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믿었던 부동산PF마저"...증권사 3Q 실적도 암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소연 수습기자
2022-10-04 07:00:00

국내 증권사 47곳 채무보증 규모 45조억원 전년比24.7%↑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가 확대로 관련 수수료 수익 감소"

신탁사 껴서 대출 내주거나 선순위딜에 집중해 리스크 관리

자료 사진[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증권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부동산 경기 활황을 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을 늘려온 증권사의 3분기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불안감이 확실시되면서 우량한 PF딜(거래) 자체도 별로 없을뿐더러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자 증권사 실적을 뒷받침하던 부동산 PF마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 금리 상승 등 악재도 지속되고 있어 증권사 3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47곳의 채무보증 규모는 45조3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증가했다. 5년 전이던 2018년 1분기(29조7694억원)보다는 52.3% 늘어난 규모다.

특히 그중 부동산 PF와 관련된 채무보증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나면서 증권사들이 부동산 비중을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도 늘어났다. 우발채무는 확정되지 않은 부채로, 주로 부동산 PF와 관련된 채무가 주를 이룬다. 2분기 말 기준 증권사 24곳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 평균치는 64.7%에 이른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0.5%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10.1%포인트 높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및 대출채권 규모는 28조3000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20% 늘었다.

증권사별로 채무 비중을 살펴보면 다올투자증권이 115.1%로 가장 높았으며 최근에는 회사의 리스크 관리로 92%까지 낮추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94.2%), 하이투자증권(91.7%), 메리츠투자증권(90.6%) 등이 90%를 넘었고, KB증권(89.2%), 신한금융투자(85.9%), IBK투자증권(83.9%), 하나증권(82.4%) 등도 80% 넘어 비중이 높은 편이다.

중소형 증권사는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대출 비중이 높아 우려가 더 크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3조원 미만인 중형사는 중후 순위 대출 비중이 63%, 1조원 이하 소형사는 72%로 집계됐다. 중후 순위 대출은 변제 우선순위가 선순위 대출에 밀리기 때문에 디폴트가 발생하면 회수 가능성이 낮다.

문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역대급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건설과 연계된 전·후방 산업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점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4.7%로 작년 말 3.7%에서 3개월 만에 1%포인트 높아졌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부동산 시장 호황이었던 2017년 말 6.8%보다는 낮지만 연체 잔액은 더 크다. 2017년 말 연체 잔액은 1779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잔액은 196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PF 대출잔액은 2조6038억원에서 4조1761억원으로 1.6배 늘었다. 특히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고정이하 여신(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으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무려 29.8% 급증한 3459억원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8.3%로 2.4%포인트나 급격하게 팽창했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리스크와 관련해 모니터링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사는 증권업종에 부동산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미분양이 연달아 발생하는 지방으로 시작으로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사 역시 부동산 PF와 관련해 증권사들의 자본 건전성 저하 가능성, 부채충당능력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커진 것을 감안해 해외 자산 관련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증권업종 부동산 PF 위험 수준을 '양호' '관찰' '요주의'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는데 그중 요주의·관찰 평가를 받은 회사를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처럼 상반기 증권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던 부동산 PF 업황이 부진해지자 3분기 증권사 반등도 요원할 것이라는 게 금투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방 사업장은 현재 분양이 잘 안 되고 있어 우량 딜이 들어와도 자체 리스크 강화 차원에서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권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며 감독당국 역시 선제적 관리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잔액은 향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 감소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각 증권사는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증권사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 가능성을 인지하고 관련 리스크에 대응하면서 신규 투자에는 보수적이다.

과거 증권사 PF대출은 대형 시공사의 보증이 있어야만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시장이 커짐에 따라 제삼자인 신탁사들의 수탁 규모와 수익이 커지면서 신탁사들의 검증을 거쳐 책임준공 확약을 받아야 PF대출이 진행되게 하는 등 리스크 줄이고 있다.

중형 증권사는 현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브리지론보다 우량한 선순위·중순위 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브리지론 취급 시에도 지역과 용도, 수익률, 참여 트랜치와 시공사 등을 분석해 신중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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