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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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간 청년들
[이코노믹데일리] 슬프고 서러운 귀국이다. 오늘 오전 7시,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고문 당해 숨진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 유해가 숨진 지 74일 만에 경찰 손에 들려 귀국했다. 그래도 우려했던 ‘최악’은 피했다. 한국 경찰이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함께 현지에서 박 씨 유해를 부검했으나 천만 다행히 장기매매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익 높은 일이 있다는 선배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떠났던 그는, 꿈에서도 생각 못했을 악몽 같은 일을 겪은 뒤 끔찍한 폭행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전국에서 캄보디아로 떠나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실종 신고가 이어졌고, 한국인 대상 범죄 우려가 고조되는 캄보디아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 운영이 모색 되고 있다. 그릇된 길인 줄 알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자발적으로 캄보디아로 향한 이들도 있지만, 낯선 땅에서 고통 받는 우리 청년들을 더 많이 보았다. 대학생 박 씨가 취업 사기에 연루돼 목숨을 잃은 일은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비극이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청년 실업과 일자리 부족이란 냉혹한 현실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청년층 고용률은 OECD 평균을 밑돈다. 특히 반복적·규칙적 업무가 줄어들면서 25~29세 취업자가 올해 1분기만 해도 약 9만8000명 감소했다. 이번에 사망한 박 씨보다 4살 많은 아들이 내게도 있다. 내년 봄 대학을 졸업하는 아들에게선 매년 취업 시즌마다 열리는 대학 내 취업 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 수가 올해 유난히 줄었다는 우울한 소식까지 들린다. 글로벌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가속화했다. 영국 표준협회(BSI)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41%가 이미 AI를 활용해 일부 직무를 대체했으며, 31%는 신규 채용 시 AI 활용 능력을 우선 고려한다고 밝혔다. 국내 청년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고수익 해외 취업’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그러나 현실은 달콤한 약속과 달리, 사기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그간 노출된 사건들을 보면 피해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약속에 현혹됐다. 캄보디아 현지 기업의 신뢰도 확인은 어려웠고, 안전망은 거의 없었다. 청년들은 국내에서의 취업 기회 부족과 AI에 따른 업무 구조 변화란 사회적 환경에 노출되며, 위험에 취약한 상태로 해외로 나서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로 연결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비극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국내에서 청년들이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AI 도입으로 반복적 업무가 줄어드는 만큼 청년들은 창의적·분석적 업무에 집중하도록 재교육과 직무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 취업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 기업이 협력해 해외 취업 사기 사례, 기업 검증, 긴급 연락망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멘토링과 커뮤니티를 통해 경험자와 연결하고, 사건 발생 시 외교부·경찰 등 우리 공권력이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구조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박 씨 사건을 계기로 현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우리 국민에게 캄보디아 외교관 측에서 “혼자서 귀국하라”라고 했다거나 이들이 ‘범죄 피해자’이고 ‘국가가 보고해야 할 우리 국민’이란 사실을 망각한 처사였음이 드러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지 못한 청년들을 떠올리며, 취준생을 둔 부모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내 자식과 같은 청년들이 안전하게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그들의 미래가 위협 받지 않도록, 또다시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바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범죄자들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먼저 구조돼 귀국할 수 있도록, 캄보디아 범죄 조직이 주변국으로 벼룩 튀듯 달아나는 현실을 감안해 우리 정부가 더 신속하게, 더 많은 손을 써야 한다.
2025-10-21 15: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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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차기 회장, '안정' vs '쇄신' 기로…외부 인사 변수 되나
[이코노믹데일리] BNK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갔다. 조직 내부에선 안정적 리더십을 보유한 내부 인사에게 무게가 실리는 동시에, 변화의 상징으로서 외부 인사의 등장을 대비하는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가동하면서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증 절차를 거쳐 12월 중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임추위의 추천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되며,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일각에선 지난 1일 임추위 가동 이후 후보군들의 지원 절차가 추석 연휴와 겹치면서 일정이 촉박했던 점을 이유로 빈 회장의 개입설 등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실제 금융지주의 승계절차 상 임추위에서 평소 관리해 오던 상시 후보군만이 지원이 가능한 데다, 연휴를 감안해 접수 기간도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그룹은 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외부 전문기관인 헤드헌팅사의 후보 추천과 평판조회 등을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게 돼 있다. BNK금융 임추위도 규정에 따라 내부 인물을 비롯한 외부 추천을 거친 전직 임원 출신 인사들로 상시 후보군을 관리했다. 현재 내부 인물로는 빈대인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태한 경남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등이 포함됐고, 외부 인물에는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을 비롯해 주요 금융그룹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임원들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식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빈대인 회장은 재임 기간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유력 후보로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방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 확대로 실적 개선을 꾸준히 이어왔고, 올해 2분기 순이익도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특히 취임 첫 해부터 은행 횡령사고 수습 등 내부통제를 강화한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방 특성에 맞춰 은행들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시니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어 안정적 경영을 이끌고 있단 평가다. 다만 BNK금융의 거점인 부산·경남 지역 금융시장은 최근 지방경기 둔화에 따른 여신 건전성 리스크와 금융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도전이 필요한 것도 있다. 이에 따라 외부 인사 영입 또는 은행과 캐피탈 등 비(非)은행 경험을 갖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인사의 회장 승진 가능성도 함께 나온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 중 지난 2023년부터 부산은행을 이끌고 있는 방성빈 행장의 경우 과거 부산은행 경영전략그룹장과 부행장보, 지주 상무 등 요직을 거쳤다. 방 행장은 은행 본연의 리테일·지역영업 기반을 갖추고 부산은행의 내실을 다졌단 평가를 받으며 올해 초 행장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태한 경남은행장 역시 과거 경남은행서 지점장, 여신심사부장, 부행장보를 역임하면서 내부 사정에 훤한 여신전문가로 알려졌다.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도 이전 BNK신용정보 대표를 거치는 등 비은행 부문 경험을 축적해 온 인사로서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주목받는다. 외부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은 과거 부산은행 입행 후 북부영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 부행장보를 거쳐 여신지원본부 부행장을 지냈다. 부산은행장 시절엔 기존 부진하던 순이익을 크게 늘려 실적을 끌어올렸단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023년 빈대인 회장과 BNK금융 수장 경쟁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뒤 부산은행 경영고문, 지주 비상임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로선 빈대인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지배적인 분위기다. 다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역금융시장 구조 변화가 겹치며 이번 선임을 통해 안정을 택할지, 혹은 변화를 선택할지가 향후 그룹의 성장 궤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 관계자는 "경영승계 계획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후보군의 세밀한 검증을 거쳐 그룹을 이끌 최적의 CEO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2025-10-21 14: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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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장 연임 '안갯속'...김성태 행장 금융사고 책임론 '직격탄'
[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 수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국책은행장 인선 작업도 본격 시동을 걸 전망이다. 특히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연임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관측된다. 재임 기간 중 잇따른 금융사고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에만 4차례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적발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건이 있었으며, 금융감독원 조사 과정에서 전·현직 고위 임직원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3월 말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직접 대국민 사과와 함께 'IBK 쇄신 계획'을 발표했고, 4월부터 내부 업무 프로세스 및 내부통제·조직문화 쇄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는 쇄신 위원회 가동이 시작됐다. 외부전문가와 기업은행 준법감시인 및 경영전략 담당 부행장이 내부위원으로 참여하고, 외부 채널에서 내부자 신고를 접수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에 의한 사기, 업무상 배임 등 금융사고는 또 발생했다. 아울러 쇄신안은 고위 경영진보다는 평사원 제재 중심으로 이뤄져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 쇄신안에는 지점장 이상 임직원의 친인척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이해상충 행위와 부당대출 발생 등을 차단하고, 매 대출 시마다 담당직원과 심사역으로부터 '부당대출 방지 확인서'를 받아 관리하겠단 내용 등이 담겨있는데, 이는 경영진 아닌 일선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기업은행 노동조합 역시 쇄신안과 쇄신 위원회 구성에 대해 사측에 유리하게 편향돼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특히 쇄신 위원회 내부 인사들도 사태에 책임이 있고, 외부 인사 역시 10년 넘게 은행에서 법률 고문으로 일한 인원이 포함돼 객관성 마저 떨어진단 근거를 들었다. 이런 지적에 기업은행은 지난 7월부터 직원 DB 등록과 관련해 별도의 등록 기간을 정하지 않고, 수시로 등록할 수 있는 자율 진행을 약속했다. 동시에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감사자문단을 발족해 감사 체계를 재정비하고, 여신 의사결정 선진화 및 내부통제 강화 조직 신설 등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같은 부정적 이슈에도 김성태 행장 체제에서의 호실적과 상생금융 성과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하면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한 결과, 중소기업대출 잔액 역시 전년 말 대비 4.6% 증가한 25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금융소비자 권익 측면에서 98%에 육박하는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로 327억2600만원 규모의 이자를 감면해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상생금융 성과도 거둔 바 있다. 향후 내부 성과와 금융사고 사이의 균형 평가가 김 행장의 연임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으로서의 위상과 신뢰 회복을 위해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과, 경영진 책임 강화 여부가 연임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진행된 IBK 쇄신 내용이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런 쇄신 노력으로 '금융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고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또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5-09-10 0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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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 '겹치기 근무' 의혹 반박…"업무에 충실"
[이코노믹데일리]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사외이사 등 '겹치기 재직' 비판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28일 이억원 후보자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기획재정부 1차관) 공직에서 퇴직한 후 연구위원, 특임교수, 사외이사 등 업무를 맡아 자문·고문, 강의, 이사회 참여 등을 맡았다"며 "각각의 모든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패션기업 LF, 씨제이대한통운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개최된 이사회에 성실히 참여하고 통상적인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며 "대학교,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등에서 자문 역할도 적극 수행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브로드캐스팅 사외이사로 근무하면서 투자 유치, 상장 등 개별 실무에 관여하거나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일절 없다"며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통해 소상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 퇴직 후 3년간 사외이사, 교수, 연구위원 등을 겹치기로 근무하며 총 6억2662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후보자가 여러 업무를 동시에 맡으면서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러한 장관 후보자로서의 도덕성과 책임 의식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에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청문회 증인으로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 김세완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이 채택됐다.
2025-08-28 07: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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