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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계열사 CEO, 절반 '임기 만료'…신한·우리, 회장 거취에 '촉각'
[이코노믹데일리]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금융권에 대규모 인사 시즌이 열린다. 특히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회장 임기 만료 시기가 겹치면서 그룹 전체의 전략 방향성과 안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4개 주요 계열사 가운데 29곳의 CEO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사이 만료된다. KB금융은 11개 계열사 중 6곳의 대표 임기가 만료되며, 신한금융은 14개 중 4곳, 하나금융은 14개 중 7곳, 우리금융은 16개 중 10곳, 농협금융은 9개 중 2곳 등이다. 이들 그룹 모두 은행·증권·보험·카드·캐피탈 등 핵심 계열사가 대거 포함돼 있어 인사 폭에 따라 그룹 체질 개선 속도와 내년 경영 전략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 중 신한·우리금융은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현재 수장인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가 인사 구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회장 선임 결과에 따라 CEO 후보군의 배치와 주요 계열사 지휘 체계도 대폭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금융은 지난 18일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진옥동 회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비공개 외부 후보를 포함해 총 4명을 확정했다.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회장추천후보위원회(회추위)에서 각 후보자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신한금융 계열사는 보험, 자산운용, 자산신탁 등 총 4곳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는 통상 3년(2+1년) 임기를 부여받는데,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모두 연임 후 추가 임기도 채운 터라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그간 후보군으로 관리해 온 임종룡 회장을 비롯한 내·외부 회장 후보군 15명을 대상으로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추리고 있다. 다음 달 중으로 2차 후보군(숏리스트)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우리금융 회장 인선과는 별개로 우리은행의 부행장 등 임원 인사도 다음 달 4~5일에 예정돼 있다. 계열사 대표가 임원 인사를 단행할 때 반드시 지주 회장과 협의해야 하는 '사전합의제'를 임 회장이 폐지하면서 인사 자율성이 확보돼 지주와 상관 없이 진행이 가능해졌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당시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CEO 모두 교체한 바 있어 이번 연말 임기가 종료되는 우리투자증권, 우리저축은행 등 10곳 수장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KB금융은 안정 속 쇄신을 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임기 만료 전인 6곳 계열사 중 김성현·이홍구 KB증권 각자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5곳 수장들은 이번이 첫 임기인 데다, 비은행 기여도도 37%를 차지해 나머지 지주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 직후와 지난해 모두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단 점은 아직 변수다. 양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2기' 체제 첫인사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7곳의 계열사 중에선 특히 증권과 보험 대표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겸 그룹 시너지부문장(부회장)과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모두 수익원 다변화에서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엔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성적이 시장 예상과 달리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함 회장이 재정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농협금융의 경우 당장 내년 초 임기를 마치는 계열사 CEO는 2명으로 가장 적다. 하지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고강도 조직 쇄신을 내세우면서 내부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경영성과가 부진하고 전문성이 부족한 임원들을 전격 교체하는 것이 골자로, 적극적인 외부 인력 보임 등 연말 인사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업대출 중심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등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디지털 부문 확장 △내부통제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인사 전략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 환경이 엄격해진 상황에서 이번 연말 인사는 예년보다 더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조직 개편이 내년 그룹 전략의 방향성을 사실상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2-01 0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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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대열서 비켜난 농협금융…'농지비 구조'가 걸림돌
[이코노믹데일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3분기에도 일제히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린 반면, NH농협금융만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하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농협 전(全) 계열사가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농업지원사업비(농지비) 지출이 늘어난 게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과도한 부담 구조가 실적 발목을 잡은 셈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농협금융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2조255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020억원)보다 1.8% 줄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6312억원을 거두면서 전분기(9146억원) 대비 31.0% 급감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975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1026억원)보다 3.1% 줄었다. 분기 기준으로도 전분기 대비 23.4%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수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각 0.60%, 9.48%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전년 동기(0.64%·10.04%) 대비 0.04%, 0.56%씩 하락했다. 농협금융의 실적이 감소한 데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게 농지비 지출 확대다. 이번 3분기 중 농협금융 계열사가 농지비로 지출한 금액은 총 4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4억원(6.4%) 증가했다. 농지비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에 따라 농업인·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계열사가 중앙회에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영업수익이나 매출액의 최대 2.5% 범위 내에서 책정된다. 수익이 많아질 수록 그에 따른 농지비 부담도 커지는 구조인 탓에 계열사들 입장에선 수익성과 건전성 문제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폭이 타 지주사 대비 제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농협금융의 농지비 부담 전 순이익은 2조60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2조2933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ROA와 ROE 역시 농지비를 지출하기 전엔 각각 0.69%, 10.93%로 나타나면서 농지비가 적용된 수치보다 높았다. 계열사들도 사정은 같다.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3분기 1조5796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지만, 농지비 부담 전 순이익은 1조8218억원으로 더 많았다. NH투자증권도 농지비 부담 전엔 779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나, 적용 후 7481억원으로 줄었다. 농협생명(2780억원→2109억원)과 농협손해보험(1389억원→1219억원)도 마찬가지다. 타 금융지주들이 비이자이익 확대, 건전성 개선 등을 통해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때 농협금융은 농지비 등의 비용 부담이 더해지며 그 흐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금융시장 환경이나 금리변동 탓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부담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지배구조와 투명성 면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농지비 사용 내역이 그간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지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가에 대한 의문이 나오면서다. 특히 강호동 중앙회장의 뇌물수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중앙회에 대한 신뢰 논란이 커지자, 결국 중앙회 감사 권한이 있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면 검사에 착수할 방침을 밝히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농지비 사용의 투명성 강화 없이는 시장 신뢰 회복도 더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앙회와 지주 간 인사·의사결정 분리 및 내부통제 독립성 강화와 동시에 농지비의 투명성과 신뢰 제고를 위한 별도 기금 설치와 성과기반 집행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농지비의 전용 프로그램 설정 및 성과기반 배분 체계를 도입하는 방식을 통해 중앙회 내부에 농업인 지원사업 기금(별도 계정)을 설치하고, 해당 기금에서 조합원이 받는 서비스·금융·유통지원 등에 대한 성과지표(KPI)를 설정해 집행 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11-07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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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김인·김윤식 중앙회장 잇단 논란에 리더쉽 '흔들'
[이코노믹데일리]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등 상호금융권을 대표하는 리더쉽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는 연임이 불투명해지면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해 악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1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조치에 직면했고,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과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또한 각각 호화 워크숍, 불법 대출·부당해고 의혹 등으로 내부통제 실패 지적이 거세진 상황이다. 먼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망에 포착됐다. 경찰은 강 회장이 지난해 1월 당시 중앙회장 선거 전후로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거래관계에 있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1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집무실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렸다. 이에 더해 농협 산하 계열사에서도 내부 비위가 잇따르며 지배구조 리스크 역시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NH투자증권 고위 임원이 연루된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혐의와 관련해 NH투증 임원실 및 공개매수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하고 수사 중이다. 중앙회장부터 계열사 임원까지 전방위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농협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강 회장의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도덕적 책임과 조직 리스크를 이유로 중도 교체될 가능성도 나온다. 강 회장의 공식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당기순손실 1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전국 이사장·임직원 대상 호화 워크숍을 실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제주도 2박3일 연수에서 실제 교육은 1시간 남짓에 불과했으며, 보트 투어·마사지 체험·고급 만찬 등 호화성으로 분류되는 일정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행사 운영을 전담한 여행사와 기념품 제공 업체는 중앙회 모 지역 본부장 배우자가 대표로 등기된 사실이 알려져 일감을 몰아줬단 의혹도 나온 상태다. 김 회장의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4일부터 12월 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자등록을 시작하고, 12월 2~3일 본 후보자 등록을 거쳐 12월 17일 회장 선거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영지표 악화 및 신뢰성 훼손으로 김 회장의 연임은 반대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 신협중앙회 역시 내부통제 공백을 드러냈다. 대전의 한 신협 임직원들이 수년간 불법 대출을 실행했고, 이를 제보한 내부 직원이 해고되는 등 공익신고자 탄압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지난달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신협중앙회의 감독체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내부 금융사고 발생 반복에 대한 책임론이 본격화했다. 지난 2018년 처음 중앙회장 자리에 오른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2021년 신협 최초의 직선제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뒤 내년 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중앙회는 12월 23~24일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내년 1월 중앙회장 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용협동조합법상 중앙회장의 3연임은 불가한 만큼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에 끝나지만 내부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건전성 개선이 그의 마지막 실행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상호금융을 대표하는 세 중앙회장 모두 내부통제와 경영성과 부문에서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지역사회 기반의 금융 인프라로서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한 만큼 회장의 리더십뿐 아니라 이사회·감독기구·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걸친 개선이 절실하다. 특히 후보자 등록 및 선거 일정이 다가온 새마을금고·신협중앙회장 후보들에겐 향후 12월과 내년 초 예정된 중앙회장 선거가 단순한 자리 경쟁이 아니라 상호금융권이 도약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관 전체의 신뢰 회복이 최대 화두가 되며 수익성과 건전성, 투명성과 책임성이란 두 가지 잣대를 중점으로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여러 기관에 분산된 상호금융 감독체계를 일원화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기관 차원에서의 상호금융 제도 개선·책임 규명도 불가피해지면서 금융당국이 운영 중인 '상호금융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제도 개선 발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정감사 당시 "상호금융의 모럴해저드가 전반적으로 보인다"며 "자율규제에만 맡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감독하면서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상호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고 건전성·지배구조를 강화하는 한편, 금융당국이 감독 기준 상향과 제도·교육·위험관리 개선을 통해 선제적 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상호금융권은 부실채권 정리와 자본 확충 등 건전성 제고와 함께 투명한 지배구조를 마련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에 대해 은행 수준의 감독 기준을 일원화·상향 평준화하고, 특정 권역에 대한 감독권 이관 등으로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등 선제적이고 강력한 감독 강화 조치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11-04 0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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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의 역사' 반복되는 농협…강호동 회장 수사에 '불명예 퇴진' 우려
[이코노믹데일리]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며,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88년부터 이어진 민선 중앙회장 중 강호동 회장을 포함한 7명 중 6명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비리에 얽힌 만큼 불명예 퇴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는 서울 중구 소재 농협중앙회 사무실과 회장실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월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전 강 회장이 계열사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억원 상당의 현금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지난 7월부터 참고인 조사를 시작했으며,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경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한 이후 강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선거는 2021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으로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전국 조합장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 선거이기도 했다. 지난 1987년 경남 합천 율곡농협에 입사해 5선 조합장과 농협중앙회 이사 등을 지낸 강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중앙회장직을 수행 중으로, 공식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에 비상근직이지만 약 211만명에 달하는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데다, 공직자윤리법 대상인 공직자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영향력이 매우 큰 자리다. 회장 6명 중 4명 형사처벌 그만큼 여러 비리 사건도 많았다. 1988년 민선 방식 선거제도가 시작된 후 강 회장 이전 역대 민선 회장 6명 중 4명이 비자금 조성과 뇌물, 불법 선거운동 등 혐의로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형사 처벌을 면치 못했다. 한호선 민선 초대 회장(1988년 3월~1994년 3월)은 4조8000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및 운용 혐의로 구속됐고 원철희 2대 회장(1994년 3월~1999년 3월)은 업무추진비 6억원 횡령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대근 3대 회장(1999년 3월~2007년 11월)도 부지매각 과정서 3억원, 세종증권 인수 관련 50억원 등의 뇌물수수 혐의로 임기 중 구속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김병원 5대 회장(2016년 3월~2019년 12월)은 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았다. 임기 이후 열린 최종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150만원 벌금형이 확정된 바 있다. 현행법상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최원병 4대 회장(2007년 12월~2016년 3월)은 특혜대출 혐의로 수사받았지만, 직접적인 형사처벌은 면하면서 임기를 채웠다. 다만 최측근 25명이 기소되는 등 비리와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르며 얼룩은 남게 됐다. 만약 이번 강 회장의 금품수수 의혹 역시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도덕적 책임과 조직 리스크를 이유로 중도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농협 조직 내부의 역량 강화 다짐과 상반되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중앙회는 그간 편중된 인사 운영, 중앙회 중심의 배당 구조,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 전문성 부족 등 논란이 지속됐다. 아울러 강 회장이 취임 직후 주요 계열사 CEO들을 최측근으로 교체하면서 코드 인사란 비판도 나온 바 있다. 이같은 문제들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비리가 반복되면서 농협의 구조적 문제와 지배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오는 24일 예정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국정감사에서도 강 회장의 금품수수 혐의와 경찰 수사 상황에 대한 강도 높은 질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금융 당국, 농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만큼 조속한 사실관계 규명과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의혹과 압수수색에 대해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제기된 의혹은 수사과정에서 소명될 것"이라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10-17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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