무시설 대신 아파트가 들어섰고 다국적 기업 유치보다 분양 성공이 앞섰다. 이제 송도는 ‘반값 거래’와 ‘텅 빈 계획’의 도시로 회자되고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전체 착공률은 80% 수준에 머문다. 주택건설용지는 93%가 개발됐으나 상업 및 업무용지는 47%에 그친다. 국제병원과 제2국제학교 부지도 수년째 공터로 남아 있다. 인천경제청이 NSIC와 협의해 주거 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 2로 완화한 이래 이 방향은 한 번도 재조정되지 않았다. NSIC는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 공동 설립한 법인이다. 하지만 양측 갈등으로 2015년부터 3년간 사업이 멈췄고, 게일의 철수 이후에는 공동개발 체계마저 해체됐다. 현재 송도는 공구별로 시공사가 달라지면서 개발이 분산된 도시가 됐다. 도시계획의 중심축이 사라지고, 통합적 조율은 실종됐다. 송도 개발 실패의 책임은 인천경제청에 있다. 2011년 인천경제청은 NSIC와의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도시 전체의 기능을 좌우할 중대한 기준이었지만 이 결정은 사회적 논의나 사후 조정 없이 10년 넘게 유지됐다. 바로 이때부터 송도국제업무단지의 방향은 ‘국제비즈니스 허브’에서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틀어졌다.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은 주거 위주 개발을 방치하며 도시 균형 발전이나 공공 기능 복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주택건설용지는 빠르게 채워졌으나 국제업무·상업 기능과 공공 인프라는 사실상 방치됐다. 공구별 개발의 분산, NSIC의 지분 체계 붕괴 등 도시계획의 난맥상은 인천경제청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이러한 개발의 방향 상실은 부동산 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송도가 포함된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27주 연속 하락세다.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12억4500만원에서 6억520만원,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전용 99㎡는 12억5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반값 거래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연수구에는 올해 3700여 가구가 추가 입주할 예정이라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 급락세 속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GTX-B 노선 착공이 심리적 변화를 불러왔다.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와 용산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되는 이 노선은 일부 구간이 이미 사전 공사에 들어갔다. 서울 접근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이 매수세에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도가 다른 1기·2기 신도시와 달리 아직 상당한 개발 여지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6·7·8·11공구는 도시계획조차 미완이거나, 각종 문제로 정체돼 있다. 특히 11공구는 개발시행자 변경, 토지 매입 지연,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수년째 멈춰 있다. 시의회는 이 구역의 도시계획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구역들이 단순한 ‘후속사업’이 아니라 송도가 약속했던 핵심 기능이 배치된 곳이라는 점이다. 도시는 외형만 갖춘 채 정주 인프라와 업무 기능이 비어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거 단지 집합체, ‘베드타운형 신도시’라는 말이 송도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고착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송도의 본질적 문제를 누구보다 절실히 느낀다. “국제학교, 병원, 기업단지 모두 들어온다길래 자녀 교육 생각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약속은 그림으로만 남아 있어요.” 한 주민의 이 말은 송도의 위기가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도시 신뢰의 붕괴임을 상징한다. 그런데도 입주민들은 여전히 송도의 가능성을 믿는다. GTX-B 착공, 줄어드는 입주 물량, 남은 개발 부지는 회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회복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이나 단기 반등으로는 부족하다. 송도가 다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의 본질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는 요구가 시민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025-05-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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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뉴욕에서 기업 없는 주거단지로… 20년 송도 개발의 그림자
[이코노믹데일리] 송도국제업무단지는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라는 이름 아래 시작됐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도시의 본질은 ‘반값 아파트’와 미완의 공공 인프라로 대표되고 있다. 본 기획은 송도 개발의 명암을 짚고, 국제도시로서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국제도시' 대신 '반값 아파트'가 된 송도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조성된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최근 ‘반값 아파트’라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를 맞고 있다. 국제도시의 이름 아래 20년간 진행된 개발은 정작 핵심이었던 기업 유치와 글로벌 정주 인프라 구축보다는 아파트 공급에만 집중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인천시는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 부지를 민간사업자에게 개발권한을 부여하며 송도를 경제자유구역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실상은 다르다. 송도국제업무단지의 현재 착공률은 전체의 80% 수준에 불과하며 이 중 주택건설용지는 93%가 개발됐지만 상업 및 업무용지는 47%에 머물러 있다. 국제병원과 제2국제학교 예정 부지도 수년째 공터로 방치돼 있다. 이 사업은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 공동 설립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2005년부터 추진해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 3년간 양측의 갈등으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구조적인 균열이 시작됐다. 이후 포스코건설이 게일의 지분을 제3의 투자사에 넘기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지만, 핵심 기능을 갖춘 정주 및 업무 인프라 개발은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이러한 개발 편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의회는 “아파트 용지는 본래 업무부지 개발을 위한 수익 보전 수단이었지만 주객이 전도돼 송도는 사실상 대형 아파트 단지로만 채워졌다”고 지적한다. 2011년 인천경제청이 NSIC와 협의해 주거 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 2로 조정한 뒤 14년간 이를 재검토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 논란의 중심은 마지막 남은 주거용지인 G5블록이다. 시의회는 이 부지마저 주택개발로 전환될 경우, 송도의 기업 유치는 사실상 좌초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강구 소위원장은 “인천시의 비전을 믿고 송도에 입주한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송도가 국제도시로서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도는 한때 ‘아시아의 뉴욕’을 꿈꾸던 도시였지만 현실은 ‘기업 없는 아파트촌’이라는 오명 속에 주저앉고 있다. 반값에 거래되는 아파트, 멈춰 선 공공 인프라, 텅 빈 업무시설 등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송도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중심 없는 '업무단지'…송도의 도시 정체성이 흔들린다 국제업무기능을 중심에 둔 도시.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관통하던 기본 구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구상은 있었지만 실현된 비즈니스 거점은 없다. 사무실을 채우지 못한 상업시설, 유치되지 못한 글로벌 기업, 비어 있는 국제병원과 학교 부지는 그 상징이다. 송도의 도심은 이제 ‘중심 없는 중심지’로 전락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상업 및 업무용지 개발 진척률은 47%에 그친다. 반면 주택건설용지는 93%가 완료됐다. 착공률만 놓고 보면 이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진화해왔는지 분명하다. 문제는 이 같은 불균형이 단지 공급 유형의 차이를 넘어, 도시 정체성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송도는 이제 더 이상 ‘업무단지’라 부르기 어려운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결과의 출발점은 개발 주체였던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NSIC는 2002년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하 '게일')이 3대 7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송도 개발을 총괄해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양측 갈등이 격화되며 사업은 3년간 전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 지연뿐 아니라 신뢰 붕괴까지 맞물리며, 송도는 국제업무기능 구축의 적기를 놓쳤다. 게일은 고급 주상복합과 오피스, 쇼핑몰이 어우러진 복합개발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주거 위주 개발을 선호했다. 이견은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고, 게일은 보유 지분을 처분한 뒤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NSIC는 사실상 해체됐고, 송도 개발은 각 공구별로 민간 사업자가 제각각 진행하는 방식으로 분절화됐다. 2011년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NSIC와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그 순간 업무 중심 도시라는 송도의 원래 계획은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금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아파트촌 업무단지’라는 비판을 받게 된 출발점이기도 하다. 도시 콘셉트 자체도 근간부터 흔들렸다. 유엔기구 유치, 글로벌 본사 밀집, 외국인을 위한 의료·교육시설 집약 등 첨단 비즈니스 허브라는 초기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국제병원 부지는 여전히 방치돼 있고, 제2국제학교 역시 사업이 표류 중이다. 업무시설로 지정된 구역은 사람 없는 건물과 텅 빈 공간만 남았다. 일각에서는 “업무지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제대로 시도된 적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도 개발 자체가 주택 분양을 중심으로 기획됐고, 공공 기능은 수익성 보완을 위한 부차적 요소로 취급됐다는 비판이다. 도시 브랜드를 떠받칠 ‘내용물’ 없이 외형과 시세만 부풀려졌다는 분석이다. 이제 송도국제업무단지는 '업무단지'인가, 아니면 도시계획의 명분을 빌린 '아파트 개발 사업'인가 그 정체성에 스스로 답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반값 아파트, 무너진 프리미엄의 민낯 한때 ‘수도권 부동산의 블루칩’으로 불리던 송도 신도시. 국제업무단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을 쌓던 도시였지만 이제는 ‘반값 아파트’의 상징으로 회자된다. 고금리와 공급 과잉, 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송도의 집값은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하락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가 속한 인천 연수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2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변동률은 -0.11%로, 인천 전체 평균인 -0.01%보다 낙폭이 10배나 컸다. 같은 기간 미추홀구와 부평구는 상승 전환했고 검단신도시가 포함된 서구도 반등 흐름을 보이면서 송도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거래 현장에서는 이미 반값 거래가 현실이 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송도를 대표하는 단지 중 하나인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는 지난달 6억52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인 12억4500만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수치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전용 99㎡ 역시 최고가 12억5000만원에서 최근 6억원에 거래되며 비슷한 낙폭을 기록했다. 단기간 내 가격이 반토막 난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입주 물량이다. 올해 연수구에는 ‘송도럭스오션SK뷰’ 1114가구, ‘힐스테이트 레이크송도 4차’ 1319가구 등 총 37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늘어나는 공급은 회복 조짐을 가로막고 있으며 기존 보유자들까지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송도의 하락세가 단기 조정을 넘어 본질적인 전환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과거 송도 집값을 지탱했던 국제업무단지 개발이 좌초된 상황에서 도시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업 추진 속도가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투자 수요는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장에서는 매수세 실종이 체감된다. 일부 중개업소는 “급매로 나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전하며 “기존 집주인들이 ‘시간이 지나면 오르겠지’라는 기대를 버리고 손해를 감수하며 매도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거주 수요도 줄어드는 흐름이다. 교육과 의료, 업무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인식에 따라 송도는 더 이상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닌, 되팔기 어려운 도시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송도 부동산 시장의 반등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GTX-B 착공 등 외부 요인만으로는 근본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도시 기능이 원래 위치로 회복되지 않으면 하락 흐름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송도는 서울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던 곳이었다. 지금은 부동산 플랫폼에서 ‘급매’, ‘반값’, ‘미계약’ 같은 단어로 더 자주 검색된다. 고가 분양이 남긴 기대는 사라졌고, 남은 것은 사려는 이 없는 도시라는 현실뿐이다.
2025-05-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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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개발 중'… 송도, 국제도시는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도 개발 중…도시는 어디로 가고 있나 송도국제도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2003년 첫 삽을 뜬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이 도시는 여전히 ‘개발 중’이라는 간판을 떼지 못하고 있다. 몇몇 구역이 남았다는 차원이 아니다. 핵심 공공시설이 비어 있고 주요 개발 예정 부지는 여전히 울타리 안에 갇혀 있다. 외형은 도시지만 실질적으로는 미완의 상태다. 송도는 1공구부터 11공구까지 총 11개 개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1~5공구는 주거와 상업 중심의 개발이 상당 부분 완료됐고, 6·8공구 역시 최근 개발계획 변경과 실시계획 승인 등을 거쳐 본격적인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7공구는 일부 기반시설 정비 외에는 뚜렷한 진척이 없는 상태며, 11공구는 도시계획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개발이 멈춰 있는 상황이다. 특히 11공구는 개발 시행자 변경, 토지 매입 지연, 환경영향평가 미완료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수년째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의회는 도시계획 전면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 2월 ‘송도국제업무지구 활성화 및 11공구 도시계획 변경 소위원회’를 구성해 인천경제청에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미개발 지역이 단순한 후속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애초 송도 개발계획은 국제업무단지와 외국인 정주 인프라, 첨단산업 기반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 기능이 배치된 대부분의 구역이 지금도 비어 있거나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아파트와 상업시설 위주의 1~5공구만 빠르게 개발돼 도시계획의 중심축이 바깥으로 밀려나는 모순이 생겼다. 결국 송도는 도시의 외형은 갖췄지만 내부 기능은 비어 있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자족 기능을 형성해야 할 핵심 공간이 아직 개발되지 않으면서 ‘잠만 자는 도시’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외관은 갖췄지만 생활과 일자리 기능이 약화되면서 도심의 밀도와 내실은 크게 떨어졌다. 이러한 인식은 송도를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이라는 이미지로 고착시키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개발 주체의 분산이다. NSIC의 공동개발 체제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공구별로 사업자와 시공사가 달라졌고 통합된 계획 아래 움직이는 대신 각자 사업에 나서는 형태가 됐다. 통일성 없는 개발이 이어지면서 도시 전체의 기능 배치와 품격 관리가 어려워졌다. 현재로서는 이를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미개발 상태가 오히려 송도의 미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신도시는 대부분 가용 용지를 이미 소진한 반면 송도는 절반 가까운 땅이 아직 비어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계획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천시의회는 도시의 방향 자체가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공성과 도시 본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통합 마스터플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11공구를 포함한 미개발 지역에 대해 기능 재배치와 공공시설 확충, 국제기관 유치 전략 등을 아우르는 종합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도시가 수십 년간 미완의 상태로 머무는 사례는 드물지 않지만 송도는 ‘국제도시’라는 이름을 내건 만큼 그 대가가 더 크다. 진짜 완성은 단지 건물의 준공이 아니라 도시가 약속한 미래를 구현하는 데 있다. ◆GTX-B 착공…송도는 다시 오를 수 있을까 송도 부동산 시장이 2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GTX-B 노선 착공이 일부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교통 호재 하나로 침체된 흐름을 되돌리기엔 도시의 핵심 기능이 비어 있다는 지적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GTX-B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 용산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를 연결하는 고속 광역철도다. 수도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일부 구간에서는 사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송도 입장에서는 입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지만 현장 분위기는 아직 반등과는 거리가 있다.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소진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거래량은 여전히 미미하다. 송도 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GTX-B 착공 소식 이후 문의는 증가했지만,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시장 전반에 바닥 신호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여전히 관망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입주 물량 감소 역시 반등의 근거로 거론되지만 실질적인 시장 회복 신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2025년 이후 송도 내 신규 입주 물량은 줄어들 예정이나 이는 가격 하락세의 속도를 둔화 시키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인 반등보다는 하락의 저지선이 다소 상향 조정되는 수준이라는 해석이 더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을 도시 기능의 결핍에서 찾는다. 국제병원과 제2국제학교는 여전히 공터로 남아 있고, 국제업무단지의 상업업무용지 개발도 제자리걸음이다. 교통망이 아무리 좋아도, 일자리와 교육·의료 인프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송도는 여전히 ‘잠만 자는 도시’로 남게 된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GTX-B는 분명한 호재이지만, 도시 기능의 회복 없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긴 어렵다”며 “송도는 교통보다 도시계획과 정주 기반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GTX-B 착공은 송도에 있어 기회임과 동시에 시험대다. 교통망 하나로 도시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서울과 연결된 도시’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로 바뀌지 않는 한 송도의 반등은 요원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왔다"…인천경제청이 무너뜨린 도시의 약속 “송도에 오면 자녀 교육과 국제병원, 첨단 업무지구까지 모두 누릴 수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그 어느 것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서울을 떠나 송도에 정착한 김 모 씨(42)는 최근 아파트를 팔까 고민 중이다. GTX-B 착공 소식에도 불구하고 비어 있는 국제병원 부지와 학교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환승만 편해지는 도시라면 여기서 살 이유가 없죠”라는 말에서 송도를 둘러싼 실망감이 묻어 난다. 송도국제도시는 처음부터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 ‘아시아의 뉴욕’, ‘지식 기반 국제도시’라는 수식어는 이 도시에 쏟아졌던 기대의 크기를 상징한다. 입주민도 그 약속을 믿고 선택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출퇴근은 서울로, 생활은 단절된 채’라는 불편한 일상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생활 인프라의 불균형이다. 송도 내부는 아파트 단지와 상업 시설이 촘촘히 들어섰지만 교육과 의료, 문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제 병원은 오랫동안 사업자가 유치되지 못한 채 빈 터로 남아 있고, 제2국제학교 역시 표류 상태다. 다국적 기업 유치는 물론 근무할 수 있는 업무 단지도 대부분 미입주 상태다. 한 주민은 “서울과 가까운 도시라기보다는 서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도시가 됐다”고 말했다.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실제로는 대부분이 주거지로 채워졌고 계획됐던 중심 기능은 여전히 부재한 상태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만은 크다. “국제학교가 들어온다는 말에 이사까지 했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고, 정주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송도에 머물 이유도 없습니다”라는 말은 송도가 단순한 부동산 투자처를 넘어 ‘삶의 터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본질적인 요구를 담고 있다. 도시 브랜드에 대한 회의도 커지고 있다. “지금 송도는 아파트는 있지만 도시는 없다는 말이 공감됩니다”라는 한 입주민의 말처럼 송도의 정체성은 혼란 속에 있다. 많은 주민들은 이러한 혼란의 배경에 인천경제청의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경제청은 2011년 NSIC와의 협의를 통해 주거와 업무 용지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이 결정으로 당초 업무·상업 중심의 국제도시라는 계획이 근본부터 흔들렸다. 이후에도 인천경제청은 비율 재검토나 도시의 균형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 결과 송도는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만 남은 아파트촌이 됐고 주민들이 기대했던 미래도 멀어졌다. 한 입주민은 “인천경제청이 애초 취지대로 도시 계획을 이끌었더라면 지금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책임 있는 정책 전환과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가능성을 믿는다. “GTX-B가 개통되고 지금까지 아쉬웠던 도시 기능들이 향후 개발을 통해 보완된다면, 송도는 생활권의 변화와 함께 다시 기회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송도가 가진 입지, 계획 면적, 개발 여지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여전히 강점이라는 것이다. 결국 송도가 다시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부동산이 아닌 도시 계획의 복원에 달려 있다. 외형 뿐 아니라 내실을 갖춘 정주 도시로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공간으로 완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도시가 약속했던 비전이 단순한 마케팅 슬로건이 아닌 생활의 기반으로 현실화 되기를. 이제 송도는 그 약속에 다시 답을 내놓아야 할 시간이다.
2025-05-2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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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집이야, 공장이야?"… 전 세계 공무원, 자이가이스트 기술에 감탄
[이코노믹데일리]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가 국내를 찾은 해외 도시개발 전문가들에게 한국형 모듈러 건축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나섰다. 19일 GS건설에 따르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XiGEIST)는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 연수 프로그램의 견학지로 선정돼 지난 16일 충남 당진 공장에 해외 15개국 공무원 22명을 초청해 생산시설을 공개했다. 이번 방문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 ‘도시개발 및 스마트 인프라 정책(MUDSIP)’ 석사과정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초청 대상자들은 각국의 도시개발을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핵심 공무원들로 구성됐다. 자이가이스트는 이 자리에서 첨단 목조 모듈러 주택의 설계 및 생산 공정, 친환경 자재 활용 방안, 스마트 건축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모듈러 주택이 가진 공기 단축, 자원 절약, 정밀 시공 등 다양한 장점에 주목했으며, 자국 개발 프로젝트에 적용 가능한 실무적 인사이트를 얻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방문은 한국형 스마트 건축 기술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도시개발협력을 강화하고 우수 인프라 정책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석사급 연수과정 중 하나다. 연수생들은 한국의 도시계획, 스마트 인프라, 지속가능한 주거 개발 등에 대해 이론과 실무를 함께 학습하고 있으며, 이번 자이가이스트 견학을 통해 모듈러 기술의 실제 적용 사례를 접했다. 자이가이스트는 2020년 GS건설이 설립한 모듈러 주택 전문 자회사로, 국내 최고 수준의 목조 모듈러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피스·숙소 등 철골 모듈러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과 자동화 생산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미래형 주거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자이가이스트 관계자는 “이번 견학은 한국의 스마트 건설 기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며 “지속가능한 주거 솔루션을 전파하고 글로벌 협력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5-05-19 11: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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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중심 없는 '업무단지'…송도의 도시 정체성이 흔들린다
[이코노믹데일리] 국제업무기능을 중심에 둔 도시.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관통하던 기본 구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구상은 있었지만 실현된 비즈니스 거점은 없다. 사무실을 채우지 못한 상업시설, 유치되지 못한 글로벌 기업, 비어 있는 국제병원과 학교 부지는 그 상징이다. 송도의 도심은 이제 ‘중심 없는 중심지’로 전락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상업 및 업무용지 개발 진척률은 47%에 그친다. 반면 주택건설용지는 93%가 완료됐다. 착공률만 놓고 보면 이 도시가 어느 방향으로 진화해왔는지 분명하다. 문제는 이 같은 불균형이 단지 공급 유형의 차이를 넘어, 도시 정체성 자체를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송도는 이제 더 이상 ‘업무단지’라 부르기 어려운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결과의 출발점은 개발 주체였던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됐다. NSIC는 2002년 포스코건설과 미국 게일인터내셔널(이하 '게일')이 3대 7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송도 개발을 총괄해왔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양측 갈등이 격화되며 사업은 3년간 전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사업 지연뿐 아니라 신뢰 붕괴까지 맞물리며, 송도는 국제업무기능 구축의 적기를 놓쳤다. 게일은 고급 주상복합과 오피스, 쇼핑몰이 어우러진 복합개발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주거 위주 개발을 선호했다. 이견은 결국 파국으로 치달았고, 게일은 보유 지분을 처분한 뒤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NSIC는 사실상 해체됐고, 송도 개발은 각 공구별로 민간 사업자가 제각각 진행하는 방식으로 분절화됐다. 2011년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NSIC와 협의를 통해 주거 대 업무 비율을 8대2로 완화했다. 그 순간 업무 중심 도시라는 송도의 원래 계획은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금 송도국제업무단지가 ‘아파트촌 업무단지’라는 비판을 받게 된 출발점이기도 하다. 도시 콘셉트 자체도 근간부터 흔들렸다. 유엔기구 유치, 글로벌 본사 밀집, 외국인을 위한 의료·교육시설 집약 등 첨단 비즈니스 허브라는 초기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국제병원 부지는 여전히 방치돼 있고, 제2국제학교 역시 사업이 표류 중이다. 업무시설로 지정된 구역은 사람 없는 건물과 텅 빈 공간만 남았다. 일각에서는 “업무지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제대로 시도된 적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도 개발 자체가 주택 분양을 중심으로 기획됐고, 공공 기능은 수익성 보완을 위한 부차적 요소로 취급됐다는 비판이다. 도시 브랜드를 떠받칠 ‘내용물’ 없이 외형과 시세만 부풀려졌다는 분석이다. 이제 송도국제업무단지는 '업무단지'인가, 아니면 도시계획의 명분을 빌린 '아파트 개발 사업'인가 그 정체성에 스스로 답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
2025-05-14 07: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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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건설, '부산 장안지구 우미린 프리미어' 25일 견본주택 개관
[이코노믹데일리] 우미건설이 부산 기장군 장안지구에 ‘우미린 프리미어’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오는 25일 ‘부산 장안지구 우미린 프리미어’의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청약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 ~ 지상 25층 4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419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주택형은 △59㎡A형 118세대 △59㎡B형 48세대 △84㎡A형 253세대로, 전 세대가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중소형 위주로 구성됐다. 청약 일정은 4월 2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9일 1순위, 30일 2순위 접수가 진행된다. 당첨자는 5월 9일 발표되며, 정당계약은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장안지구는 약 2100세대 규모의 미니 신도시급 택지개발지구로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바탕으로 주거, 교육,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다.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와 장안, 반룡, 정관 일반산업단지 등과 인접해 직주근접 입지를 갖췄다. 단지 바로 앞에는 리뉴얼을 마친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이 위치하며, 다이소, 올리브영, 쉐이크쉑 등 생활밀착형 브랜드가 입점해 일상 편의성이 높다. 교통 측면에서는 동해선 좌천역을 통해 센텀, 오시리아 등 주요 거점 접근이 가능하고, 도시철도 노포-정관선(1단계) 사업도 추진 중이다. 장안IC를 이용하면 동해고속도로와 부산·울산 주요 도심으로의 이동도 수월하다. 교육 여건도 양호하다. 인근에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으며, 장안중학교, 부산장안고, 장안제일고가 가까워 교육 수요층의 관심이 예상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도 인접해 의료 서비스 접근성도 우수하다. 전 세대는 남서향과 남동향 위주 배치로 채광과 통풍이 뛰어나며,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인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됐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 입주민 전용 카페 등이 마련돼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5-04-21 14:2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