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3건
-
-
웨이모와 '운행 데이터' 쌓는 현대차, 자율주행 시점 앞당길까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가 웨이모와 로보택시 협력을 확대하며 자율주행 전략의 초점을 실제 운행 데이터 축적으로 옮기고 있다. 미국 도심에서 축적되는 로보택시 운행 경험은 한국 도로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인지·판단·대응 로직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할 여지는 크다. 현대차는 이 같은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제도와 환경이 다른 시장에 맞게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웨이모의 협력은 지난 2024년 10월 웨이모가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을 자율주행 차량 기반으로 채택하면서 본격화됐다. 웨이모는 당시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합할 차체로 아이오닉5를 선정하고 현대차와 다년간 협력에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웨이모가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중장기적으로 5만대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시험 성격의 소규모 실증이 아닌 로보택시 서비스를 전제로 한 운영 스케일을 염두에 둔 수치로 풀이된다. 차량 대수가 늘어날수록 도심 환경에서 발생하는 예외 상황과 위험 장면이 반복적으로 축적되고, 학습 속도 역시 그에 비례해 빨라지기 때문이다. 로보택시 운영의 가치는 주행거리의 총량보다 주행 조건의 복합성에 있다. 도심 교차로, 혼잡 시간대, 잦은 승하차, 불규칙한 보행자·차량 움직임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센서 인식 오류, 판단 지연, 회피 기동 같은 사례가 누적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취약한 구간을 보완하는 데 활용된다. 정상 주행보다 예외 상황 대응이 기술 난도를 좌우하는 만큼, 운영 규모는 학습 구조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아이오닉5가 로보택시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전동화 전용 플랫폼 기반의 차체 구조는 자율주행 센서와 컴퓨팅 장비를 통합·관리하기에 유리하다. 장시간 운행이 전제되는 로보택시 사업에서는 내구성, 충전 효율, 정비 접근성이 비용 구조에 직접 반영된다. 이번 협력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하기보다 대량 운행 환경에서 차량과 운영 체계를 먼저 검증하는 방향에 가깝다. 다만 미국에서 축적되는 로보택시 데이터가 한국 상용화로 곧바로 이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차선 품질, 이면도로 비중, 이륜차와 개인형 이동수단 혼재, 보행자 행동 양상 등 교통 환경 차이가 판단 로직에 영향을 미쳐서다. 자율주행은 교통 규칙 준수 여부보다 주변 주체의 행동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느냐가 핵심이어서 지역별 데이터 재학습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로보택시 운영 데이터를 통해 자율주행 검증 시간을 압축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한 셈”이라며 “규제 조건만 맞는다면 상용화 일정이 계획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026-02-23 17:01:59
-
-
담합 기업 "영구퇴출"… 법이 먼저 막는다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땐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담합 제재 논의가 다시 불붙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과 국가계약법 어디에도 담합 기업을 영구적으로 시장에서 배제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 공공 입찰에서 내쫓는 제재도 법정 상한이 2년에 불과하다. '영구퇴출'이 정책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떤 법 개정이 필요한지, 해외는 어떻게 설계했는지 짚어봤다. ◆20년 만에 또 담합… 제도가 실패했다는 신호 담합이란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가격이나 물량, 입찰 결과 등을 미리 짜고 합의하는 행위를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경쟁이 사라져 가격이 오르고 선택지가 줄어드는 피해로 이어진다.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은 가격 고정부터 거래지역 제한, 생산량 조정, 입찰 결과 사전 합의까지 모두 9가지 담합 유형을 금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 발언 하루 전인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로 CJ제일제당·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2020년 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5년간 담합 규모를 5조9913억원으로 추산하고 법인 6곳과 임직원 14명을 재판에 넘긴 상태다. 같은 업계가 2006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고도 20년 만에 같은 혐의로 다시 전원회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다 돈 벌자고 하는 일이라 처벌은 큰 효과가 없어 보인다"며 형사 이외의 제재로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 담합으로 얻는 이익이 걸릴 위험보다 훨씬 크거나 애초에 적발될 가능성 자체가 낮으면 기업은 담합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구퇴출'은 현행 법체계 안에서 실제로 가능할까. ◆공정거래법이 줄 수 있는 것과 줄 수 없는 것 담합이 확인되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42조에 따라 시정조치를 내린다. 담합 행위를 중지하고 그 사실을 공개하라는 명령이 핵심이다. 과징금은 제43조가 근거이며 현행 상한은 담합으로 올린 매출액의 20%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이 상한을 30%로 높이고 최소 부과 금액도 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리는 법률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형사처벌은 제124조 제1항 제9호에 근거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이며 제128조 양벌규정에 따라 임직원이 담합하면 법인도 벌금 대상이 된다.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면 이후 기소 여부는 수사기관이 판단한다. 그러나 이것으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는 없다. 공정거래법은 영업정지나 허가·등록 취소를 담합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갖고 있지 않다.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도 형법이 허용하는 자격정지는 일정 기간에 그치며 영구 박탈은 형법 체계상 허용되지 않는다. 담합을 적발하고 과징금을 물릴 수는 있지만 그 기업을 아예 문 닫게 만들 수단은 현행 공정거래법에 없다. ◆공공 입찰 배제도 2년이 한계, 상습 담합해도 마찬가지 담합 기업을 시장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차단하는 수단은 공공 입찰 배제다. 국가와 계약하는 공사나 물품 납품 입찰에서 아예 참여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다. 국가계약법 제27조 제1항은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기업을 '부정당업자'로 분류해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한다. 담합·위조·뇌물 등으로 입찰 질서를 어지럽힌 자를 일정 기간 공공 계약에서 배제하는 제도다. 그러나 배제 기간은 시행령 제76조 제2항과 시행규칙 별표 2에 따라 최대 2년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계약에 적용되는 지방계약법 제31조도 최대 2년으로 동일하다. 반복 담합에는 가중 규정이 있긴 하다. 배제 처분을 받은 기업이 처분 기간이 끝난 뒤 6개월 안에 또 담합하면 배제 기간을 최대 2배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중해도 2년 상한을 넘을 수 없다. 아무리 상습적으로 담합해도 공공 입찰에서 쫓겨나는 기간은 법적으로 2년이 최대라는 뜻이다. 공정위가 담합 사건을 마무리하면 조달청과 발주기관에 결과를 통보하고 발주기관이 별도로 배제 처분을 내리는 절차가 이어진다. 다만 한 발주기관에서 받은 배제 처분이 다른 발주기관에도 자동으로 적용되는지에 대해 법원 판례와 실무 사이에 해석이 엇갈려 왔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이를 법에 명확히 규정하려던 법안이 추진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국세청은 담합 이익이 탈세로 이어질 때 움직인다 국세청이 담합 자체를 이유로 세금을 추징할 수 있는 근거는 현행 세법에 없다. 담합이 세금을 부과할 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합으로 번 돈을 장부에 숨기거나 허위 비용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법인세나 부가세를 탈루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세무조사, 가산세 부과, 범칙조사로 이어지고 조세범처벌법도 적용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국세청을 언급한 것은 공정위가 과징금으로 걷어내지 못한 담합 이익을 세금 경로로 추가 환수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두 기관이 이런 공동 대응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공식 협정이나 자료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영구'를 가로막는 세 가지 법적 공백 공정거래법과 국가계약법 어디에도 담합 기업을 영구적으로 배제하는 조문은 없다. 영구 또는 그에 준하는 효과를 내려면 최소한 세 가지 방향의 입법이 전제돼야 한다. 첫 번째는 공공 입찰 배제 기간 확대다. 국가계약법을 개정해 반복 담합이 확정될 경우 배제 기간 상한을 5년이나 10년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아무리 자주 걸려도 2년이 최대인 지금 설계로는 반복 담합을 억누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두 번째는 영업정지 조항의 신설이다. 지금 공정거래법에는 담합 기업의 영업을 일정 기간 멈출 수 있는 조항이 없다. 이를 신설하려면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 다만 사업할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만큼 제재가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은지 헌법적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하며 입법 과정에서 논쟁이 예상된다. 세 번째는 담합을 주도한 임원 개인에 대한 자격 제한이다. 지금은 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도 형 집행이 끝나면 임원직에 바로 복귀할 수 있다. 별도 특별법으로 임원 취임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규정을 두면 법인을 해산하고 새 법인을 차리는 방식의 우회를 막을 수 있다. ◆제재를 강화하면 자진신고가 줄 수 있다 제재 수위를 높일 때 맞닥뜨리는 함정이 있다. 담합을 적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이른바 리니언시와의 충돌이다. 리니언시란 담합에 가담한 기업이 먼저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깎아주는 제도다(공정거래법 제44조). 공정위가 적발하는 담합 사건 상당수가 이 제도를 통해 밝혀진다. 문제는 "신고해도 어차피 퇴출"이라면 기업이 버티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진신고가 줄면 담합을 잡아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제재는 더 세 보이지만 실제로는 담합이 더 오래 지속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진신고자에게는 공공 입찰 배제를 면제하거나 기간을 대폭 줄여준다는 것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법학계에서 나온다. ◆ 미국은 3년 원칙이지만 반복 위반이면 더 길고, 임원도 개인 배제 미국 연방조달규정(FAR) 제9.406-4조는 연방 정부 조달에서의 배제 기간을 원칙적으로 3년을 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반복 위반이나 조직적 사기의 경우 3년을 초과하는 배제도 허용되며 실무에서는 갱신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배제 처분은 법인뿐 아니라 임원 개인에게도 동시에 적용된다(FAR §9.406-5). 회사를 없애고 새 회사를 차리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하려 해도 임원 개인이 배제된 상태라면 그 사람이 운영하는 한 새 회사도 연방 조달에 참여할 수 없다. 한국이 법인 단위 2년 배제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 EU는 최대 3년이지만 개선하면 일찍 풀어준다 EU 공공조달지침(Directive 2014/24/EU) 제57조는 담합 등 경쟁법 위반으로 인한 조달 배제 기간을 최대 3년으로 정한다. 회원국이 자국 사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이 '자기정화' 개념이다. 배제 대상 기업이 피해자에게 배상하고 당국에 적극 협조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체계를 갖췄다고 입증하면 배제 기간이 끝나기 전에도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 기업에 실질적인 개선 동기를 주면서 무기한 배제의 경직성을 피하는 방식이다. ◆ 영국은 5년 명부에 임원은 최장 15년 자격 박탈 영국은 지난해 발효된 조달법(Procurement Act 2023)으로 '중앙 디바먼트 명부'를 도입했다. 담합·입찰 조작·시장 분할에 가담한 기업은 의무적으로 이 명부에 올라 최대 5년간 공공 조달에서 배제된다. 배제 효과는 해당 법인뿐 아니라 임원과 모회사, 핵심 하청업체에까지 미친다. 또 담합을 먼저 신고한 첫 번째 기업은 배제를 면제받는다고 법에 명시해 자진신고 감소 문제를 제도 설계 단계에서 차단했다. 임원 개인에 대해서는 이사 자격을 최장 15년까지 박탈할 수 있다(Company Directors Disqualification Act 1986). '영구'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서도 그에 준하는 실질 효과를 내는 장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 법 조항 하나로는 안 된다, 네 가지가 함께 바뀌어야 선진국 사례를 종합하면 '담합 영구퇴출'은 법 조항 하나를 새로 만든다고 달성되지 않는다. 배제 기간 확대, 임원 자격 제한, 자진신고 연동, 자기정화 제도가 동시에 맞물릴 때 실질적인 억제력이 생긴다. 우선 국가계약법에서 담합 기업에 대한 입찰 배제 기간 상한을 현행 2년에서 최소 5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반복 담합이 거듭될수록 배제 기간이 누적되는 구체적인 기준도 필요하다. 공정거래법에는 담합을 주도한 임원의 취임을 일정 기간 막는 조항을 새로 만들어야 법인 우회를 막을 수 있다. 개선 의지를 보이는 기업에 복귀 기회를 주는 자기정화 제도를 명문화하지 않으면 기업 입장에서 제재를 피할 방법이 없어 오히려 버티기에 나설 수 있다. 자진신고자에 대한 배제 면제를 법에 확실히 담지 않으면 담합을 잡아내는 핵심 도구 자체가 무력해질 위험이 있다. 공정위가 추진 중인 과징금 강화는 담합으로 번 이익을 경제적으로 환수하는 직접적 수단이다. 담합 이익보다 과징금이 크면 기업의 담합 유인이 줄어든다. 다만 과징금 계산 방식이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되느냐, 집행이 일관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현행법 체계 안에서 '영구퇴출'은 불가능하다. 담합을 금지하고 과징금을 물리고 형사처벌하는 수단은 있지만 기업을 시장에서 영구히 내쫓을 법적 근거는 없다. 공공 입찰 배제도 아무리 반복해서 담합해도 2년이 최대다. 대통령 발언이 실제 규범으로 이어지려면 국회가 여러 법을 동시에 손봐야 한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제재는 강해 보여도 실제로는 구멍이 생긴다.
2026-02-20 10:37:57
-
앞서가는 美·中 자율주행…한국은 제도·보험 공백에 발 묶여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의 자율주행은 시범운행지구를 중심으로 제한적 실증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반 도로에서의 상시 운행이나 무인 유상 서비스로는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사고 책임과 보험, 유상 운송 사업자 지위가 제도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 범위가 특례에 묶이면서 실증 성과가 서비스 확대로 전환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도보다 제도 설계의 공백이 상용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을 교통수단으로 편입시키기 위해서는 운행 주체의 법적 지위와 책임·보상 구조, 데이터 기반 감독 체계를 하나의 제도 틀로 정비해야 하지만 관련 논의는 여전히 실증 단계 관리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자율주행은 제한된 조건 아래에서 운행 안정성만을 검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시범운행지구 내에서 자율주행 택시와 셔틀이 운영되고 있으나 운행 구간과 시간, 차량 대수는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서울 강남·상암·판교·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 실증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지만 대부분 안전요원 동승이나 원격 관제 조건이 붙는다. 무인 자율주행 역시 일반 도로에서의 상용 운행이 아니라 시범·실증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정체의 배경으로는 정부의 자율주행 제도 설계 방식이 직접적으로 거론된다. 한국의 자율주행 정책은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사전 관리에 초점을 맞춰 설계돼 왔다. 운행 허용 이전에 책임 구조와 안전 기준을 최대한 정리하겠다는 접근이 이어지면서 무인 운행과 유상 서비스는 예외적 특례 형태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실증과 상용 사이의 연결 고리를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범운행지구에서 무사고 운행과 방대한 주행 데이터가 축적되더라도 이를 근거로 운행 대수 확대나 시간 연장, 유상 서비스 일반화로 전환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실증 결과가 정책 판단이나 허가 확대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 투자와 사업 확장을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가 장기화되고 있다. 실증은 반복되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사고 책임과 보험 구조 역시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행 자율주행자동차법은 연구·시범운행 목적의 자율주행차에 대해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개별 사고 발생 시 피해자 보호를 전제로 한 최소한의 장치에 가깝다. 그러나 호출형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를 전제로 한 사업자 책임 체계와는 성격이 다르다. 레벨3 단계에서는 기존 책임 체계 적용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레벨4 무인 운행을 전제로 한 책임 배분과 보험 설계는 여전히 제도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불확실한 제도 환경은 국내 기업들의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 플랫폼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운행은 시범운행지구 중심의 단계적 실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도심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음에도 무인 유상 운행을 전제로 한 대규모 차량 투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제도 변화의 시점과 범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제적 투자는 오히려 위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자율주행을 이동 서비스 확장의 핵심 축으로 보고 호출·배차·요금 체계 등 운영 모델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등 제한적 실증을 통해 이용자 반응과 운영 데이터를 쌓고 있지만 무인 유상 운송이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서비스 확장에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통신사와 전장·IT 기업들 역시 관제와 통신 안정성,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 개별 기술 영역을 중심으로 실증에 참여하며 직접적인 상용 서비스보다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고 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정책 접근의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미국과 중국은 자율주행차를 시험 대상이 아닌 하나의 운송 주체로 전제하고 실제 운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위험을 감독과 규칙 보완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사고나 이상 상황은 운행 자체를 중단시키는 기준이 아니라 보고와 조사, 제도 개선의 근거로 활용된다. 운행 경험이 누적되며 제도가 고도화되는 구조다. 미국은 자율주행 유상 운송 사업자의 지위를 비교적 명확히 설정하고 사고 발생 시 사업자 책임을 중심으로 보험과 감독 체계를 운용한다. 충돌이나 차량 정지, 비정상 운행 등 주요 사건은 의무 보고 대상이다. 중국은 지자체에 운행 허가와 공간 관리 권한을 부여해 도시 단위로 운행을 확대하고 중앙정부가 안전 기준과 데이터 관리 원칙을 통해 이를 통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한의 경우 2024년 기준 완전 무인 로보택시 400대 이상이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은 교통 밀도가 높고 사고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큰 환경을 이유로 운행 허용 이후의 사후 조정보다 사전 통제에 정책 무게를 둬왔다. 그 결과 시범운행 단계가 장기화되며 실증 성과가 축적돼도 서비스 전환은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실증을 반복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을 기존 제도의 예외로 관리하는 접근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상 운송 체계의 한 축으로 자율주행을 편입시키는 방향으로 제도 설계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행 주체의 지위, 책임·보험, 감독·데이터를 각각 따로 손보는 방식이 아니라 상호 연동된 패키지 형태로 재설계하지 않으면 현재의 정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운행 주체의 법적 지위가 정리되지 않으면 요금 체계와 운행 조건, 이용자 보호, 사업자 의무는 계속해서 임시 규정으로 쌓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상 자율주행을 운영하는 사업자 요건을 명확히 하고 허가 기준 역시 구간·시간·대수 중심이 아닌 책임 이행과 감독 역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시범운행지구 실증 결과가 상용 허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운영 성과와 안전 지표에 따른 단계적 전환 기준을 제도에 명확히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상 서비스 확대를 전제로 할 경우 1차 보상 책임을 사업자에 두고 제조물이나 소프트웨어 결함 책임은 사후 절차로 분리하는 구조에 대한 논의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감독 체계 또한 운행 확대에 맞춰 근본적인 재정비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과제는 기술 실증을 더 많이 하는 데 있지 않다”며 “실증을 상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 경로를 마련하지 않는 한 자율주행은 시범사업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운행 주체의 지위 설정과 1차 보상 책임 구조, 데이터 기반 감독 체계가 동시에 정리되지 않으면 서비스 확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6-02-19 17:07:02
-
-
장르적 유사성 문제…게임 흥행 공식과 모방의 경계
[이코노믹데일리] 신작이 공개될 때마다 어디서 본 적 있는 익숙함을 느끼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익숙함은 곧 흥행의 안전장치가 되지만 동시에 모방 논란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데브시스터즈는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의 사전 등록을 시작하며 출시를 예고했다. 공개된 영상과 플레이 화면을 두고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전투 방식과 화면 구성, 이용자 인터페이스(UI)가 슈퍼셀의 '브롤스타즈'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릭터를 조작해 짧은 시간 동안 난전 형태의 전투를 벌이는 구조, 상단 시점의 화면 구성, UI 등이 유사하다. 게임 업계에서 이 같은 장르적 유사성 논란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특정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 비슷한 전투 방식과 시점, 플레이 구조를 채택한 작품이 잇따라 등장하는 흐름은 반복돼 왔다. 과거 배틀로얄, 자동전투 RPG, 하이퍼 캐주얼 장르가 급속도로 확산됐던 과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사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임의 기본 규칙이나 전투 시스템, 조작 방식 등은 아이디어 영역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는 구체적 표현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스토리, 특정 이미지 자산이 아닌 이상 법적으로 모방을 입증하기 까다로운 구조다. 장르적 유사성은 위법과는 별개로 창의성과 차별성의 문제로 남는다. 해당 문제를 장르의 진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동일한 틀 위에서 캐릭터성, 세계관, 세부 규칙을 달리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산업의 역사였다는 논지이다. 반면 이를 계속 용인할 시 창의적 도전이 위축되고 시장이 획일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장르적 유사성 논란은 흥행 공식과 창작 윤리의 경계에서 반복되는 질문이다. 현행 저작권 체계 아래에서는 게임 시스템 자체에 대한 보호 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법적 판단보다는 시장의 평가와 이용자의 선택이 사실상 기준이 된다. 성공을 증명한 공식이 또 다른 성공을 낳는 구조 속에서 모방과 진화의 경계는 앞으로도 계속 논쟁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2026-02-14 08:02:00
-
【중국을 제대로 알자 完】 중국을 이해하면 두려움은 줄고, 전략은 더욱 선명해진다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정서는 오랫동안 두려움과 경계 사이를 오갔다. 중국은 너무 크고 너무 다르며 너무 빠르게 변하는 나라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 결과 중국은 이해의 대상이기보다 부담의 대상, 불안의 원천으로 취급돼 왔다. 그러나 중국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해가 부족할수록 공포는 커지고 전략은 흐려진다. 중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중국을 좋아하거나 신뢰하라는 뜻이 아니다. 중국의 사고 방식과 행동 논리, 국가 운영의 원리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파악하는 일이다. 분석 가능한 대상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전략의 대상이 된다. 중국을 신비화하거나 악마화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판단력을 내려놓게 된다. 중국은 감정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 앞선 회차에서 살펴봤듯 중국은 문명 단위의 사고를 갖고 있으며 공산당 국가이지만 이념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개인보다 관계를 중시하고 애국주의를 감정이 아닌 시스템으로 관리하며 체면을 권력의 장치로 활용하고 통제를 억압이 아닌 관리로 설계한다. 이 모든 요소는 우연이 아니라 하나의 일관된 국가 운영 논리로 연결돼 있다. 이 논리를 이해하면 중국은 훨씬 예측 가능한 나라가 된다. 중국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어떤 사안에서 강경해질지 어디까지는 물러서지 않을지 어느 선에서는 타협할 수 있는지가 비교적 명확하다. 문제는 그 기준이 서구적 가치나 한국적 정서와 다르다는 점이다. 기준이 다르다고 해서 무작위인 것은 아니다. 중국의 예측 가능성은 구조에서 나온다. 중국은 장기 계획을 중시하고 체제 안정과 국가 위신을 핵심 목표로 설정한다. 이 목표를 위협하는 사안에는 강하게 반응하고 그렇지 않은 영역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 중국의 행동이 이중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감정 때문이 아니라 관리 우선순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을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하다. 중국은 규칙보다 목적을 중시한다. 국제 규범이나 약속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체제 안정과 국가 이익보다 앞서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는 도덕적 결함이라기보다 중국식 현실주의에 가깝다. 중국은 규칙을 지키는 국가라기보다 규칙을 활용하는 국가다. 이 지점에서 많은 국가들이 혼란을 겪는다. 중국이 합의에 서명한 뒤 태도를 바꾸는 경우, 이는 약속을 가볍게 여겨서가 아니라 상황 변화에 따른 재조정으로 인식된다. 중국에게 합의란 고정된 계약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관계의 일부다. 이 인식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중국은 늘 신뢰를 저버리는 존재처럼 보이게 된다. 중국을 상대할 때 중요한 것은 신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을 활용하는 일이다. 중국은 신뢰에 호소하는 상대보다 힘과 이해관계가 명확한 상대에게 더 안정적으로 반응한다. 이는 냉정해 보이지만 전략을 설계하는 데는 오히려 유리한 조건이다. 중국은 감정적 배신보다 계산된 조정을 선택한다. 한국 사회는 중국을 도덕의 잣대로만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도덕적 분노는 전략이 될 수 없다. 중국이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와 중국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의 문제는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 전자는 가치의 영역이고 후자는 생존과 국익의 영역이다. 중국을 이해하면 두려움이 줄어드는 이유는 중국의 행동이 더 이상 설명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강경해지는지, 왜 침묵하는지, 왜 때로는 양보하는지에 대한 논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논리가 보이면 대응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이는 감정적 대응보다 훨씬 강력한 무기다. 중국을 이해한다고 해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영향력에 휘둘릴 가능성은 줄어든다. 상대를 모를수록 반응은 과잉되고 알수록 대응은 절제된다. 중국은 상대가 과잉 반응할수록 유리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냉정함은 중국을 상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중국을 이해하는 과정은 한국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세계를 보고 있는지, 가치와 현실을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지 점검하게 된다. 중국을 분석하는 일은 중국을 따라가자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준비다. 중국은 사라지지 않는다. 약해질 수도, 강해질 수도 있지만 이웃으로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태도를 바꿔야 한다. 두려움 대신 이해를, 감정 대신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익숙한 편견을 내려놓고 불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대가는 분명하다. 두려움은 줄어들고 전략은 선명해진다. 중국은 더 이상 막연한 위협이 아니라 계산 가능한 변수로 자리 잡는다. 중국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친중도 반중도 아니다. 그것은 현실주의다. 감정의 소음을 걷어내고 구조를 바라보는 일이다. 그 지점에서 비로소 한국의 선택지는 분명해진다. 중국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중국보다 한 발 앞서 사고할 수 있다. 이 시리즈의 목적은 중국을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중국을 둘러싼 과도한 공포와 오해를 걷어내는 데 있다. 두려움 위에서는 어떤 전략도 제대로 설 수 없다. 이해 위에서만 전략은 작동한다. 중국을 이해하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나라만이, 강대국 사이에서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다.
2026-02-13 17:01:00
-
-
-
광주 자율주행차 200대 실증…"엣지 케이스·안전·보험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자율주행 상용화의 관건은 기술 수준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엣지 케이스를 얼마나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도로에서 대규모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학습·검증으로 반복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동시에, 사고 책임과 보험, 데이터 활용 규칙을 실증 단계부터 함께 작동시켜야 합니다.” 11일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AI 자율주행 실증도시, 기술을 넘어 서비스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정부와 유관기관,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광주 AI 자율주행 실증 서비스 구축과 안전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동 주최했으며, 임월시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과장, 김성진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장, 김수영 현대자동차그룹 모빌리티사업실 상무, 정상준 엔비디아코리아 솔루션 아키텍트 상무 등이 참석했다. 광주 AI 자율주행 실증 사업은 오는 10월부터 광주 전역에 자율주행차 약 200대를 단계적으로 투입해 여객·서비스 운행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기존 특정 구간 중심의 실증과 달리, 실제 도심 도로에서 다수 차량을 동시에 운행하며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안전 관리와 사고 대응, 보험 적용 체계까지 함께 점검하는 상용화 전 단계 실증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준원 서울대 교수는 자율주행 기술의 산업 동향을 짚고, 실증 단계를 상용화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최 교수는 “자율주행의 본질은 엣지 케이스 대응 능력”이라며 “정해진 환경에서의 데모 주행과 달리, 실제 도로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규칙 기반으로 모두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실도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 학습과 검증으로 반복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와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성능이 개선되는 스케일의 법칙은 자율주행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관건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얼마나 다양한 환경에서 확보하느냐”라고 덧붙였다. 모빌리티 사업자 관점에서 발제에 나선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미래플랫폼연구소장은 기술 이후 단계로 운영과 제도 문제를 짚었다. 김 소장은 “레벨4 단계에서는 운전자가 사라지는 만큼, 엣지 케이스 발생 시 이를 흡수하는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며 “원격 관제, 동적 라우팅, 현장 출동, 승객 커뮤니케이션이 함께 작동하지 않으면 대규모 상용 운행은 곧바로 서비스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책임과 보험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김 소장은 “자율주행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전제로 한 논의를 피할 수 없다”며 “누가 책임을 지는지, 보험은 어떤 조건에서 작동하는지, 데이터는 어디까지 활용 가능한지를 실증 단계에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구조가 정리되지 않으면 기술 성능과 관계없이 상용 서비스로의 전환은 어렵다”고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수영 현대자동차그룹 상무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안전과 시민 수용성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김 상무는 “실증이라는 이유로 안전 기준을 낮출 수는 없다”며 “자율주행은 기술 이전에 사회적 수용이 전제돼야 하고, 이를 위해 실증 단계에서도 상용 서비스 수준의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석원 엔비디아코리아 전무는 AI 학습 인프라 측면에서 “대규모 GPU 인프라뿐 아니라 생성형 AI 기반 시뮬레이션과 가상 데이터를 활용하면 엣지 케이스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며 “광주처럼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실제 운행이 이뤄지는 조건은 학습과 검증을 병행하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이동민 대한교통학회 수석부회장은 “광주 실증은 기술 시연을 넘어, 자율주행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실제로 점검하는 과정”이라며 “이 경험이 다른 도시로 확산 가능한 구조로 남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월시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정책과 과장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논의하려면 기술 성능보다 먼저 안전이 실제로 검증돼야 한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와 보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까지 함께 점검하지 않으면 자율주행 서비스는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주행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기술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어떻게 관리하고 흡수할 수 있는지까지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며 “광주 실증은 차량 운행을 통해 안전 기준과 사고 대응 절차, 보험 적용 범위가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지를 동시에 검증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안전·보험 검증 없이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나 제도 정비를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광주에서 축적되는 실증 결과는 향후 자율주행 정책과 보험·책임 제도 설계의 기준으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6-02-11 16:43:46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